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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소세포폐암 치료, 신속한 돌연변이 유전자 검출이 핵심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비소세포폐암 치료시 돌연변이 유전자의 신속한 검출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진행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들은 백금 항암-면역 조합 치료 또는 돌연변이 유전자에 대한 표적 치료를 받게 된다. 환자가 표적 치료제 대상 여부 판단이 늦어지는 만큼 폐암 치료가 늦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신속한 동반 유전자 돌연변이 검출이 중요하다.표적항암제는 약 10년 전 부터 본격적으로 폐암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주로 암세포의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하는 효소를 억제하는 치료 기전을 갖고 있고, 대부분의 경우 경구약이다. 특정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들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대표적으로 표피 성장 인사수용체 (EGFR) 돌연변이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비소세포 폐암 환자의 30-40%가 이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1차 치료제로 지오트립 등 2-3세대 EGFR 표적치료제가 처방 가능하며, 4세대 표적치료제까지 연구 개발 중이다. 현 보험체계에서는, EGFR 표적치료 내성 유전자인 T790M이 발생 시 렉라자, 타그리소를 사용할 수 있다.EGFR 돌연변이 외에도 폐암에는 다양한 표적치료제 사용 가능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데,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 (ALK) 돌연변이와 ROS1 돌연변이도 중요하다. ALK 돌연변이에 대해서는 알레센자, 알룬브릭 등의 약제가 사용 가능하고, ROS1 동반 시 1차 치료제로 잴코리 사용이 가능하다. 그 밖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NGS)을 통해서만 찾아낼 수 있는 표적 가능 유전자 돌연변이 BRAF에 라핀나 매큐셀, MET엑손14결손에 대해 타브렉타, RET에 레테브모, NTRK에 대해 비트락비와 로즐리트렉이 각각 표적치료제로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여의도성모병원에서는 병리과 김태정 교수가 상기 유전자들에 대한 동반진단 NGS를 시행하고 있으며, 유전자 돌연변이 확인 시 바로 약제 처방이 가능하다.폐암에 비교적 흔한 KRAS 돌연변이에 대해서 특별한 표적치료제가 없었으나,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루마크라스 (성분명 소토라십) 사용이 가능해졌다. 2021년 NEJM 발표된 연구 결과 따르면, KRAS G12C 돌연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 폐암 환자의 80% 이상의 높은 질병 조절률도 나타났다.2022년 5월부터 국내 최초로 폐암 돌연변이 ‘KRASG12C’ 선별을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동반진단검사인 ‘therascreen KRAS RGQ 동반진단검사를 시작했다. 국내에서 제일 빠른 폐암 진단 (2~5일 이내)과 EGFR, ALK, ROS1, KRASG12C를 포함한 표적 가능 유전자 돌연변이 분석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여의도성모병원 호흡기폐암센터 임정욱 교수는 “EGFR, ALK, ROS1, BRAF, MET엑손14결손, RET, NTRK, EGFR T790M 결과를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내고 있어 비소세포 폐암 환자의 신속한 항암 치료가 가능하다.” 면서 “최근 급여화된 동반진단 NGS 검사도 직접 진행 가능하여 2차, 3차 항암치료까지 미리 계획할 수 있다” 고 밝혔다.
- 세상 언어로는 어찌 안 되는 '나'…복잡미묘한 자화상 [e갤러리]
- 최주열 ‘서울’(2023 사진=갤러리빈치)[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가까이 들여다보면 영락없이 자동차다. 바퀴도, 창문도 큼지막한 버스인 듯하다. 하지만 조금씩 화면에서 떨어지면 다른 형상이 잡히는데. 눈을 질끈 감고 입을 앙다문 어떤 생물체가 보인다고 할까. 굳이 이런 연상을 해보는 건 작가 최주열의 작품이어서다. 한번은 비튼 상황, 그래서 해석이 지루하지 않은 장면을 왕왕 드러내니까. 그렇다고 작가 스스로 단정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아니란다. 가령 ‘서울’(2023)처럼 각진 사각이 아니어도 둥글고 흐물흐물하며 때론 털이 숭숭 난 생명체를 그려두곤 “고양이인지 사자인지 토끼인지 보고 싶은 대로 봐라” 했으니까. 그저 그림을 그릴 땐 “라인과 형태, 색상과 구도가 중요할 뿐”이란 거다. 연작 ‘서울’은 큰 도시에서 벌어지는 행태들에 대한 작가 나름대로의 단상이라고 할까. 분명한 지명이지만 역시 별 의미는 없나 보다. “보이는 형태에 집중하며 순간의 직관을 담으려는” 의도만 살려냈을 거다. 그저 “혼돈을 이용해 안정감을 표현한다”는 생각을 눌러 박아서. 원체 작가는 ‘세상의 언어’로는 어찌 안 되는 자신을 그림으로 꺼낸다고 했더랬다. 그 복잡미묘한 자화상으로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고, 세상과의 조화까지 꿈꾸는, 바람과 지향 전부를 담았다. 31일까지 서울 서초구 방배로 갤러리빈치서 여는 초대개인전 ‘yx414’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130.3㎝. 갤러리빈치 제공. 최주열 ‘서울’(2023), 캔버스에 아크릴, 116.8×91.9㎝(사진=갤러리빈치)최주열 ‘서울’(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162.2×130.3㎝(사진=갤러리빈치)최주열 ‘yx414’(2023), 캔버스에 혼합재료, 116.8×91.9㎝(사진=갤러리빈치)
