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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여행①] 반만년 이스탄불 역사, 반나절에 즐기다
- 이스탄불 보스포루스해협.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을 경계 짓는 이 해협을 끼고 있는 덕분에 자연스럽게 문화화 상업 분야 교차점 구실을 하며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왔다.[터키 이스탄불= 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누군가에게는 길을 떠나는 시작점지만, 누군가에는 먼 길을 돌아 내디딘 도착점이다. 만남과 헤어짐의 ‘교차로’가 가진 숙명. 유럽과 아시아를 관통하는 나라, 터키의 운명도 그러하다. 그 위치 때문에 수천 년 동안 흥망성쇠를 되풀이했다. 한때는 오스만튀르크로서 아시아·아프리카, 유럽의 발칸반도까지 세 대륙에 걸쳐 대제국을 건설했던 나라. 유럽과 아시아,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오랜 세월 뒤엉킨 흔적이 가득한 터키는 종교가 무엇이든 유적마다 먹먹한 감동을 전하고, 이는 세인의 편견과 번잡한 갈등을 뛰어넘는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도시가 바로 이스탄불이다. 터키 역사의 축소판 이스탄불로 향한다. 동서양의 문화가 고루 섞여 있는 터키 이스탄불 구시가지 거리◇동서양 문화 모두 아우르는 ‘이스탄불’한국에서 비행시간만 11시간 30분. 비행거리 8400㎞에 달하는 머나먼 땅이다. 이번 여정은 이스탄불을 시작으로 중서부지역의 아피온, 서부의 이스파르타에 이르는 길이다. 이스탄불은 이번 여정의 경유지. 비록 반나절 머물렀을 뿐이지만 동서의 매력을 품은 이스탄불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특히 터키항공이 제공하는 무료 스톱오버(경유지) 시티투어를 이용한다면 더 알찬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터키항공은 국제선 환승 대기시간이 6시간 이상일 때 입장료와 교통비, 식사비를 포함한 무료 시티투어를 매일 운영한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 1층에서 여권과 항공권만 제시하면 체험할 수 있다.동서양의 문화가 고루 섞여 있는 터키 이스탄불 구시가지 거리터키는 아시아와 유럽을 경계 짓는 보스포루스해협을 끼고 있는 덕분에 자연스럽게 문화와 상업 분야 교차점 구실을 하며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왔다.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은 동양과 서양,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섞인 유구한 역사의 흔적, 또 분주한 오늘에 이르기까지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이 공존하는 도시로 성장했다. 그 지리적 특성으로 오랫동안 동·서 문명의 완충지이자 가교 구실을 해왔지만 역사의 깊이만큼 인종적·종교적 갈등으로 파인 상처도 많은 곳이다. 이스탄불은 아주 오래 전부터 화려한 제국의 수도로 명성을 떨쳤다. 처음 이곳에 자리잡은 사람은 고대 그리스인이다. 그리스 도시 중 하나인 메가리아는 토양이 비옥하고,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 상인들의 교류가 활발한 이스탄불을 상업도시로 성장시킬 목적으로 식민지 삼았다. 당시 메가리아 지도자인 비자스(Byzas)의 이름을 따 ‘비잔티움’이라 부른 그곳이다. 터키 아이스크림 ‘돈두르마’. 난초 뿌리로 만든 살렙 가루를 넣어 끈기가 강한 아이스크림이다.이후 유럽을 한 손에 거머쥔 로마제국이 그리스정교를 몰아내고 그리스도교인의 신앙심으로 이스탄불을 물들였다. 서기 330년에는 로마의 유명한 콘스타틴 대제가 수도를 로마에서 비잔티움으로 옮기며, 도시이름을 콘스탄티노플로 바꿨다. 이후 로마는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1000여 년간 막강한 제국으로 성장한다. 그러다가 1453년 오스만제국의 술탄 메메트 2세에 의해 역사 속에 묻혔다. 이슬람이 지배하기 시작한 콘스탄티노플은 다시 이스탄불로 개명했다. 게말 파샤가 터키의 수도를 앙카라로 옮기기 전까지, 무려 1600년 동안 이스탄불은 그리스인·로마인·오스만인에게 군사·종교·상업·문화적으로 많은 사랑과 질투를 받았다. 도시이름의 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이스탄불은 여러 민족과 종교가 스쳐 갔다. 동양과 서양이 맞닿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이 도시에서는 동서고금의 다양한 건축양식과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다. 터키 이스탄불 최고로 꼽히는 자미(모스크)인 술판 아흐메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 내부 벽과 기둥을 장식한 99가지 푸른색 이즈니크 타일 덕분에 ‘블루모스크’란 별칭으로 더 유명하다.◇ ‘족집게’ 처럼 알찬 이스탄불 시티투어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해협으로 이어지는 골든 혼을 사이에 두고 신·구시가지로 나뉜다. 구시가지의 술탄 아흐메드 지구는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명소인 성소피아성당, 술탄 아흐메드 자미(모스크), 톱카프궁전, 예레바탄 사라이 등이 모두 모여 있다. 무료 시티투어는 이곳에서 진행한다. 옥외 박물관을 연상케 할 만큼 멋진 성당과 사원들로 가득 차 있어 이스탄불이 가진 특유의 매력을 ‘족집게’처럼 알차게 보여준다. 이곳의 크고 작은 사원 중 꼭 봐야 할 데가 2곳이다. 성소피아성당과 술탄 아흐메드 자미다. 기독교 문명이 서린 비잔틴제국의 영예로움을 상징하는 성소피아성당이 대륙에 뿌리 깊게 내린 이슬람교의 위상을 대변하는 술판 아흐메드 자미가 마주하고 있는 광경은 종교적 의미를 넘어 신비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비잔틴건축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성소피아성당’ 내부 전경. 보존과 안전을 위해 내부 공사를 진행 중이라 완전한 모습을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비잔틴제국 성당 양식과 오스만제국의 이슬람 자미 양식을 혼합한 건축미를 감상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었다.성소피아성당은 비잔틴제국 성당 양식과 오스만제국의 이슬람 자미 양식을 혼합한 건축물로 비잔틴건축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로마의 성베드로성당이 지어지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했고, 지금도 이스탄불을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다. 325년 콘스탄티누스가 창건했으며, 532~537년 유스티니아누스 대제가 재건했다. 그후 오스만제국이 점령하면서 모스크로 탈바꿈했다가 현재는 박물관 기능을 하고 있어 여행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성당 내부에는 최후의 심판에 임하는 예수와 성모마리아, 세례자 요한의 모습을 묘사한 모자이크가 벽 곳곳에 그려져 있다. 더불어 에페소스와 아르테미스신전에서 가져온 기둥이 장관을 이룬다. 돔 아래 걸린 지름 7.5m 크기의 검은색 원판에는 강렬한 금색 글씨로 이슬람 4대 초대 칼리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각기 다른 종교가 한곳에서 어우러진 모습이 색다르다. 성소피아성당을 마주보고 술탄 아흐메트는 규모 면에서 터키 최고로 꼽히는 자미다. 내부 벽과 기둥을 장식한 99가지 푸른색 이즈니크 타일 덕분에 ‘블루모스크’란 별칭으로 더 유명하다. 돔에 나 있는 200개가 넘는 창은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돼 햇살을 받으면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하지만 내부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라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히포드롬광장 가운데 오벨리스크탑. 히포드롬광장은 비잔틴제국 때 시민운동 중심지이자 전차경주 등 각종 행사가 열렸던 곳이다. 광장에 우뚝 솟은 오벨리스크탑 대리석 받침대에는 전차 경기를 지켜보는 황제 모습이 새겨져 있다.술탄 아흐메트를 빠져나오면 정면에 히포드롬광장이 펼쳐진다. 비잔틴제국 때 시민운동 중심지이자 전차경주 등 각종 행사가 열렸던 곳이다. 광장에 우뚝 솟은 오벨리스크탑도 놓치면 아깝다. 대리석 받침대에는 전차경기를 지켜보는 황제 모습이 새겨 있는데 지금은 많이 닳아 원형경기장 모습만 희미하다. 그랜드 바자르도 흥미롭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다. 출입구 18개와 상점 4500여개가 미로처럼 들어서 터키를 방문하는 관광객에게 필수코스다. 터키 특산품인 카페트·도자기·가죽제품·보석 등을 판매한다. 정찰제가 기본이지만 가격을 흥정할 수 있어 재미가 쏠쏠하다. 아기자기한 카페에서 터키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는 것도 좋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터키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여행메모△가는길=터키항공을 비롯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인천~이스탄불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1시간 30분 정도다. △시차=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 늦다. 서머타임을 적용하는 3월 마지막 주부터 10월 마지막 주까지는 6시간 늦다. △통화=터키리라(YTL)를 사용한다. 1YTL은 약 244원,0.19유로, 0.23달러 정도다. 달러나 유로를 준비해 현지 은행이나 환전소에서 환전할 수 있다. 현금인출기기(ATM)가 잘 보급돼 있어 국외용 신용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편리하다. △주변 볼거리= 오스만제국 시절 술탄이 머물던 톱카프궁전은 절대 권력자 술탄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하는 궁전 내부에는 진귀한 보석을 전시하고 있다. 돌마바흐체궁도 빼놓을 수 없다. 궁 내부를 장식하기 위해 금 14t과 은 40t을 사용했다. 여기에 방 285개와 홀 43개를 화려한 샹들리에와 크리스털 촛대, 섬세한 카펫으로 장식하고 있다. 더불어 560점이 넘는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다만 터키항공 무료 시티투어 코스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 성소피아성당 내부에는 최후의 심판에 임하는 예수와 성모마리아, 세례자 요한의 모습을 묘사한 모자이크가 벽 곳곳에 그려져 있다.터키 커피는 커피 콩을 볶고 잘게 간 후에 제즈베(Cezve)라는 커피 주전자에 직접 끓여낸다. 그 후에 기호에 맞게 설탕을 타서 마신다.
