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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헌 "대학 도시 서대문구, '글로벌 소통의 장' 만든다"
  • 이성헌 "대학 도시 서대문구, '글로벌 소통의 장' 만든다"[지자체장에게 듣는다]
  • [이데일리 양희동 송승현 기자] “우리 서대문구엔 연세대, 이화여대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9개 대학이 있고, 하루 10만명 가까운 학생들이 신촌을 오간다. 신촌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2만 6000여 명인데 90%가 유학생이다. 신촌에 글로벌 소통의 장을 마련해 전 세계 청년 간 문화 교류 기회 등을 확대해 나가겠다.”(사진=방인권 기자)이성헌(65·사진)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지난 12일 민선 8기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14일부터 열리는 ‘신촌 글로벌대학문화축제’의 취지와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대문구 대표 청년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이성헌 구청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신촌 글로벌대학문화축제는 14~17일 나흘간 신촌 연세로·스타광장·명물거리·창천문화공원 등에서 열린다.이 구청장은 “신촌은 청년층과 유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지역이라 이들이 서로를 알 수 있는 문화 교류 기회를 확대해 한다”며 “유학생들은 고국 돌아가면 그 나라의 지도자로 성장할 사람들이 많아, 대학 시절에 한국 문화를 익히면 대외적인 관계를 더 좋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40개 대사관도 참여해 각국이 자신들의 문화와 음식도 소개하고 교류하며 돈독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며 “신촌이 청년도시로 위상을 굳히고,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리는 동시에 상권 활성화 계기도 만들어질 수 있도록 축제 내실을 다져나가겠다”고 덧붙였다.지역 상권 활성화는 이 구청장이 취임 이후 1년여간 가장 공을 들여온 부분이다. 특히 연세대 입구에서 2호선 신촌역까지 약 500m 구간인 ‘연세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올 1~9월)는 신촌 상권 활성화에 뚜렷한 효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세로 유동인구 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38.6%, 인근 점포 매출 증가율 22.0% 등으로 서울 타 대학가보다 높았다. 그러나 서울시는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다시 운영해 결과를 비교해보겠다고 서대문구에 알려온 상황이다.이 구청장은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지난해 11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합의해 올 1~9월까지 차량 통행 시범 운영 후 해제를 약속했고 고시까지 한 사안”이라며 “지구 해제 이후 교통 흐름이 원활해졌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했고, 상권활성화도 서울신용보증재단 분석에서 괄목할만한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가 갑자기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다시 통제를 해 그때 나온 수치로 평가하겠다는 것은 너무 황당하고 잘못된 접근”이라며 “2019년 전 코로나가 없을 때와 비교해 보면 되는데, 또다시 차를 막아 상권이 무너지게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경의선 지하화와 신(新)대학로 조성 등도 민선 8기 핵심 추진 사업이다.이 구청장은 “경의선 지하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도심철도 지하화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심철도 지하화특별법 등과 연계 추진이 가능하다”며 “신촌역 일대를 지하화하면 비용편익(BC·1이상 경제적 타당성)이 1.4까지 나온 방안이 있어, 민자 유치 방향으로 내년부터 국토부·서울시 등과 적극 협의하면 내후년엔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 설 것”이라고 전했다.서부선 경전철 102번 정류장 위치 변경 논란은 이 구청장이 취임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사안이다. 해당 정류장이 승객 수요가 더 많은 기존 서대문구 명지전문대(충암초) 주변에서 은평구 응암초 주변으로 협의없이 변경됐다는 것이 이 구청장의 핵심 주장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위치 변경은 없었다며, 변경시 공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이 구청장은 “서부선 민간 실무자를 만났는데 착공은 아무리 빨라도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이고, 그 사이 중간 점검을 해서 얼마든지 역사 위치를 바꿀 수 있다”며 “착공 지연 여부와 관련해 서울시와 공개 토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홍제동 유진상가 및 인왕시장 복합개발은 이 구청장이 임기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사업으로 꼽는다.이 구청장은 “주민 간에 반목과 불신이 있었지만 주민설명회를 5번까지 하며 역세권 활성화 사업으로 추진해 동의율 50%를 받았다”며 “서울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서부권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로 조성해야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명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등 인기몰이 중인 홍제천 ‘폭포 카페’ 등 주민이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업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이 구청장은 “홍제천 폭포 카페는 8월 달에만 1만 9200잔을 팔았고, 적립된 금액이 3억원에 달해 100% 지역 장학금으로 쓸 생각”이라며 “안산 ‘황톳길’도 8월 개장했는데 벌써 5만명이 왔다. 이런 명소를 최소 2~3곳 더 만들어 주민 행복 100%를 추구하는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이성헌 서대문구청장△연세대 체육교육과·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성균관대 대학원 언론학 박사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16·18대 국회의원
2023.09.13 I 양희동 기자
“소비 회복했다” 중국, 경기 반등 자신하지만…리스크는 여전
  • “소비 회복했다” 중국, 경기 반등 자신하지만…리스크는 여전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당장이라도 위기가 닥칠 것만 같았던 중국이 다시 경기 개선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에서 일부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경기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내놓은 일련의 대책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아직 부동산 경기 침체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풀지 못하고 있어 회복 국면에 진입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중국 경기 바닥 쳤나…경제지표들 개선중국은 경기 둔화 국면에서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발표되는 지표를 보면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12일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위안화 신규 대출이 1조3600억위안(약 24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는 전월(3459억위안)보다 4배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중국 광대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저우 마오화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8월 신규 대출이 증가한 것은 소비자 지출 반등과 경제 회복, 시장 수요에 대한 기업의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했다”고 분석했다.같은날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발표에서는 지난달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258만2000대로 전년동월대비 8.4% 늘면서 증가로 전환하기도 했다. 대출이 늘고 차 판매가 늘었다는 것은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실제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7월에 전년동월대비 0.3% 하락했으나 8월에는 0.1% 상승하면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같은기간 3.0% 내려 전월(-4.4%)보다 낙폭을 줄였다.중국 경제지표가 다소나마 회복 신호를 보이는 이유는 그간 내놓은 일련의 경기 부양 조치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7월부터 내구재 소비 확대를 위한 조치를 시작으로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생애 최초 주택 요건 완화 등의 대책을 내놨다.블룸버그통신은 “8월 경제지표 개선은 지난 7월에 암울한 수치가 최악의 불황이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정책 대출금리, 모기지 금리, 주택 구매 계약금 요건 인하 등 정부의 지원 노력이 회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중국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25일 3064.07에 거래를 마쳐 올해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반등하며 현재 3100대에 거래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인 CSI 300 지수도 11일 기준 3767.54로 올해 최저였던 지난달 23일(3696.63)보다 2% 가량 상승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시 주석은 회의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진=AFP)◇“시장 반전시키기엔 정책 충분치 않아”중국 내부에서는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GT는 “서구 관료들과 언론들이 중국 경제는 붕괴 직전이라고 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며 “현재 중국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이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GT는 또 상하이가 ‘유령도시’ 같다고 표현한 미국 매체 보도에 반발해 올해 상반기 상하이 관광 수입은 1550억위안(약 28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0% 증가했고, 1~7월 상하이 외국인 투자기업 신규 설립은 3216건으로 전년동기대비 50.6% 늘었다고 밝혔다.중국 경제학자 티안 윤은 GT와 인터뷰에서 “공항이 얼마나 바쁜지 여부와 승객·화물량 증가, 요식업·관광업의 회복을 보면 소비가 회복됐다고 판단된다”며 “많은 지표들이 (코로나19) 대유형 이전을 초과했다”고 말했다.다만 중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는 불확실하다. 여전히 부동산 경기는 침체에 빠진 상태로 여러 기업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빠져있으며 미국의 제재 등 대외 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블룸버그는 “올해 초 경제 회복의 원동력이었던 서비스 성장이 줄어들고 있다는 징후가 있고 디플레이션 압력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며 “최근 정책이 부동산 거래에 단기 반등을 가져올 수 있지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2023.09.12 I 이명철 기자
국고 3년물 금리, 3.865%로 연고점 코앞… 10년 국채선물, 53틱↓
  • 국고 3년물 금리, 3.865%로 연고점 코앞… 10년 국채선물, 53틱↓[채권마감]
  •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1일 국고채 시장은 약세로 마감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10년물 입찰에 따른 매도 헤지 여파, 일본은행(BOJ) 총재의 매파적 발언에 약세를 이어갔다.10년 국채선물 가격추이(자료=마켓포인트)이날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7.0bp(1bp=0.01%포인트) 오른 3.865%에 거래를 마쳤다. 5년물은 5.7bp 오른 3.894%로 호가됐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비례다. 장기물을 살펴보면 10년물은 6.6bp 오른 3.961%를 기록했고 20년물은 3.9bp 오른 3.856%, 30년물은 6.1bp 오른 3.815%로 마감했다. 특히 10년물의 경우 3,971%서 출발, 장 중 3.991%까지 치솟았으나 종가 기준 연고점(3.986%)을 넘지 못하고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금리 상승폭을 좁혔다. 이외 국고채 모두 올해 연고점은 넘지 못했다.국채선물도 약세였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3년 국채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20틱 내린 103.09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7051계약, 투신이 1325계약 순매도했고 금융투자가 8164계약 순매수했다.10년 국채선물은 53틱 내린 108.50을 기록했다. 금융투자가 8258계약을 순매도했고 외국인 5177계약, 은행 1240계약 순매수했다.한 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가격이 많이 약해졌다는 생각은 들지만 여전히 대외 변동성이 큰 만큼 10년물 기준 4%선도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다만 금리의 추가 상승폭은 크지 않고 4% 내외에서 등락을 거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장 중 일본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에 따른 우려도 국내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우에다 총재는 지난 9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확신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도 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도쿄 채권시장에서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 금리는 0.7%를 돌파해 2014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이 커진 만큼 시장 심리 역시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그는 “빠른 시간 내에 금리 흐름이 반전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경기 둔화나 금리 하락 요인을 자극할 만한 뉴스가 나올 경우 금리가 훅 빠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숏(매도) 포지션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이날 양도성 예금증서(CD) 91일물은 전거래일과 같은 3.720%, 기업어음(CP) 91일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bp 오른 4.000%에 각각 마감했다.
