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지난 2017년 미국 타임지로부터 ‘협상가’(Negotiator)로 평가받았던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4년2개월만에 발행된 같은 매체에 대북 ‘마지막 제안’(final offer)으로 백신 외교를 꺼내들었다. 임기가 10여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남북 대화 추동에 나선 것이다.
| 지난 2017년 5월 발행된 타임지(왼쪽)와 24일 공개된 타임지 표지. 2017년 타임지는 문재인 대통령을 ‘협상가(Negotiator)로, 2021년 타임지는 문 대통령의 백신 외교 제안을 ’마지막 제안‘(Final Offer)로 표현했다.(사진=타임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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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24일 공개된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지금은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지금의 평화는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는 취약한 평화”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북한의 3차 전원회의가 열리기 전인 지난 9일 화상형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이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7년 5월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문 대통령은 타임지로부터 “김정은을 다룰 지도자”로 소개됐다. 4년이 흐른 지금 타임지는 문 대통령의 백신 외교를 “북한과의 평화를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선다”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아직 열어뒀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이 “상호 신뢰”로 이어졌다고 봤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유도할 수단으로 ‘백신 외교’를 꼽았다. 코로나19 위기 속 유래없는 봉쇄를 하고 있는 북한에 백신 지원을 새로운 협상 카드로 제시한 것이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싱가포르 합의’에 기초해 대북 정책을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기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화해, 협력을 지지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반겼다. 이밖에 김 위원장에 대해서는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면서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5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했다. 청와대는 특히 이번 행사에 참여한 보훈가족에 위해 국빈급 의전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의 생활지원과 실질소득 향상을 위해 보상금과 수당을 꾸준히 인상해 갈 것”이라면서 “모두 22만2000여 분께 국가유공자 명패를 달아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