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코스피·코스닥이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개인들의 자금이 공모주로 몰려드는 양상이다. 공모주 관련한 다양한 제도가 시행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일부 고평가 논란과 조정 우려가 나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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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진엔텍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6350원(29.95%) 오른 2만7550원에 마감했다. 상장 첫날인 지난 24일 300% 오른 데 이어 25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공모가(5300원) 대비 이틀 새 419.8% 오른 것이다. 25일 상장한 HB인베스트먼트는 공모가(3400원) 대비 3300원(97.06%) 오른 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올해에만 각각 6.96%, 4.94% 하락하며 오갈 데 없는 자금들이 공모주로 쏠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진엔텍과 HB인베스트먼트가 급등한 이날도 코스닥은 1% 넘게 하락했다. 우진엔텍, HB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이달 상장 예정인 현대힘스(26일), 포스뱅크(29일)와 내달 상장할 이닉스(1일), 스튜디오삼익(6일) 공모가가 모두 희망 가격 범위 상단을 초과했다.
올해 에이피알(예상 기업가치 1조원 안팎)을 시작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3조~4조원)이 상장절차를 밟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상장을 철회했던 컬리(2조~4조원), 케이뱅크(4조~5조원), SSG닷컴(약 10조원), LG CNS(5조~7조원), SK에코플랜트(5조~6조원) 등 다수 기업들의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고평가 논란 유의…대어 등장 후엔 ‘블랙홀’ 가능성”
새내기주들이 들썩이며 투심에 불을 지피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상장 직후 주가 급등세를 긍정적으로만 보기엔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 환경과 기업 체력에 따라 하루 새 수십 퍼센트까지는 오를 수 있지만, 아무리 펀더멘털과 성장성이 긍정적이더라도 하루에 300%, 이튿날 또다시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러한 현상은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급등 종목은 향후 조정 가능성이 커 위험한 투자 형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선진 금융시장에서 가격 제한 폭을 넓혔을 때 안정성이 커지는 사례가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관련 제도 완화 이후 지난해 연말께부터 과열 현상이 부각됐다”며 “국내 시장이 아직 더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방증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관련 다양한 제도가 안정화되면 공모가 밴드가 매력적인 수준으로 다가오면서 폭발적으로 투자자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과거 공모주에 대해 과도하게 관심이 쏠려 한정된 수량으로 인해 결국 과열되고, 고평가된 공모주로 인해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던 경험을 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어급 공모주 상장 이후 공모주 수급에도 유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오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대형 공모주의 상장 절차가 시작되면 투자 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해 공모주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