2023.09.11 I 유준하 기자
BOJ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엔화 급등…환율, 1330원 초반대로 하락
  • BOJ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엔화 급등…환율, 1330원 초반대로 하락[외환마감]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30원 초반대로 하락 마감했다. 일본은행(BOJ) ‘마이너스 금리 해제’ 발언에 글로벌 달러가 강세 되돌림을 보이면서 환율을 끌어내렸다. 사진=AFP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3.4원)보다 2.3원 내린 1331.1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0.9원 오른 1334.3원에 개장했다. 개장 후 환율은 1335원까지 올랐으나, 위안화 절상 고시 이후 위안화 약세가 소폭 진정세를 보이면서 하락 전환돼 오전 내내 1333원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오후 들어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인덱스도 하락해 환율은 한때 1329.6원까지 내렸다. 이날 일본 정부의 통화정책 방향 변화 가능성에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오르자 환율이 하락 전환했다. 지난 주말 우에다 총재가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확신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도 한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충분한 정보나 데이터가 갖춰질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고 언급했다.이에 달러·엔 환율은 147엔에서 145엔 후반대까지 내려갔다.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인덱스는 새벽 2시 38분 기준 104.60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통화 중 엔화는 유로화 다음으로 많이 차지한다. 달러·위안 환율도 장 초반 7.36위안대에서 7.29위안대까지 낮아졌다. 엔화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달러에 대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작년에 공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한 반면 일본은행은 여전히 비둘기파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필립증권 일본지사의 트레이딩 책임자 타케히코 마스자와는 “우에다 총재의 발언은 달러에 대한 엔화의 하락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발언은 정부 개입과 거의 동일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BOJ 발언때문에 달러인덱스가 내렸고 글로벌 통화 전부 따라서 빠지고 있다”며 “이번주 미국 CPI 발표와 함께 국제 유가 상승 추이를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00억원대를 순매수했고 코스닥 시장에선 600억원을 순매도했다. 장 중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1500억원대를 팔았으나 매도 규모를 줄여 장을 마쳤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98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11일 환율 흐름 (사진=마켓포인트)
2023.09.11 I 이정윤 기자
요가 즐기는 '돌싱 스트롱맨'...홍차장수서 'G3' 도전하는 모디
  • 요가 즐기는 '돌싱 스트롱맨'...홍차장수서 'G3' 도전하는 모디[글로벌스트롱맨]
  •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올 초부터 인도 곳곳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를 홍보하는 포스터가 붙었다. 이 기세를 몰아 2027년엔 미국·중국에 이은 세계 3대 경제대국으로 도약한다는 인도 정부 기대가 담겨 있다. 이 포스터의 메인 모델은 흰 수염을 기른 72세 노인. 바로 8년간 세계 최대 인구대국(약 14억 2000만명)을 이끌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다.인도 뉴델리에 나렌드라 모디 총리 사진이 실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홍보물이 걸려 있다.(사진=AFP)◇‘흙수저’ 홍차장수 소년, 정치 명문가 제치고 인도 총리로“모디는 인디언 드림의 상징이에요…시작은 미미해도 세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오를 수 있죠” 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모디 총리와 만난 인도계 미국인 가수 메리 밀벤은 모디에게 이런 찬사를 보냈다.지금은 14억명을 이끄는 ‘스트롱맨’이지만 밀벤의 말대로 모디는 ‘무수저’ 출신이다. 그는 1950년 인도 구자라트주의 간치(장사에 종사하는 하층 카스트) 집안에서 태어났다. 이 때문에 9살 때부터 짜이(인도식 밀크티) 장사에 나서야 했다. 모디는 지금도 자신을 ‘짜이 왈라’(짜이 장수)라고 부르며 자신의 서민적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모디의 삶이 바뀐 건 1971년 민족봉사단(RSS)에 가입하면서부터다. RSS는 마하트마 간디 암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초강경 힌두 민족주의 단체다. 모디는 고향 구자라트의 조직책을 맡으며 RSS에서 정치적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모디는 정치적 성공을 위해 아내를 버렸다는 눈총도 받고 있다. 모디는 18살에 자쇼다벤과 결혼했는데 독신만 회원으로 받는 RSS에 가입하기 위해 결혼 사실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얻은 ‘수행자’ 이미지는 모디의 정치적 성장에 도움을 줬다. 이후 모디는 40년 가까이 ‘미혼’이라고 주장하다가 2014년에야 아내의 존재를 인정했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자쇼다벤은 이게 자기 ‘운명’이라며 남편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다.모디가 중앙정치 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1년 구자라트 주지사를 맡으면서다. RSS를 기반으로 조직된 인도인민당(BJP) 소속으로 주지사에 당선된 그는 적극적인 규제 완화와 투자 유치로 인도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던 구자라트를 가장 잘 사는 지역으로 만들었다. 인도 최대 재벌인 아다니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도 이때 모디와 호흡을 맞추며 회사를 급성장시켰다. 둘은 모디가 총리가 된 지금까지 아다니그룹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정경유착’ 의혹이 나올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모디는 구자라트주에서 거둔 ‘모디노믹스’(모디식 경제정책)의 성과를 바탕으로 2014년 인도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나섰다. 당시 모디와 맞붙은 경쟁자는 3대에 걸쳐 총리를 배출한 명문 네루-가문의 후계자 라훌 간디. 도련님과 흙수저의 대결은 흙수저의 승리로 끝났다.◇평화 강조하는 요가광, 국내선 무슬림 탄압 오명모디노믹스와 함께 모디를 상징하는 정책 중 하나는 ‘힌두트바’, 즉 힌두교·힌두민족 근본주의다. 최근 인도 정부는 G20 정상회의 초청장을 보내며 인도(India) 대신 바라트(Bharat)란 국명을 사용했는데 바라트는 힌두교 신화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지난해 세계 요가의 날을 맞아 시민들과 요가를 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AFP)모디의 유난한 요가 사랑도 힌두트바와 무관하지 않다. 매일 새벽 요가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모디는 집권 직후 정부에 요가와 전통의학을 담당하는 요가부(部)를 만들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지난 6월엔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1000여명과 함께 요가 동작을 선보였다. 아누샤 케다르 리버사이드캘리포니아대(UC리버사이드) 교수는 2020년 발표한 논문에서 모디 총리가 요가를 통해 “자신과 ‘힌두 국가’에 유연하면서도 힘 있고, 평화로우면서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했다.힌두트바 정책은 인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비(非) 힌두교도에 대한 차별·탄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모디는 구자라트 주지사를 지내던 2002년 힌두교도가 이슬람교도(무슬림)을 학살할 때도 이를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기조는 집권 후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슬림이 많은 잠무 카슈미르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무슬림 난민을 인도에서 추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여당인 인도인민당도 공공연하게 무슬림 혐오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무슬림 남성과 힌두교도와 결혼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도 추진하고 있다.◇트럼프와 악수 대결…국내에 스트롱맨 이미지 강조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20년 인도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스트롱맨’ 이미지도 모디 리더십의 특징 중 하나다. 모디는 외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강하게 포옹하거나 상대방 손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세게 악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7년 미국을 방문했을 땐 역시 악수로 힘을 과시하는 걸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악수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모디의 전기(傳記)를 썼던 작가 닐란잔 무코파디야이는 이 같은 제스처에 대해 “‘나는 전 세계에서 존경받고 있으니 인도에서도 나를 존경하고 나아게 표를 달라’는 메시지를 인도 국내에 보내는 것”이라고 BBC에 설명했다.이런 스트롱맨 리더십은 국내에서도 거침이 없다. 인도인민당은 모디 총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야당 인도국민회의를 이끄는 라훌 간디의 의원직을 박탈하려고 했다가 대법원에서 제공이 걸렸다. 말리카르준 카르게 인도국민회의 대표는 지난주 야권연대를 발표하며 “모디가 나라를 독재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올 초 모디 총리의 무슬림 탄압을 비판한 다큐멘터리를 내보낸 BBC를 겨냥해 급작스레 세무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1억달러 쏟아부은 G20, 모디에 날개 다나이번 G20 정상회의는 모디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년 동안 총리로서의 치적을 국내외에 과시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상회의가 열리는 뉴델리에서 인도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며 대대적인 빈민가 철거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도 정부는 G20 관련 행사에 올해 1억달러(약 1300억원) 넘는 예산을 배정했다. 인도 싱크탱크 정책연구센터의 슈샨트 싱 선임연구원은 “모디는 인도의 외교정책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고 자신이 위대한 일을 해냈다는 걸 어떻게든 보여주고 싶어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이미 모디의 지지율이 7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G20 정상회의는 내년 총선을 앞둔 모디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5년 임기가 더해진다면 모디는 인도의 국부라고 불리는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에 이어 두 번째 장수총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아미트 샤 인도 내무장관은 인도 ANI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G20 정상회의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면 안 되는 이유가 뭐냐”며 “만약 G20 정상회의가 모디지(모디의 애칭) 재임기에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그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AFP)
2023.09.10 I 박종화 기자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끝나지 않은 불씨
