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폭탄에 SKIET 이어 LG엔솔도 무릎

SKIET 따상 기대감 높았지만 이틀째 하락
외국인 확약 없이도 손쉽게 확보 후 패대기
  • 등록 2022-02-03 오전 12:00:00

    수정 2022-02-03 오전 12:00:00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시중 유동성 114조원을 빨아들였던 기업공개(IPO)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상장 후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난달 27일 상장하며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 후 상한가)’ 기대를 모았지만, 오히려 첫날 15%, 둘째날 10%씩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118조원으로 단숨에 코스피 시총 2위에 올랐음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에 여기저기서 아쉬움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하락의 시작은 외국인이었다. 상장 직후 외국인들은 매도에 나섰고, 개인투자자까지 “더 떨어지기 전에 팔자”며 패닉셀(공포 투매)에 합류하면서 주가는 정신없이 하락했다. 이런 모습은 지난해 상장 후 부진을 거듭했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SKIET 상장 데쟈뷰 왜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8일 10.89%(5만5000원) 하락한 45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첫날에도 15.41%(9만2000원) 하락하는 등 이틀연속 두자릿수 하락세다. 공모가(30만원)에 주식을 확보해 둘째날에 매도했다면 수익률은 50%(15만원)다. 여전히 수익권이지만, 그 이상을 기대했던 이들을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LG엔솔은 2차전지분야 글로벌 2위, 국내 1위 배터리 대장주다. 2차전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산업으로 꼽히며 LG엔솔은 따상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약간 못미쳤고, 주가는 아래로 향했다.

장이 열리자마자 외국계 증권사 크레디트스위스(CS)와 제이피모건, 스위스계 금융기관 UBS 등이 매도상위 증권사에 오르는 등 외국인들의 매도 행렬이 거셌다. 실제로 외국인투자자는 첫날 1조5007억원어치를 던진 데 이어 둘째날에도 3889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이틀간 내놓은 물량만 1조8896억원에 이른다.

이와 비슷한 상황은 지난해 5월에도 있었다. SKIET는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883대 1을 기록,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해 역대 최고 경쟁률을 쓴 이후 81조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끌어모으며 신기록을 세웠다. 시초가가 공모가(10만5000원)의 2배인 21만원에 형성하며 따상 가능성을 키웠지만, 장 시작과 함께 22만2500원 터치 후 내림세로 돌아서 26.66%까지 하락했다.

당시에도 하락 원인으로 외국인이 지목됐다. 의무보유확약 없이도 전체 공모물량의 44%를 손쉽게 배정 받은 외국인은 첫날에만 361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후로도 내리 나흘간 매도에 나서며 총 46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상장 첫날 22만2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꾸준히 내려 한때 14만원을 밑돌기도 했다.

SKIET의 상장 시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국내 기관이 96.4%였지만, 해외 기관은 36.6%를 기록해 3분의 1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확약을 한 해외 기관의 5.6%만 6개월 확약을 걸었다. 해외 기관의 대부분(91.8%)은 1개월 확약에 그쳤다. 국내 기관의 대부분이 6개월(52.6%), 3개월(37.6%) 확약을 건 것과는 차이가 확연한 셈이다.

또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

LG엔솔의 경우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받은 비율은 55%, 이 중 외국인이 받은 비중은 30.25%에 달한다. 이는 국내기관(24.75%)이나 일반청약자(25%) 보다 많은 규모다.

기관투자자들이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까지 확약을 건 비율은 77.38%로 집계됐다. 그런데 이를 국내와 국외로 구분해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국내 기관이 96.50%로 대부분 확약을 건 반면, 해외 기관은 27.06%만 확약을 걸었다. 해외기관 10곳 중 7곳 이상이 확약을 걸지 않은 셈이다. 이는 SKIET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내 기관을 확약 기간별로 보면 △6개월 이상 72.18% △3개월 이상 17.81% △1개월 이상 6.26% △15일 이상 0.25% 등이다. 확약을 걸지 않은 국내기관은 3.50%다. 반면 해외 기관은 △6개월 이상 18.42% △1개월 이상 8.49% △15일 이상 0.15% 등에 그쳤다.

외국인들은 국내 기관에 비해 의무확약의 부담을 거의 지지 않으면서 공모주 ‘단타’를 통해 수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공모주 시장도 외국인의 놀이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황세운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호예수를 걸지 않고도 외국인들이 대규모 물량을 배정받는 건 형평성 차원에서 볼 때 불합리할 수 있다”며 “외국인들에게도 국내 기관과 비슷한 수준의 보호예수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즈니스 관행을 바꿔야 하는데, 이를 기업 등에 맡겨 둔다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을 것”이라며 “제도적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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