- [27th SRE][INDUSTRY]"국내외 모두 불안하다"…우려 다시 높아진 건설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크레딧 업계에서 건설업에 대한 애증의 역사는 길다. 지난 몇 년간 주택경기 호황으로 우려가 걷히는가 싶었지만, 다시 업황이 가장 우려되는 산업으로 꼽혔다. 현대·기아차 중심인 국내 자동차 업종은 판매 부진이 계속되면서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실적·재무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전기전자는 여전히 업황 개선이 가장 기대되는 산업이다. 상승 사이클을 타고 있는 화학, 정유에 대한 기대감도 견고했다. 27회 SRE 조사에서 향후 1년 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으로 건설이 96표(51.1%)를 얻어 1위에 올랐다. 26회 1위였던 자동차는 93표(49.5%)로 2위를 차지했다. 신용카드 35표(18.6%), 캐피탈 29표(15.4%), 철강 28표(14.9%)로 5위권을 형성했다. 전기전자는 1년 내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산업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51표(27.1%)를 받았다. 이어 화학 49표(26.1%), 은행 44표(23.4%), 정유 40표(21.3%), 항공 30표(16.0%) 등 순이었다.◇ 건설, 9회만에 1위로…경기 하락세 직격탄건설 산업이 업황 악화 항목에서 1위에 오른 것은 2013년 하반기 실시한 18회 SRE 이후 9회만이다. 당시 조사에서 건설업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산업 1위로 꼽힌 바 있다. 2014년 들어 주택 경기가 회복하면서 아파트 분양 붐이 일었고 건설 업황은 물론 건설사 펀더멘털도 크게 개선됐다. 21회 때는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산업 1위에 오르기도 했다.하지만 주택의 꾸준한 공급과 정부의 규제 강화로 다시 건설 업황의 하락세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 24회와 25회 연속 업황 악화 예상 산업 2위에 오르면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채권매니저 중 가장 많은 39명(54.9%), 43명(51.8%)이 악화 예상 산업으로 건설을 꼽았다. 한 SRE 자문위원은 “대우건설 손실로 해외 사업 불확실성 이슈가 다시 발생했고 부동산 경기도 다운사이징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많아졌다”며 “사업 지역이나 수주 유형 등에 따라 건설사 간 대응 능력이 차별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신용평가사들도 하향세로 접어드는 건설업에 대해 경고를 던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3월 주택경기 하방국면 진입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건설사의 외형 감소와 수익성 하락 대응을 촉구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건설업 원가 관리 능력과 잠재 부실에 대해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나타냈다.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경제협력이 가시화될 경우 수혜 산업이 건설업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지만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SRE 자문위원은 “북미 수교만 이뤄져도 건설사가 혜택을 입을 것”이라면서도 “북미 정상회담 등 절차가 많은 만큼 1년 내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자동차, 여전히 불안…카드·캐피털도 우려자동차 산업은 전회보다 한 계단 내려왔지만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보내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다. 1위를 기록한 건설과는 3표 차이에 불과하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건설과 함께 1년 내 가장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채권매니저 중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의 G2(중국·미국) 자동차 판매는 최근 소폭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진해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고통은 부품업체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신용평가 3사는 올해 4월 현대·기아차 계열 현대위아의 신용등급(AA) 전망을 ‘부정적’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고 한신평은 작년 말 성우하이텍의 신용등급을 ‘A-’로 강등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미국 보호무역주의 본격화도 우려 요소다. 한 SRE 자문위원은 “미국은 자동차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중국도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판매 부진이 계속되면 현지에 진출했거나 현대·기아차 비중이 높은 부품업체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전회에 이어 3위를 유지한 신용카드는 소액 다건 결제업종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출 금리 24% 이하로의 변경 등 수익성 악화 압박에 직면했다. 반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조달 비용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캐피탈 산업 역시 조달 금리 상승과 한국GM의 한국 철수 시 자동차 금융 타격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전자 3회째 1위…디스플레이는 우려전기전자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굳건했다. 지난 25회부터 3회 연속 향후 1년 내 업황 개선 산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중 가장 많은 19명(26.8%)이 전기전자를 꼽았다.국내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번 사상 최고치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약 53조원, 13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률 50%를 돌파했다. NICE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의 실적·재무 개선을 반영해 최근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올렸다. 다만 같은 산업 내에서도 부문별로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반도체는 국내 업체의 견고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사업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존재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4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AA)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기도 했다.또 다른 SRE 자문위원은 “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넘어가는 시기로 설비 투자가 늘어나는데다 중국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며 “투자 부담에 따른 실적 부진 터널을 얼마나 짧게 벗어나 수익성이 본궤도에 오를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정유·화학 굳건…항공 처음 5위권 등극정유와 화학 산업도 당분간 업황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화학은 최근 5회 간 조사에서 26회(3위)를 제외하고 1년 내 업황 개선 산업 2위를 차지했다. 정유 역시 최근 3회 연속 3위를 유지했다. 화학은 미국 에탄분해설비(ECC)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이 있지만 견조한 전방 수요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양호한 수준의 수익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중국의 파라자일렌(PX) 증설과 국내 정유사의 석유화학사업 투자는 잠재 위험으로 분류된다. 정유도 수요 성장세와 제한적인 설비 증설 등을 고려할 때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대규모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금 창출력이 개선되면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항공은 업황 개선 설문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유가 상승세에도 항공 여객 및 화물 수요 증가가 계속되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계열 지원 부담 완화까지 더해져 안정적 신용등급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신평사측 의견이다. 