  •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끝나지 않은 불씨[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지난 4월24일 8개 종목의 주가가 갑자기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주가가 고꾸라지면서 나흘 만에 시가총액 8조원이 증발했습니다. 주가조작·하한가 사태 수사 결과 라덕연 일당의 전모가 드러났습니다. 약 3년간 주가를 스멀스멀 띄웠고, 모바일 등을 통해 수사망을 교묘히 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수 임창정, 키움증권(039490)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의 이름도 나왔습니다.이후 4개월이 흘렀습니다. 당시 주가조작의 통로로 활용된 차액결제거래(CFD)는 중단됐다가 9월1일부터 재개됐습니다. 라덕연 재판은 계속 진행 중입니다. 지난 5월 한국거래소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와의 ‘전면전’을 예고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검찰은 이달 중에 후속 대책인 자본시장 관련 ‘불공정거래 대응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합니다. 금융위는 주가조작 처벌법에 대한 후속 시행령을 이달 중에 입법예고합니다.오늘 뒷담화에서는 지난 1일 재개한 CFD 상황, 금융당국이 준비 중인 주가조작 후속대책 등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재개한 CFD가 또다시 주가조작 통로로 악용될 우려는 없는지, 주가조작 재발을 막기 위한 포착·조사·처벌 시스템은 제대로 갖춰지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보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증권범죄로 인한 투자자 피눈물이 반복되지 않는 방안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가수 임창정과 키움증권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사진=이데일리DB)-오늘은 어떤 키워드를 준비하셨나요. △‘CFD 재개, 주가조작 대책 발표’ 키워드로 준비했습니다. 오늘 뒷담화를 준비하면서 금융당국 여러분들을 만나고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분들이 9월의 자본시장 키워드로 ‘주가조작’을 언급하더라고요. 금융당국 차원에서 주목하는 포인트인데요. 우선 관련해서 지난 1일에 차액결제거래(CFD)가 재개됐습니다. 4개월여 전 4월24일 라덕연 일당이 주가조작을 했다가 8개 종목이 급락했잖아요. 당시 이들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이 나흘 만에 8조원 넘게 증발했습니다. 그 당시 가수 임창정 씨가 인터뷰에서 30억원 투자했는데 오늘 1억여원 남았고 내일 아마 마이너스 5억원 찍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게 어떤 상품이길래’라는 궁금증이 당시 많았는데, 그게 바로 주가조작 통로가 됐던 CFD였습니다. 이 CFD 제도를 개선해서 지난 1일 CFD가 거래재개가 된 것입니다. -우선 이번에 재개되는 CFD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데요.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의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입니다. 투자자가 증거금을 40%만 납부해도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가능해 빚내서 투자(빚투)하는 신용융자 거래와 유사합니다.주가조작 사태 당시 기존 CFD부터 설명 드리겠습니다. 첫째, 주가조작 통로가 된 기존 CFD는 소규모 자금으로도 레버리지 투자로 최대 250% 수익률 투자가 가능합니다. 다만 하락할 때는 마이너스 200%로 원금보다 더 손실을 입을 수 있습니다. 둘째, 한국인이 거래해도 거래 내역에는 외국인으로 잡힙니다. 4월처럼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이라는 외국계 증권이 통로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다 보니 투자 주체가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연예인, 의사, 변호사나 고액 자산가들이 CFD를 선호했습니다. 그런데 이 CFD가 주가조작 통로로 이용됐잖아요. 라덕연 일당은 소규모 자금으로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유통주식 수가 적은 종목을 선정했고 정체를 숨기며 사고팔면서 주가를 올리다 급락했습니다. 증권사 반대매매까지 나오면서 물량 던지기가 더 많아졌고 주가가 고꾸라졌습니다. 급락한 종목들 상당수는 지금도 주가가 하락세입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서울남부지검이 지난 5월23일 발표한 주가조작 재발방지 대책. 이 대책 중에 CFD 규제 강화 내용이 포함됐고, 이 내용이 반영된 CFD가 9월1일 재개됐다. (그래픽=김정훈 기자)-지난 1일 거래재개된 CFD는 과거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크게 3가지가 다릅니다. 금융위, 금감원은 수년간 CFD로 야금야금 주가를 올리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급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CFD 제도개선을 하게 됐습니다. 첫째로는 ‘검은머리 외국인’ 행세를 못하게 됩니다. 그동안에는 개인이 대부분의 투자를 했음에도 기관 혹은 외국인으로 정보가 집계돼 혼선을 일으켰습니다. 지난 1일부터는 CFD 실제 투자자가 표기가 됩니다. CFD 잔고는 공시되지도 않았는데 이것도 공시하도록 하는 등 ‘깜깜이 거래’ 방지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둘째로는 ‘제2 임창정’ 방지 내용입니다. 임창정 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저는 투자 어떻게 하는지 몰랐고 라덕연 측이 투자를 대행했다’는 취지로 얘기했잖아요. 그런데 CFD는 전문투자자 자격이 있어야 투자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임창정 씨처럼 전문투자자가 아닌 사람들이 계좌를 맡기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던 건 전문투자자 심사 절차가 허술했기 때문입니다. 지정 절차는 비대면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꼼꼼하게 투자자 자격 요건을 심사하기 힘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달부터는 비대면 방식 심사를 폐지하고 대면 심사로 전환했습니다. 2년마다 개인투자자 요건 충족 여부도 의무적으로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셋째로는 묻지마 투자, 무리한 빚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대책도 포함됐습니다. 돈을 빌리는 신용공여 한도에 CFD도 넣어서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돈을 넣어두는 비율인 증거금률을 최소 40% 이상으로 해서 상시적으로 규제하도록 했습니다. 깐깐하게 투자 리스크를 보겠다는 것입니다. -증권사 분위기는 어떤가요.△뒷담화 코너에 맞게 표현하자면, ‘간보는’ 분위기입니다. 증권사별로 CFD 재개 일정을 보면, 지난 1일부터 교보증권(030610), 메리츠증권(008560), 유안타증권(003470), 유진투자증권(001200)이 CFD 신규 거래를 재개했습니다. 이외 증권사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재개 여부 및 시점을 조율할 계획입니다. 키움증권, 하나증권, DB금융투자(016610), KB증권, NH투자증권(005940)은 서비스 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시점은 미정입니다. 삼성증권(016360),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국내 10대 대형 증권사 중 CFD 계좌 자체가 없는 곳은 미래에셋증권(006800)과 대신증권(003540)뿐입니다. 두 증권사는 고객 리스크 우려 때문에 CFD를 애초에 도입하지 않았다. 이번에 SK증권(001510)은 투자자 보호 등을 고려해 CFD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키움증권은 오너가 연루되면서 더욱 조심스런 분위기입니다. 키움증권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지난 5월 4일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규모 하한가 사태를 예견하고 미리 주식을 팔아 605억원을 현금화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김 회장은 주식 매각대금 전액(605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회환원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검사 단성한)는 김 회장 관련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2023년 2월말 기준, 단위=억원. (자료=금융감독원)-증권사마다 CFD 재개 시점이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CFD 재개 시점을 보면 증권사의 수익 구조나 전략,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데요. 증권사들이 CFD가 잘나갈 때는 거래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할 정도여서요, 증권사들이 포기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CFD는 13개 증권사가 판매했고, 거래 금액만 70조1000억원(2021년 기준)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CFD를 어디서 많이 취급했는지 보면, 올해 2월말 CFD 잔고 기준으로 교보증권이 6131억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키움증권(5181억원), 메리츠증권(3409억원), 하나증권(3394억원), 유진투자증권(1500억원) 순이었습니다. 지난 1일부터 재개한 증권사는 그동안 CFD를 많이 취급해왔던 교보, 메리츠, 유진 등이 포함됐습니다.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는 셈입니다. 다만 관련 증권사들 공식적인 입장은 ‘선제적 위험관리를 했기 때문에 CFD 거래 재개가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회사 규모가 큰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재개 여부를 정하지 못했습니다. 재개 시점을 못 잡은 증권사들은 ‘규제 보완에 따른 전산 개발’ 등을 이유로 밝혔습니다. 속내를 보면 재개하는 증권사들 상황을 살핀 뒤 일정을 보겠다는 분위기도 보입니다. 중소 규모 증권사처럼 CFD 실적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니까, 정치적 사회적 파장이나 분위기를 보겠다는 것입니다. -주가조작이나 하한가 사태가 9월에도 반복될 우려는 없나요.△금융당국이 주가조작이든 반대매매든 어떻든 갑자기 하한가 사태로 사회적 시장적 리스크가 커질지를 긴장하면서 지켜보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에선 이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즉 전반적으로 CFD를 정비해서 거래재개로 시장에 다시 내놓는 건데, 세부적인 부분에서 뭔가 리스크가 터질지를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테일 관련해 우려가 되는 부분은 이 부분입니다. CFD 거래 가능 종목과 종목별 증거금률 및 한도, 투자자별 한도를 각 사가 정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엄격하게 지키더라도 나중에는 느슨하게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증권사들이 실적 경쟁을 하거나 이익 극대화에 나설 것이란 이유에서입니다. 관련해 금융위,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CFD 관련 영업행위를 철저히 관리 감독하고, 회사별 리스크 관리 실태와 시장 동향도 밀착 점검하겠다고 합니다. 양석조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장(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5월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사진=이영훈 기자)-관련해 범정부 주가조작 대책이 이번 달에 발표되지요.△금융위, 금감원이 이번 달 중에 자본시장 관련 ‘불공정거래 대응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합니다. 올해만 해도 4월에 주가조작 사태가 터졌는데 지난 6월에 또 한 번 더 터졌잖아요. 그러다 보니 금융위·금감원에서는 ‘지금 당국의 시스템으로는 제2 라덕연을 못 막는다’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그래서 주가조작을 빠르고 신속하게 포착하고, 관련 제재를 신속하게 엄벌하는 구조로 바꿀 방침입니다. 예산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무작정 조사 인원을 늘릴 수도 없으니,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금융위, 금감원뿐 아니라 증권범죄는 서울남부지검이 대부분 맡고 있는데 이 3개 조직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운영될지도 협의 중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기게 될까요.△최종안은 이달 중에 확정되는데요, 논의 중인 내용에 대해 이데일리에서 단독 기사를 썼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이데일리 2023년 8월30일자 <[단독]금융위·금감원, 검찰급 수사권 확보 나선다>)핵심은 금융위와 금감원의 일반 자본시장 조사 인력에도 ‘통신조회’와 ‘계좌 동결’과 같은 수사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검찰 수준의 수사권 확보에 나서는 건데요. ‘통신조회’는 실시간으로 주가조작 등 증권범죄 일당의 휴대폰 통화 내역 등을 조회해 이들을 적발하는 것을 뜻합니다. ‘계좌 동결’은 범죄 혐의자의 계좌를 정지해 수익을 몰수하는 방안입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가조작 일당들은 곳곳에서 바주카포를 들고 나오고 있는데, 지금 당국은 전담인원도 부족한데다 소총이나 단검으로 싸우는 형국”이라며 통신조회, 계좌 동결 권한 부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일종의 ‘금융검찰’이 되는 셈이네요. 금융위·금감원은 ‘통신조회’, ‘계좌 동결’ 권한 부여를 왜 원하고 있습니까.△금융위와 금감원이 조사 인력에 검찰 수준의 강제조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현재의 증권범죄 조사 방식으로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적발하고 처벌하기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는 증권범죄 포착→금감원 검사→금융위 조사→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의결→검찰 이첩까지 평균 11개월 걸립니다. 시세조종 사건의 경우 범죄가 일어난 시점부터 증선위 의결까지 1121일이나 걸립니다. 그런데 통신자료 보관 기간은 최장 1년입니다. 그러다 보니 금융위·금감원 조사 과정 동안 증거 시한이 상당 부분 지나가 버리고, 검찰에 이첩 후 사건 상당수가 무혐의 처리된다고 합니다. 계좌 동결의 경우, 증권범죄는 금전적 이익을 노리고 주가조작을 하는 거잖아요. 주가조작으로 수천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뒤 코인이나 다른 계좌 등으로 자금을 빼돌리는 행태가 빈번합니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범죄 수익을 확인한다 해도 이를 곧바로 동결할 권한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검찰의 수사 이전에 범죄 일당이 수천억원의 부당이득을 처분, 수익 환수와 과징금 징수를 회피하는 일이 많습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가 늘어나는데 금융감독원 조사 인력은 수년째 줄었다. 자본시장 3대 불공정거래(미공개 정보 이용, 부정거래, 시세조정) 범죄가 일어난 시점부터 금감원·금융위 조사,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제재 의결까지 많게는 1121일이 걸렸다. 증선위 의결을 거쳐 검찰 송치, 법원 선고까지 수년이 걸리는 셈이다. (그래픽=김정훈 기자)-자본시장 전문가들 입장은 어떤가요.△최근에 보도한 조재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변호사 인터뷰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조 변호사는 검찰 재직 당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였고,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조사기획관을 맡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금융위·한국거래소·국무조정실 등의 자문직 위원을 맡고 있습니다.