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포기 은둔 청년도 편의점은 갈거라 생각했죠”

청년도전지원사업 담당하는 이종인 고용부 사무관
“의지 잃은 청년들 발굴부터 쉽지 않아…편의점은 갈거라 생각”
“흔쾌히 힘 모아준 편의점 기업들…구직단념청년 살리기 한 마음”
“취업률로 성과 보여주기 쉽지 않지만…의욕 찾게 최선 다할 것”
  • 등록 2022-12-23 오전 5:05:40

    수정 2022-12-23 오전 5:05:4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아무리 취업을 포기하고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도 최소한 편의점은 갈 거라 생각했습니다. 편의점 기업들도 한마음으로 힘을 보태주신 만큼 잦은 취업 실패로 좌절한 청년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 편의점에서 청년도전지원 사업 홍보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이유를 알 수 없는 서류 탈락, 면접 공포증, 잦은 취업 실패로 신음하며 결국 구직을 단념한 청년들은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며 청년 구직난이 가중되면서 구직단념청년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2018년 고용통계 조사 때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 수는 30만7000명이었는데, 올 9월 기준으론 38만8000명으로 늘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다. 구직을 단념한 청년이 다시 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1~2개월 간의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20만원의 수당도 지급했다.

그러나 사업은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구직단념청년을 찾는 것부터 문제였다. 구직단념청년은 잦은 취업 실패에 대해 자신을 자책하며 은둔한 뒤 스스로 고립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청년도전지원사업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리는 것부터가 큰 숙제였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을 담당하는 이종인 고용부 사무관은 “구직을 단념한 고립 은둔 청년들은 외출 자체를 꺼리고 본인들이 스스로 사회생활에 나서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사업 대상자 발굴부터 어려움이 컸다”며 “그래서 구직단념청년이 밖으로 나와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부 사업이 있다는 걸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관이 고민 끝에 생각해낸 것은 바로 편의점이었다. 그는 “외출을 꺼리는 고립 은둔 청년이 그나마 외출하는 마지노선이 편의점이라는 연구 결과를 보게 됐다”며 “편의점은 전국적으로도 퍼져 있는 만큼, 청년들이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라도 청년도전지원사업이 있다는 걸 확인하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 사무관은 곧바로 GS편의점,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등 국내 편의점 기업 4곳에 연락을 돌렸다. 처음엔 쉽지 않을 거란 우려도 컸다. 편의점에서 영상물을 송출하는 등 홍보 활동을 하는 것도 적잖은 예산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우선 편의점 기업의 담당자들을 만나 구직단념청년 지원 취지부터 설명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이 사무관은 “실제로 편의점 기업 담당자들을 만나 사업의 취지를 설명하니,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편의점 기업들도 구직단념청년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힘을 모아줬기 때문에 무료로 사업을 홍보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후 전국 편의점에 청년도전지원 사업을 홍보하는 영상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청년들이 컵라면 등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에도 사업 홍보지 등을 비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인지도가 쌓인 청년도전지원 사업은 내년에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5개월짜리 중·장기 특화 프로그램까지 생기고 참여 청년은 1인당 최대 300만원의 수당도 받을 수 있다.

이 사무관은 “사실 청년도전지원 사업은 취업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고용노동부 입장에서 눈앞의 실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운 사업”이라며 “그래도 상처받은 청년들이 다시 자신감을 찾고 재기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인 고용노동부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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