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마켓in][13th SRE]나는 네가 1년 전 한 말을 알고 있다
- 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03일 09시 49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5회 연속 워스트레이팅. STX팬오션과 STX조선해양이 지난 2009년 5월 9회 SRE 이후 계속해서 신용등급 적정성 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수익구조와 업황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STX에 대한 신뢰도추락이 이번 설문을 통해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3회 SRE에서 응답자 120명중 36명(30%)은 STX팬오션(028670)과 STX조선해양(067250)의 현재 신용등급이 부적절하다(지금보다 더 떨어뜨려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들 회사는 지난 9회부터 5회 연속으로 이와 유사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들 회사에 대해 신용평가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 호의적이지는 않다. STX팬오션에 대해서는 ▲시황침체에 따른 영업수익성 저하 ▲투자확대에 따른 차입금증가 등의 재무안정성 저하 전망 ▲선박차입금 조달환경 침체 등이 지목되고 있다. STX조선해양에 대해서는 ▲글로벌 조선시황의 정상화 역부족 ▲신규수주 부진·주력 선종 과도기 등에 기인한 현금흐름·외부차입변동성 ▲STX Europe 계열리스크 등의 부정적인 요인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신평사들은 STX팬오션의 기업 신용등급은 `A`, STX조선해양은 한노치(notch) 낮은 `A-`를 수년간 유지하고 있다. A신평사 관계자는 "내부적이든 외부적이든 위기의 강도가 높았던 때는 2009년이었는데, 지금은 그 보다 더 나아지고 있다"며 "그때와 상황이 비슷하다거나 실적이 떨어졌다거나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신용등급에 문제를 삼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과의 약속위반` 결정타 신평사들이 신용등급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뿌리가 꽤 깊다. 이는 5회에 걸친 조사에서 30% 이상의 설문 대상자들이 꾸준히 `워스트레이팅`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확인된다. SRE 자문위원은 "팬오션과 조선해양이 계속 좋아진다는 말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다"며 "이번 설문결과는 등급의 적정성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바꿀만한 계기가 없었다는 것을 잘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워스트레이팅 선정에서는 `시장과의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 큰 배경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STX조선해양은 자회사인 STX유럽의 해외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조달을 추진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를 통해 STX조선해양이 투자대여금 일부를 회수하고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이러한 기대는`기대`로 끝이 났다. 자금모집 규모는 애초 기대의 4분의1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STX의 재무구조개선에 대한 작업이 시장에 실망감을 더하게 됐다. 또 다른 자문위원은 "STX는 해외에서 1조원의 자금을 투자받기로 했는데, 실제 조달한 것은 2500억원밖에 안 된다"며 "결과적으로 약속을 어기게 된 것이며, 이로 인해 크레딧 시장에서의 인식도 더욱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여전히 불안정한 수익구조와 업황 기본적으로는 수익구조와 업황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게 불신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있다. STX팬오션은 벌크선 매출 비중이 80% 내외를 차지하는 벌크선 주력선사다. 이 회사는 시황 등락폭이 큰 벌크선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서 사업위험의 확대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또한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된 2009년 4분기 이후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황회복의 정도가 크지 않다. 때문에 이익유보를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은 미흡할 것 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여기에 차입금상환부담도 여전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글로벌위기 이후 2009년 신규수주가 19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3분기 누적)에는 15억달러에 그쳐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신규 수주 침체의 장기화로 계약선수금 위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운전자금 부담개선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B신평사 관계자는 "벌크선사는 본격적인 시황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황등락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은 선박투자에 따른 자금부담으로 재무안정성 개선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관련기사 ◀☞STX팬오션, `김윤기 前 현대상선 전무` 부사장으로 영입☞STX팬오션, 1Q 실적 부진할 듯..목표가↓-골드만
- [마켓in][13th SRE]삼부토건·한라건설의 엇갈린 운명
- 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03일 09시 49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숙취해소 음식으로 각광받는 매생이는 어느 장모가 미워하는 사위에게 대접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매생이로 국을 끓이면 아무리 뜨거워도 김이 나질 않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섣불리 맛봤다가는 입천장이 벗겨질 정도로 고통스럽다는 것을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다. 최근 크레딧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건설업종에서 이른바 `매생이 효과`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용평가회사가 위험성에 대한 사전 경고(Warning Signal)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입천장을 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그 중에서도 삼부토건(001470)과 한라건설(014790)을 둘러싼 신평사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삼부토건은 신평사의 조기 경보가 울리지 않아 투자자들이 낭패를 본 대표적 사례였고, 한라건설은 갑자기 신용등급이 올랐지만 불명확한 사유로 인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모호함을 맛보게 했다는 평가다. 위기의 삼부토건 13회 SRE에서 삼부토건의 신용등급에 대해 적정성 의견이 다르다고 밝힌 전문가는 전체 120명 중 16명(13%)이었다. 설문을 시작한 시점이 4월4일이었고, 삼부토건은 같은 달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문 시기가 열흘 정도만 늦었어도 압도적인 표를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시공능력 기준 34위의 중견건설사인 삼부토건은 법정관리 신청 이전까지 신평사의 레이더에 별다른 위험이 감지되지 않았다. 한신정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4월 초까지만 해도 삼부토건의 장기 신용등급을 똑같이 `BBB+`로 평가했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했다. 관급 토목공사에 기반한 안정적 사업구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사실 삼부토건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하향세가 뚜렷했다. 지난 2006년 300억 원을 웃돌았던 순이익은 매년 감소하다가 지난해에는 41억원에 불과했고, 2008년까지 5%대였던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4%로 떨어졌다. 순차입금은 2008년 말 615억 원에서 지난해 3256억 원으로 5배 넘게 늘었고, 부채비율도 2년 사이 180%에서 203%로 증가했다. 지난 1월말 기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5295억 원, 기타 프로젝트 파이낸싱 론(PF Loan) 4250억 원 등 9545억 원의 PF 우발채무를 보유했다. 자기자본 대비 PF 우발채무는 2.7%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신평사들은 다소 안일한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말 한 신평사는 "PF 우발채무 규모가 자기자본이나 이익 창출력과 비교할 때 다소 과중하지만, 이미 진행된 현장의 분양성과와 예정 사업의 분양성을 감안한 실질 PF 부담은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회사의 우수한 재무적 융통성을 감안할 때 PF 우발채무 현실화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하 위험도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런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에 고급 주택을 짓는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공사인 삼부토건이 시행사 대신 선 빚 보증에 대한 연장 여부를 협의하던 중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신평사들은 즉각 신용등급 하향 조치를 했다. 한신정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신용등급을 각각 `BBB-`와 `BB+`로 두 세 단계 내렸고, 나란히 등급하향 감시대상(watch list)에 올리면서 "PF 사업지연으로 인한 사업수지 악화와 금융권의 PF 사업에 대한 보수적 접근으로 인해 삼부토건이 연대보증 또는 채무인수 의무를 부담하는 PF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 PF 우발채무에 대한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삼부토건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든든하게 지원해줄 대상도 없었다. 크레딧 시장 관계자는 "신평사의 평가 기준 중 핵심중의 핵심이 계열사를 등에 업은 대주주의 지원 의지와 상환능력인데, 그런 측면에서 삼부토건의 예전 BBB+ 등급은 적절치 못했다"며 "법정관리 신청 후 시장에서 금융권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기 때문에 하향된 등급을 원상복귀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굴욕의 한라건설 지난해 12월2일 한국기업평가와 한신정평가는 한라건설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동시에 올렸다. 당시 건설업 경기불황과 자체 재무구조 개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등급 상향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있었다. 제13회 SRE에서도 전체 응답자 중 16%(19명)가 한라건설의 등급에 의문 부호를 달았다. 등급 적정성에 대한 논란은 시장에서 먼저 반응했다. 한라건설이 신용등급 상향 직후 발행한 2년 만기 1500억 원 규모 회사채는 5.9% 발행금리로 같은 A- 등급의 동일 만기 민평 4.48%보다 1.42%포인트나 높았다. 지난 2월에 발행한 3년 만기 1300억 원 회사채의 금리는 6.4%까지 치솟았다. 같은 등급의 한화(000880)건설이 지난해 말 3년 만기 회사채를 5.5% 금리에 발행한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한라건설의 신용등급 상승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신평사들이 밝힌 등급 상향 근거도 시장의 불신을 키웠다. 한라건설이 자체 영업력 회복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보다는 계열사인 만도(060980)의 실적개선으로 인한 지분법 평가이익 확대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게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이었다. 한라건설의 순이익은 2009년 593억 원에서 지난해 481억 원으로 감소했고, 현금창출능력(EBITDA)도 1236억 원에서 1065억 원으로 줄었다. 총 차입금은 1년 사이 5820억 원에서 7435억 원으로 늘어난 반면 현금성자산은 527억원에서 183억 원으로 감소했고, 순차입금은 5293억 원에서 7252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PF 우발채무도 1조4631억 원으로 자본 대비 245%에 이른다. 같은 신용등급인 한화건설(155%)과 두산건설(011160)(116%)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지난해까지 BBB+ 등급을 받았던 건설사 중 삼부토건이나 삼환기업보다 더 재무구조가 취약한 곳이 한라건설이었는데, 오히려 신용등급이 올랐다"며 "건설업종에 대한 위험성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스프레드에도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등급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관련기사 ◀☞정부, 이르면 이번 주 PF 대책 발표 [TV]
