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가능성' 직접 시사한 푸틴…우크라 긴장감 증폭(종합)

푸틴 "서방 진영, 러 요구 무시" 강하게 성토
미러 외무장관 회담 또 '평행선'…긴장 증폭
  • 등록 2022-02-02 오전 8:12:34

    수정 2022-02-02 오후 8:57:48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전쟁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의 핵심 안보 요구를 무시했다”고 성토하면서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의 압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강대강’ 대치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5시간에 걸친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AFP 제공)


전쟁 가능성까지 시사한 푸틴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5시간에 걸친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서방 진영은) 우리의 3가지 핵심 요구 사항에 대해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CNN 등은 전했다.

△나토 확장 금지 △러시아 국경 인근으로의 공격 무기 배치 금지 △유럽 내 군사 인프라의 1997년 이전 수준 복귀 등이 푸틴 대통령이 말한 3가지다. 1997년은 러시아와 나토가 기본조약을 체결한 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과 나토에서 받은 (러시아의 요구 사항에 대한) 서면 답변을 분석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려를 무시하면서 미국과 나토는 각국이 자신의 안보 확보를 위한 방법을 자유롭게 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다고 주장한다”고 질타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나토의 회원국이 되고 충분한 무기를 확보하고 이곳에 폴란드와 루마니아처럼 현대 공격 무기가 배치되고 크림 작전을 시작한다고 가정해보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면) 러시아는 나토와 전쟁을 해야 하는가”라며 “누구도 이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한 후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 반도를 무력으로 탈환하려 한다면, 나토와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직접적인 언급을 삼가 왔다. 그런데 갑자기 전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은 증폭할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조차도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대해 생각은 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러시아의 발전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방 진영이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려 하는 건 우크라이나의 안보 때문이 아니라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는 얘기다.

그는 다만 대화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 놓았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사태를 위한 서방 진영과 대화에 열려 있다”며 “안전 보장 주제의 대화를 지속하며 해결책을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와 중부 유럽 국가들은 서방과 동방(러시아)의 긴장 완화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나토 회원국 지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러시아와 가까운 사이를 유지해 왔다.

블링컨-라브로프 또 평행선만

이날 이뤄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간 전화통화는 또 합의점 없이 끝났다. 지난달 21일 스위스 제네바 회담과 마찬가지로 평행선만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러시아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암시를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는 즉각적으로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하고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 병력을 철수해 달라”며 “그렇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추가 침공할 경우 즉각적이고 혹독한 대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 문제는 질질 끌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외무부는 전했다.

두 장관이 이번에도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한 만큼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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