(이데일리 2023년 9월7일자 <“주가조작 대응체계 전면개편해야…당국 조사인력 등 통합 필요”>)조 변호사는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를 제대로 통제하려면 현행 시스템의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의 시각에서 대응체계를 바라봐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대응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나라 전 국민 계좌가 6000만개를 넘을 정도로 주식거래가 급증했는데, 범죄 발생부터 법원 선고까지 37개월(금융위 2016~2021년 집계)이 걸리는 비효율적 체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선진국 대비 미비한 금융당국의 조사권한·규모와 같은 문제가 여전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관련해 조 변호사는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 산하에 금감원 조사국 3개를 편입시켜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조사기능이 통합되고 실체 파악을 위한 영치권, 현장조사권 부여 문제도 없어진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특사경 조직은 금감원 산하에 통합해서 운영하는 것이 좋다”며 “금융위 산하에 있는 특사경을 금감원 산하로 이관해서 통합하고 검찰의 지휘를 받아 신속하게 수사하도록 하면 된다”고 제언했습니다.다만 이같은 방안에 대해 금감원에서는 다른 의견도 나옵니다. 금감원 얘기를 들어보면 조사를 한 곳에서 하는 게 맞는 방향이나 어정쩡하게 통합하는 것은 비효율만 커진다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다른 업무처럼 정책과 집행을 분리해서 조사 업무는 금감원이 전담하고,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은 조사 관련 정책 업무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금감원 측 의견도 나옵니다. 조사는 금감원, 정책은 금융위로 하자는 주장입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 제도가 솜방망이 조사·제재라는 지적도 많은데.△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재량에 의한 임의조사, 증인소환 등 강제조사가 가능합니다. 계좌동결, 거래제한 등 금전적 제재 권한도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신속하게 증거 훼손이 없이 제재가 이뤄집니다. 행정 단위부터 이렇게 촘촘하게 보니까 법원에 가서도, 금융범죄에 종신형이 내려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경우에는 주가조작 등 금융범죄를 일으키면 패가망신한다는 분위기가 많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이 9월 정기국회, 10월 국감 일정으로 국회 출석이 많은데요.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사기에 대한 재조사, 주가조작 후속 대책 등 자본시장 관련한 국회 논의도 많아질 듯해서. 9월에 증시를 보시면서 국회 추이도 함께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조작 및 하한가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을 한 라덕연 호안 투자자문사 대표가 지난 5월11일 오전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그는 ‘시세조종’과 ‘무등록 투자일임업’ 혐의를 받고 있다. 수년간 주가조작을 했는데도 하한가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금융당국과 검찰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끝으로 당부할 점이 있다면. △대책이 촘촘하고 면밀하게 준비됐으면 합니다.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가 지난달 22일 취소하고 9월 중 다시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주가조작으로 얻은 이익의 2배에 이르는 과징금을 환수하는 등 증권범죄 처벌과 관련된 것이라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개정안입니다. 그런데 입법예고를 해놓고 이를 다시 취소하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법무부 등 관계부처에 충분히 촘촘하게 논의를 한 뒤 애초부터 준비된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금융투자협회는 CFD 공시 첫날부터 수천억원의 공시 오류를 일으켰습니다. 금투협은 지난 4일부터 개별 종목별 CFD 잔고 정보를 협회 홈페이지에 공시했으나, 공시 첫날부터 실제 잔고보다 30% 이상 적은 액수를 게시했습니다. 금투협은 “공시 시행 이후 CFD 잔고금액 기준으로서 명목 금액 기준과 증거금 차감 금액 기준을 혼재해 집계했다”고 오류 원인을 설명했습니다. 지금은 오류가 바로 잡혔습니다. 다만 금투협이 이번 달에 CFD 공시 책임을 맡은 만큼, 앞으로는 철저하고 촘촘하게 일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23.09.09 I 최훈길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한·필리핀 FTA 서명…車·부품 ‘무관세 수출’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다음은 9월 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 △1면 -한·필리핀 FTA 서명…車·부품 ‘무관세 수출’ -채권시장 ‘개미 행렬’ 올해 26조 사들였다 -현대차,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 개발 추진 -화웨이 폰 뜯어보니 SK하이닉스 칩 -[사설]가계대출 정책 이대로 안 된다는 IMF 권고, 새겨 들어야 -[사설]민주, 걸핏하면 탄핵 선동…헌정 질서 또 뒤집을 건가 △2023 키아프·프리즈 서울 -홍라희도 인파에 묻힌 ‘열기’ 수십억대 작품 판매 줄줄이 -김환기가 찍은 붉은 점 그대로 LG올레드TV로 깨어난 名作△돈이 보이는 창 ‘채권개미 전성시대’ -단기수익보다 장기투자…고환율에 해외보다 국내 채권 유리 -가산금리 꿀맛…14% 분리과세 혜택도 -모험할 준비 됐나…고수익 상품도 채권개미 유혹 △아세안 정상회의 -필리핀 수출 자동차 관세 0원…일본 독점구도 깨뜨릴 기회 잡아-전기차 진출 확대, 中과 관계 개선…경제·안보 ‘두 토끼’ 잡았다 -한국·인니 경협은 모범사례…AI·UAM·수소 협력 확대 -한중일 협력 강조했지만…세계 5대 시장 아세안 주도권 경쟁 불가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정부·국민, 허리띠 더 졸라매야”…野 추경 요구에 재차 선 그어 -50조 역대급 세수오차…“전망 시기 늦춰야” △종합 -300인 이상 기업 200개 늘었지만 계약직·파견 늘어…고용의 질 후퇴 -배터리 교환 전기차 시장 정조준…현대차, 전기차 대중화 ‘승부수’ -원안위, 신한울 2호기 운영 허가…이르면 이달 중 시운전 -‘불법 공매도 근절’ 금감원, 외국계 증권사 소집△정치 -與, ‘허위 인터뷰’ 김만배·신학림 등 고발…野 “국면 전환용” 비판 -단식·단체삭발…극한 치닫는 野 ‘대정부 투쟁’ -태영호 의원 ‘단식’ 이재명호 찾아 항의-[신율의 이슈메이커]尹 이념 논란은 보수결집과 무관, 비정상의 정상화 -“혐의자 특정말라” 국방장관 지시 드러나 △경제 -하반기 회복 먹구름…“韓경제 불확실성 확대” -직원이 술 안따랐다고 강제 발령? 지역 금융기관 위법 763건 적발-700억엔 규모 ‘사무라이 본드’ 해외 첫 발행 -“주요국 경기전망 불투명…韓 경제 우호 환경 전환 어려워”△금융 -장기기증자에 보험료 할증? 당국, 보험사에 연일 사전 경고-“2027년 점유율 1위 목표” 우리은행 기업대출 사활 -러시앤캐시, 이달까지만 영업한다 -주택사업자 금리 부담 낮추기…“확실한 보증이 우선” △글로벌 -화웨이發 미중 기술전쟁…SK·애플에 ‘불똥’ -‘AI가 만든 광고입니다’ 구글, 딥페이크 선거광고에 식별광고 의무화 -日 달 탐사선 ‘슬림’ 발사 성공…5번째 탐사국 되나 -우크라 깜짝방문 블링컨 “10억달러 추가 지원” △산업 -한화솔루션 美 태양광 사업 ‘마지막 퍼즐’ 맞췄다 -“완성차 새 플랫폼에 선제 대응, 배터리 기업에 매우 중요한 키” -고사양 게임 끊김없이 빠르게…삼성전자 ‘소비자용 SSD’ 힘준다 -HD한국조선해양, 차세대 친환경 선박 수주 △산업 -“통신기술에 IT 부착해 기업가치 키울 것” -방통위, 이용자정책국장 대기발령 ‘인터넷 규제정책 강화’ 나서나 -바이오다인, 루머 불식 위해 상장 후 첫 IR -루닛, 美 가던트헬스 ‘암 진단 서비스’ 국내 출시 △산업 -印尼 이어 베트남 가는 신동빈…동남아 시장 정조준 -기후위기 극복 앞장, 한국콜마 업계 선봉 -하이볼·사케까지…후쿠시마 논란에도 日 주류 인기 -대기업 손잡고 시장 영향력 넓히는 로봇 中企들 △증권 -외인 유입도 AI 호재도 안 통해…7만원에 파는 개미들 -순이익은 늘었지만 운용사 절반이 적자 -배터리 아저씨 8종목 한방 투자…한투 액티브ETF 충전 완료 △증권 -10명 중 7명 “두산로보틱스 희망 공모가 적정” -인플레이션 우려에…증시 흔들 -고유가가 불붙인 정유·기계·조선주…투심 활활 -신한자산운용 ‘SOL 소부당ETF’ 순자산 5000억 돌파 △부동산 -광명·시흥·과천 ‘공공주택 8만 가구’ 공급 속도 -‘철근 누락’·‘벌떼입찰’ 근절, 시공능력평가제 대폭 손질 -등록금 오르는데…대학가 월세도 껑충 -포스코이앤씨,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 ‘질주’ △MICE -업종·지역 경계 초월…K마이스 ‘얼라이언스 마케팅’ 열풍 -마이스 브리프, 이달의 주요 행사 -내년 마이스 부문 예산 304억 편성, 스마트마이스·K컨벤션 육성에 초점 -K콘텐츠 ‘글로벌 브랜드화’ 머리 맞댄다 △관광비즈 -대통령 산책로 오르고, 구석구석 맛집 탐방…‘오감만족’ 서울 -“5개 호텔 한눈에 비교·검색…韓고객 의견 담았죠” -팁·쇼핑·옵션관광無…아프리카 일주 1399만원 △스포츠 -역 그립에 집게 그립…그녀들의 변신은 무죄 -“큰 책임감과 함께 금메달 딸 것” -‘괴물 수비수’ 김민재, 亞 수비수 최초 발롱도르 후보 등극 -뉴질랜드 킥복싱 챔피언 울버그 꺾고 2연패 탈출해…반드시 살아남겠다 △오피니언 -[양승득 칼럼]반쪽이 목사, 금쪽이 당 대표 -[공관에서 온 편지]밀라노에서 본 부산엑스포의 미래 -[기자수첩]착실히 신용 쌓았더니…역차별에 허탈한 고신용자 △피플 -조명은 눈 건강뿐 아니라 뇌과학·심리학에도 영향 -포스코이앤씨, 소방청과 화재예방 주거환경개선 활동 진행 -최태원 회장, 지역청년 일자리 해법 모색 -“국가 경제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부채비율 관리할 것” -추형욱 SK E&S 사장, ‘푸른 하늘의 날’ 대통령 표창 수상 -에코프로, 저소득층 출산가정 육아용품 지원△사회 -‘나홀로 근무’에 돈뭉치 두둑…외국인 범죄자 타깃 된 환전소 -“폭우땐 인명피해 우려” 경고에도…12년째 관리자 없는 한강연결통로 -檢 “김만배 허위 인터뷰는 선거농단”…특별수사팀 구성 -비대면진료 초진, 야간·휴일·연휴에도 허용 검토 -철도노조 “14~18일 총파업”
2023.09.07 I 권효중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부동산PF 금리 절반으로 낮춘다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다음은 9월 7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부동산PF 금리 절반으로 낮춘다-中·日 사이 낀 한국…원화가치 덩달아 뚝-尹 “아세안과 방산·디지털·기후변화 협력 확대”-K바이오 투자의 맥을 짚다-사설 : 입법 독주 말라는 국회의장 쓴소리…흘려들을 말인가-사설 : 기금 돈 빼서 재정 적자 메우기, 정부도 돌려막기 하나△종합-HOT이슈 : 북·러 ‘위험한 브로맨스’에…美 “대가 치를 것”-국어 어렵고 수학 쉬워…‘준킬러 문항’ 많아졌다△고신용자 역차별 논란-“저신용자 박씨보다 내 금리가 더 올라”…신용점수 970점 고신용자의 한탄-중금리대출 늘리기 급한 인뱅…고신용자 금리 혜택 줄였다△尹 대통령, ‘아세안+3’ 정상회의-전기차·배터리·AI반도체 등 ‘세일즈 외교’ 총력…북러 밀착 경고도-“인니 동포들, ‘로똥로용’ 정신 보여준 모범 공동체”-20여개국 정상 일일이 만나 부산 엑스포 지지 호소 나선 尹△한중일 통화 동반약세-韓 수출 둔화 속 강달러 덮쳐…위안·엔보다 가치 더 떨어진 원화-IMF “빚 늘어나는 韓, 통화·재정 긴축 유지해야”-푸틴·빈살만 원유감산 ‘쇼크’…국제유가 90달러 뚫었다.△종합-코로나 백신 사망자 위로금 1000만→3000만원…인과성 없어도 보상-“주택사업자 금융지원, 사전청약 확대로 민간 공급 늘려야”-라임·디스커버리 사태 피해자들…“전액 배상하라” 집단행동 본격화-EU, 구글·애플 등 6개사 규제 대상 지정…삼성전자는 제외△정치-출구 전략 없는 이재명 단식…투쟁 효과 놓고 당내 회의론 확산-민주 “해병대원 사망사고, 대통령실 개입 정황 드러나”…특검 발의 추진-인터뷰 : 서울 강서구청장 野 후보 진교훈 “원도심 개발 막는 고도제한 완화 추진”-김기현 “서울 강서구청장 후보내는 게 책임있는 자세”-與 민생119, ‘청소년 마약 예방·교육’ 등 지원 확대△경제-방문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 “RE100보다 CFE가 현실적 탄소중립 수단”-홍삼·비타민…건강기능식품 중고거래 길 열리나-김병환 기재부 차관 “내년 AI 기술·서비스 개발 1.2조 투입”-애플페이 가세에…간편결제 하루 평균 이용액 8000억원 돌파△금융-만기 예금 118조…“금리 높은 곳으로 갈아타야죠”-20년 묶인 신협 예금보호한도, 1억으로 올리라고?-임종룡 우리금융회장, 자사주 1만주 매수-KB손보 펫보험, 이제 아픈 멍냥이도 품는다△Global-中, 중남미까지 발 뻗었지만…참가국들은 나라 망할 판-中, 美 추월 못한다…잡아도 다시 뒤처져-‘IPO 최대어’ ARM, 상장 후 6.5조원 조달 전망…삼성도 참여-규제 강화·경기 둔화 걱정에…현금 4300조원 쌓아둔 美 은행-바흐무트 인근 최전선 방문한 젤렌스키△산업-거대시장 열린다…인도·인니로 가는 K배터리-에코프로, 준법경영 전문가 영입…답보 상태 자쇠하 상장 속도내나-KG모빌리티, 광역서비스센터 준공…“연간 1만6000대 정비”-이물질이 가리면 알아서 쓱쓱…현대차·기아, 카메라 센서 자동 세척기술 개발-벤츠 CSO “SK와 디지털 생태계 구축”-HD현대인프라, 유럽 시장 집중 공략△ICT-법무부, 리걸테크 허가·재정지원 등 주관한다-KT·캐나다 벡터 연구소, 초거대 AI 개발 의기투합-인터뷰 : 김경훈 한패스 대표 “외국인들 송금·결제 편리한 금융 플랫폼 만들 것”-5G·LTE 통신품질 미흡한 79곳 중 74곳 개선△제약·바이오-최인영 한미약품 R&D 신임 센터장 “체중 쏙 근육량 쑥…차세대 비만약 내놓을 것”-보로노이 ‘AI 신약 개발’ 날개로 중화권 날까-톡신·필러 글로벌 공략 통했다…휴젤, 최대 매출 자신-한동일 압타머사이언스 대표 “부작용 줄인 고형암치료제 순항…내년 기술수출 목표”△과학카페-초전도 특성 못 찾았지만…신물질 가능성은 띄웠다-이덕희 KAIST 교수 “국가 R&D 예산 삭감 아쉽지만 PBS 개편…효율화 계기 돼야”△증권-배터리 개미에겐 쉿! 1000% 수익 종목 있다-돌아온 개미 반갑다…기지개 켜는 증권주-핀테크 스타트업 품은 쿼터백, 종합 금융자문사 거듭△증권-유가·금리·환율 삼중고…고개 드는 ‘9월 공포’-부동산 공급대책 기대감 솔솔…건설株, 바닥 치고 솟아날까-“주가조작 대응체계 전면 개편 시급…금융위·금감원 조사인력 통합해야”-미래에셋운용 인도 법인, 뭄바이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자△부동산-사라진 우대금리…단기 청약통장 가입자 ‘분통’-청소년 전동킥보드 사고, 5년간 44배 ‘폭증’-정비사업 최대어 ‘압구정3구역’ 설계자 재공모 촉각-노량진6구역 재정비계획 통과…최고 28층·1499가구 탈바꿈-SK에코플랜트, 포스코인터와 재생 플라스틱 수출 마케팅 협약△문화-無에서 有를…100대 명장 한자리에-차세대 작곡가 겸 지휘자 최재혁 “전통에 반기 드는 것, 그게 클래식 아닐까요”-키아프 간 박보균 장관 “규제 깨고 신진에 기회”△피플-김태용 감독 “탄천 무대 삼아 ‘일상 속 판타지’ 그릴 것”-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폴란드 대통령 만나 방산협력 논의-CTO 출신 박진효 SKB 사장 “비즈니스모델과 기술 혁신 결합해 새로운 도약 이룰 것”-저축은행업계, ‘사회공헌활동의 날’ 맞아 전국단위 봉사활동-류진 전경련 회장, 美 등 40여 파트너 단체에 취임 서한-정은경 전 질병청장, 서울대병원 임상교수 임용-9월 과학기술인상에 권일한 한양대 교수-인사가 만사-명복을 빕니다△오피니언-이근면의 사람이야기 : 교육개혁의 길-생생확대경 : ‘체력장 부활’ 주장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e갤러리 : 안말환 ‘꿈꾸는 40106’△전국-경기도 기본주택, 첫삽도 못뜨고 폐기…수십억 날렸다-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최선 다해도 고소·고발…지역의료 붕괴 이유 공론화해야”-인천 수소클러스터 무산△사회-檢 ‘김만배 허위 인터뷰’ 정치권 개입 의심…수사 칼날, 이재명 향할까-대통령 경호처 vs 서울시, 靑 ‘관광버스 주차’ 갈등-지하철도 하이패스처럼…슥~ 지나가면 자동결제-4만원짜리가 7만원…올해도 ‘기차 암표’ 기승-상장법인 지난해 평균 연봉…男 8678만원, 女 6015만원