- [마켓in][13th SRE]“AAA가 아닌 은행은 오일뱅크뿐”
- 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03일 09시 4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지난해 3월 현대차 그룹에 속한 현대캐피탈이 `AAA`를 제외한 최고등급인 `AA+`로 상향됐다. 같은 해 10월 지방은행인 대구은행(005270)과 부산은행의 등급은 AAA로 높아졌다. 시장의 우려는 이때부터 증폭됐다. 카드사들도 AA+로 등급을 올릴 여지가 있겠구나…. 불과 석 달이 채 안 돼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13회 SRE에서 한 자문위원은 “트리플A가 아닌 은행은 (현대)오일뱅크밖에 없다”고 비꼬았다. 최근 신평사들이 지방은행, 카드사, 캐피탈까지 줄줄이 등급을 상향한 데 대한 시장의 평가다. 이번 SRE에서는 금융사 전반에 대한 등급 적정성 문제가 이슈였다. 계층은 엄연히 존재한다13회 SRE에서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등급(AAA)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31명이었고, AA+인 신한, 삼성, 현대카드 3사의 등급이 부적절하다는 견해는 14명이었다. 한 SRE 자문위원은 “워스트레이팅에 개별기업이 아닌 업종을 택한다는 것 자체가 등급 버블의 심각성을 나타낸다”며 “지방은행 등급에 대한 시장의 가장 큰 불만은 어떻게 국민은행과 부산은행이 같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말 기준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총자산은 34조 원, 30조 원 수준으로 국민은행 (254조 원)이나 신한은행(205조 원)의 11~16%에 그치고 있다. 현재 지방은행과 카드사 등급 논란의 핵심은 금융사로서 쉽게 간과되는 디폴트 리스크와 대주주 및 계열의 지원가능성 여부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해 줘야만 하는 규모는 얼마나 될지 추정한 결과 대구와 부산은행의 자산수준인 30조원 안팎이 도출돼 이들의 등급을 상향한 것”이라며 “이 수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역시 은행, 삼성그룹 등의 최대 주주가 여신사로서의 자금 조달의 문제점이나 유동성 이슈에 대해 커버가 가능하고, 유상증자도 백업해 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시장에서는 그래도 `AA+`는 아니라는 입장인 것 같다고 했다. SRE 자문위원은 “지방은행의 경우 실적만 보면 상대적으로 해외투자 손실이 많이 난 시중은행에 비해 기회가 좋았다”라며 “장점이 많이 부각되긴 했지만 지역적 한계에 따른 포트폴리오 제약, 개별 이벤트 발생시 높은 민감도에 따른 유동성 이슈 등이 불거질 수 있 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가 AA+등급을 받는다면, SIFI(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 개념으로 봤을 때 적정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SIFI라면 은행만큼 혹은 은행과 비슷하게 규제를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 누리는 것에 비해 감독규제나 의무가 너무 적은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SIFI란 금융시장에서 대마불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크고,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기관을 의미한다. 미국 금융안정위원회(FSB)와 바젤위원회가 자산과 거래규모, 시장에 미치는 연관효과 등을 고려해 글로벌 및 국가별 SIFI 기준을 만들고 있다. SIFI는 일반금융회사보다 높은 감독기준과 자본건전성 등이 요구된다. 아울러 `금융회사는 부도나기 어렵다` 는 생각 때문에 제조업 파트보다 신평사들이 훨씬 자유로운 판단을 내리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SRE 자문위원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자판쪽 영업이 안 되는 우리캐피탈이 1년이상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유동성 을 막고 가고 있다”며 “일반 제조업체였으면 벌써 부도가 나고도 남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평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일부 신평사에서 금융회사의 디폴트 리스크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접근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결국 현대캐피탈 등급 상향 이후 지방은행과 카드사, 캐피탈까지 이어지는 `끼워 맞추기식` 등급 상향에서 `과연 제대로 된 개별기업들의 평가가 있었는지`에 대해 짙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카드사 지방은행 지금이 정점? 지금까지 카드 3사의 재무구조 개선은 과거의 누적치가 표출되는 것일 뿐 향후에도 이 같은 우상향 추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신한카드, 삼성카드(029780), 현대카드 3사의 관리금융자산대비 영업이익비율은 다소 악화되는 모습이다. 관리자산대비 영업익 비율은 신한의 경우 2009년 6.8%에서 5.4%로 1.4%포인트나 낮아졌다. 신한이 LG카드 합병 시 냈던 세금을 2000억 원 가까이 환급받으며 1조 1860억 원의 영업익을 거둔 점을 고려하면 실적악화가 눈에 띈다. 롯데카드는 4.3%에서 3.2%로 1.1%포인트 하락했다. 계열사 처분이익이 6000억 원 이상 들어온 삼성카드는 7.3%에서 11.0%로 높아졌다. 현대카드는 4.2%에서 4.3% 로 소폭 개선됐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영업익은 3890억 원이었다.신한, 삼성, 현대카드가 동일한 AA+등급임에도 실질적인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카드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상황. 수년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해온 현대카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확실히 삼성카드를 앞서가고 있고, 1위인 신한카드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부실자산 정리에 매진했던 삼성카드마저 SDI 출신 최치훈 사장을 맞으면서 마케팅쪽에 프로모션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별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009년 20.6%에서 2010년 21.7%로 점유율을 1.1%포인트 높였다. 삼성카드는 10.7%에서 11%로 소폭 올랐고, 현대카드는 11.7%에서 12%로 상승했다. 카드 담당 신평사 연구원은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자산건전성도 안 좋아지는 방향”이라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건전성 부분도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사들이 떨어지는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출서비스와 카드론을 늘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신용카드 결제에 비해 자산건전성이 낮기 때문.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전업카드 5개사(롯데·하나SK 포함)의 카드론 잔액은 2009년 말 6조 2500억 원에서 작년 1분기 7조 원, 2분기 7조 8850억 원, 3분기 8조 8540억 원에서 4분기 9조 8000억 원 등으로 크게 늘었다. 2009년말에 비해 1년새 56.8%나 급증한 것이다. 신용카드 이용실적 대비 결제서비스 비중은 2009년 2분기 24.6% 에서 2010년 2분기 26.4%, 3분기엔 26.9%까지 높아졌다.한 SRE 자문위원은 “카드사들의 재무구조 등이 워낙 좋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어 떨어져도 절대수준에서 버퍼가 있을 것”이라며 “하향 기울기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추세적으로 건전성 수치, 수익성 등이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 부산은행의 경우 순이자마진 (NIM) 등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지만, 건설사 등의 대손문제가 남아있다. 대손 관리가 될 경우 2010년보다 다소 좋아질 수 있겠지만, 2008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다른 SRE 자문위원은 “카드사와 지방은행 모두 절대 등급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향후 개별업체들이 어떻게 잘 대응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마켓in][13th SRE]LG 옷 벗고 날개 단 LG패션
- 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03일 09시 4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닥스(DAKS)와 마에스트로(MAESTRO), 헤지스(Hazzys), 라푸마(La Fuma) 등을 만드는 LG패션(093050)이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우량 신용등급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한신정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LG패션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높였다.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패션산업의 특성에도 불구, 충성도 높은 브랜드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지난 2006년과 2007년 각각 LG상사(001120)와 LG그룹 계열에서 벗어나면서도 알짜 자산은 가져간 반면 차입 부담은 털어버리는 등 실속을 톡톡히 챙겼고, 지난 해에는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면서 패션산업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불황 여파로 패션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오히려 신규 브랜드를 대거 론칭(launching)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전략으로 우위를 선점했다. 착실하게 관리되고 있는 수익성과 재무구조는 패션업계 부동의 1위였던 제일모직(001300)과의 간격을 점차 좁혀나가고 있고, 시장에서도 LG패션의 상승세에 적잖이 주목하는 모습이다. 든든한 브랜드로 매출 1조 클럽 통상 우량한 그룹의 계열사가 분리하면 그룹 지원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에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LG패션은 그룹 분리를 오히려 호재로 만들었다. 우선 출발부터 달랐다. 2006년 말 LG상사로부터 분할되면서 풍부한 현금성 자산과 신사동 사옥 등 양질의 자산은 그대로 승계했고, 차입금은 가져오지 않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출 수 있었다. LG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하면서도 쏠쏠한 분리작업을 통해 실속을 챙긴 셈이다. 현재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구본걸 사장을 중심으로 구본순, 구본진씨 등 일가가 총 38.3%의 지분을 갖고 있다. ▲ LG패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DAKS`LG패션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다져온 브랜드는 높은 충성도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LG패션의 상징적 브랜드인 닥스와 마에스트로는 론칭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지속적인 리뉴얼을 통해 시장에서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헤지스와 라푸마 등 후발 주자들도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이다. 2007~2008년 당시 7000억 원대였던 연간 매출액은 2009년 9222억 원에 이어 지난해 1조 1212억 원을 기록, 사상 첫 1조 원을 돌파했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0%를 넘어섰고, 패션기업 중 매출 기준으로는 제일모직(1조 3912억 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수익성 재무구조 탄탄한데… 수익성 측면에서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주춤했지만, 이후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현금창출능력(EBITDA)은 2007년 1099억 원에 이어 2008년 1254억 원으로 늘었지만, 2009년 1222억 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07~2008년 12.4%, 13.4%에서 2009년 10.1%로 떨어졌다. 