최근 갑질과 탈세 의혹으로 오너 리스크가 반영되고 있지만 사업과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은행은 금리 상승기 순이자 마진 개선 등 우호적 영업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채권자도 손실을 부담토록 하는 베일인(Bail-in) 제도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 은행과 은행지주 신용도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 [27th SRE][INDUSTRY]"국내외 모두 불안하다"…우려 다시 높아진 건설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크레딧 업계에서 건설업에 대한 애증의 역사는 길다. 지난 몇 년간 주택경기 호황으로 우려가 걷히는가 싶었지만, 다시 업황이 가장 우려되는 산업으로 꼽혔다. 현대·기아차 중심인 국내 자동차 업종은 판매 부진이 계속되면서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실적·재무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전기전자는 여전히 업황 개선이 가장 기대되는 산업이다. 상승 사이클을 타고 있는 화학, 정유에 대한 기대감도 견고했다. 27회 SRE 조사에서 향후 1년 내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으로 건설이 96표(51.1%)를 얻어 1위에 올랐다. 26회 1위였던 자동차는 93표(49.5%)로 2위를 차지했다. 신용카드 35표(18.6%), 캐피탈 29표(15.4%), 철강 28표(14.9%)로 5위권을 형성했다. 전기전자는 1년 내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산업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51표(27.1%)를 받았다. 이어 화학 49표(26.1%), 은행 44표(23.4%), 정유 40표(21.3%), 항공 30표(16.0%) 등 순이었다.◇ 건설, 9회만에 1위로…경기 하락세 직격탄건설 산업이 업황 악화 항목에서 1위에 오른 것은 2013년 하반기 실시한 18회 SRE 이후 9회만이다. 당시 조사에서 건설업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산업 1위로 꼽힌 바 있다. 2014년 들어 주택 경기가 회복하면서 아파트 분양 붐이 일었고 건설 업황은 물론 건설사 펀더멘털도 크게 개선됐다. 21회 때는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산업 1위에 오르기도 했다.하지만 주택의 꾸준한 공급과 정부의 규제 강화로 다시 건설 업황의 하락세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 24회와 25회 연속 업황 악화 예상 산업 2위에 오르면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에서 크레딧 애널리스트와 채권매니저 중 가장 많은 39명(54.9%), 43명(51.8%)이 악화 예상 산업으로 건설을 꼽았다. 한 SRE 자문위원은 “대우건설 손실로 해외 사업 불확실성 이슈가 다시 발생했고 부동산 경기도 다운사이징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많아졌다”며 “사업 지역이나 수주 유형 등에 따라 건설사 간 대응 능력이 차별화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신용평가사들도 하향세로 접어드는 건설업에 대해 경고를 던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3월 주택경기 하방국면 진입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건설사의 외형 감소와 수익성 하락 대응을 촉구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건설업 원가 관리 능력과 잠재 부실에 대해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나타냈다.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경제협력이 가시화될 경우 수혜 산업이 건설업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지만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긴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SRE 자문위원은 “북미 수교만 이뤄져도 건설사가 혜택을 입을 것”이라면서도 “북미 정상회담 등 절차가 많은 만큼 1년 내 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자동차, 여전히 불안…카드·캐피털도 우려자동차 산업은 전회보다 한 계단 내려왔지만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보내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다. 1위를 기록한 건설과는 3표 차이에 불과하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건설과 함께 1년 내 가장 업황 악화가 예상되는 산업으로 자동차를 꼽았다. 채권매니저 중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의 G2(중국·미국) 자동차 판매는 최근 소폭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부진해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고통은 부품업체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신용평가 3사는 올해 4월 현대·기아차 계열 현대위아의 신용등급(AA) 전망을 ‘부정적’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고 한신평은 작년 말 성우하이텍의 신용등급을 ‘A-’로 강등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미국 보호무역주의 본격화도 우려 요소다. 한 SRE 자문위원은 “미국은 자동차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중국도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판매 부진이 계속되면 현지에 진출했거나 현대·기아차 비중이 높은 부품업체들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전회에 이어 3위를 유지한 신용카드는 소액 다건 결제업종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출 금리 24% 이하로의 변경 등 수익성 악화 압박에 직면했다. 반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장 금리 상승이 예상되면서 조달 비용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캐피탈 산업 역시 조달 금리 상승과 한국GM의 한국 철수 시 자동차 금융 타격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전자 3회째 1위…디스플레이는 우려전기전자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굳건했다. 지난 25회부터 3회 연속 향후 1년 내 업황 개선 산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크레딧 애널리스트 중 가장 많은 19명(26.8%)이 전기전자를 꼽았다.국내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매번 사상 최고치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약 53조원, 13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률 50%를 돌파했다. NICE신용평가는 SK하이닉스의 실적·재무 개선을 반영해 최근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올렸다. 다만 같은 산업 내에서도 부문별로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반도체는 국내 업체의 견고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사업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존재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4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AA)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기도 했다.또 다른 SRE 자문위원은 “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넘어가는 시기로 설비 투자가 늘어나는데다 중국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며 “투자 부담에 따른 실적 부진 터널을 얼마나 짧게 벗어나 수익성이 본궤도에 오를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정유·화학 굳건…항공 처음 5위권 등극정유와 화학 산업도 당분간 업황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화학은 최근 5회 간 조사에서 26회(3위)를 제외하고 1년 내 업황 개선 산업 2위를 차지했다. 정유 역시 최근 3회 연속 3위를 유지했다. 화학은 미국 에탄분해설비(ECC)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이 있지만 견조한 전방 수요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양호한 수준의 수익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중국의 파라자일렌(PX) 증설과 국내 정유사의 석유화학사업 투자는 잠재 위험으로 분류된다. 정유도 수요 성장세와 제한적인 설비 증설 등을 고려할 때 정제마진이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대규모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금 창출력이 개선되면서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항공은 업황 개선 설문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유가 상승세에도 항공 여객 및 화물 수요 증가가 계속되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계열 지원 부담 완화까지 더해져 안정적 신용등급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신평사측 의견이다. 