2023.09.06 I 김범준 기자
"대중국 수출둔화 장기화…전분야 초격차 기술로 새 먹거리 찾아야"②
  • "대중국 수출둔화 장기화…전분야 초격차 기술로 새 먹거리 찾아야"[만났습니다]②
  •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대(對)중국 수출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한국을 둘러싼 대외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수출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면서 신산업에 대한 미래 경쟁력 확보도 필요한 때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펀더멘탈로 되돌아가 기업이 기술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사진=KIEP)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우리나라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에 부동산 위기까지 겹치면서 중국으로의 수출은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이 원장은 이같은 중국의 경기 둔화가 우리 실물경제와 금융·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저축이 점점 늘어나고 소비가 부진하다”며 “여기에 더해 부동산 리스크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하방 리스크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상황이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추세적으로 더이상 6~7%대 성장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로 가면서 경기 둔화가 금방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며 중국 경기 둔화 장기화를 예상했다. 이어 “제조업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는 결국 성장 측면에서 수출 부진 요인이 생길 것이고, 우리나라 국채시장과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철강, 석유화학 등 중간재 부분에 대해서는 중국 대체율이 높아져 수출 모멘텀이 사라졌다는 판단이다. 이 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수출·투자 다변화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초격차 기술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수출 동력을 찾아야 한다”면서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반도체 등 기술에 대한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기업들이 스스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유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최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큰 변곡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장은 “이전에는 안보 때문에 경제를 희생하거나 경제 때문에 안보를 희생하는 등 선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과) 선을 확실히 하고 경제에 있어서는 ‘리스크가 있는 경제적 파트너’로서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전 세계적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한미일 공조 강화는 불가피하고 제대로 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이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했던 것만큼 크지 않다.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중국의 올해 2분기(4~6월) 성장률은 작년 동기보다 6.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작년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낮은 수치다. 연간 환산(연율) 성장률도 3.2.%로 실적치가 좋지 않아 경기둔화 우려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며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저축이 점점 늘어나고 소비가 부진해지는 모양이다. 부동산 리스크와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 전체적으로 리오프닝 이후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 최근 비구이위안과 헝다(에버그란데) 등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수익 악화도 지속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번지지는 않겠지만 경기둔화가 생각보다 길게 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고 중국에 대한 노출이 커 성장 측면에서 수출 부진 요인이 생길 것이다. 또 중국이 자금 해외 유출을 막고 외국에 있는 채권을 매도하면 우리나라 국채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위안화와 원화가 동조성이 있는 만큼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중국 경기둔화에 우리가 대응할 방안은.△최근 우리나라의 수출구조가 바뀌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대중수출은 19.6%으로 작년 22.8%에서 떨어지고 있다. 반면 대미 수출 비중은 18%로 상승했다. 우리나라 수출대상국에 대한 구조가 점점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인도나 동남아로 수출 다변화 노력도 해야 하지만, 아직 인프라나 인력 등 여러 사회경제적 여건이 중국을 대체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수출시장에서 미국 등 선진국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결국 정부가 펀더멘탈로 되돌아가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모멘텀이 사라졌으니 기업의 기술역량을 늘려주는 등 초격차 기술 확보로 수출 동력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 확보가 되면 개도국이든 선진국이든 다 활용할 수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식품 분야, 제조업 등 어떤 분야에서든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게 기업들의 기술 개발 유인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지난달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이번 정상회담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단순히 안보뿐 아니라 과학기술·경제·공급망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자는 의미에서 큰 변곡점이 됐다.지금 상황에서 한미일 안보나 경제에 대한 공조에 우리가 참여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전처럼 ‘전략적 모호성’으로 접근하는 대신 안보문제는 한미일 공조를 대전제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선을 분명히 하게 된 것이다. 초격차 측면에서도 한미일 공조는 중요하다. 미국은 설계기술, 일본은 소재기술이 좋고 우리는 생산기술이 좋다. 반도체뿐 아니라 첨단기술에서도 서로 협력하면서 초격차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중국과 미국 중 한쪽의 편을 들어야 한다는 요청을 받을 수 있는데.△외교안보 측면에서는 흑과 백이 있지만 경제 문제는 ‘윈윈(Win-win)’의 개념이다. 미국 역시 이중용도 외에는 중국에 투자하고 있다. 경제에서는 어느 날은 적이지만 어느 날은 아군이 될 수 있다.안보에 대해서는 한미일 협력을 전제로 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유럽연합(EU)과 같이 중국을 ‘리스크가 존재하는 경제적 파트너’로 접근하며 어떤 실효성 있는 경제협력을 할지 찾아봐야 한다.-세계경제 회복에 있어 올해와 내년 가장 큰 리스크는 뭐라고 생각하나.△전체적으로 미국의 외식이나 관광 등 서비스 수요가 개선하기 시작해서 단기적으로 올해 세계경제는 반짝 회복세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 경기 둔화가 심해지고 글로벌 정책 공조가 약화하는 것은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경기도 지금은 굉장히 좋게 보이지만 올해 4분기나 내년 초가 되면 고용시장 미스매치 해소, 금융기관 수익성 양화, 통화긴축 효과 등이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조금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경제의 하반기 전망은.△최근 한국은 확실히 무역이나 경상수지 흑자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외환시장도 한미 금리차가 큰 데도 안정화하는 모습이고, 대외부분도 리스크가 크지만 개선되는 모습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등 투자가 확대되며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가격도 동반상승할 수 있다. 반도체가 살기 시작하면서 무역수지 적자폭도 줄어들 수 있다.올해는 지난해에 대한 기저효과로 상반기보다는 적은 수출 감소율을 보일 것이다. 중국 단체관광 여파가 우리에게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따라 서비스수지 적자 부분 개선 가능성이 크다. 또 우리나라에 대한 해외투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반기에 유럽과 미국, 중국의 경기가 어떻게 될지는 리스크 요인이다.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부분도 모니터링해야 한다.-앞으로 KIEP를 어떻게 끌어갈 건가.△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대외협력과 네트워크 수요가 커졌다. 이에 따라 학제적 협력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대외협력부원장과 연구기획부원장으로 2인 부원장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기존 KIEP가 무역통상 중심 기관이었다면 앞으로는 지역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공적개발원조(ODA)와 공급망도 중요해졌다. 국제거시협력에 대한 인력도 늘리기 위해 세계전망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등 연구 포트폴리오를 바꿀 것이다. 중장기 대외정책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솔루션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겠다.이시욱 KIEP 원장은…△1967년생 △연세대 경제학 학사 △파리제9대학교대학원 응용경제학 석사 △미시간대학교대학원 경제학 박사 △전 KIEP 선임연구원 △전 한국국제통상학회 이사 △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전 KDI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 △현 KIEP 원장
2023.09.06 I 공지유 기자
‘中 대안’ 인도, 외국인 투자금 23조원 몰려…시총 '사상 최대'
  • ‘中 대안’ 인도, 외국인 투자금 23조원 몰려…시총 '사상 최대'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로서 인도의 매력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인도로 몰려들고 있다. 덕분에 인도 증시는 연일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의 한 시민이 뭄바이 증권거래소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AFP)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인도 주식을 172억달러(약 23조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로 살펴보면 글로벌 트레이더들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인도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견조한 경제 성장 및 강력한 기업 실적, 중국과 비교해 안정적인 정치적 환경 등으로 중국에서 자금을 빼내 인도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월별 기준으로 2021년 3월 이후 최장기간 인도 증시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면서 “지난해 외국인 자금이탈로 증시가 하락한 것을 만회하고도 남을 만큼 많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 힘입어 인도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이날 사상 최고액인 3조 7500억달러(약 4993조원)를 기록했다. 아울러 인도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BSE Sensex지수와 NSE Nifty50 지수는 올해까지 8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주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주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지타니아 칸다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은 투자가 너무 많다. 레버리지가 과도하고 공급과잉 상태다. 이 때문에 기업들도 최근 공급망 다각화 측면에서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는 반대로 투자가 부족하다. 최근 글로벌 센터가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인도에서 만들고, 인도에서 일하는 생태계가 구축되는 등 부동산 측면에서 새로운 순환을 시작하고 있다. 확실한 기회가 있다”고 진단했다.