경기 위축과 신규 브랜드 론칭의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의 자체 분석이지만, 이후 경기 회복으로 인한 소비심리 개선 효과로 지난해 EBITDA 1634억 원, 영업이익률 10.8%의 상승세로 반전했다. LG패션 관계자는 "2009년에 신규 브랜드를 대규모로 론칭하면서 매장 인테리어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판매비와 관리비가 크게 증가했고,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며 "지난 해 신규 브랜드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반면,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율이 줄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분리 당시부터 애지중지하던 재무구조도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2007년까지 차입금이 전혀 없다가 2010년 말 기준 차입 규모는 300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319억 원의 현금과 682억 원의 단기 금융상품 등 1000억 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700억 원 수준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기준 35.2%, 3.5%였다.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즉각 신용등급 상향과 저비용 자금조달이라는 열매를 가져다 주었다. LG패션은 등급 상향에 맞춰 재빠르게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고, 시장의 평가도 호의적이었다. 4월4일 발행한 5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는 기존 A+등급 민평(4.44%)은 물론, 새로 받은 `AA-`등급 민평 수준인 4.35%의 조달 금리를 기록했다. 직전 회사채 발행이었던 2009년 8월 당시 5.7% 금리보다도 상당히 유리한 자금 조달이었다. 등급상향 기업이 한동안 시장의 저평가로 인해 고전하던 관행을 깨고, 단숨에 해당 등급 민평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그 만큼 충분한 상향 근거를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는 의미였다. 패션업계 1위인 제일모직이 불과 한 달 전에 발행한 10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가 4.34% 금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LG패션으로선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였다. 계열사에 대한 부담은 덜한 편이다. 지난 2006년 LG상사와 분할하기 전 기존 채무에 대해 각각 연대보증 의무를 지고 있지만,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다만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LF푸드는 유일한 계열사 리스크로 꼽힌다. LF푸드와 중국 진출 LG패션은 2007년 말 100억 원을 투자해 외식 사업체인 LF푸드를 설립했다. LF푸드는 해산물 뷔페 레스토랑인 마키노차야와 하꼬야 라멘전문점 등 5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업을 개시한 이래 계속된 적자로 지난해 말 LF푸드의 자본금은 46억 원까지 줄었다. 신용평가회사들은 LG패션이 LF푸드로 인해 큰 타격은 입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신정평가는 "LF푸드가 설립 이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적자 규모가 작은데다 손실 폭도 감소하고 있다"며 "지급보증 등 우발채무가 없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지원 등 추가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중국시장 진출은 LG패션의 향후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수산업에 98%를 의존하고 있는 LG패션은 올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본격적인 중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고자산이 늘어나고 투자 부담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실제로 2009년 TNGT W, 조셉(Joseph), 질스튜어트(Jill Stuart), 바네사브루노(Vanessabruno) 등 신규 브랜드를 대거 론칭할 당시 재고자산 부담이 크게 증가했고, 라푸마 브랜드의 국내 판매권 양수로 인해 무형자산 투자가 늘어나면서 잉여현금 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패션산업은 경기민감도와 경쟁강도가 높은 편이어서 A등급도 넘기 어렵지만, LG패션은 매출 성장률이 좋고 차입부담도 거의 없어 신용등급은 `AA-`로 올랐다"며 "향후 성장동력은 해외 쪽인데 중국시장이 진입 초기단계이고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아 성장이 정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관련기사 ◀☞[마켓in][13th SRE]LG 옷 벗고 날개 단 LG패션
- [마켓in][13th SRE]나는 네가 1년 전 한 말을 알고 있다
-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5회 연속 워스트레이팅. STX팬오션과 STX조선해양이 지난 2009년 5월 9회 SRE 이후 계속해서 신용등급 적정성 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불안정한 수익구조와 업황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STX에 대한 신뢰도추락이 이번 설문을 통해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3회 SRE에서 응답자 120명중 36명(30%)은 STX팬오션(028670)과 STX조선해양(067250)의 현재 신용등급이 부적절하다(지금보다 더 떨어뜨려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들 회사는 지난 9회부터 5회 연속으로 이와 유사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들 회사에 대해 신용평가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 호의적이지는 않다. STX팬오션에 대해서는 ▲시황침체에 따른 영업수익성 저하 ▲투자확대에 따른 차입금증가 등의 재무안정성 저하 전망 ▲선박차입금 조달환경 침체 등이 지목되고 있다. STX조선해양에 대해서는 ▲글로벌 조선시황의 정상화 역부족 ▲신규수주 부진·주력 선종 과도기 등에 기인한 현금흐름·외부차입변동성 ▲STX Europe 계열리스크 등의 부정적인 요인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신평사들은 STX팬오션의 기업 신용등급은 `A`, STX조선해양은 한노치(notch) 낮은 `A-`를 수년간 유지하고 있다. A신평사 관계자는 "내부적이든 외부적이든 위기의 강도가 높았던 때는 2009년이었는데, 지금은 그 보다 더 나아지고 있다"며 "그때와 상황이 비슷하다거나 실적이 떨어졌다거나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신용등급에 문제를 삼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과의 약속위반` 결정타 신평사들이 신용등급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불신은 뿌리가 꽤 깊다. 이는 5회에 걸친 조사에서 30% 이상의 설문 대상자들이 꾸준히 `워스트레이팅`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확인된다. SRE 자문위원은 "팬오션과 조선해양이 계속 좋아진다는 말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못했다"며 "이번 설문결과는 등급의 적정성에 대한 시장의 인식을 바꿀만한 계기가 없었다는 것을 잘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워스트레이팅 선정에서는 `시장과의 약속을 어겼다`는 것이 큰 배경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STX조선해양은 자회사인 STX유럽의 해외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조달을 추진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이를 통해 STX조선해양이 투자대여금 일부를 회수하고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이러한 기대는`기대`로 끝이 났다. 자금모집 규모는 애초 기대의 4분의1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STX의 재무구조개선에 대한 작업이 시장에 실망감을 더하게 됐다. 또 다른 자문위원은 "STX는 해외에서 1조원의 자금을 투자받기로 했는데, 실제 조달한 것은 2500억원밖에 안 된다"며 "결과적으로 약속을 어기게 된 것이며, 이로 인해 크레딧 시장에서의 인식도 더욱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여전히 불안정한 수익구조와 업황 기본적으로는 수익구조와 업황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게 불신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있다. STX팬오션은 벌크선 매출 비중이 80% 내외를 차지하는 벌크선 주력선사다. 이 회사는 시황 등락폭이 큰 벌크선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서 사업위험의 확대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또한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된 2009년 4분기 이후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황회복의 정도가 크지 않다. 때문에 이익유보를 통한 재무안정성 개선은 미흡할 것 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여기에 차입금상환부담도 여전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글로벌위기 이후 2009년 신규수주가 19억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3분기 누적)에는 15억달러에 그쳐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신규 수주 침체의 장기화로 계약선수금 위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운전자금 부담개선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B신평사 관계자는 "벌크선사는 본격적인 시황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실적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황등락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은 선박투자에 따른 자금부담으로 재무안정성 개선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관련기사 ◀☞STX팬오션, `김윤기 前 현대상선 전무` 부사장으로 영입☞STX팬오션, 1Q 실적 부진할 듯..목표가↓-골드만
- [마켓in][13th SRE]삼부토건·한라건설의 엇갈린 운명
-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숙취해소 음식으로 각광받는 매생이는 어느 장모가 미워하는 사위에게 대접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매생이로 국을 끓이면 아무리 뜨거워도 김이 나질 않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섣불리 맛봤다가는 입천장이 벗겨질 정도로 고통스럽다는 것을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다. 최근 크레딧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건설업종에서 이른바 `매생이 효과`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신용평가회사가 위험성에 대한 사전 경고(Warning Signal)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입천장을 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그 중에서도 삼부토건(001470)과 한라건설(014790)을 둘러싼 신평사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삼부토건은 신평사의 조기 경보가 울리지 않아 투자자들이 낭패를 본 대표적 사례였고, 한라건설은 갑자기 신용등급이 올랐지만 불명확한 사유로 인해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모호함을 맛보게 했다는 평가다. 위기의 삼부토건 13회 SRE에서 삼부토건의 신용등급에 대해 적정성 의견이 다르다고 밝힌 전문가는 전체 120명 중 16명(13%)이었다. 설문을 시작한 시점이 4월4일이었고, 삼부토건은 같은 달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문 시기가 열흘 정도만 늦었어도 압도적인 표를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시공능력 기준 34위의 중견건설사인 삼부토건은 법정관리 신청 이전까지 신평사의 레이더에 별다른 위험이 감지되지 않았다. 한신정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4월 초까지만 해도 삼부토건의 장기 신용등급을 똑같이 `BBB+`로 평가했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라고 했다. 관급 토목공사에 기반한 안정적 사업구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사실 삼부토건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하향세가 뚜렷했다. 지난 2006년 300억 원을 웃돌았던 순이익은 매년 감소하다가 지난해에는 41억원에 불과했고, 2008년까지 5%대였던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4%로 떨어졌다. 순차입금은 2008년 말 615억 원에서 지난해 3256억 원으로 5배 넘게 늘었고, 부채비율도 2년 사이 180%에서 203%로 증가했다. 지난 1월말 기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5295억 원, 기타 프로젝트 파이낸싱 론(PF Loan) 4250억 원 등 9545억 원의 PF 우발채무를 보유했다. 