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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프랑스서 체포되자…텔레그램 "숨길 것 없어" 반발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39)가 프랑스에서 체포되자 텔레그램 측이 “숨길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2016년 2월 2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에서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2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성명을 통해 “자사의 규제는 업계 표준 내에 있으며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플랫폼이나 소유자가 해당 플랫폼의 남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또 텔레그램 측은 두로프 CEO가 유럽을 자주 여행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온라인 환경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시장법(DMA)을 포함한 유럽연합(EU)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텔레그램은 “전 세계 10억명에 가까운 사용자들이 텔레그램을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중요한 정보의 출처로 사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앞서 AFP 통신 등은 24일 두로프 CEO가 전용기를 타고 수배 상태인 프랑스를 방문했다가 파리 교외의 공항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경찰은 텔레그램 측이 사기·마약 밀매·사이버폭력·테러 조장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두로프 CEO에게 적용했다. AFP 통신이 인용한 사법 소식통에 따르면 두로프 CEO의 구금은 이날 연장됐으며, 최장 96시간까지 지속할 수 있다.러시아 출신으로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UAE) 시민권을 보유한 두로프 CEO는 현재 텔레그램의 본사가 있는 두바이에 거주하고 있다.텔레그램은 강력한 보안성을 강점으로 페이스북, 유튜브, 왓츠앱, 인스타그램, 틱톡, 위챗에 이어 세계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특히 러시아와 이란, 중동, 홍콩 등에서 정부 탄압에 맞선 민주화 운동 세력의 소통 도구로 활용됐다.그러나 이런 보안성 때문에 텔레그램이 가짜뉴스 확산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텔레그램 비판자들은 텔레그램이 최대 20만명 규모의 대규모 커뮤니티나 채팅방을 운영할 수 있게 하고 있어 이로 인해 잘못된 정보가 쉽게 퍼지고 음란물이나 테러 등과 관련 콘텐츠가 쉽게 공유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2021년 1월 미국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일으킨 극우 세력이 텔레그램을 통해 모였고, 최근 영국을 뒤흔든 극우 폭력 시위 참가자들도 텔레그램으로 폭동을 조직한 것으로 지목돼 면밀한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BBC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텔레그램이 일부 그룹을 삭제했지만, 전반적으로 극단주의 및 불법 콘텐츠를 중재하는 시스템은 다른 소셜 미디어 회사나 메신저 앱에 비해 상당히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프랑스에서 구금된 두로프 CEO와 관련해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두로프에 대한 러시아 영사의 접근권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프랑스는 협조를 거절했다”며 “프랑스는 두로프가 프랑스 국적이라는 사실을 우선으로 여긴다는 점을 (거절 사유로) 제시했다”고 말했다.아울러 자하로바 대변인은 텔레그램에는 서방 인권 단체들이 두로프 CEO의 체포에 침묵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 [기고]‘세계의 바다’ 지키는 해양경찰
- [김종욱 해양경찰청장] 우리나라는 수출입 화물의 99.7%가 전 세계 주요 해상교통로를 통해 운송된다. 원유, 철광석, 연료탄 등 원자재는 100% 해상을 통해 운송이 이뤄지고 이 중 상당량이 호르무즈 해협∼인도양∼말라카 해협∼남중국해를 거쳐 공급되고 있다. 전 세계 해상 운송량의 20%가 통과하는 말라카해협 및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3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 등에서는 선박 납치, 화물 탈취 등 해적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해양에서의 안보 위기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초국가적 연대가 필수적이다. 우리가 활동하며 접하는 모든 공간에는 항상 고민과 땀방울이 스며 있다. 이 속에서 거치는 다양한 시행착오는 더 나은 길로 향하는 열쇠를 건네준다. 현장이 중요한 이유는 당사자들이 직면한 가장 실체적인 정보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공간이어서다. 현장에서 체득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은 분석과 해결의 원천 정보가 돼준다. 우리는 이러한 정보를 ‘빅데이터’라고 부른다. 빅데이터가 풍부할수록 솔루션의 현실성은 높아진다.오는 9월 인천에서는 세계 각국의 해양경찰 기관장들이 모여 바다를 보호하고 가꾸는 노하우에 대한 빅데이터와 솔루션을 공유하는 ‘제20차 아시아 해양치안기관장 회의’를 개최한다. 대한민국 해양경찰청 주최로 9월2일부터 9월6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을 비롯해 호주, 프랑스, 영국, 아시아해적퇴치협정(ReCAAP),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등 세계 27개 국가 및 국제기구들이 참여한다. 아시아 지역 해양 국제범죄 및 해양안전을 공동 대응하기 위해 2004년 시작된 이 회의는 이제 호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이 참여하면서 범 글로벌 회의로 성장했다. 올해로 20회째를 맞는 이 뜻깊은 회의를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개최한다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지난 6월 실무회의를 통해 해양범죄예방, 수색구조, 역량 강화, 환경보호, 정보 공유를 주제로 함께 고민한 데 이어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 각국의 해양경찰 기관장들이 상호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해양에서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제시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천 전략을 마련해 더 포괄적이고 능동적인 협력과 연대로 가는 길을 넓히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실질적인 해양 치안과 환경보호 등을 주제로 생생하고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세계 정상급 디지털 강국으로 손꼽히는 대한민국은 해양안보 디지털 역량과 기술을 비롯해 70년 동안 축적해 온 다양한 현장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며 적극적인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우리나라는 인도·태평양 국가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은 대한민국의 국익에 직결된다. 세계 인구의 65%가 거주하는 인태 지역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2%, 무역의 46%, 해양 운송의 절반을 차지한다. 또 반도체를 비롯한 미래 전략 산업의 핵심 협력 국가들이 소재하는 경제·기술적 역동성이 높은 지역이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직면한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 간 강력한 연대와 긴밀한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며 우리 정부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정부는 국방, 방산 분야는 물론 사이버안보, 마약, 테러 등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고 아세안 국가들의 해양 법집행 역량을 지원하며 아세안과 연합훈련 공조를 확대하면서 해양안보 협력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모여 아시아 해양치안기관 회원국 간의 신뢰와 화합도 더욱 두터워지고 우리가 지키는 바다가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아시아 기관장 회의 슬로건을 ‘우리의 바다를 가꾸며 미래를 보장하다’(Gardening our seas, Securing our tomorrow)로 정했다. 바다가 우리의 살길이고 해양안보가 곧 세계 평화·안보다. 화합과 공존은 세계를 연결하는 바다에서 더욱 큰 가치를 발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