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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커피’를 내세운 더벤티는 지난 2014년 3월 부산에서 창업 자본금 7000만원으로 시작해 6년 만인 지난해 본사 기준 연 매출 370억원을 기록한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고속 성장했다. 최근 가맹점이 빠르게 늘면서 올 1분기 전국 600호점을 출점한데 이어 상반기 중 700호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들어 매일 1개씩 새로운 점포가 탄생하고 있는 셈이다.
폐업 직전 커피숍, 일 매출 200만원으로 탈바꿈
부산 출생인 박 대표와 최 대표는 한 동네에 살며 같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오고 군 복무도 함께한 막역한 ‘죽마고우’ 사이다. 박 대표는 제대 후 생계를 위해 다양한 막노동을 하다가 커피 업계에 발을 들였다.
박 대표는 “커피 음료를 제조하는 바리스타는 많아도 기계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생각과 함께 이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최 대표가 먼저 다니고 있던 커피 머신 업체에 합류했다. 둘은 수년 간 수많은 현장을 오가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그러던 중 2014년 초 부산대 앞에서 개인 커피숍을 운영하던 한 지인이 영업 악화로 폐업을 하겠다며 이들에게 장비 처분 등 점포 정리 요청을 해왔다. 둘이 가서 보니 매장 입지 등 여건이 좋아 이대로 폐업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양은 키우고 가격은 낮춘’ 테이크아웃 커피 콘셉트로 바꿔서 다시 도전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역제안을 했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을 4000원 수준에 팔던 것을 절반 미만 가격인 1000원대에 팔고도 장사가 되려면 원가 절감이 필수였다. 우선 임대료와 인건비 절약을 위해 테이크아웃 위주로 매장 규모를 줄이고 직접 매장 운영에 뛰어들었다. 커피 머신을 다룰 수 있는 기술 덕분에 수리·유지비 지출을 줄일 수 있었다. 중간 유통상 없이 직접 발품을 팔아 값싸고 품질 좋은 원두와 재료들을 공수했다.
이러한 고민과 시도 끝에 2014년 3월 ‘더벤티 1호점’ 부산대점이 문을 열었다. 당시 국내 최대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 선보인 20온스(oz)짜리 대용량 ‘벤티’ 사이즈 음료에 착안, ‘벤티 보다 더 드린다’는 의미를 담아 ‘더벤티’라고 명칭을 결정했다.
실제 벤티 사이즈보다 4온스 더 많은 24온스를 기본 사이즈로 하는 대신, 가격은 아메리카노 한 잔당 1500원으로 거품을 확 뺐다. 커피 한 잔을 팔면 몇 백원 남지 않는 장사였지만, 그래도 원가 절감 이룬 가성비 커피의 박리다매(薄利多賣)로 승부수를 걸었다. 당시만 해도 대용량 사이즈 저가 커피 매장이 없었던 상황에서 상당히 실험적인 도전이었다.
최 대표는 “원가 절감을 통한 벤티 사이즈의 가성비 커피 콘셉트는 되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1호점 오픈 딱 열흘 째 되던 날 하루 매출이 2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10배로 뛰는 것을 보고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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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사업 확대를 위해 당초 개인사업자에서 ‘더벤티코리아’라는 회사를 설립하며 법인 전환했다. 확장한 사업 규모를 바탕으로 가성비 좋은 커피 원두 로스팅 공장들을 발굴하고 장기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확보했다.
사업이 커지다보니 재무·회계관리 등 전문 경영의 필요성을 느끼고, 고향 친구 부친인 강삼남(60) 전 화승그룹 화승네트웍스 대표를 전문경영인(CEO)으로 영입했다. 강 대표는 현재까지 더벤티의 안살림을 도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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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벤티는 철저한 품질 관리와 가맹점 및 고객 감동을 통해 향후 2~3년 내에 국내 시장 진출을 완료하는 한편, 해외 진출도 이루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현재 첫 글로벌 시장으로 동남아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박 대표와 최 대표는 “브랜드 론칭 후 ‘가성비 커피’로 입소문을 타면서 SNS에서 유행한 ‘더벤티는 사랑이다’는 말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면서 “초심을 지키며 더벤티만의 넉넉한 가치를 소비자와 가맹점주 등 고객들과 함께 나누며 만들어 갈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