자기자본 대비 PF 우발채무는 2.7%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신평사들은 다소 안일한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말 한 신평사는 "PF 우발채무 규모가 자기자본이나 이익 창출력과 비교할 때 다소 과중하지만, 이미 진행된 현장의 분양성과와 예정 사업의 분양성을 감안한 실질 PF 부담은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회사의 우수한 재무적 융통성을 감안할 때 PF 우발채무 현실화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하 위험도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런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에 고급 주택을 짓는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시공사인 삼부토건이 시행사 대신 선 빚 보증에 대한 연장 여부를 협의하던 중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신평사들은 즉각 신용등급 하향 조치를 했다. 한신정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신용등급을 각각 `BBB-`와 `BB+`로 두 세 단계 내렸고, 나란히 등급하향 감시대상(watch list)에 올리면서 "PF 사업지연으로 인한 사업수지 악화와 금융권의 PF 사업에 대한 보수적 접근으로 인해 삼부토건이 연대보증 또는 채무인수 의무를 부담하는 PF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 PF 우발채무에 대한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삼부토건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든든하게 지원해줄 대상도 없었다. 크레딧 시장 관계자는 "신평사의 평가 기준 중 핵심중의 핵심이 계열사를 등에 업은 대주주의 지원 의지와 상환능력인데, 그런 측면에서 삼부토건의 예전 BBB+ 등급은 적절치 못했다"며 "법정관리 신청 후 시장에서 금융권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기 때문에 하향된 등급을 원상복귀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굴욕의 한라건설 지난해 12월2일 한국기업평가와 한신정평가는 한라건설의 장기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동시에 올렸다. 당시 건설업 경기불황과 자체 재무구조 개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등급 상향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있었다. 제13회 SRE에서도 전체 응답자 중 16%(19명)가 한라건설의 등급에 의문 부호를 달았다. 등급 적정성에 대한 논란은 시장에서 먼저 반응했다. 한라건설이 신용등급 상향 직후 발행한 2년 만기 1500억 원 규모 회사채는 5.9% 발행금리로 같은 A- 등급의 동일 만기 민평 4.48%보다 1.42%포인트나 높았다. 지난 2월에 발행한 3년 만기 1300억 원 회사채의 금리는 6.4%까지 치솟았다. 같은 등급의 한화(000880)건설이 지난해 말 3년 만기 회사채를 5.5% 금리에 발행한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는 한라건설의 신용등급 상승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신평사들이 밝힌 등급 상향 근거도 시장의 불신을 키웠다. 한라건설이 자체 영업력 회복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보다는 계열사인 만도(060980)의 실적개선으로 인한 지분법 평가이익 확대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게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이었다. 한라건설의 순이익은 2009년 593억 원에서 지난해 481억 원으로 감소했고, 현금창출능력(EBITDA)도 1236억 원에서 1065억 원으로 줄었다. 총 차입금은 1년 사이 5820억 원에서 7435억 원으로 늘어난 반면 현금성자산은 527억원에서 183억 원으로 감소했고, 순차입금은 5293억 원에서 7252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PF 우발채무도 1조4631억 원으로 자본 대비 245%에 이른다. 같은 신용등급인 한화건설(155%)과 두산건설(011160)(116%)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지난해까지 BBB+ 등급을 받았던 건설사 중 삼부토건이나 삼환기업보다 더 재무구조가 취약한 곳이 한라건설이었는데, 오히려 신용등급이 올랐다"며 "건설업종에 대한 위험성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스프레드에도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등급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관련기사 ◀☞정부, 이르면 이번 주 PF 대책 발표 [TV]
- [마켓in][13th SRE]“AAA가 아닌 은행은 오일뱅크뿐”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지난해 3월 현대차 그룹에 속한 현대캐피탈이 `AAA`를 제외한 최고등급인 `AA+`로 상향됐다. 같은 해 10월 지방은행인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등급은 AAA로 높아졌다. 시장의 우려는 이때부터 증폭됐다. 카드사들도 AA+로 등급을 올릴 여지가 있겠구나…. 불과 석 달이 채 안 돼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13회 SRE에서 한 자문위원은 “트리플A가 아닌 은행은 (현대)오일뱅크밖에 없다”고 비꼬았다. 최근 신평사들이 지방은행, 카드사, 캐피탈까지 줄줄이 등급을 상향한 데 대한 시장의 평가다. 이번 SRE에서는 금융사 전반에 대한 등급 적정성 문제가 이슈였다. 계층은 엄연히 존재한다 13회 SRE에서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등급(AAA)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31명이었고, AA+인 신한, 삼성, 현대카드 3사의 등급이 부적절하다는 견해는 14명이었다. 한 SRE 자문위원은 “워스트레이팅에 개별기업이 아닌 업종을 택한다는 것 자체가 등급 버블의 심각성을 나타낸다”며 “지방은행 등급에 대한 시장의 가장 큰 불만은 어떻게 국민은행과 부산은행이 같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말 기준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총자산은 34조 원, 30조 원 수준으로 국민은행 (254조 원)이나 신한은행(205조 원)의 11~16%에 그치고 있다. 현재 지방은행과 카드사 등급 논란의 핵심은 금융사로서 쉽게 간과되는 디폴트 리스크와 대주주 및 계열의 지원가능성 여부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해 줘야만 하는 규모는 얼마나 될지 추정한 결과 대구와 부산은행의 자산수준인 30조원 안팎이 도출돼 이들의 등급을 상향한 것”이라며 “이 수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 역시 은행, 삼성그룹 등의 최대 주주가 여신사로서의 자금 조달의 문제점이나 유동성 이슈에 대해 커버가 가능하고, 유상증자도 백업해 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시장에서는 그래도 `AA+`는 아니라는 입장인 것 같다고 했다. SRE 자문위원은 “지방은행의 경우 실적만 보면 상대적으로 해외투자 손실이 많이 난 시중은행에 비해 기회가 좋았다”라며 “장점이 많이 부각되긴 했지만 지역적 한계에 따른 포트폴리오 제약, 개별 이벤트 발생시 높은 민감도에 따른 유동성 이슈 등이 불거질 수 있 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가 AA+등급을 받는다면, SIFI(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 개념으로 봤을 때 적정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SIFI라면 은행만큼 혹은 은행과 비슷하게 규제를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 누리는 것에 비해 감독규제나 의무가 너무 적은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 SIFI란 금융시장에서 대마불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크고, 시스템상 중요한 금융기관을 의미한다. 미국 금융안정위원회(FSB)와 바젤위원회가 자산과 거래규모, 시장에 미치는 연관효과 등을 고려해 글로벌 및 국가별 SIFI 기준을 만들고 있다. SIFI는 일반금융회사보다 높은 감독기준과 자본건전성 등이 요구된다. 아울러 `금융회사는 부도나기 어렵다` 는 생각 때문에 제조업 파트보다 신평사들이 훨씬 자유로운 판단을 내리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SRE 자문위원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자판쪽 영업이 안 되는 우리캐피탈이 1년이상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유동성 을 막고 가고 있다”며 “일반 제조업체였으면 벌써 부도가 나고도 남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신평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일부 신평사에서 금융회사의 디폴트 리스크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접근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결국 현대캐피탈 등급 상향 이후 지방은행과 카드사, 캐피탈까지 이어지는 `끼워 맞추기식` 등급 상향에서 `과연 제대로 된 개별기업들의 평가가 있었는지`에 대해 짙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카드사 지방은행 지금이 정점? 지금까지 카드 3사의 재무구조 개선은 과거의 누적치가 표출되는 것일 뿐 향후에도 이 같은 우상향 추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3사의 관리금융자산대비 영업이익비율은 다소 악화되는 모습이다. 관리자산대비 영업익 비율은 신한의 경우 2009년 6.8%에서 5.4%로 1.4%포인트나 낮아졌다. 신한이 LG카드 합병 시 냈던 세금을 2000억 원 가까이 환급받으며 1조 1860억 원의 영업익을 거둔 점을 고려하면 실적악화가 눈에 띈다. 롯데카드는 4.3%에서 3.2%로 1.1%포인트 하락했다. 계열사 처분이익이 6000억 원 이상 들어온 삼성카드는 7.3%에서 11.0%로 높아졌다. 현대카드는 4.2%에서 4.3% 로 소폭 개선됐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영업익은 3890억 원이었다. 신한, 삼성, 현대카드가 동일한 AA+등급임에도 실질적인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카드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상황. 수년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해온 현대카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확실히 삼성카드를 앞서가고 있고, 1위인 신한카드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부실자산 정리에 매진했던 삼성카드마저 SDI 출신 최치훈 사장을 맞으면서 마케팅쪽에 프로모션이 걸렸다는 설명이다. 카드사별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009년 20.6%에서 2010년 21.7%로 점유율을 1.1%포인트 높였다. 삼성카드는 10.7%에서 11%로 소폭 올랐고, 현대카드는 11.7%에서 12%로 상승했다. 카드 담당 신평사 연구원은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자산건전성도 안 좋아지는 방향”이라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건전성 부분도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사들이 떨어지는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출서비스와 카드론을 늘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신용카드 결제에 비해 자산건전성이 낮기 때문.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전업카드 5개사(롯데·하나SK 포함)의 카드론 잔액은 2009년말 6조 2500억원에서 작년 1분기 7조 원, 2분기 7조 8850억원, 3분기 8조 8540억원에서 4분기 9조 8000억원 등으로 크게 늘었다. 2009년말에 비해 1년새 56.8%나 급증한 것이다. 신용카드 이용실적 대비 결제서비스 비중은 2009년 2분기 24.6% 에서 2010년 2분기 26.4%, 3분기엔 26.9%까지 높아졌다. 한 SRE 자문위원은 “카드사들의 재무구조 등이 워낙 좋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어 떨어져도 절대수준에서 버퍼가 있을 것”이라며 “하향 기울기에 대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추세적으로 건전성 수치, 수익성 등이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대구, 부산은행의 경우 순이자마진 (NIM) 등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지만, 건설사 등의 대손문제가 남아있다. 대손 관리가 될 경우 2010년보다 다소 좋아질 수 있겠지만, 2008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다른 SRE 자문위원은 “카드사와 지방은행 모두 절대 등급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며 “향후 개별업체들이 어떻게 잘 대응하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마켓in][13th SRE]LG 옷 벗고 날개 단 LG패션