최근 갑질과 탈세 의혹으로 오너 리스크가 반영되고 있지만 사업과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은행은 금리 상승기 순이자 마진 개선 등 우호적 영업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채권자도 손실을 부담토록 하는 베일인(Bail-in) 제도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 은행과 은행지주 신용도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 [블록체인포럼]"블록체인, 금융 넘어 제조·유통·공공 인프라로 적용될 것"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금까지는 은행과 증권 등 금융업종이 블록체인을 가장 먼저, 가장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블록체인이 유통과 제조, 공공부문 등 모든 산업에서 기본 인프라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형남 삼성SDS 블록체인사업담당 수석컨설턴트는 15일 이데일리가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한 블록체인포럼에 연사로 나서 블록체인 기술이 보안과 인증을 시작으로 기존 비스니스의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도록 촉진시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블록체인이 바꾸는 산업 지형`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김 수석은 “물리적으로 표준화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가장 많이 확보된 곳이 금융이다보니 블록체인을 가장 먼저, 활발하게 도입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물류나 식품업계는 물론 공공부문에서도 블록체인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산업에 걸쳐 블록체인의 분산된 상호 인증, 확장성, 자동화 등의 혁신 요소를 통해 비용과 시간, 위험의 효과를 도모하는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많은 손바뀜이 있는 일이나 수많은 이해관계자간의 상호 확인이 필요한 일에 블록체인을 적용했을 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지금까지 블록체인이 적용된 분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과 롯데 등 몇몇 신용카드사들이 카드 모집인이 입력하는 카드 가입신청서나 고객 신분증 등 전자문서를 공인전자문서센터(공전소) 대신 블록체인에 올려 관리, 보관해 비용부담과 서비스 장애 리스크를 동시에 줄였고 등록된 고객 정보를 블록체인 망에 올려 별도로 중복 정보 입력 없이도 제휴사 사이트에서 계정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해 고객 편의를 높이고 이 공유된 정보로 다양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 대표적 사례다. 그밖에 삼성SDI가 해외법인의 구매계약을 전자서명을 관리하거나 국내외 38개 업체와 공공기관이 참여한 해운물류 컨소시엄이 블록체인 적용을 개념증명(POC)한 것 정도로 손에 꼽을 만하다. 그러나 김 수석은 앞으로 블록체인 적용 사례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선 “이미 국내 금융사나 기업간 상호 인증 또는 증권과 은행에서의 공동 인증이 성공한 만큼 앞으로는 금융지주사내 계열사들 간 공동 인증이 가능할 것이고 이후에는 인증을 넘어 송금 등에도 블록체인이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하나금융지주가 추진하고 있는 제휴사 포인트를 모두 모아 블록체인 상에서 통합 관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카드사들의 제휴사들간에 디지털포인트를 상호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머지 않아 현실화될 것으로 점쳤다. 김 수석은 ”이같은 방식을 통해 현금없는 사회를 선점하려는 금융사들의 시도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또 블록체인 플랫폼 결제모듈을 이용해 VAN이나 PG업체를 제거함으로써 저렴하게 카드사와 가맹점이 직거래하는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아울러 해운물류에서도 운송되고 있는 화물이 어떤 상태로 어디까지 옮겨가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리해 업무 처리를 자동화할 수 있는 블록체인 사업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하림처럼 수직 계열화한 식품 대기업이 원재료의 이력을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추적해 품질을 관리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나 자동차, 스마트폰업체 등이 전세계 고객 제품의 워런티(품질보증)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도 가시화할 것으로 점쳤다. 또 이미 다양한 블록체인 사업 과제를 연구해 장안평 중고차시장에서의 매매나 공공바우처 등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려는 서울시처럼 공공부문에서도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김 수석은 “결국 블록체인은 위·변조를 막고 중개자를 제거하는 보안과 인증을 시작으로 증권 거래와 결제, 청산, 공공바우처, 포인트 및 보상 네트워크, 구매계약 관리 등으로 확산된 후 궁극적으로 디지털 지급결제까지 갈 것”이라며 “결국 가전제품이나 커넥티드카 등에서의 상호 지급결제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은 사물인터넷(IoT)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버는 돈보다 쓰는 돈 많고, 노후준비 부족한 한국인
- 출처: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및 보험연구원[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우리나라 가구는 소득보다 지출이 높아 재무적으로 노후준비에 미흡한 가구가 많지만 향후 미래 노후 준비에 대해선 지나친 낙관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는 월평균 581만원을 벌어들였지만 소비지출과 비소비지출에 각각 254만원, 378만원을 지출하면서 벌어들이는 소득보다 쓰는 돈이 많았다. 가계의 자산총액은 3억9508억원으로, 이 중 부동산이 3억5048만원으로 85.6%의 비중을 차지했다. 담보대출 등 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64.9%에 달했다. 8일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과 보험연구원은 ‘한국 가계의 재무건강 연구’를 주제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가계의 90%는 근로소득이 차지하고, 평균 근로소득은 가구당 연 5116만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소득은 59.3%, 상속 등 사적이전소득은 10% 수준에 불과했다. 가구의 전체 소득은 연평균 6977만원(월 581만원)으로 근로소득 5116만원, 사업소득 4292만원, 금융소득이 1285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월평균 소비는 254만원으로 전체 소득 대비 43.7% 수준이다. 저축, 보험료, 대출상환액 등 비소비지출에는 378만원을 썼다. 비소비지출을 세부항목별로 보면 저축ㆍ투자액은 107만원, 대출상환액은 신용카드대금 납부액이 147만원, 담보대출 상환액이 71만원, 기타대출 상환액이 60만원 등 이다.가계의 자산 총액은 3억9508억원으로, 이 중 부동산이 3억5048만원으로 85.6%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금융자산 8117만원, 기타자산 2367만원 순이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는 64.9%로, 담보대출(40.3%)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신용카드(36.1%)가 차지했다. 가계의 노후준비는 월 35만8000원, 노후자금 준비에 대해서는 54.6%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노후자금 마련에 자신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58.8%로 높아 지나친 낙관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준비를 위해 특별한 준비를 하기보다는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주요 노후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국민연금, 직역연금‘이 31.9%로 가장 높았다. 출처: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및 보험연구원노후 준비를 못한 이유로는 ‘충분하지 못한 소득’(36.7%), ‘자녀 교육비 및 결혼자금부담’(17.8%), ‘부채상환 부담’(13.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의 78.9%는 지난 1년 동안 저축을 했고, 소득이 높고 대도시에 거주할 수록 저축 비율이 높았다. 금융거래는 대부분 비대면 거래를 통해 이뤄지고 있었다. 지난 한 달간 금융행동 경험에 대해 ‘ATM(자동화기기) 기기’를 이용한 거래가 83.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터넷뱅킹’ 77.3%, ‘모바일뱅킹’ 67.1%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재무설계상담을 받은 경험은 지난 5년간(2013~2017년) 전체 응답자의 19.4%에 불과했고, 금융교육을 받은 경험도 17.0%에 불과했다. 전체 가구의 38.9%는 지난 1년간 돈을 빌린 경험이 있고, 연령이 낮을수록(20대 예외) 돈을 빌린 경험이 많았다. 돈을 빌린 방법으로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가 56.8%, 은행신용대출이 43.9%, 마이너스 통장 35.3%, 주담대 31.2% 순이다. 특히 고금리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는 여성(61.0%)과 60대(30.3%)에서 높게 나타났다. 연구보고서는 “가계의 재무건강에 대한 인식을 객관화할 필요가 있고, 한국 가계의 재무건강 제고를 위해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20세부터 69세 사이의 전국 2002개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데미언 그린 이사장은 “이번 연구는 한국 가계 재무건강의 새로운 정의와 객관적인 측정 지표를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며 “재무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여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모바일뱅킹이 뭔가요?"…노인 100명 중 5명만 스마트폰 이체(종합)
