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기자24시]박영선, 적은 민주당에 있다

‘박영선 효과’ 기대하던 朴 잇따른 여권 악재에 곤혹
고민정·임종석·김상조·박주민… 정권심판론에 기름
‘행정 경험’이 강점인데 해명만 하다 선거운동 마칠 판
  • 등록 2021-04-04 오전 6:00:00

    수정 2021-04-04 오전 9:31: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박영선한테 무슨 잘못이 있나, 당이 잘못한 거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재선의원의 말입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크게 밀린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자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부동산 문제 등 온갖 악재들이 터져 나오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친데 따른 위기의식이 반영됐습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사거리에서 교통안전 봉사를 하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선거를 불과 3일가량 남겨둔 현재 여권의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참패하는 게 아니냐 우려합니다. 박 후보가 “매일 2%씩 따박따박 지지율을 올리겠다”고 공언했으나 마지막으로 공표된 여론조사에 그런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여권 인사들이 자체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바닥 민심은 다르다”고 말하고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지지율 결집 유도용으로만 해석하는 이유입니다.

박 후보가 처음부터 불리한 국면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1월 26일 출마 했을 당시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당시 민주당 지지율이 오른 것을 두고 본인이 직접 ‘박영선 출마 효과’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야권 단일 후보를 두고 경쟁하던 오 후보를 비롯해 나경원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누구와 맞붙어도 승산이 있다는 조사가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바뀐 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의 사전 땅투기 의혹 이후 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여권의 주요인사들의 부동산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입니다. 사실 LH 사태가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민주당의 위기의식은 크지 않았습니다. 친문 핵심이라 불리는 모 의원은 “LH 사태 관련 인사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면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죠.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후 박 후보는 악재의 연속이었습니다. 도쿄 아파트 등 본인과 관련된 의혹도 있었으나 대부분 여권 인사들로 인한 논란이었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원인이 된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비위 그리고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 불렀던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 박 전 시장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그리고 부동산 논란이 불거진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의원 등입니다.

적폐청산을 외치던 민주당에서 비위가 터져 나오니 정권심판론도 더 거세지는 형국입니다. 박 후보와 여권이 오 후보의 내곡동 의혹을 집요하게 추궁하고 있으나 약발이 서지 않습니다. 민심은 여권의 ‘내로남불’에 분노하고 있는데 야당 후보의 흠만 들여다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반면에 야권의 공세는 박 후보 개인적인 것이 아닌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실정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박 후보의 최대 강점은 4선 국회의원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거치며 겪은 행정경험입니다. 하지만 여권발 논란을 수습하다 선거운동을 마칠 형국입니다. 이러는 새 박 후보가 내세웠던 ‘21분 콤팩트 도시’ 등 주요 정책들은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공개당시 여당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컸던 ‘수직정원’은 어느순간부터 언급되지도 않는 군요.

사전투표가 끝나긴 했으나 본 선거는 아직입니다. 선거는 끝날 때까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법입니다. 하지만 배후에 ‘내부의 적’을 두고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상대후보를 꺾는 건 매우 벅찬 일입니다. 여권의 논란거리를 당사자 대신 두들겨 맞고 있는 박 후보가 이를 극복하고 역전승을 일궈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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