2023.09.05 I 방성훈 기자
책임 더 커진 한국도로공사 전새얀 "올시즌 300득점 목표"
  • 책임 더 커진 한국도로공사 전새얀 "올시즌 300득점 목표"
  • 한국도로공사 전새얀. 사진=KOVO[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올 시즌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새 주전 공격수로 기대를 모으는 전새얀(26)이 ‘시즌 300득점’을 목표로 삼았다.현재 소속팀과 함께 일본 전지훈련에 참가 중인 전새얀은 5일 구단을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올 시즌엔 300득점을 하고 싶다”며 “그러기 위해선 시합에 많이 뛰어야 한다.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사람이 엄청 많은데 그곳에서 살아남고 싶다”고 말했다.지난 시즌 보조공격수로 198점을 올리며 요긴한 활약을 펼쳤던 전새얀은 주공경수 박정아가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하면서 주전 자리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아시아쿼터로 태국 국가대표 타나차 쑥솟(24)이 합류한데 이어 고의정(23)도 트레이드를 통해 가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24)도 아웃사이드 히터로 뛸 가능성이 있다. 전새얀으로선 치열한 주전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2014년 프로에 데뷔한 전새얀은 팀 내에서 허리 라인이다. 박정아, 정대영 등 베테랑들이 팀을 떠나면서 그가 책임질 부분이 그만큼 많아졌다. 전새얀은 “저번 시즌까지는 주로 언니들을 따라가는 역할이었는데, 이제 저도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챙겨야 한다”며 “사실 부담 때문에 코보컵 때 제 모습을 제대로 못 보여준 것 같아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전새얀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그는 “연습량이 중요하다”며 “준비를 잘하면, 시즌 때도 잘 나오는 것 같다. 리시브든 공격이든 많이 해보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전지훈련은 세 번째인데, 이전에는 거의 백업으로 와서 경기를 많이 못 뛰었다. 이번에는 주어진 시간이 많으니, 최대한 많이 뛰면서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지금까지는 리듬이 좋다. 시즌 끝까지 좋은 리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주전 경쟁에 임하는 전새얀의 강점은 뭘까. 전새얀은 “그래도 블로킹은 자신이 있다”며 “엄청 뛰어난 (배)유나 언니 수준의 블로킹은 아니지만, 자신이 있는 편”이라고 했다. 또한 “아웃사이드 히터는 리시브가 생명이다. 공격이 아무리 안 돼도 리시브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매일 연습하고 있다. 아마 배구 그만둘 때까지 계속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전새얀은 “일본 선수들이 팔이 굉장히 잘 퍼져있고, 리시브 자세가 다 비슷하다”며 “한국은 다들 자세가 다르다. 도레이팀은 자세나 위치가 다 같더라. 하체로 버티는 게 중요한데 안정돼 보인다”고 털어놓았다.그러면서 “확실히 (다른 사람 자세를 보면) 배우는 게 있다. 저희 팀 (임)명옥 언니도 리시브를 엄청 잘하지 않나”며 “리시브 연습할 때 언니 자세만 보려고 하기도 한다. 리듬이나 받는 위치가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어느덧 책임감도 부쩍 자랐다. 전새얀은 “지난 시즌 때도 그랬지만, 초반에 솔직히 많이 좋을 것이라 장담은 못하겠다”면서도 “시즌은 길기 때문에, 끝까지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23.09.05 I 이석무 기자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 "K컬처 힘으로 서울 관광 3000만명 이룬다"
  •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 "K컬처 힘으로 서울 관광 3000만명 이룬다"
  • [이데일리 양희동 송승현 기자] “오징어게임과 BTS 등 K드라마·K팝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한국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생겼다. 지금 해외 관광객들이 서울을 찾는 요소는 우리 문화에 대한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소한 골목길, 카페, 유명인이 머물던 장소 등이다. 이런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사진=김태형 기자)길기연(63·사진)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지난 8월 28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목표로 제시한 연간 해외 관광객 3000만명 달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전략 등을 밝혔다. 또 지난 2년간 서울관광재단을 이끌며 추진해온 사업의 성과와 향후 임기 내 달성하고 싶은 목표 등도 제시했다.길기연 대표는 젊은시절 퍼시픽아일랜드클럽(PIC)이란 다국적 호텔에 근무했고 여행사를 직접 운영하기도 했다. 또 공기업인 코레일관광개발 대표까지 역임한 관광 분야 전문가다. 그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팬데믹이란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2022년 9월 북한산에 도심등산관광센터를 여는 등 ‘등산관광’이란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발굴하기도 했다.길 대표는 “서울은 고궁과 남산, 명동, 인사동 등의 기존 콘텐츠로 버텨왔지만,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미국·유럽 등엔 없는 새로운 도시 콘텐츠가 필요해졌다”며 “서울은 관광지로서 도심 속 ‘산’이 매력이 있고 전 세계인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도 85% 이상이 산이 있으면 좋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산 등산센터를 세우고 등산화 등 장비도 대여해 반응이 좋았다”며 “1년간 1만명의 방문객이 찾아 95% 이상의 만족도를 나타내 종로구에 2호점을 추가로 열고 관악산에 3호점도 생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지난해 8월 6일 새롭게 개장한 광화문광장을 활용한 관광 콘텐츠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당초 청계천에서 진행되던 서울빛초롱축제를 광화문광장으로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다.길 대표는 “오세훈 시장과 광화문광장을 활용해 세계 4대 겨울 축제로 만들자고 논의해 예산을 확보, 서울빛초롱축제를 열었더니 크리스마스엔 14만명이 다녀갔고, 총 140만명이 즐겼다”며 “여름엔 더우니 써머비치를 만들었고 약 2주간 65만명이 찾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서울관광재단은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을 위해 K팝 음원 구매 예산도 확보,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거리와 카페 등에서 K팝이 울려 퍼지도록 할 계획이다.국제회의와 기업 포상여행, 컨벤션, 전시 등을 통칭하는 ‘마이스(MICE)’도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특히 2025년 열릴 국제컨벤션협회(ICCA) 총회의 서울 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길 대표는 “마이스는 세계적으로 관련 시장이 엄청 크고 방문시 비용도 일반 관광객의 두 배 이상을 쓴다”며 “국제컨벤션협회 총회엔 1500명이 오고 관련 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이기 때문에 서울의 마이스 인프라 등을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오세훈 시장이 추진 중인 서울링 등 ‘한강 그레이트 선셋’ 프로젝트와 관련한 관광 콘텐츠 개발도 해외 관광객 3000만명 시대의 발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길 대표는 “런던아이는 한해 350만명이 찾는 명소인데 서울에도 서울링이 꼭 필요하다”며 “한강이 보이는 다양한 명소를 만들고 곤돌라 등 남산에 인프라 투자도 계속해야한다”고 말했다.개방 1년을 넘긴 청와대도 서촌·북촌·경복궁 등 주변을 아우르는 관광클러스터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길 대표는 “조선시대 왕이 살던 경복궁과 왕궁 물건을 납품하던 서촌, 양반이 살던 북촌에 대통령이 살던 청와대까지 엄청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며 “청와대는 제대로 잘 관리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서울관광재단은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해외지사 개설도 추진하고 있다.길 대표는 “재단의 정체성에 부합하고 사업 내실화 등을 위해 해외지사를 세울 필요가 있다”며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에 임기 내에 2곳의 지사를 우선 만들어 현지인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경기대 영어영문학과·고려대 정책학 석사·한양대 관광학 박사수료 △퍼시픽 아일랜드 클럽(PIC) 호텔 부장 △제5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2023.09.04 I 양희동 기자
"AI판사? 유·무죄 판단까진 어렵죠…재판 속도는 높일 것"
  • "AI판사? 유·무죄 판단까진 어렵죠…재판 속도는 높일 것"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재판에서의 유무죄는 인공지능(AI)이 판단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고도화된 AI라고 하더라도 재판에서의 최종 판단은 인간 판사가 해야 합니다.”법학자인 정채연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법제도에서의 AI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인간 판사의 역할 자체를 대체할 수 있는 ‘AI 판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정채연 포스텍 교수.사법 시스템에 AI를 가미하려는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엔 주로 재판 결과에 대한 불신이 ‘AI 판사를 도입하라’는 식의 요구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챗GPT의 엄청난 열풍과 함께 생성형 AI 시대에 접어들며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거세진 모양새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할루시네이션(환각현상)을 고려할 때 이를 개인의 신상과 직결되는 판결에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법조인들의 공통된 인식이다.뉴욕주 변호사이기도 한 정 교수는 카이스트(KAIST) 재직 시절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AlphaGo) 열풍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AI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대법원 산하 사법정책연구원에서 초빙연구위원 자격으로 ‘사법절차 및 사법서비스에서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 및 수용을 위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AI, 재량 영역·규범적 가치 평가 불가능”정 교수는 “AI는 본질적으로 재량이 필요한 영역과 규범적 가치 평가가 이뤄지는 업무를 수행하지 못한다”면서 “사법 판단의 영역에서 AI가 제한적으로 보조적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오롯이 판사가 해야 한다”고 AI의 역할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그는 “AI가 사법시스템이 도입이 된다면 ‘판사의 판단 영역’이 아닌 사법절차 전반에서 활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최근에 신속한 재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판사의 업무 경감과 관련한 부분에서 우선 적용하는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사법시스템에 AI 기술 도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이다.현재 행정기본법상 ‘자동적 처분’ 조항을 통해 AI 기술을 포함한 완전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한 행정청의 처분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향후 법원도 이와 유사한 아주 경미한 사건에만 AI 판단을 통한 판결이나 결정이 일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정 교수는 이와 관련해 “헌법상 재판청구권에 대한 소극적 요건을 고려할 때, 향후 이의제기가 가능하고 판사에 의해 종국적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판사의 재량 판단이 아닌 사법절차의 효율성을 재고하는 방향성에서 AI 활용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객관적·정량적 분석이 필요한 보석이나 양형 판단 등의 단계에서 재범 가능성이나 위험도를 평가에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재판의 비본질적 부분에 대한 판사들의 업무경감을 덜어줌으로써 최근 화두인 신속한 재판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민사서 AI 활용 가능성 더 많아…해외도 사례 다수 법원이나 판사가 아닌 소송 당사자에게도 AI는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다. 검사에게 유죄의 엄격한 증명력을 요구하는 형사재판에 비해, 소송 당사자에게 입증 책임을 부여하는 ‘사인 간 분쟁’인 민사재판에서 AI의 관여 여지는 더 많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특히 ‘나홀로 소송’ 지원 등에서 AI의 역할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자소송 도입 후 나홀로 소송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비법률가들에게 소송은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다.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민사소송의 특성상 권리구제를 받기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정 교수는 AI가 이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홀로 소송’을 위한 AI 플랫폼이 구축되면 소송 당사자들에게 관련 절차를 안내하고, 문서 작성·제출을 편리하게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외국에선 이미 사법절차에서 AI가 활용되는 사례가 많다. 정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일부 주에서 소액 사건, 교통법규 위반 사건 등에 대해 ‘법원 온라인 분쟁절차(ODR)’ 방식을, 호주에선 이혼 시 재산분할 자문을 수행하는 AI 프로그램 ‘스플리트 업(Split-Up)’을 도입했다. 영국과 프랑스 등도 사법시스템 일부에 AI 기술을 접목했다. 정 교수는 법원 외에도 수사와 변호사업계 등 사법시스템 전반에 AI 기술이 접목될 여지는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조의 다양한 영역에 AI가 도입되면 결국 일반 시민의 사법 접근성은 매우 높아질 수 있다”며 “이 같은 선진화된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사법불신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3.09.03 I 한광범 기자
9개 국어 천재 '타일러' 하남시민 대상 자녀교육 노하우 전수
  • 9개 국어 천재 '타일러' 하남시민 대상 자녀교육 노하우 전수
  • [하남=이데일리 황영민 기자]미국 출신 방송인 타일러 라쉬(Tyler Rasch)가 하남시민을 대상으로 외국어 학습에 대한 자녀교육 노하우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경기 하남시는 지난 30일 시청 별관 대강당에서 타일러씨를 초빙해 ‘2023 하남명사특강’을 진행했다. 지난 30일 하남시청 대강당에서 방송인 겸 작가 타일러 라쉬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녀 외국어 교육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사진=하남시)하남명사특강은 명사를 초청한 평생학습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명품 평생학습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이현재 시장의 의지에 따라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방송인 겸 작가로 활동 중인 타일러 라쉬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 등 9개 국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타일러씨는 ‘언어 천재로 키우는 자녀교육’을 주제로 △어려운 것 선호하기 △접하는 대로 갖고 놀기 △적합한 환경 설계하기 등 다양한 외국어 습득 방법을 소개했다. 타일러씨는 “아이들이 외국어를 공부할 때 모르는 것들을 해결해나가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어려운 것을 선호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문장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반복적으로 표현해 입에 달라붙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라며 “아울러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언어에 맞춰 휴대전화 언어 설정을 해당 언어로 바꾸는 등 자주 노출될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시민은 “막막하기만 했던 자녀의 외국어 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하남시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소감을 남겼다.한편, 하남시는 오는 10월 5일에는 34년차 방송인 이금희 아나운서를 초청해 ‘한마디 말로 우리는’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이금희 아나운서는 KBS 아침마당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약 3만명을 인터뷰한 레전드 방송인으로, 이번 특강에서 삶과 말하기에 대해 막막함을 가진 사람들을 향한 격려와 조언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10월 명사특강은 9월 7일부터 하남시평생학습포털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2023.08.31 I 황영민 기자
 "K-치안 알렸다"…`잼버리 사태` 속 활약한 경찰 통역요원
  • [경찰人] "K-치안 알렸다"…`잼버리 사태` 속 활약한 경찰 통역요원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 K-치안을 알렸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최근 외사 치안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외국어 능력을 활용해 앞으로 시민에게 봉사하는 경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왼쪽부터)성현웅 순경, 민혜연 순경, 정현영 순경. (사진=손의연 기자)성현웅(31)·민혜연(23)·정현영(31)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순경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지난 11일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K-팝 콘서트 현장에서 근무한 경험을 전하며 입 모아 말했다. 앞서 경찰은 외국인 참가자가 많은 행사 특성을 고려해 K-팝 콘서트 현장에 외국어가 유창한 경찰관 70명을 배치했다. 세 순경은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 선발된 경찰 통역요원으로, 이번 콘서트 현장에 동원됐다. 민혜연 순경과 정현영 순경은 영어 통역 요원, 성 순경은 일어 통역 요원으로 활약했다.민 순경은 “복잡한 현장에서 줄을 이탈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있었는데 우리가 제복을 입고 있으니까 대원들이 와서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많았다”며 “잼버리 퇴영식 때 휠체어를 탄 분이 대열에서 낙오돼 다시 대열로 무사히 복귀하도록 도왔는데 보람 있었다”고 웃어보였다. 정 순경도 “한 번은 미국에서 아들을 찾아온 한 어머니가 우리에게 와 도와달라고 했는데, 나중에 모자가 울면서 상봉하는 모습을 봐 감동스러웠다”며 “제복을 입고 응대하니 책임감도 느껴지고 한국 경찰을 대표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성 순경은 “잼버리에 참가한 대원들이 어리다보니 마주칠 때마다 같이 하이파이브를 해주기도 했다”며 “한국 경찰이 친절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건넸다는 좋은 인식을 가지게 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덧붙였다.이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근무한 순경이다. 대규모 국제행사에 동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번화가 중심에 위치한 홍익지구대 특성 상 외국인을 대할 일이 많아 평소에도 외국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작게는 분실물을 찾아주는 일부터 크게는 폭행 등 외국인이 연루된 사건도 다룬다. 민 순경은 “의사소통이 되면 확실히 신고 처리를 더 빨리 할 수 있다”며 “각 나라마다 법이나 문화가 다른데, 법률 용어나 법 체계 같은 것을 외국인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느껴 더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 순경도 “코로나가 끝나고 외국인이 눈에 띄게 많아져 외국인 민원도 늘었다”며 “민원을 해결해주면 고마워하는데, 한국 경찰로서 창피하지 않게 더 발전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세 사람은 끊임 없이 공부해야 하는 외국어 특성 상 바쁜 와중에도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 순경은 “최근까지 전화영어를 했었고, 미국 유튜브를 보면서 감을 잃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성 순경도 “일본인 민원인이 왔을 때 100% 다 알아듣지 못할 때가 가끔 있어 체크해놨다가 나중에 따로 공부한다”고 끄덕였다.세 순경은 잼버리 행사 동원을 계기로 통역 요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민 순경은 “국제적인 행사도 많고 외국인의 입국이 늘어난 상황인데 여러 방면으로 경찰 조직에서 언어능력을 발휘하고 싶다”며 “사고와 범죄를 예방하는 업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어 능력을 발휘해 치안 유지에 힘쓰고 싶고 국제 범죄와 관련해서도 통역 요원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들처럼 통역요원으로 활동하는 인원은 경찰 내 955명 정도 있다. 경찰은 인력풀을 구성해 통역 요원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어 전문요원을 특채로 따로 선발하기도 하고, 공채 인원 중 외국어가 뛰어난 이들을 추리기도 한다. 최근엔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뿐만 아니라 태국어, 몽골어, 따갈로그어(필리핀), 미얀마어 등까지 다양한 언어 가능자를 뽑고 있다. 통역 요원들은 시도청에 소속돼 외사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또 일선 현장에서 외국인 관련 사건에 언어 능력을 활용한다. 국제행사 등 통역 요원이 필요할 때 차출되기도 한다.