-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한 어르신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가정 주부 A씨(63)는 최근 아울렛에서 쇼핑을 하다가 세상이 변했다고 느꼈다. 신용카드가 손상된 데다 수중에 현금이 부족해 곤란한 상황에서도 결제가 되더라는 것이다. 매장 직원이 제안한 방법은 모바일뱅킹. 스마트폰에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깔면 지문만으로 이체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익숙지 않고 이용이 어려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도 쓰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령층의 모바일 금융 소외 현상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모바일뱅킹 이용액이 하루 4조원에 육박했고 20~30대는 보편화됐지만, 60대의 비율은 5.5%에 불과했다.◇스마트폰 전성시대…모바일 금융서비스↑한국은행이 30일 내놓은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뱅킹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3조9630억원이었다. 모바일뱅킹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등 금융기관의 잔액조회, 계좌이체, 현금인출 등을 이용하는 서비스다.모바일뱅킹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이후 연도별 이용금액은 하루 평균 1조8326억원→2조4962억원→3조1407억원→3조9630억원으로 늘었다.모바일뱅킹을 이용하는 비율은 금융소비자의 절반에 육박했다. 한은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51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2017년) 9월2일~11월5일 설문한 결과, 이용률은 46.0%였다.이는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다. 지난해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실시한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스마트폰 보유율은 전년(88.5%) 대비 5.6%포인트 상승한 94.1%였다. 특히 50대 이하에서는 보유율이 100%에 근접했다.인터넷뱅킹 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90.5%에 달했다. 2014년(63.6%) 대비 26.9%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컴퓨터 이용 비율은 62.6%에서 55.6%로 7%포인트 줄었다.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 수가 전년 대비 16.0% 늘었고, 모바일뱅킹 이용 건수와 금액도 각각 10.6%, 26.2% 증가한 것이다.◇74%vs5%…청년·노년 모바일금융 격차↑다만 연령별 격차는 뚜렷했다. 20대와 30대의 사용 비율은 각각 74.0%, 71.8%로 보편화돼 있다. 40대의 비율도 61.2%로 과반을 넘었다. 다만 50대부터 비율이 급격히 낮아졌다. 50대와 60대 이상의 경우 각각 33.5%, 5.5%에 불과했다. 20대와 60대 이상의 차이는 무려 70%포인트에 육박하는 것이다.모바일뱅킹만이 아니다. 모바일지급 서비스도 20~30대의 경우 과반 이상이 사용했지만, 60대 이상 이용자는 거의 없었다. 모바일지급은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점에서 상품구매 대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다.최근 6개월 이내 모바일지급 이용경험 있는 비율은 26.1%였는데, 20대와 30대는 각각 53.6%, 50.6%로 절반 이상이 사용했다. 40대는 28%였고, 50대는 8.5%였다. 60대 이상은 2.1%로 저조했다.상황이 이렇자 점차 보편화하는 모바일금융에 고령층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0대 이상은 △구매 절차가 복잡하고 △인터넷 사용이 미숙하다는 점을 토로했다. 20대 비(非)이용자들이 개인정보 유출 우려, 안전장치 불신 등을 답한 것과는 달랐다.한은 관계자는 “고령층을 위해 이용 절차를 간소화하고 전담 상담원을 운용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자료=한국은행
- "간편결제 오프라인 확산, PG 활용 활성화돼야" 토론회 한 목소리
-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사회로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스페이스에서 열린 ‘2018 Good Internet Club 3차 행사’에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간편결제, 일상 속으로’라는 주제로 참여자들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재운기자[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우리나라는 유독 VAN(부가가치통신망) 결제 비중이 높아 간편결제 수수료율이 상승하는 원인이 된다. PG(결제 게이트웨이)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규제를 해소해야 간편결제도 발전한다”간편결제 주요 사업자들이 정부 당국의 경직된 규제에 대한 일침을 내놨다. 미국과 중국이 ‘선발전 후규제’ 기조로 산업 육성에 나서는 점을 본받아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앤(&)스페이스에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간편결제, 일상 속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2018 굿인터넷클럽(Good Internet Club) 3차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정부의 정책과 규제 기조가 변화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라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와 연동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월 취급액이 올해 들어 1조원을 돌파했다.정부(금융위원회)도 지난달 ‘핀테크 혁신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간편결제의 오프라인 내 확산 의지를 밝혔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는게 참석자들의 공통 의견이다.정상민 NHN엔터테인먼트 정책실 부장은 “금융위 발표는 계좌 기반 서비스에 대한 인센티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사용자 수요는 신용카드 기반으로 가고 있어 방향이 맞지 않다”며 세액공제 등의 측면에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간편결제의 오프라인 확산에 걸림돌이 되는 기조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정 부장은 “(현재 보편화된)VAN 방식은 13개 VAN 사업자에 모두 협조를 요청해야 하는 반면, PG 방식은 PG 모듈만 붙이면 도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금융위의 발표 내용은 기존 가맹점들이 추가로 수수료를 더 부담하지 않는 방향을 권장하고 있는데, PG 방식을 활용하려면 수수료율이 증가한다. PG 서비스 이용에도 VAN을 거쳐야하는 비합리적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정 부장은 “PG 방식은 미수채권에 대한 부담이나 영세가맹점의 폐업에 따른 책임, 결제시스템 유지보수나 마케팅 비용을 PG 사업자가 부담해 실질적으로는 가맹점에 이득이 많다”며 기존 결제 환경을 변화시킬 전향적인 정책 필요성을 제기했다.중국 QF페이의 한국지사장 권현돈 대표는 “중국은 우선 산업이 성장하도록 둔 다음,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사업자들을 모아 토론을 거쳐 규제를 마련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달리)산업은 성장하면서 동시에 현실적인 규제가 가능한 방안이 마련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황승익 한국NFC 대표는 ‘현금 없는(Cash-less)’ 사회의 도래에 따른 이색 가맹점 사례를 소개했다. 올해부터 종교단체의 회계처리 투명성 강화규제에 따라 최근 한 교회가 가맹점으로 들어와 카드결제로 헌금을 받기 시작했는데, 신도들은 현금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교회 입장에서는 연말정산에 따른 부수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육점이나 학원 등도 새로운 마케팅 기회나 안정적인 자금 흐름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진 카카오페이 사업총괄 이사는 “카카오톡에서 경험한 것처럼 사용자가 많이 모이면 거기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생활 금융 서비스를 결합해가며 궁극적으로 금융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런던에서 온 편지-현금없는 사회올까]②불법거래 막으려면 현금 없애야?