-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닥스(DAKS)와 마에스트로(MAESTRO), 헤지스(Hazzys), 라푸마(La Fuma) 등을 만드는 LG패션(093050)이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우량 신용등급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한신정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3월 LG패션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높였다.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패션산업의 특성에도 불구, 충성도 높은 브랜드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지난 2006년과 2007년 각각 LG상사(001120)와 LG그룹 계열에서 벗어나면서도 알짜 자산은 가져간 반면 차입 부담은 털어버리는 등 실속을 톡톡히 챙겼고, 지난 해에는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면서 패션산업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불황 여파로 패션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지만, 오히려 신규 브랜드를 대거 론칭(launching)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전략으로 우위를 선점했다. 착실하게 관리되고 있는 수익성과 재무구조는 패션업계 부동의 1위였던 제일모직(001300)과의 간격을 점차 좁혀나가고 있고, 시장에서도 LG패션의 상승세에 적잖이 주목하는 모습이다. 든든한 브랜드로 매출 1조 클럽 통상 우량한 그룹의 계열사가 분리하면 그룹 지원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에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LG패션은 그룹 분리를 오히려 호재로 만들었다. 우선 출발부터 달랐다. 2006년 말 LG상사로부터 분할되면서 풍부한 현금성 자산과 신사동 사옥 등 양질의 자산은 그대로 승계했고, 차입금은 가져오지 않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출 수 있었다. LG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하면서도 쏠쏠한 분리작업을 통해 실속을 챙긴 셈이다. 현재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구본걸 사장을 중심으로 구본순, 구본진씨 등 일가가 총 38.3%의 지분을 갖고 있다. ▲ LG패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DAKS`LG패션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 다져온 브랜드는 높은 충성도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높이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LG패션의 상징적 브랜드인 닥스와 마에스트로는 론칭한지 20년이 넘었지만, 지속적인 리뉴얼을 통해 시장에서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헤지스와 라푸마 등 후발 주자들도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이다. 2007~2008년 당시 7000억 원대였던 연간 매출액은 2009년 9222억 원에 이어 지난해 1조 1212억 원을 기록, 사상 첫 1조 원을 돌파했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0%를 넘어섰고, 패션기업 중 매출 기준으로는 제일모직(1조 3912억 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수익성 재무구조 탄탄한데… 수익성 측면에서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주춤했지만, 이후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현금창출능력(EBITDA)은 2007년 1099억 원에 이어 2008년 1254억 원으로 늘었지만, 2009년 1222억 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2007~2008년 12.4%, 13.4%에서 2009년 10.1%로 떨어졌다. 경기 위축과 신규 브랜드 론칭의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의 자체 분석이지만, 이후 경기 회복으로 인한 소비심리 개선 효과로 지난해 EBITDA 1634억 원, 영업이익률 10.8%의 상승세로 반전했다. LG패션 관계자는 "2009년에 신규 브랜드를 대규모로 론칭하면서 매장 인테리어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판매비와 관리비가 크게 증가했고,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며 "지난 해 신규 브랜드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반면,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율이 줄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분리 당시부터 애지중지하던 재무구조도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2007년까지 차입금이 전혀 없다가 2010년 말 기준 차입 규모는 300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319억 원의 현금과 682억 원의 단기 금융상품 등 1000억 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순차입금은 마이너스 700억 원 수준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기준 35.2%, 3.5%였다.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즉각 신용등급 상향과 저비용 자금조달이라는 열매를 가져다 주었다. LG패션은 등급 상향에 맞춰 재빠르게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고, 시장의 평가도 호의적이었다. 4월4일 발행한 5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는 기존 A+등급 민평(4.44%)은 물론, 새로 받은 `AA-`등급 민평 수준인 4.35%의 조달 금리를 기록했다. 직전 회사채 발행이었던 2009년 8월 당시 5.7% 금리보다도 상당히 유리한 자금 조달이었다. 등급상향 기업이 한동안 시장의 저평가로 인해 고전하던 관행을 깨고, 단숨에 해당 등급 민평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그 만큼 충분한 상향 근거를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는 의미였다. 패션업계 1위인 제일모직이 불과 한 달 전에 발행한 10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가 4.34% 금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LG패션으로선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였다. 계열사에 대한 부담은 덜한 편이다. 지난 2006년 LG상사와 분할하기 전 기존 채무에 대해 각각 연대보증 의무를 지고 있지만,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다만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LF푸드는 유일한 계열사 리스크로 꼽힌다. LF푸드와 중국 진출 LG패션은 2007년 말 100억 원을 투자해 외식 사업체인 LF푸드를 설립했다. LF푸드는 해산물 뷔페 레스토랑인 마키노차야와 하꼬야 라멘전문점 등 5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업을 개시한 이래 계속된 적자로 지난해 말 LF푸드의 자본금은 46억 원까지 줄었다. 신용평가회사들은 LG패션이 LF푸드로 인해 큰 타격은 입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신정평가는 "LF푸드가 설립 이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적자 규모가 작은데다 손실 폭도 감소하고 있다"며 "지급보증 등 우발채무가 없기 때문에 대규모 자금지원 등 추가 재무적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중국시장 진출은 LG패션의 향후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수산업에 98%를 의존하고 있는 LG패션은 올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본격적인 중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고자산이 늘어나고 투자 부담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실제로 2009년 TNGT W, 조셉(Joseph), 질스튜어트(Jill Stuart), 바네사브루노(Vanessabruno) 등 신규 브랜드를 대거 론칭할 당시 재고자산 부담이 크게 증가했고, 라푸마 브랜드의 국내 판매권 양수로 인해 무형자산 투자가 늘어나면서 잉여현금 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패션산업은 경기민감도와 경쟁강도가 높은 편이어서 A등급도 넘기 어렵지만, LG패션은 매출 성장률이 좋고 차입부담도 거의 없어 신용등급은 `AA-`로 올랐다"며 "향후 성장동력은 해외 쪽인데 중국시장이 진입 초기단계이고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아 성장이 정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마켓in][3rd]"공적자금 큰 틀 지켜진다..이해상충은 기우"
- 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02일 13시 19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대한민국이라는 초대형 투자은행(IB)에서 3000억달러에 가까운 대규모 자산운용을 총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인물. 그가 바로 홍택기 한국은행 신임 외자운용원장이다. 자율성과 개방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국(局)에서 원(院)으로 지위가 격상돼 새로 출범한 외자운용원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설계했다. 홍 원장은 실무선에서 이 조직을 직접 이끌어 가는 수장이다. 4월8일 소공별관 2층에 위치한 홍 원장의 사무실을 찾았다. 외자운용원은 `Global(글로벌) BOK` 를 지향하는, 한국은행 전체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최종 대외지급 준비자산으로서 외환보유액의 중요성, 보유액 규모 확대, 상대적으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외화자산 운용업무 특성 등을 감안해 외화자산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였다. 홍 원장도 "외화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앞으로 자산운용업무 고유의 특성에 보다 부합되는 방향으로 조직을 운용하겠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인사와 조직 운영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개방성을 높이는데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 홍택기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사진=한대욱 기자) 이런 취지에 맞춰 이번 조직개편에서 외화자산 운용조직을 기존 1국 2실(외화자금국·투자운용실·운용지원실)에서 1원 3부(외자운용원 산하 외자기획부·투자운용부·운용지원부) 체제로 바꿨다. 예전 체제처럼 3부의 수평적 관계를 통해 프론트와 미들, 백오피스간의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되 위에서 외화자산 운용업무만을 전담하는 원장이 이를 총괄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국제파트담당 부총재보가 여러 업무중 하나로 이 업무를 맡아왔다. 院승격…자율·개방성강화 홍 원장은 "조직이 커진 것 외에 아직 큰 변화는 없지만 앞으로 개방성 확대라는 큰 틀에 맞춰 주요 직책에 대한 대내외 공모를 실시하는 등 새로운 인력 운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원장직까지 공모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현재는 세부적으로 어떤 직책에 대해,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 규모로 대내외에 개방할지 로드맵을 준비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대적인 조직개편에도 불구하고 외화자산운용의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외환보유액이라는 특성상 유동성과 안전성 확보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운용한다는 큰 틀이 기본이다. 다만 적정한 범위내에서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원칙도 그대로다. 홍 원장은 "외자운용원으로의 개편은 자산운용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하자는 것일뿐"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에서 외자운용원장을 맡을 경우 외자운용의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고 해외IB와 이해상충이 있을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외환보유액 운용과 관련한 거버넌스체계와 다양한 의견수렴장치 등을 고려할 때 중앙은행의 공적 외자운용이라는 큰 틀이 지켜질 것"이라며 "이해상충문제도 국제금융시장의 일반적 관행이나 직업윤리로 볼때 기우에 그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중앙은행이라고해서 항상 안전성을 위해 더디게만 가는 것은 아니다. 국제금융 질서와 시장을 봐가면서 그때그때 투자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여유는 가지고 있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 투자여건이 점차 좋아지는 가운데 채권과 위험-수익특성(risk-return profile)이 서로 다른 주식에 투자를 늘려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성은 높이는 중장기적인 투자 다변화조치에 나선 것이 그 좋은 사례다. 실제 한국은행 보유외화자산 가운데 주식비중은 지난2009년말 기준 3.1%에서 작년말에는 0.7%포인트나 높아졌다. 