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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과잉 의료 이용을 야기하는 초음파·MRI 등 급여화 항목에 대해 철저히 재평가 하겠다”면서 “외국인 피부양자 기준을 개선하고 건보 자격 도용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재평가를 통해 누수되는 지출을 줄여 필수 의료나 고가약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포석이다.
지난달 1회 투약 비용이 약 20억원에 달하는 초고가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결정됐다. 초음파나 MRI 등에 대한 건보 적용을 줄이는 대신 이러한 필수 고가약에 대한 건보 적용을 더욱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건강보험 급여 항목을 ‘철저히 재평가’라는 말이 나오면서 그간 감사원 감사 결과 등에서 제기됐던 지적을 반영해 ‘문재인케어’는 사실상 폐기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나온다.
앞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커지자 2020년 3월부터 단순 두통·어지럼증 환자의 뇌·뇌혈관 MRI는 본인 부담 비용이 80%까지 늘어나는 일부 보장 축소가 있기도 했다. 척추 MRI의 경우 과다 이용 우려를 보완하고자 건보 급여화가 예정 시기인 2020년에서 1년 늦어져 지난해부터 이뤄졌다.
그럼에도 문재인케어로 인한 건보 재정 우려가 계속 커지자 감사원이 지난해 5월부터 복지부, 건보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이며 문재인케어의 운명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감사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전인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문재인케어의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전 정부가 건보 급여 항목을 대폭 확대하면서 보상 및 심사가 부실해 재정손실을 초래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새 정부는 그간 건강보험 정책에 문제점이 누적됐다는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건보 정책을 대대적으로 손질해 국정과제인 필수 의료 보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틀었다.
이와 함께 이미 급여화된 항목들에 대해서도 과잉·누수 여부도 더욱 촘촘히 따져본다. 향후 초음파·MRI 검사 일부에서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지금보다 까다로워지거나 본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야간에 초음파와 MRI를 찍는 등의 과잉 사례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며 “1년에 900일 이상 외래진료를 받는 식의 불필요한 의료 이용 사례들에 대해서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건강보험 재정 누수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된 외국인에 대해서도 개선 방안을 만든다. 외국인들이 진료 목적으로 한국에 입국해 건강검진이나 치료를 단기간에 받고 출국하는 악용 사례가 있었다.
이 차관은 “외국인 입국 후 6개월 이후 건강검진이 가능하게 하는 식으로 개선 방안을 찾으면서 대사관 상주직원이나 가족 등은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