2023.08.25 I 손의연 기자
프리고진 죽음 이후 바그너그룹은?…"러시아가 인수 할 것"
  • 프리고진 죽음 이후 바그너그룹은?…"러시아가 인수 할 것"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시도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죽음 이후에 러시아가 바그너그룹을 인수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1일(현지시간) 아프리카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동영상에서 프리고진은 대원들을 모집하고 있다며 가입 자원자들을 위한 전화번호를 첨부했다. 프리고진은 지난 6월 무장 반란을 일으킨 후 정확한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연합)23일(현지시간) 전 미국 국방장관이자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인 리언 파네타(Leon Panetta)는 CNN과 인터뷰에서 “프리고진을 태운 것으로 알려진 비행기가 추락한 후 러시아가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인수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바그너그룹은 러시아의 민간 군사기업(PMC)으로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전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으며, 수장인 프리고진은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 사태를 벌인 후 2개월 만에 이날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파네타 전 장관은 “러시아는 이 사람들(바그너그룹)이 기본적으로 독자적으로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러시아가 아프리카와 아시아 및 기타 지역에 있는 바그너그룹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바그너 그룹에 속한 사람들도 걱정해야 하는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아울러 프리고진 사망의 배후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한때 러시아 최대 외국인 투자자였던 빌 브라우더 에르미타주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CNN과 인터뷰에서 “푸틴을 약해 보이게 만들면 이런 일이 일어난다”며 “배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프리고진은 기본적으로 푸틴을 배신했고, 반란을 조직했다”며 “푸틴은 절대 용서하지 않고 절대 잊지 않는 사람”이라고 부연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이 비행기 추락 사고의 배후에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네바다주에서 휴가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언론과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실히 모르지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7월 프리고진이 반란을 실패한 이후 안전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말한 점을 다시 언급하며, “기억하겠지만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었다”며 “나라면 ‘타는 것’을 조심하겠다고 말했었다”고 했다.
2023.08.24 I 이소현 기자
“'정년·연금, 개혁으로 접근하면 더 큰 문제 초래…점진적 변화 꾀해야”
  • “'정년·연금, 개혁으로 접근하면 더 큰 문제 초래…점진적 변화 꾀해야”
  • 안주영(46) 일본 교토 류코쿠대학교 정책학부 교수가 지난달 5일 해당 대학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일본(교토)=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일본은 정년 연장 문제를 15년 간에 걸쳐 55세부터 65세로 점진적으로 바꿔왔습니다. 사람들이 적응할 시간을 주면서도 노인 빈곤 문제를 방치하지 않았습니다.”우리나라는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전환하는 기간이 불과 25년에 불과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18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에 진입했고 7년 뒤인 2025년에는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이상)로 진입할 예정이다. 일본은 1971년 고령화사회로 진입한 뒤 1995년 고령사회에 들어섰고, 2006년 65살 인구가 20.2%를 넘어서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도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기까지 3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이를 회피하지 않고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갔다. 안주영(46) 일본 교토 류코쿠대학교 정책학부 교수는 일본에서 19년째 거주하며 고용정책, 복지국가, 노동정치 등을 연구한 학자이다. 교토대에서 법학연구과 박사를 밟은 뒤 일본 학술진흥원 특별원구원 등을 지낸 그는 일본에서 외국인의 시선으로 고령자들과 관련된 ‘연금-정년 연장’ 등의 문제를 지켜봐 왔다. 안 교수는 지난달 5일 교토 류코쿠대학교에서 진행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년연장과 연금 수급 연장 문제를 개혁의 문제로 보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최대한 지금의 제도를 토대로 인생을 설계해온 사람들이 ‘이게 뭐야’라고 느끼지 않도록 제도를 바꿔가야 한다”고 말했다.그가 점진적인 변화를 주장하는 것은 전 세대에 걸친 제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지금 연금으로 몇 세에 얼마를 받을 수 있게 해놨는데, 10~20년 뒤에 재정이 고갈되니까 연금을 줄여야 한다고 개혁한다면 특히 2030세대가 제도에 대한 불신을 느낄 수 있다”며 “나중에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데 우리가 열심히 국민연금을 완납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일본 내에서도 한국의 빠른 제도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제도의 변화에 따라 쫓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양산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 정부에서도 일본의 제도들을 중에 좋은 제도를 그대로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의 제도가 변화돼온 맥락과 이러한 제도의 변화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융합될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년 연장 등의 논의는 구성원들의 타협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용제도라는 것이 각 현장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는 노사의 협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면서 “다만 노사의 협력만 일방적으로 강조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력의 거래에서 필연적으로 노동자는 약자이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점을 도외시한 채 노사협력을 강조하면 결국 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결과에 다름없고, 노사협력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이 두가지 점을 인식하고 양측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2023.08.22 I 황병서 기자
‘상담-세미나-취업지원’ 원스톱 지원’…일본, 노인 일자리 책임진다
  • ‘상담-세미나-취업지원’ 원스톱 지원’…일본, 노인 일자리 책임진다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허리디스크 수술 이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러 왔어요.”지난달 6일 오전 11시 도쿄도 신주쿠구의 실버인재센터 앞. 마츠다(73·가명)씨는 일자리 소개를 받고 막 나오는 길이었다. 그는 6월 21일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고 퇴원을 한 뒤 보름 만에 상담 코너를 찾았다고 전했다. 당장 이날 회사를 소개받지는 않았으나, 구직을 하고 있다는 서류를 제출한 것. 구인표를 보고 마음에 드는 일자리가 있었지만, 하루 교통비가 500엔밖에 되지 않아 좀 더 알아볼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수술 전 소개받아 다니던 직장은 통근비용으로 월 1만7000엔을 줘 만족했다”면서 “통근 비용을 어느정도 주면서 청소 이외의 가능한 일을 선택하려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마츠다(73·가명)씨가 지난달 6일 오전 11시 도쿄도 신주쿠구의 실버인재센터에서 일자리 소개를 받았다.(사진=황병서 기자)◇ 고령자 일자리 산실 ‘실버인재센터’ 가보니실버인재센터는 60세 이상 일할 의욕이 있는 사람들이 회원으로 등록하면 공공 민간 개인 등 일손이 필요한 곳의 일감을 의뢰받아 구직자들에게 연결해준다. 일감을 의뢰한 곳은 노동의 대가로 센터에 비용을 지불하고 센터는 이를 회원들에게 ‘배분금’이란 형태로 지급해준다. 일감 대부분은 맨션 청소, 주차장관리 업무, 학교청소, 아파트 청소, 아동통학 등 단기적이고 시간 구속이 없는 가벼운 것이 많지만, 외국어 통번역, 운전, 페인트칠, 의류수선 등 어느정도 전문성이 필요한 일도 늘었다. 주 1회부터 15일까지 다양한 기간에 걸쳐 1회에 적게는 1시간에서 많게는 6시간 이상 근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받는 배분금은 1072엔에서 1500엔까지 다양하다.고령자들은 실버인재센터를 통해 월 1회 취업상담을 받거나 구인표를 통해 직업을 알아본 뒤 회사 등에 파견을 나가 근무를 한다. 근무를 마친 뒤에는 보고서를 작성해 다시 실버인재센터에 제출하면 된다. 지난달 3일 방문한 도쿄도 도시마구의 실버인재센터에서 만난 마사코(69·가명)씨는 “언제 출근했는지와 일하는 시간 등을 적고 파견된 직장에서 확인 도장 등을 찍어준다”고 말했다. 해당 센터 관계자는 “보고서를 받은 뒤 저희가 기업한테 비용을 청구하지만 노인분들에게 선지급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도시마구 실버인재센터 소속 소네다 유타카 차장은 최근 들어 70세 이상 회원분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역별로 다르긴 하지만 저희 인재센터에 회원으로 등록된 사람들의 평균 나이는 75세이고 매년 0.3세에서 0.5세 정도 나이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들도 젊은 층 인재가 부족하다보니 경험 있는 사람들을 계속활용하고 있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돈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고 건강용이나 지역활동을 위해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에 어떤 직장을 다녔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이데일리가 지난달 4일 일본 도쿄도 지요다구에 위치한 도쿄시고토재단에서 담당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상담-세미나-취업지원’ 3박자로 원스톱 지원실버인재센터 사업을 총괄하는 도쿄도시고토재단은 고령자 등 모든 구직자를 대상으로 ‘심층상담→진로설계→직업훈련→집중취업알선’까지 맞춤형 통합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고령자를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커리어 상담 안내 △일 도전 65 △액티브 시니어 △수석 취업 지원 캐러밴 등이 있다. 커리어 상담 안내는 지금까지의 직업 경험이나 경력, 희망에 따른 조언(어드바이스)를 하는 취업상담을 가리킨다. 이곳에서는 △이력서 및 직무 경력서 작성 조언 △직업 찾기의 방향성을 결정하기 위한 조언 △취업 지원 도구를 사용한 조언 등을 진행한다.‘일 도전 65’란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재취업을 할 때 일자리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 인사담당자와 연락해 면접 전 견학이나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고령자들 중 취업활동을 안 하다가 다시 하려는 경우, 불안감이 있는데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게 됐다는 것이 재단 측의 설명이다. 중소기업 전문가 인재개발 프로그램도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일했던 고령자들이 본인들이 갖고 있는 업무능력 등을 중소기업에 맞춤형으로 제공해 줄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액티브 시니어는 재단이 인적 지원, 도쿄도가 재정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55세 이상 분을 대상으로 한 무료 직업 소개소이다. 도쿄도 내 10곳에 설치돼 있다. 수석 취업 지원 캐러밴은 세미나, 합동 면접회, 상담·정보 제공 등을 제공한다.도쿄도시고토 재단 종합지원부 내 고령자 고용대책 담당인 이다 테츠야 과장은 “고령자층 지원 사업은 취업상담과 고령자에 대한 체험 세미나 등 두 축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 재취업 활동 지원 세미나는 267회 진행했다”면서 “참가자는 3751명, 온라인으로 1981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그는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취업 강습의 경우 60% 이상 높은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247명이 수강을 했고 166명이 취업을 했다”며 “수료자의 30%는 65세 이상이다. 요양복지사, 경비, 아파트 관리 등 일본에서 인력 부족 업종이라고 하는 곳에 많이 취업했다”고 말했다.단순한 일자리에 그치지 않는다. 도쿄도는 고령자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기업은 고령자의 활용 노하우를 습득 할 수 있는 ‘도쿄 커리어 트라이얼65’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령자들에게는 주로 IT 기술직 등 구직 요구가 높은 기업을 소개하고 있다. 도쿄도 산업노동국 내 고령자 취업지원을 담당하는 히라오카 타카히로 과장은 “단순 일자리를 원하는 것 외에 고령자들 중에서는 지금까지 경험과 지식을 발휘하려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이런 분들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책 중 하나가 ‘도쿄 커리어 트라이얼65’”라고 말했다. 이어 “2021년도에는 500개 회사가 등록을 했고 실제 400명의 고령자들이 이 제도를 통해 일을 했었다”고 덧붙였다.※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통·번역 도움=강태규 통역사)지난달 6일 오전 11시 도쿄도 신주쿠구의 실버인재센터 내에서 일자리 소개서를 보고 있는 한 노인의 모습.(사진=황병서 기자)
2023.08.22 I 황병서 기자
유성훈 "서울 막내 금천구, 첨단 관문도시로 도약"