최근에는 한국투자공사(KIC)에 30억달러를 추가로 위탁하기로 결정하면서 운용외화자금의 수익성 높이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홍 원장은 이번 한국은행의 결정에 대해 "당초 170억달러 위탁은 KIC 설립 초기의 정책적인 고려로 결정된것이지만, 이번 추가 위탁은 그동안 KIC가 자산운용 역량을 꾸준히 개선해 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IC의 운용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자산운용기간이 짧긴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전히 외자운용원의 경계수위는 높은 편이다. 올들어서는 일본 대지진과 중동·북아프리카(MENA) 정정 불안, 유럽 재정위기등 대외 불확실성이 산적한 상황이다. 달러화와 엔화가 강세와 약세를 오가고 있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뛰고 미국 국채가격은 하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 환경도 숨가쁘다. 홍 원장도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균형(New Normal)` 하에서는 완만한 성장과 낮은 투자수익이 예상되며 확률분포가 평활(flat)하고 꼬리도 두터운(fat-tail) 모양을 해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질것"이라며 "향후 국제금융시장은 주요 경제권의 회복속도와 미국 추가양적완화 종료와 연준의 통화정책방향, 유럽 재정위기, MENA지역 정정불안, 일본 지진피해 등의 진전상황에 좌우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 방향으로 예단하기 매우 어려운 시기"라 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질서의 큰 흐름을 주시하면서 여러 리스크요인들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시장과 신용리스크에 미치는 영향들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외화자산을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홍 원장은 외자운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외화자산운용에 대한 조언을 해 줄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달러위상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런 리스크요인들 가운데 일본 대지진 이후 관심을 끌고있는 일본 금융기관들의 해외투자 자산 매각에 따른 자금 본국송금 가능성에 대해 홍 원장은 "당초 지진이 처음 발생한 뒤 그런 기대감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긴 했는데, 곧바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섰고 현재시장에서는 그런 리스크를 높게 보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 내부적으로도 모니터링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예의주시하겠지만 그런 일이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경제 회복과 추가양적완화(QE2) 종료에 따른 우려 등으로 상승추세를보이고있는 미국국채의 금리리스크에 대해서도 "위기당시 전대 미문의 통화완화정책을 썼기 때문에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금리가 오를 순 있지만 이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오히려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에서 비롯됐지만 당시 미국달러는 강세를 보였다"며 "위기이후 기축통화로서 달러 지위에 대한 논란이 많았지만 지금도 그 지위를 부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다른 통화가 나와도 기축통화으로서 달러화 위상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외자운용원은 세계은행(World Bank)과의 공조를 통해 과거에 우리가 전수받은 외화자산 운용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있다. 김중수 총재 부임 이후 강조해온 글로벌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홍 원장은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에 외환보유액 운용과 관련해 조언을 해주고 있는데 한국은행은 과거에 조언을 받던 입장에서 이제 조언하는 입장으로 바뀐 만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있다"며 "일례로 개발도상국들의 외자 운용에 있어서 자산 배분체계 모형을 만들어주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은행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잇단 러브콜을 받아왔다. 외자 운용에 관한 조언도 해주고 직원 연수도 시켜주곤 했다. 마침 세계은행이 공조의사를 보여왔다. 홍 원장이 직접 올해초 세계은행을 방문했고 이달초 세계은행측에서 한국은행을 찾아와 세부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결과 한국은행과 세계은행은 오는12월쯤 공동으로 국제적인 전문가들을 초빙해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워크숍도 진행하기로했다. ▲홍택기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은…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8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지난 2000년 국제국에서 팀장 겸 부국장을 맡았다. 2003년에는 외화자금국에서 팀장과 부국장을 역임하면서 외화자금 운용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외화자금국에서 준법감시인, 운용지원실장, 투자운용실장을 두루 거쳤고 최근까지 외화자금국장으로 일해왔다.
- [마켓in][13th SRE]"PF 부실 정리하면 다음은 가계부채"
- 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02일 13시 1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이번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의 결과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계속 이슈로 떠오르면서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았다. PF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서 다음에는 다른 주제의 보고서를 써보고 싶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SRE 3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됐지만, 여전히 PF에 대한걱정뿐이었다. 보고서 하나 발표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라 진정으로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열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3월23일 그가 내놓은 `금융업권의 부동산 PF채권 부실화 부담, 감내 가능한 수준인가 -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업` 보고서는 13회 SRE에서 전체 응답자 120명 중 35명(29%)으로부터 가장 인상적인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2회에 이어 2회 연속 최다득표이자 3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6월 그가 발표한 `부동산 PF 부실화가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PF 대출채권의 건전성 저하 문제를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증권사의 입장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 분석한 것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보고서에는 이후 경과와 전망을 제시하고, 은행에 대한 자산건전성 변화를 추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는 마치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한 수험생처럼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신용평가사의 보고서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신평사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등급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보고서를 내놓으면 좋겠지만, 위험 요인이 있는 부분에 대한 자료만 제대로 제공해도 시장에서는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는다"며 "막연하게 위험하다는 부분에 대해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면서 분석한 점이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PF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다소 운명적이었다. 2001년 한기평에 입사한 후 9년 동안 건설업종 평가를 담당하다가 지난해 2월 금융공공실로 옮기면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의 접점을 PF에서 찾은 것이다. 그는 "PF 대출채권의 건전성을 판단할 때 실제 사업성이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고, 연체율도 사후적인 측면이 있어 그에 따른 액션을 취하면 뒷북 평가가 될 가능성이 컸다"며 "시공사 지급보증이나 분양율, 예정사업 진행 등 분류기준을 나름대로 만들어 PF 부실화 가능성이 큰 사업장부터 작은 사업장까지 서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향후 PF 문제는 부실화 해소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PF 부실화 문제는 당장 주택경기 회복을 통해 해소되긴 사실상 힘든 상황이고, 누가 떠안고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이 다양한 형태로 준비하고 있는데 저축은행은 지금보다 확실히 정리될 것으로 보이고, 은행도 기본적으로 부실을 소화할 능력이 있으니 슬기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의 관심사는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문제로 넘어가고 있다. 그는“PF 문제는 올해 안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 정리될 텐데, 이후에는 800조 원 규모의 가계대출 부분이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절대규모는 크지만 실제로 문제가 드러나진 않았는데, 얼마나 현실화 될지 여부를 미리 분석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가계대출 부분은 자료도 굉장히 한정돼 있고, 당장 문제되는 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좀 더 해 볼 계획"이라면서도 "팀프로젝트 형태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하나 있다"고 귀띔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마켓in][13th SRE]신용등급 신뢰도 역대 최저
- 마켓in | 이 기사는 05월 02일 13시 1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신용평가사는 스스로 존재감을 상실했다. 매번 등급을 올리기만 하니 이제 말하기도 싫다. 거의 막가자는 분위기다." -SRE 자문위원 신용평가사의 등급 평정에 대한 불신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이데일리가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조사(SRE)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신뢰도 수치가 나왔다. 최근 6개월간 발생한 크레딧 이슈에 대해 한국기업평가와한국신용평가, 한신정평가 등 신용평가 3사는 시장에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주기는 커녕 미온적인 반응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해 하반기 자본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현대건설 우선인수협상자 선정과정에서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음에도 신평사들은 어떠한 코멘트조차 내지 못했다. 올 초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한해운을 비롯해 진흥기업, LIG건설, 삼부토건, 동양건설 등 건설업계의 불안한 움직임도 전혀 감지하지 못했고, 이후 대응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풍부한 크레딧 이슈 속에서도 제대로 짚어주는 신용평가사가 없어 시장의 실망감은 커져 갔고, 결국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지난해 상반기 역대 최저 점수를 받은 후 다소 회복세를 보였던 신뢰도 평가는 다시 내리막길로 접어든 셈이다. 신용평가사의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신뢰도 점수는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SRE 사상 최저 신뢰도 제13회 SRE에서 신용평가사의 등급 신뢰도 점수는 5점 만점 기준 3점으로 조사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2005년 4월 제1회 SRE에서 3.23점으로 시작한 등급 신뢰도는 제3회에서 3.62점으로 최고 점수를 기록한 이후 점차 하향 곡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제11회 SRE에서 3.05점으로 역대 최저 점수를 경신했다가 12회에서는 3.14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전체 응답자 120명 중 등급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38명(32%)으로 지난 조사 46명(39%)에 비해 감소한 반면, 등급 신뢰도를 낮게 평가한 응답자는 지난 회 26명(22%)에서 34명(28%)으로 늘었다. 