- 영국 50파운드 종이지폐(출처=영국중앙은행)[런던=이데일리 이민정 통신원] 영국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5파운드, 10파운드 지폐는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머 재질로 만들어졌습니다. 20파운드 지폐는 아직 종이 지폐인데 영국중앙은행(BOE, 영란은행)은 폴리머로 만든 신권을 2020년 선보일 예정입니다. 2015년 새 종이 지폐를 선보인 50파운드는 폴리머 신권으로 만들지 여부를 아직 고민 중인 상태고요.영란은행은 왜 순차적으로 종이 지폐를 폴리머 지폐로 바꾸고 있을까요. 신용거래나 가상화폐 등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결제 수단이 현금 사용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실물 화폐가 앞으로도 쭉 계속 쓰일 것이라는 장기적인 판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저렴하게 발행할 수 있고, 더 오래 사용하면서 발행 비용 등을 아끼는 방식의 화폐로 바꾸고 있는 것이죠.또한 현금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현금은 역사적으로 꾸준히 불법거래에 쓰이거나 위조나 돈 세탁 등 범죄에 악용돼 왔죠.실제 지난 2015년 영란은행은 발권한 지폐 가운데 적어도 절반이 해외에 유통돼 있거나, 아니면 마약거래, 매매춘 등 불법거래에 쓰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앞서 진행된 다른 연구에서는 유통되고 있는 파운드화 가운데 약 11%에 코카인이 묻어 있다는 결과가 나왔고요.유럽중앙은행(ECB) 이 발행하는 유로화 지폐 가운데 최고액권인 500유로(약 65만원) 지폐는 돈세탁과 테러집단의 자금지원 등에 쓰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테러집단 알 카에다 우두머리 이름을 따 ‘빈 라덴 지폐’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었죠. 고액권이 무게와 부피가 가벼우면서 불법거래 이용에 쉽게 이용된다는 사례가 늘자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2016년 5월 결국 500유로 지폐 발행 중단을 결정했습니다.영란은행이 위조가 어려운 폴리머 지폐로 통화를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것은 지폐가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범죄와의 연관성을 들며 현금을 점진적으로 없애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완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폴리머 지폐는 방수 기능과 내구성 등을 높여 기존 종이 지폐 유통기한보다 훨씬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지폐 안에 최첨단 보안 기술을 넣어 위조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현금 이용에 있어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은 세금탈세에 자주 이용된다는 것입니다. 가사도우미나 정원관리사, 베이비시터에 노동이나 서비스의 대가에 대해 조세당국에 신고하거나 기록을 남기지 않고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은 엄밀하게 따지면 그들이 소득에 대한 세금을 회피할 수 있도록 조장하거나 돕는 행위죠. 이런 식으로 영국 조세당국의 감시를 피한 세금은 연간 62억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피터 샌즈 하버드 케네디스쿨 펠로우는 “범죄를 저지르는 개인이나 조직이 범죄행위에 가장 선호하는 거래수단은 현금”이라며 “현금만큼 익명성을 보장하고, 추척을 어렵게 만들고, 널리 쓰일 수 있는 다른 수단은 없다”라고 분석했죠.결국 현금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모든 거래를 기록이 남는 카드 등 전자거래 형태로 바꾸면 범죄자들을 추적하기도 쉽고 탈세를 막는데에도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범죄 및 탈세 예방은 인도와 중국 당국이 현금보다는 전자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식의 금융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그런데 일각에서는 마약거래 등의 범죄에 이미 추적이 어려운 가상화폐, 암호화폐 등이 쓰이기 시작하면서 현금을 없애는 것이 범죄를 막거나 추적하는데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애플 수장인 팀 쿡은 올해 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살아 있는 동안 현금없는 사회가 도래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사람들이 현금이 아닌 애플이 개발한 결제수단인 애플페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발언이죠.실제로 영국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카드, 모바일폰, 애플리케이션 등 현금이 아닌 결제수단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영국 주요 금융회사와 은행 등이 회원인 UK파이낸스에 따르면 작년 체크카드가 현금을 제치고 영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결제수단에 올랐습니다. 커피나 맥주 같은 소액 결제에도 현금보다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요.현금 사용은 줄어들고 있으며 현금의 문제점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카드, 어플리케이션, 가상화폐 등 기술 발달로 다양한 결제 수단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현금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까요.
- ‘무죄’ 주장한 황창규 KT 회장..“포스코와 다르다”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오전 10시 긴급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하기 4시간 30분 전, 황창규 KT 회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청 본청에서 20시간 넘게 조사받고 귀가했다. 포스코와 KT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회사들이지만 주인 없는 회사라는 이유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CEO들의 위치는 불안했다.권 회장은 ‘포스코의 새로운 100년을 위해 사임한다’고 언급했지만, 안팎에선 이명박 대통령 당시 자원외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용퇴를 결심한 배경 중 하나라는 얘기가 나온다. 황창규 KT회장 경찰 출석 /사진=연합뉴스. 황 회장은 17일 오전 9시 30분께부터 18일 오전 5시 40여분까지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황창규 회장 ‘무죄’ 주장…조서 검토만 5시간 넘게 걸려KT는 포스코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견해다. 황 회장은 이틀간 이뤄진 조사에서 ‘신용카드 깡’을 활용한 불법 정치자금 제공 사실에 대해 무죄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찰청 지능범죄 수사대의 방대한 질문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런 걸 본 적이 없다“거나 정확히 기억나는 부분은 “그것이 아니었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KT 법인카드로 구입한 상품권을 되팔아 4억3000여만 원을 현금화 한 뒤 30명 임원 명의로 개인 후원금인 것처럼 나눠 국회 정무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 등 90명의 국회 의원들에게 제공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를 황 회장이 알고 있었으며 지시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황창규 회장은 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KT 고위 관계자는 “통상 조서 작성과 검토는 1,2시간 걸리지만 황 회장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이 때문에 조서 작성에도 5시간 넘게 걸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용퇴를 통한 포스코 살리기에 나섰다면, 황창규 KT회장은 KT 흑역사의 고리를 끊기 위해 수사에 성실하게 임했다는 것이다.◇구속기소? 불구속 기소? 무혐의?…확실한 증거 없이 KT 흔들지 말아야연초부터 이 사건을 수사해왔던 경찰은 황창규 회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보인다.경찰은 황 회장이 연임을 도와 달라거나 국정감사 출석 명단에서 제외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불법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본다.하지만, 검찰이나 법원이 어떤 결정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할지 무혐의처리할지부터,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할지에따라 KT그룹 CEO 리스크의 수위가 달라진다.KT 안팎의 의견은 분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대관 파트에서 이뤄진 사건이다. 확실한 물증 없이 황 회장을 구속시키는 건 검찰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KT에서 30년을 근무한 뒤 퇴사한 A씨는 “남중수, 조영주, 이석채(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검찰 수사를 받고 물러난 CEO들) 등 시간이 지나도 판박이로 돌아간다”며 “이는 정권 낙하산 외인부대가 KT를 점령하면서 생긴 일이다. 회사 이미지가 땅에 떨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김종훈 의원(민중당)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KT가 카드깡 형태로 불법정치자금을 준 건 파렴치하다. 