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명암…직장인 빚 1조 줄일 때 자영업자 1조 늘었다

설 연휴 직전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뚝'
소상공인 대상 정책금융기관 대출은 '쑥'
코로나19 이후 두번째 설연휴 상반된 면면
  • 등록 2022-02-03 오전 5:00:00

    수정 2022-02-03 오전 9:32:06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인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자영업자 A씨는 지난달 말께 한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3000만원을 대출받았다. A씨는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운영자금까지 부족해 신규 대출지원 소식을 듣자마자 대출을 신청했다. A씨는 자금융통으로 일단 한시름 놓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눈앞이 깜깜하다.

반면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낸 한 대기업에 재직 중인 30대 과장 B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3000만원 가량의 성과급을 받았다. B씨는 “설 연휴를 앞두고 목돈이 한번에 들어왔다”면서 “계속 오르는 금리 부담에 신용대출부터 갚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은행 대출창구에서 한 고객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 상황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업종간 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정부가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과 이용 인원을 엄격히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연장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설 연휴를 앞두고 대출로 겨우 필요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고신용 직장인들은 성과급에 상여금까지 넉넉하게 지급받으면서 대출 원금까지 갚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현재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1800억원으로, 직전 금요일(21일) 139조2000억원 대비 1조2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를 앞두고 부모님 용돈과 조카 세뱃돈, 귀성 교통비 등 자금수요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대출 원금을 상환한 것이다.

신용대출에 포함되는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잔액이 줄어들었다. 5대 시중은행의 마통 잔액은 지난달 21일 49조4300억원에서 27일 48조6400억원으로 7900억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마통 잔액을 포함한 신용대출 잔액은 5대 은행 모두 예외 없이 감소했다. 은행권 신용대출이 대부분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융통되는 만큼 고신용 직장인들이 설 연휴를 맞아 지급 받은 상여금을 활용해 신용대출을 상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코로나19의 타격을 직격으로 맞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설 연휴를 앞두고 자금 마련에 안간힘을 쏟았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설 연휴 자금수요를 위해 IBK기업은행과 산업은행에 각각 3조원, 8000억원씩 신규 대출 자금을 마련하도록 했다. 기업은행은 3일부터 설 직전인 27일까지 해당 자금을 1조300억원가량 소진했다. 중간집계가 어렵다고 밝힌 산은 자금까지 합하면 총 대출지원 금액은 더 늘어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보통 설연휴 무렵엔 상여금을 받는 직장인들이 신용대출 상환에 나서지만, 올해는 금리인상으로 인해 상환 행렬이 더 많았다”며 “반면 오미크론으로 코로나 상황이 더 나빠지면서 자영업자 대출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생각에 잠긴 손웅정 감독
  • 숨은 타투 포착
  • 손예진 청순미
  • 관능적 홀아웃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