등급 신뢰도가 높지도, 낮지도 않다고 한 응답자 수는 48명(40%)으로 지난 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크레딧 업무를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응답자의 반응은 더욱 싸늘했다. 조사에 참여한 크레딧 애널리스트 56명의 등급 신뢰도 점수는 2.66점으로 지난회 2.88점보다도 더 낮아졌고, 회사채 업무비중이 높은 응답자 62명의 평가점수도 지난 회 2.97점보다 낮은 2.79점을 기록했다. 크레딧 시장을 알만한 사람들이 신용평가사에 대해 더 많이 실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등급 신뢰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신용이슈에 대한 충실한 설명`, `신용등급 결정논리의 일관성` 항목이 각각 75명(63%)씩 복수 응답했고, `신속한 신용등급 변경`을 꼽은 응답자는 50명(42%)이었다. 신용등급 적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로는 지난 회에 이어 `발행사의 영향력(114명·95%)`을 압도적으로 높게 꼽았고, `주주 및 경영진의 이해관계` 항목도 37명(31%)이 응답했다. 신평사 존재감 상실 시장에서는 신용평가사의 소극적인 대응 자세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등급상향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업종이나 개별 기업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분석해주지 못했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크레딧 이슈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불만이 가득했다. 한 SRE 자문위원은 "현대건설 M&A 이슈에 대해 국제 신용평가사나 국내 증권사들도 꾸준히 분석과 전망을 내놓는데, 국내 신용평가사는 단 한번도 코멘트가 없었다"며 "대한해운 부도와 건설업 이슈에 대해서도 경고신호(Warning Signal)를 전혀 주지 못했고, 사태를 수습하는 정도의 보고서만 나왔다"고 꼬집었다. 다른 자문위원은 "자본시장에서 신평사의 존재이유는 산업이나 기업 고유 위험에 대해 신호를 주는 것인데, 그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이슈에 대한 대응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신평사의 전략 부재를 확인해주는 요소였고, 설문에서 신뢰도 점수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발행사의 영향력과 주주 및 경영진의 이해관계 등 신용등급 적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자문위원은 "신평사 외부의 영향력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평가와 영업 업무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많고, 신평사 주주가 시장점유율에 드라이브를 많이 거는 상황도 설문 결과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마켓in][3rd]"공적자금 큰 틀 지켜진다..이해상충은 기우"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대한민국이라는 초대형 투자은행(IB)에서 3000억달러에 가까운 대규모 자산운용을 총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인물. 그가 바로 홍택기 한국은행 신임 외자운용원장이다. 자율성과 개방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국(局)에서 원(院)으로 지위가 격상돼 새로 출범한 외자운용원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설계했다. 홍 원장은 실무선에서 이 조직을 직접 이끌어 가는 수장이다. 4월8일 소공별관 2층에 위치한 홍 원장의 사무실을 찾았다. 외자운용원은 `Global(글로벌) BOK` 를 지향하는, 한국은행 전체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최종 대외지급 준비자산으로서 외환보유액의 중요성, 보유액 규모 확대, 상대적으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외화자산 운용업무 특성 등을 감안해 외화자산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였다. 홍 원장도 "외화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앞으로 자산운용업무 고유의 특성에 보다 부합되는 방향으로 조직을 운용하겠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인사와 조직 운영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개방성을 높이는데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 홍택기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사진=한대욱 기자) 이런 취지에 맞춰 이번 조직개편에서 외화자산 운용조직을 기존 1국 2실(외화자금국·투자운용실·운용지원실)에서 1원 3부(외자운용원 산하 외자기획부·투자운용부·운용지원부) 체제로 바꿨다. 예전 체제처럼 3부의 수평적 관계를 통해 프론트와 미들, 백오피스간의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되 위에서 외화자산 운용업무만을 전담하는 원장이 이를 총괄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국제파트담당 부총재보가 여러 업무중 하나로 이 업무를 맡아왔다. 院승격…자율·개방성강화 홍 원장은 "조직이 커진 것 외에 아직 큰 변화는 없지만 앞으로 개방성 확대라는 큰 틀에 맞춰 주요 직책에 대한 대내외 공모를 실시하는 등 새로운 인력 운용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원장직까지 공모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현재는 세부적으로 어떤 직책에 대해, 어느 시기에, 어느 정도 규모로 대내외에 개방할지 로드맵을 준비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대적인 조직개편에도 불구하고 외화자산운용의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외환보유액이라는 특성상 유동성과 안전성 확보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운용한다는 큰 틀이 기본이다. 다만 적정한 범위내에서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원칙도 그대로다. 홍 원장은 "외자운용원으로의 개편은 자산운용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하자는 것일뿐"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에서 외자운용원장을 맡을 경우 외자운용의 안전성이 떨어질 수 있고 해외IB와 이해상충이 있을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도 "외환보유액 운용과 관련한 거버넌스체계와 다양한 의견수렴장치 등을 고려할 때 중앙은행의 공적 외자운용이라는 큰 틀이 지켜질 것"이라며 "이해상충문제도 국제금융시장의 일반적 관행이나 직업윤리로 볼때 기우에 그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물론 중앙은행이라고해서 항상 안전성을 위해 더디게만 가는 것은 아니다. 국제금융 질서와 시장을 봐가면서 그때그때 투자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여유는 가지고 있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 투자여건이 점차 좋아지는 가운데 채권과 위험-수익특성(risk-return profile)이 서로 다른 주식에 투자를 늘려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성은 높이는 중장기적인 투자 다변화조치에 나선 것이 그 좋은 사례다. 실제 한국은행 보유외화자산 가운데 주식비중은 지난2009년말 기준 3.1%에서 작년말에는 0.7%포인트나 높아졌다. 최근에는 한국투자공사(KIC)에 30억달러를 추가로 위탁하기로 결정하면서 운용외화자금의 수익성 높이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홍 원장은 이번 한국은행의 결정에 대해 "당초 170억달러 위탁은 KIC 설립 초기의 정책적인 고려로 결정된것이지만, 이번 추가 위탁은 그동안 KIC가 자산운용 역량을 꾸준히 개선해 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KIC의 운용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자산운용기간이 짧긴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전히 외자운용원의 경계수위는 높은 편이다. 올들어서는 일본 대지진과 중동·북아프리카(MENA) 정정 불안, 유럽 재정위기등 대외 불확실성이 산적한 상황이다. 달러화와 엔화가 강세와 약세를 오가고 있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뛰고 미국 국채가격은 하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 환경도 숨가쁘다. 홍 원장도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균형(New Normal)` 하에서는 완만한 성장과 낮은 투자수익이 예상되며 확률분포가 평활(flat)하고 꼬리도 두터운(fat-tail) 모양을 해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질것"이라며 "향후 국제금융시장은 주요 경제권의 회복속도와 미국 추가양적완화 종료와 연준의 통화정책방향, 유럽 재정위기, MENA지역 정정불안, 일본 지진피해 등의 진전상황에 좌우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 방향으로 예단하기 매우 어려운 시기"라 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질서의 큰 흐름을 주시하면서 여러 리스크요인들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시장과 신용리스크에 미치는 영향들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외화자산을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홍 원장은 외자운용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외화자산운용에 대한 조언을 해 줄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만드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달러위상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런 리스크요인들 가운데 일본 대지진 이후 관심을 끌고있는 일본 금융기관들의 해외투자 자산 매각에 따른 자금 본국송금 가능성에 대해 홍 원장은 "당초 지진이 처음 발생한 뒤 그런 기대감에 엔화가 강세를 보이긴 했는데, 곧바로 엔화가 약세로 돌아섰고 현재시장에서는 그런 리스크를 높게 보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 내부적으로도 모니터링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예의주시하겠지만 그런 일이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경제 회복과 추가양적완화(QE2) 종료에 따른 우려 등으로 상승추세를보이고있는 미국국채의 금리리스크에 대해서도 "위기당시 전대 미문의 통화완화정책을 썼기 때문에 이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금리가 오를 순 있지만 이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오히려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에서 비롯됐지만 당시 미국달러는 강세를 보였다"며 "위기이후 기축통화로서 달러 지위에 대한 논란이 많았지만 지금도 그 지위를 부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다른 통화가 나와도 기축통화으로서 달러화 위상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외자운용원은 세계은행(World Bank)과의 공조를 통해 과거에 우리가 전수받은 외화자산 운용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있다. 김중수 총재 부임 이후 강조해온 글로벌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홍 원장은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에 외환보유액 운용과 관련해 조언을 해주고 있는데 한국은행은 과거에 조언을 받던 입장에서 이제 조언하는 입장으로 바뀐 만큼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있다"며 "일례로 개발도상국들의 외자 운용에 있어서 자산 배분체계 모형을 만들어주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은행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잇단 러브콜을 받아왔다. 외자 운용에 관한 조언도 해주고 직원 연수도 시켜주곤 했다. 마침 세계은행이 공조의사를 보여왔다. 홍 원장이 직접 올해초 세계은행을 방문했고 이달초 세계은행측에서 한국은행을 찾아와 세부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결과 한국은행과 세계은행은 오는12월쯤 공동으로 국제적인 전문가들을 초빙해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워크숍도 진행하기로했다. ▲홍택기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은…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8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지난 2000년 국제국에서 팀장 겸 부국장을 맡았다. 2003년에는 외화자금국에서 팀장과 부국장을 역임하면서 외화자금 운용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외화자금국에서 준법감시인, 운용지원실장, 투자운용실장을 두루 거쳤고 최근까지 외화자금국장으로 일해왔다.