철저한 수사로 황 회장의 진실이 밝혀지고 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 차 마시고 토론하고… ‘독서실 진화’ 이끈 두남자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다음은 13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기사다. △1면-강의 듣고 토론하고… ‘독서실 진화’ 이끈 두남자 -최종구 금융위원장 “全세계 데이터경제로 전환 중… 금융정보 활용 위해 규제 풀것” -대법 “통신비 원가공개” 판결… 요금 인하 압박 거세질 듯 △줌인&-폴 라이언 美하원의장 “더이상 주말 아빠로 기억되기 싫다”… 권력보다 가정 택한 공화당 1인자 -국민 절반 “김기식 금감원장 사퇴해야” △대법, 통신요금 원가공개 판결 -“전파는 공공재, 서비스 가격 공정해야”… 이동통신 요금체계 수술대 오르나 -미래통신 투자 위한 것… 통신료 인하 근거 삼다간 되레 오를 수도 -참여연대 “LTE도 원가정보 공개 요구할 것” △이데일리 퓨처스포럼 -통닭장사에도 도움주는 금융 빅데이터… 잘 활용할수록 소비자에 혜택-P2P기업 대표 “규제 개선” 제안에, 최종구 “투자한도 확대 검토” 화답 -금융당국, 모바일 간편결제 소득공제 확대 검토 △삼성, 지배구조 개편 잰걸음 -사외이사는 사외이사가 뽑고… 4개 남은 순환 출자고리마저 끊는다 -삼성 투명경영 제3의 축 ‘거버넌스위원회’ △6·13 지방선거 영향주는 변수 -北에서 불어온 바람, 훈푼이냐 역풍이냐… 들뜬 與, 경계하는 野-‘총풍’ 학습 효과에… 안보이슈도 보수정당에 도움 안돼 -동시투표 가능성 희박하지만… 성사돼도 보수야당에 ‘절대 불리’는 아냐 △정치 -靑 ‘김기식 외유 적법성’ 선관위에 공개 질의… 野 4당과 초강경 정면대치 -본격 선거모드 한국당… ‘정권심판론’ 먹힐까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장수에서 농부로… 비타협 이미지 버릴 것” -文대통령-김정은, 첫 통화 언제 이뤄질까 △경제·금융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추진… 누진제 도입 가능성도 -공정위, SPC 부당내부거래 조사... 중견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나 -저물가·고용부진에... 한은, 5개월째 기준금리 동결 -IBK기업銀 캄보디아 지점 설립 예비인가 △산업&기업 -백운규 “삼성 작업환경 보고서 공개...기술유출 가능성 고려해야” -1회 충전 서울→부산 ‘코나EV’...전기車 서울 대전 -전경련 ‘요즈마’와 손잡고 스타트업 키운다 -LS산전, 부산서 ESS 연계 태양광 발전소 준공 △산업 -“GE·IBM도 소프트웨어 기업 변신... 한국, 양질의 인력 양성 시급”-SKB, 삼성 HDR10+ 기술 도입 -“IHQ 분리매각 불발됐지만... 딜라이브 통매각에 지장없어” -한화시스템·디펜스, 인도 방산전시회 참가...첨단 감시정찰장비 소개 △소비자생활 -홈쇼핑 ‘빅2’... GS홈쇼핑 ‘스타트업 투자’·CJ오쇼핑 ‘쇼퍼테인먼트’-요쿠르트도 커피숍도 ‘미세먼지야 물렀거라’ -우리집 강아지도 편의점 단골 △알쏭달쏭 냉명의 세계 -누가 그래?... 냉면에 다대기 넣지 말라고 -“냉면 맛 세월따라 변한다지만 나에게는 한결같은 고향의 맛” -‘3대 냉면’을 아십니까 -정인 “5그릇 먹고 싶었는데 참아”... 백지영 “공연만큼 중요하게 생각해” △중소기업·벤처 -120년 전 궁중서 쓰던 약재 그대로... 로봇이 분당 1200병 ‘척척’ -‘모터 본고장’ 日서 인정...히타치와 한 무대 섭니다 -카페처럼... 우리집 중문·방문 바꿔볼까 -벤처기업협회·SK텔레콤, 유망 벤처 발굴 협약 맺어 △IR라운지 -홈쇼핑 완판 찍고 대륙女心 저격한 ‘견미리 팩트’... 4년 내 매출 ‘1조 클럽’ 목표 -커버력은 기본, 고급스러운 용기... 재구매율 높아 -[애널리스트가 보는 애경산업] 화장품이 영업이익의 90% 차지... 세제·샴푸 생활용품사업 분발을 △증권&마켓 -상장사 현금배당 23조원...국고채 수익률보다 낫네 -유가 뛰자...정유 웃고 항공 울고 -돈 되는 한투운용 베트남펀드에 日증권사 군침 △증권 -‘총각네 야채가게’ 7개월 만에 다시 매물로 나왔다 -배당착오 사고 삼성증권 신용도 ‘노란불’ -‘콘크리트펌프카 1위’ 전진重 매각 속도... 주간사 삼일회계 선정 -금감원, 대기업 회계감리 밀착감시... 제2 대우조선 사태 재발 방지 나서 △여행 -바위 틈 비집고.. 수줍게 고개숙인 봄, 반갑드래요 -아산 외암마을, 부여 궁남지... ‘열린 관광지’ 놀러오세요 △스포츠 -‘레알 구세주’ 호날두 -지은희, 굿 스타트 -출중한 외모 빼어난 실력...‘꽃보다’ 왕웨이중 -야구도 하고 기부도 하고... 이만수 “지금이 가장 행복” △사람&나눔 -김성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케이블TV 생존 위해 제4이통사 참여하겠다” -최승재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꼭 이룰 것” -‘장애인 244명에게 일자리’...이철순 나눔누리 대표 석탑훈장 -대세남 박서준 ‘참이슬’ 매력 알린다 -김태극 전 LG CNS 부사장, 한국스마트카드 대표 선임 △오피니언 -판문점에도 봄이 오는가 -취약계층 배려없는 특별공급제도 -스마트 혁신에 성공하려면 △부동산 -조합원이 직접 감사 요청까지... 금싸라기 한남뉴타운 올스톱 -‘조물주 위 건물주’... 상가 분양가 역대 최고 -‘똘똘한 한 채’ 나야 나... 브랜드 아파트 쏟아진다 -서울 1분기 전월세 전환율 소폭 하락... 강북 최고, 송파 최저 △사회 -‘先임용·後교육’ 소방교육생,4대보험 가입 의무화 -‘택배전쟁’에 뒷짐진 국토부 -‘조세포탈’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무죄 확정 -檢 ‘외유성 출장 논란’ 김기식 원장 수사 착수 -환경부 ‘재활용 대란’ 급한 불 끈다... 제지업계와 2.7만t 긴급매수 합의
- 카카카오택시 스마트호출 공개..사용료 1000원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카카오모빌리티(대표 정주환)는 10일 카카오 T 택시 기사회원에게 인센티브 제공, AI 기반 배차 시스템 ‘스마트 호출’ 기능 추가, 특정 호출 편중 방지 등 다양한 신규 기능과 정책을 공개했다. 스마트 호출 사용료는 1000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새로운 호출 기능에 대해 지속적인 사용자 인식 조사 및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과 협의를 거쳐 스마트 호출 기능에 대한 우려를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책정했다.첨단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에게는 새로운 연결 기회를 제공하고, 기사 회원에게는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운행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승객-기사간 연결을 대폭 강화한다는 목표다.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수요-공급 격차 해소 목표”이번 카카오 T 업데이트는 택시 수요 - 공급 격차에 따른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고자 하는 목표 중 하나다. 한 예로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카카오T 택시 호출은 약 23만건에 달한 반면, 당시 배차 가능한 택시(운행중 택시 제외)는 약 2만 6000대 수준이었다. 호출의 80% 이상이 공급 불가능했던 상황이었다. 반면 해당일 오전 10시~오후 4시에는 호출과 공급이 거의 동수를 이뤘다.이같은 일시적인 택시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출퇴근, 심야 시간이나 도심 지역에서 발생하는 택시 승차난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점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기능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나갈 예정이다.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과 프로모션도 선보인다. 먼저 스마트 호출 기능은 시행 후 한 달 이내 첫 이용 시 무료 혜택을 제공해 이용자들이 부담없이 새로운 기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BC카드와 제휴를 통해 카카오 T앱에 BC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경우 1회에 한해 스마트 호출 이용료 전액 청구 할인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금융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요금 할인, 카드 포인트 활용 등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스마트 호출 기능을 활용해 택시를 이용할 경우 사전에 카카오 T 앱에 등록해둔 신용·체크카드로 이용료가 자동 결제된다. 택시 운행 요금은 기존처럼 현금이나 카드 단말기를 이용해 직접 택시 내에서 결제해야 하며 요금 외 추가 비용을 낼 필요는 없다.카카오모빌리티 정주환 대표는 “다양한 기능과 정책으로 기존의 연결을 강화함과 동시에 새로운 연결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이용자와 종사자 모두의 편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 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혁신을 시도해 나갈 것이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한 이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응답률 높은 기사에는 포인트 부여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 회원 대상 인센티브 제도인 ‘포인트 시스템’ 을 시작한다. 택시 승차난이 심각할 때 택시 기사의 호출 수락에 대한 동기를 제공해 더 많은 택시가 호출에 적극적으로 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기사 회원에게 호출 응답, 이용자 별점 평가 등에 따라 적립·환금 가능한 포인트를 제공해 이동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더 많은 택시가 호출에 응답하도록 유도한다. 이용자 만족도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인트는 실시간·일 단위로 적립되며 기사용 앱을 통해 적립 내역을 확인하고 환금을 진행할 수 있다.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포인트 시스템을 통해 카카오 T 택시의 일반 호출 기능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단거리·교통 취약지 등으로 인해 응답률이 낮은 일반 호출(비인기 호출)에 응답한 기사에게 포인트를 제공함으로써 일반 호출 응답 동기를 추가로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AI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응답 확률이 낮은 일반 호출을 분류해 기사회원에게 해당 호출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고 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아울러 일부 시간대나 지역에서 나타나는 특정 호출 편중 현상(골라 태우기)을 막기 위한 정책도 도입할 예정이다.승객의 택시 호출 성공률을 높여줄 수 있는 AI 배차 시스템 ‘스마트 호출’ 기능도 추가했다. 지난 3년여간 쌓아온 방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축한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모빌리티 엔진을 활용한 호출 시스템이다. 기존 일반 호출이 가까운 위치에 있는 택시 기사에게 순차적으로 정보를 보내는 방식이었다면 스마트 호출은 AI가 이용자의 호출을 예상 거리와 시간, 과거 운행 패턴, 교통 상황 등을 분석해 응답할 확률이 높은 기사에게 전달해 주는 기능이다.카카오 T 택시에 가입한 택시 기사 중 80% 이상이 스마트 호출 기능 사용에 대한 약관동의를 마친 상태다. 