  • 유성훈 "서울 막내 금천구, 첨단 관문도시로 도약"[지자체장에게 듣는다]
  • [이데일리 양희동 송승현 기자] “금천구는 서울의 막내 자치구로 편입되다 보니 그동안 소외 지역이었지만, 서울의 관문 도시이기도 하다. 2025년 금천구 개청 30주년을 앞두고 내년에 금천구의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를 발표할 계획이다.”(사진=노진환 기자)유성훈(사진·61) 서울 금천구청장은 민선 8기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16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금천구의 도시 브랜드 개발 계획을 밝혔다. 금천구는 기존 ‘눈부신 금천구’를 대체할 브랜드에 서울 서남권의 첨단 관문도시로 도약해 서울의 끝이 아닌 시작이란 의미를 담고, 주민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금천구는 올해 수행업체와 용역 계약 체결하고, 도시 브랜드 개발 추진단을 구성했다. 유성훈 구청장은 “금천구는 이미지적으로 연상되는 부분이 없었는데 과거엔 금천현감이 있던 행정의 중심지이고 ‘G밸리’는 국가를 먹여 살린 수출 산업 1호 공단으로 역사의 현장”이라며 “브랜드를 통해 금천구의 차별화된 정체성을 확립하는 핵심 요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민선 7기에 이어 재선에 성공한 유 구청장은 취임 이후 1년간 현장 구청장실과 문자 민원 접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과의 소통을 확대해왔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서울에서 처음으로 전국노래자랑을 유치해 지난 4월 4일 금천체육공원 운동장에서 약 5000명의 주민이 참가해 녹화를 진행하기도 했다.유 구청장은 “코로나 이후 구민들이 대규모 공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지난해 8월 전국노래자랑을 유치해달라는 문자 접수가 있었고, 실제 성사시켜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금천구를 활력있는 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유 구청장은 민선 7기에 이어 8기에서도 지역 숙원사업인 △신안선선 건설 △대형종합병원 건립 △금천구청역사 복합개발 △공군부대 용지 개발 등을 묶은 ‘3+1’사업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유 구청장은 “지역개발과 공동체 활성화 두 가지를 추구해 도시 본연의 모습과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3+1’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신안산선은 계획 대비 공정률이 잘 진행되고 있고, 종합병원 문제도 환경부와 토지 정화 관련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금천구청역사 복합개발은 올 하반기 한국철도공사와 가시적인 진척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군부지 용지 개발은 서울시, 국방부 등과 합의를 했고, 올해 국회에서 관련 법 통과를 위해 국토위에서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청년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금천구(서울 자치구 중 7위)는 G밸리(가산디지털단지) 등 풍부한 일자리를 바탕으로 관련 지원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유 구청장은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금천구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 정비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건강·과학·환경·뮤지컬 스쿨 등 4대 체험학교를 통한 진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금천구는 청년 고립 문제 해소를 위해 지역 사회에서 청년들이 함께 모여 식사와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만들어 호응을 얻고 있다.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이민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동포 등 외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금천구의 상황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천구는 외국인 주민이 3만 878명으로 전체 구민의 12.5%를 차지하고 있다.유 구청장은 “우리 사회는 출산율이 심각한 상황에서 다문화 사회로 갈 수 밖에 없고, (이민 확대는)자연스런 과정으로 봐야한다”며 “금천구 등 서남권은 중국동포 밀집지역이란 특수성이 있어, 구 차원에서 주민 자치위 참여와 글로벌 센터 구축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구민들 중 (중국동포에 대한)거부감을 얘기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건 실태를 보면 오해”라며 “중국동포는 이미 일반주민화 돼 있고, 다문화 소식지를 만들어 좋은 사례들을 체계적으로 홍보·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서울시 내에서의 지역균형개발도 금천구의 관심 사안이다. G밸리 상주 인구를 감안한 인프라 투자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유 구청장은 “서울시 차원에서 균형개발이 필요하고 강남 등에 유리한 ‘비용대비편익(BC)’와 함께 낙후도 지수 등도 개발해 넣어야한다”며 “금천구는 인구가 23만명인데 G밸리 상주 인구만 10만명이고, 교통 유발금도 올해 130억원이나 내는만큼, 도로 확충 등에 시가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유성훈 금천구청장△중앙대 경영학과·한양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민주통합당 중앙당 사무부총장 △제19대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선거 후보(비례) △전국책읽는도시협의회 회장 △남북평화협력 지방정부협의회 부회장
2023.08.22 I 양희동 기자
지휘 콩쿠르까지 석권 '브라보'…국내 판 키우기는 숙제
  • 지휘 콩쿠르까지 석권 '브라보'…국내 판 키우기는 숙제[진격의 K클래식]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세계 음악계를 향한 ‘K클래식’의 진격이 거침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연주자들의 국제 콩쿠르 입상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기악, 성악 부문 대표 콩쿠르 석권에 이어 최근엔 ‘오케스트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지휘 부문 콩쿠르에서도 우승 소식이 들려와 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K클래식’의 저력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분위기다.지휘자 윤한결. (사진=크레디아)◇“윤한결의 지휘는 마음에서 흘러나오게 해”최근 한국 클래식계의 낭보는 지휘자 윤한결(29)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이하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 수상이다.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이름을 딴 국제 경연대회에서 한국인 지휘자가 상을 받은 것은 윤한결이 처음이다. 클래식계의 미래를 이끌 젊은 지휘자들의 대표적인 등용문으로 수상자에게는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클래식 축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지휘 기회가 주어진다. 심사위원단은 “윤한결의 지휘는 카리스마 있고 준비가 철저히 돼 있으며 기술적으로 뛰어났다”며 “그의 지휘는 음악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게 한다는 점을 느끼게 해 줬다”고 평했다.윤한결은 한국 클래식계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젊은 지휘자다. 지난해 11월 영국 클래식 아티스트 전문 매니지먼트사 아스코나스 홀트와 전속 계약을 맺고 세계 무대에서 활동 중이다. 아스코나스 홀트에는 세계적인 지휘자 사이먼 래틀, 다니엘 바렌보임과 첼리스트 요요마, 한국의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정명훈, 김선욱 등이 소속돼 있다.윤한결의 이번 수상은 ‘K클래식’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지휘자 성시연(2006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 우승, 2007년 제2회 말러 지휘 콩쿠르 1위 없는 2위), 차웅(2017년 토스카니니 국제 지휘 콩쿠르 1위 없는 2위) 등의 뒤를 이어 오랜만에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얻은 성과이기 때문이다. 박선희 전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는 “과거 정명훈이 1974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2위를 차지한 뒤 카퍼레이드했던 것만큼 임팩트가 큰 수상”이라며 “정명훈의 뒤를 이을 차세대 지휘 스타의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고 평가했다.‘K클래식’은 지난해 기악 부문 콩쿠르에서 대거 우승자들이 쏟아지면서 탄생한 신조어다.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임윤찬, 제12회 장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 양인모, 2022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 최하영 등이다. 이들은 역대 최연소(임윤찬) 또는 한국인 최초(양인모·최하영) 등의 기록을 세우며 한국 클래식의 저력을 세계 무대에 알렸다.202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 부문 우승자 바리톤 김태한. (사진=주벨기에유럽연합한국문화원)◇콩쿠르 도전은 꿈 펼치기 위한 가장 빠른 도전한국 클래식 연주자들이 해외 콩쿠르에 도전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세계 무대에서 연주자로서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다. 클래식 연주자 입장에선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빠른 관문이 콩쿠르다. 해외 유명 콩쿠르에서 우승할 경우 남성 연주자들에게는 예술요원으로 병역 복무를 할 기회도 주어진다. 여기에 한국 특유의 교육열과 경쟁 문화가 더해지면서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클래식 관계자는 “한국의 남다른 교육열은 영재 교육 등을 통해 실력 있는 연주자를 계속 배출할 수 있는 근간”이라며 “부모가 음악을 하는 자녀를 지원하는 의지도 외국보다 더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서양에서 클래식 전공자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도 한국 연주자들의 콩쿠르 성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해외 유명 음악대학에 다니는 한국인 연주자들의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국립심포니의 ‘KNSO국제아카데미’를 위해 한국을 찾은 독일계 한국인 첼리스트 최우식은 “몇 년 전 대학(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음악대학)을 다닐 때만 해도 한국인 학생은 몇 명 안 됐는데, 지금은 한국인의 숫자가 일본 학생들보다도 훨씬 많다”며 “클래식의 흐름이 한국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전했다.한국 클래식 시장은 국내 공연시장에서 뮤지컬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커지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2년 공연시장 동향 총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클래식 티켓판매액은 약 648억원으로 뮤지컬(4253억원)의 뒤를 이었다. 공연 건수에선 클래식이 6894건으로 전체 공연 건수의 48%에 달할 정도로 가장 많았다. 올해 상반기 티켓판매액도 약 354억원으로 전년(256억원) 대비 38.3% 성장했다.‘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23’ 가곡 부문 우승을 차지한 테너 김성호. (사진=BBC)◇국내 클래식 시장 성장 위해선 무대 늘어야한국 클래식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콩쿠르 입상자를 위한 더 많은 국내 무대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콩쿠르 입상자 중 소수의 연주자만이 ‘스타’가 되지만, 대부분은 연주 기회를 얻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한국 연주자들이 콩쿠르에 집착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국내에서는 클래식으로 생존할 수 있는 자생적인 소비 시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기업들의 후원 또한 지나치게 콩쿠르 입상자에게만 쏠리지 말고 전체적인 클래식 시장 저변 확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일각에서는 콩쿠르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오히려 음악의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콩쿠르가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연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대표적인 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렸던 대회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지난해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경연대회 세계연맹 회원 자격이 박탈당해 위상이 떨어졌고, 예술요원 선정 기준에서도 제외됐다. 이런 분위기에도 한국인 연주자들이 대거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출전했고, 결국 러시아와 한국이 상을 나란히 나눠 가졌다.콩쿠르 입상은 클래식 연주자들에게 경력의 ‘끝’이 아닌 ‘시작’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의 젊은 연주자들은 콩쿠르를 성적보다는 경험의 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연주자들이 우승 강박에 시달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1년 제63회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김도현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콩쿠르는 저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무대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기 음악을 알리고 이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주자로서 소중한 기회다”라고 말했다.
2023.08.18 I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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