- [마켓in][13th SRE]"PF 부실 정리하면 다음은 가계부채"
-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이번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의 결과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계속 이슈로 떠오르면서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았다. PF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서 다음에는 다른 주제의 보고서를 써보고 싶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SRE 3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됐지만, 여전히 PF에 대한걱정뿐이었다. 보고서 하나 발표했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라 진정으로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열정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3월23일 그가 내놓은 `금융업권의 부동산 PF채권 부실화 부담, 감내 가능한 수준인가 -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업` 보고서는 13회 SRE에서 전체 응답자 120명 중 35명(29%)으로부터 가장 인상적인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2회에 이어 2회 연속 최다득표이자 3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6월 그가 발표한 `부동산 PF 부실화가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PF 대출채권의 건전성 저하 문제를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증권사의 입장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 분석한 것이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 보고서에는 이후 경과와 전망을 제시하고, 은행에 대한 자산건전성 변화를 추가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는 마치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한 수험생처럼 시장이 필요로 하는 신용평가사의 보고서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는 "신평사가 특정 산업이나 기업의 등급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보고서를 내놓으면 좋겠지만, 위험 요인이 있는 부분에 대한 자료만 제대로 제공해도 시장에서는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는다"며 "막연하게 위험하다는 부분에 대해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면서 분석한 점이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PF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다소 운명적이었다. 2001년 한기평에 입사한 후 9년 동안 건설업종 평가를 담당하다가 지난해 2월 금융공공실로 옮기면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의 접점을 PF에서 찾은 것이다. 그는 "PF 대출채권의 건전성을 판단할 때 실제 사업성이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고, 연체율도 사후적인 측면이 있어 그에 따른 액션을 취하면 뒷북 평가가 될 가능성이 컸다"며 "시공사 지급보증이나 분양율, 예정사업 진행 등 분류기준을 나름대로 만들어 PF 부실화 가능성이 큰 사업장부터 작은 사업장까지 서열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향후 PF 문제는 부실화 해소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PF 부실화 문제는 당장 주택경기 회복을 통해 해소되긴 사실상 힘든 상황이고, 누가 떠안고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며 "금융당국이 다양한 형태로 준비하고 있는데 저축은행은 지금보다 확실히 정리될 것으로 보이고, 은행도 기본적으로 부실을 소화할 능력이 있으니 슬기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의 관심사는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문제로 넘어가고 있다. 그는“PF 문제는 올해 안으로 구조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 정리될 텐데, 이후에는 800조 원 규모의 가계대출 부분이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절대규모는 크지만 실제로 문제가 드러나진 않았는데, 얼마나 현실화 될지 여부를 미리 분석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가계대출 부분은 자료도 굉장히 한정돼 있고, 당장 문제되는 사안도 아니기 때문에 공부를 좀 더 해 볼 계획"이라면서도 "팀프로젝트 형태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하나 있다"고 귀띔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마켓in][13th SRE]신용등급 신뢰도 역대 최저
-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신용평가사는 스스로 존재감을 상실했다. 매번 등급을 올리기만 하니 이제 말하기도 싫다. 거의 막가자는 분위기다." -SRE 자문위원 신용평가사의 등급 평정에 대한 불신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이데일리가 신용평가 전문가 설문조사(SRE)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신뢰도 수치가 나왔다. 최근 6개월간 발생한 크레딧 이슈에 대해 한국기업평가와한국신용평가, 한신정평가 등 신용평가 3사는 시장에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주기는 커녕 미온적인 반응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해 하반기 자본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현대건설 우선인수협상자 선정과정에서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음에도 신평사들은 어떠한 코멘트조차 내지 못했다. 올 초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한해운을 비롯해 진흥기업, LIG건설, 삼부토건, 동양건설 등 건설업계의 불안한 움직임도 전혀 감지하지 못했고, 이후 대응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풍부한 크레딧 이슈 속에서도 제대로 짚어주는 신용평가사가 없어 시장의 실망감은 커져 갔고, 결국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지난해 상반기 역대 최저 점수를 받은 후 다소 회복세를 보였던 신뢰도 평가는 다시 내리막길로 접어든 셈이다. 신용평가사의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신뢰도 점수는 좀처럼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SRE 사상 최저 신뢰도 제13회 SRE에서 신용평가사의 등급 신뢰도 점수는 5점 만점 기준 3점으로 조사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2005년 4월 제1회 SRE에서 3.23점으로 시작한 등급 신뢰도는 제3회에서 3.62점으로 최고 점수를 기록한 이후 점차 하향 곡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 제11회 SRE에서 3.05점으로 역대 최저 점수를 경신했다가 12회에서는 3.14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전체 응답자 120명 중 등급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38명(32%)으로 지난 조사 46명(39%)에 비해 감소한 반면, 등급 신뢰도를 낮게 평가한 응답자는 지난 회 26명(22%)에서 34명(28%)으로 늘었다. 등급 신뢰도가 높지도, 낮지도 않다고 한 응답자 수는 48명(40%)으로 지난 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크레딧 업무를 중점적으로 담당하는 응답자의 반응은 더욱 싸늘했다. 조사에 참여한 크레딧 애널리스트 56명의 등급 신뢰도 점수는 2.66점으로 지난회 2.88점보다도 더 낮아졌고, 회사채 업무비중이 높은 응답자 62명의 평가점수도 지난 회 2.97점보다 낮은 2.79점을 기록했다. 크레딧 시장을 알만한 사람들이 신용평가사에 대해 더 많이 실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등급 신뢰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는 `신용이슈에 대한 충실한 설명`, `신용등급 결정논리의 일관성` 항목이 각각 75명(63%)씩 복수 응답했고, `신속한 신용등급 변경`을 꼽은 응답자는 50명(42%)이었다. 신용등급 적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로는 지난 회에 이어 `발행사의 영향력(114명·95%)`을 압도적으로 높게 꼽았고, `주주 및 경영진의 이해관계` 항목도 37명(31%)이 응답했다. 신평사 존재감 상실 시장에서는 신용평가사의 소극적인 대응 자세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등급상향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업종이나 개별 기업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분석해주지 못했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크레딧 이슈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불만이 가득했다. 한 SRE 자문위원은 "현대건설 M&A 이슈에 대해 국제 신용평가사나 국내 증권사들도 꾸준히 분석과 전망을 내놓는데, 국내 신용평가사는 단 한번도 코멘트가 없었다"며 "대한해운 부도와 건설업 이슈에 대해서도 경고신호(Warning Signal)를 전혀 주지 못했고, 사태를 수습하는 정도의 보고서만 나왔다"고 꼬집었다. 다른 자문위원은 "자본시장에서 신평사의 존재이유는 산업이나 기업 고유 위험에 대해 신호를 주는 것인데, 그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며 "이슈에 대한 대응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신평사의 전략 부재를 확인해주는 요소였고, 설문에서 신뢰도 점수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발행사의 영향력과 주주 및 경영진의 이해관계 등 신용등급 적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자문위원은 "신평사 외부의 영향력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평가와 영업 업무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많고, 신평사 주주가 시장점유율에 드라이브를 많이 거는 상황도 설문 결과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3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3호 마켓in은 2011년 5월2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
- [WSF 2011]③ 선진국 '추락' VS 신흥국 '점프'
- [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새 천년이 시작된 2000년대 첫 10년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빅 제로(Big Zero)`의 시기였다" (폴 크루그먼, 2009년12월29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 기고문中)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10년간 미국 경제는 `제로 고용`과 `제로 이익` 등에 시달렸으며 기대했던 좋은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기대감소의 시대''로 표현되는 이 같은 크루그먼의 인식은 한때 물가안정 속에 고성장을 지속하던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라는 황금기를 누렸던 미국 경제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지난 2007년 하반기부터 몰아닥친 ''서브프라임'' 폭풍이었다.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치달은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등 선진 경제권에게 `잃어버린 시간`이라는 절망감을 안겼다는 평가다. 반면 이같은 위기를 기회로 바꾼 나라들이 있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신흥국의 반란이다. 물론 신흥국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불똥을 완전히 피하진 못했지만, 적어도 직격탄은 맞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중심추는 금융위기를 거치며 한층 빠른 속도로 신흥국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 재정위기·신용등급 하락..움츠러드는 `선진 경제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제로 금리와 대규모 부양책으로 이뤄진 `양적완화`라는 처방전을 꺼내들었다. 덕분에 경기는 최소한 겉으로는 바닥을 찍고 회복 국면에 들어선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미국경제는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여기에 막대한 무역적자로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국가신용등급이 뚝 떨어진 것도 이같은 쌍둥이 적자의 적폐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 세계경제성장률 추이(자료: 글로벌 인사이트) ※선진국은 구미 일본 등 31개국. 신흥국은 브릭스 등 54개국. 개도국은 나머지119개 국가.그리스발(發) 금융위기가 발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유럽지역도 여전히 긴장감이 팽팽하다. 그리스는 일시적인 구제금융으로 일단 한숨은 돌렸지만 경제성장률은 뒷걸음질치며 금융위기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아일랜드, 스페인 등 다른 유럽경제권도 위기의 징후가 점차 짙어지고 있다. 불과 1년전만 해도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이었던 일본도 국내총생산(GDP)의 두배에 달하는 국가부채의 덫에 걸려 휘청거리고 있다. 여기에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에 따른 복구비용 증가로 재정부담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셈이다. . 윤창용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조치가 거의 끝나가는 등 선진 경제권은 금융위기 당시 도입했던 각종 유동성 공급장치가 마무리단계에 들어섰다"며 "풍부한 유동성 공급에 기반한 경기회복은 점차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글로벌 경제의 새 주역..팽창하는 `신흥 경제권` 반면 신흥 경제권엔 햇살이 비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타격을 덜 받은 덕에 즉각적인 긴축정책을 실시하는 등 후유증을 수습하고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도약대에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올 들어 기준금리만 두차례, 지급준비율은 네차례나 인상했고, 그 결과 통화지표인 광의통화 공급량(M2) 증가율은 정부 목표치인 16% 수준까지 하락하는 등 돈줄을 죄고 있다. 올 1분기 GDP증가율도 전년동기대비 9.7%에 달하는 등 전망치를 계속 웃돌고 있다. ▲ 각 그룹의 연대별 성장률 전망치(참고: 삼성경제연구소) ※A8(G7+호주)은 선진국 8개 국가. E11은 신흥국 11개국가. G20에서 EU는 제외.중국뿐 아니라 브릭스(BRICs)의 다른 국가들도 눈에 띄게 약진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6%에 달했던 인도는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계속된 지난해에도 7.2%, 브라질도 7.5%나 성장하는 등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등을 일컫는 `MIKT`권의 신흥경제권도 브릭스의 뒤를 이어 고속 성장폐달을 밟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들 경제권은 연말이면 전세계 GDP의 1%를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신흥 경제권은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을 확고히 틀어쥐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 2008~2010년간 각각 0.1%, -3.4%, 2.5%로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은 같은 기간 5.8%, 1.6%, 6.9% 로 선전하고 있다. 질적 측면에서도 주력 수출품의 고부가 가치화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신흥경제권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현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금융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활용해 그동안 축적된 자본과 고성장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한 플레이어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G20 국가중 신흥 11개국(E11:G7과 호주, EU를 제외한 11개국)의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6.8%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20 전체의 평균 성장률 3.8%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셈이다. 한발 더 나아가 2020년에는 E11 국가의 GDP가 G20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구매력 기준으로는 2018년에 선진 8개국(A8:G7+ 호주)의 수준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의 주도권은 사실상 신흥국들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 불확실성의 시대를 관통하는 필승해법, `세계전략포럼(www.wsf.or.kr)`에서 찾으세요.6월14~15일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전략포럼에는 미국 재무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을 비롯해 세계 3대 미래전략가인 리차드 왓슨, 경영의 현자로 불리는 램 차란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략가들이 참석해 독창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