아울러 의료기관 등 응급 상황으로 추정되는 호출의 경우에는 스마트 호출 기능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일부 기사들이 스마트 호출만을 선호하게 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 스마트 호출 목적지는 기사에게 노출되지 않는다. 기사는 스마트 호출을 수락한 후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 호출에 응답한 기사가 목적지를 확인한 후 연결을 취소하면 일정 시간 동안 스마트 호출에 응답할 수 없게 된다. 일반 호출은 현행 방식대로 목적지가 노출된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일반 호출의 활용성은 유지·강화되고, 일반 호출로 택시 이용이 어려웠던 이용자에게는 ‘스마트 호출’ 이라는 새로운 연결 기회를 제공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본격화…속내 복잡해진 롯데·삼성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으로 지목되던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오너의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자금을 들여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하는 기업들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 집단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롯데그룹은 각각 다른 형태의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 중이거나 고심 중이다. 개편 시나리오에 따라 계열사 자금 부담이 늘어나거나 사업 지위가 상승하는 등 득실이 엇갈릴 수 있으므로 이해 관계자들의 관심은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사업재편 구조.(이미지=NICE신용평가 제공)◇지주사 포기 현대차, 금융계열사 품고 간다현대차그룹은 지난 28일 현대모비스(012330)를 인적분할하고 모듈·AS부품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086280)가 흡수합병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분할합병 후 대주주와 계열사간 지분 양수도를 통해 현대모비스-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현대모비스로 이뤄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을 통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됐지만 이를 포기하고 현대모비스 지배회사 체제로 방향을 정하며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이나 세금 부담을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이번 주식 양수도 과정에서 1조원 이상의 양도세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재벌 총수들의 꼼수 경영 승계 등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냉담해진 상황에서 정공법을 택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업계는 평가했다.또 지주회사 체제로 가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현대캐피탈이나 현대카드 등 금융 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게 되는 데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요건 충족을 위해 추가로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 등 걸림돌이 많은 상황이었다.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수직 계열화 된 현대차그룹 특성상 업무 밀접도가 높은 금융계열사들을 포기할 수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오너 일가가 현대모비스 지분을 30% 가량 보유하면서 그룹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현재 자동차 산업 업황이 정체기를 겪으면서 수익성 저하 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는 신용도 영향이 크게 없다는 판단이다. 최중기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은 “현대글로비스는 채산성이 우수한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품사업을 흡수 합병해 사업안정성 제고와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되고 기아차는 존속모비스 보유 지분 합병글로비스 지분을 교환하는 형태의 지분매매를 진행할 예정으로 재무안정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현대모비스는 사업안정성 약화가 불가피하지만 계열 내 최상위 지배회사로 지배구조적 중요성이 크게 강화된 점을 감안할 때 최종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2018년 4월말 기준 롯데그룹(예상) 지분구조도(%).(이미지=한국기업평가 제공)◇롯데지주, 비금융·금융 계열사 지분 처리 고민경영권 분쟁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까지 유독 풍파를 겪은 롯데그룹은 정부 정책에 부응해 일찌감치 지배구조 개편을 선언했다. 오너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다수 기업을 지배하고 있는 거미줄 같은 순환출자 고리가 질타를 받자 재빨리 대응에 나선 것이다.먼저 롯데그룹은 롯데건설과 롯데쇼핑 등의 계열사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롯데제과(280360), 롯데쇼핑(023530), 롯데푸드(002270), 롯데칠성(005300)음료 4개 계열사를 분할·합병해 지주회사인 롯데지주(004990)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400개 이상의 순환출자 고리를 18개로 크게 줄였다. 이달 1일 기일로는 롯데지알에스, 대홍기획,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상사, 한국후지필름의 투자회사를 분할해 롯데지주에 합병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그룹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되지만 앞으로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갈 길은 멀다는 평가다. 우선 지주회사 전환일(작년 10월 12일)로부터 2년 내 기준 이상 자회사 주식보유와 자회사 외 국내계열회사 주식보유 금지, 금융사 주식소유 금지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롯데지주가 최대주주가 아닌 계열사를 모두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가정할 때 상장사인 롯데칠성음료 지분 0.7%와 롯데제과 지분 8.5%를 추가 취득해야 한다. 비상장사 롯데인천개발, 롯데인천타운, 롯데로지스틱스,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건설 지분도 추가 매입하는 것이 숙제다.또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93.8%, 롯데캐피탈 지분 25.6%, 롯데멤버스 등 기타 금융계열사 지분과 BNK금융지주 등 투자 목적으로 들고 있는 금융회사 지분을 처리해야 한다. 롯데지주 입장에서는 금융사 지분을 매각하면서 매입해야 하는 계열사 지분 교환을 통해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다만 오너인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되면서 추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아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배구조 개편의 열쇠를 쥔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나 중국 롯데마트 매각 등도 단기간 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그룹 전체 신용도 방향성 측면에서 지배구조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수익성 저하 등 사업경쟁력 약화도 부정적 요소다. 유준기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비상경영체제에서 호텔롯데 상장에 도전하는 무리수를 던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중국 할인점 철수 같은 중요한 문제도 매각 관련 주요 사항이 변경될 경우 신속하고 탄력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삼성금융그룹 지분구조(%).(이미지=NICE신용평가 제공)◇이재용 돌아온 삼성, 삼성생명 움직임이 ‘키’삼성그룹은 현대차·롯데그룹과는 달리 아직까지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지 않고 있다.현재 삼성그룹은 삼성물산(028260)-삼성전자(005930)-삼성SDI(006400)-삼성물산 등 여러개의 순환출자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입원할 때만 해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정국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경영권 승계 도구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초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하던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이 중단됐다. 이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난 만큼 다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일단 공정위 지시에 따라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2.1% 가량을 처분하면 상당부분 순환출자 고리는 해소된다. 다만 삼성그룹은 순환출자 뿐 아니라 금산분리와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 등의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 만큼 셈법이 복잡한 편이다.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약 8.3%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배력 약화를 막기 위한 거액의 지분 매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판단과 각 계열사 움직임에 대한 시장 관심은 높아질 전망이다.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상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전자 지분 취득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