- 스포츠 비기너, 의욕 앞서다 '뼈'아픈 부상당할수 있어 주의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운동을 비규칙적으로 했던 국민들이 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해보고 싶은 운동으로 꼽은 종목 1순위는 골프였고, 요가·필라테스, 수영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운동은 반복적인 동작을 꾸준히 연습해야 하는 특성상 특정 부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몸 상태를 체크해가며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운동 초보자의 스포츠 손상 원인으로는 준비운동 부족, 잘못된 자세 반복, 능력치 보다 높은 운동 강도 등이다. 즉, 본인의 몸 상태와 운동 역량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의욕만 앞세우다 부상을 입기 쉽다는 것.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최서우 원장은 “운동을 시작할 때는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주는 것이 좋다”라며 “잘못된 자세와 무리한 기술은 부상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기본기를 익힌 후 단계적으로 기량을 향상시킨다는 생각으로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초보 골퍼, 무리한 열정이 통증 불러골프를 칠 때 보통 허리와 팔꿈치, 어깨에 무리가 간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지만 골프가 손가락에도 무리를 준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방아쇠 수지라고 불리는 손가락 부상은 초보 골퍼에게 흔히 발생한다. 초보 골퍼에게 흔히 나타나는 이유는 너무 긴장하거나 의욕이 앞서 골프채를 꽉 쥐는 습관 때문이다. 골프채를 너무 꽉 쥐게 되면 손바닥과 손가락 아래쪽이 긴장되어 스윙이 뻣뻣해질 뿐 아니라, 지속적인 마찰과 충격에 손가락을 굽히는 힘줄에 염증이 생기고 두꺼워진다. 원래 이 힘줄이 터널을 움직이며 손가락이 운동을 하는데, 두꺼워진 힘줄이 터널에 걸려 통증과 함께 손가락을 구부리기 힘들어지게 된다.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긴 하지만 주사로 염증을 없애거나 힘줄이 걸리는 부위를 절개하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슬슬 공이 잘 맞고 본격적인 풀 스윙을 시작하면서 연습에 재미가 들 무렵, 숨을 쉬기 불편하거나 기침할 때 갈비뼈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초보 골퍼들은 요령을 잘 모르기 때문에 흉부 근육이 심하게 긴장된 상태에서 강하고 빠른 속도로 몸을 과도하게 비트는 풀 스윙을 당겨서 함으로써 갈비뼈에 무리가 생기게 된다. 갈비뼈 골절은 처음에는 금만 가는 피로골절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일반적인 흉부 근육통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통증이 있더라도 초보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고 지나가는 것으로 여기고 연습을 강행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피로골절을 방치하고 계속 무리하면 갈비뼈 완전 골절로 이어지거나 뼈가 어긋나서 붙은 부정 유합이나 뼈가 붙지 않는 불유합 등 2차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꼭 적절한 휴식과 치료 등의 처치가 필요하다.◇ 요가·필라테스, 익숙하지 않은 자세 통증 불러요가와 필라테스 두 운동의 공통점은 근육과 관절을 동시에 조화롭게 움직이는 운동이다. 둘 다 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려주는 것이 기본인데, 특정 자세를 취하고 버티는 과정에서 유연성의 한계와 적정한 가동 범위를 넘어서면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동작에 대한 특별한 지식 없이 혼자서 할 경우에 허리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요가를 처음 접해본 초보자라면, 자세를 바로잡아줄 수 있는 주변인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몸을 앞으로 숙이거나 뒤로 젖히는 자세 등 척추나 다리 등을 젖히는 동작은 평상시 익숙한 자세가 아니기 때문에 부상 우려가 높다. 평소 허리 뒤쪽 근육을 잘 단련시킨 후 시행해야 하는데 무리하게 시도하면 초보자는 자칫 허리 통증을 겪을 수 있다. 동작마다 난이도가 천차만별인데,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이를 알지 못하여 고난도 동작을 바로 취하게 된다. 동작이 쉬워 보인다고 무턱대고 따라 하다가, 허리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바로 운동을 그만두어야 한다.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운동 능력과 건강상태를 꼼꼼히 체크한 후, 그에 맞는 동작을 해야 한다. 만약 운동을 한 후에 발생한 허리 통증이 2~3주가 지나도 휴식, 스트레칭, 마사지, 파스 및 약물치료 등으로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정확한 원인 파악 후 적절한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수영 팔 동작, 어깨에 무리 가져와 수영은 전신운동이면서 칼로리 소모가 높아 남녀노소가 즐기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물속에서는 부력이나 저항의 작용을 크게 받기 때문에 몸을 지탱하기 위한 관절 부담이 줄어들어 운동으로 인한 부담이 다른 운동에 비해 적은 편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신의 신체 능력을 넘어 무리하게 수영을 하다가 어깨 관절이 손상을 입게 된다. 초보자의 경우 처음 자유형을 할 때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상태로 물을 강하게 휘젓다가 어깨 충돌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어깨 충돌증후군은 어깨 관절 주변의 힘줄과 뼈가 충돌해 생기는 질환으로 수영뿐만 아니라 어깨를 주로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충돌증후군 환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 수영 후 팔을 어깨 높이 정도로 올리거나 뒤로 젖혔을 때 통증이 나타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통증은 주로 어깨 외측의 앞쪽이나 팔의 위쪽 부분에서 발생하는 데 팔을 완전히 위로 들면 통증이 완화된다. 팔을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는 자유영이나 어깨에 상당한 근력이 필요한 접영 동작의 경우 어깨 힘줄의 가장 윗부분인 극상근의 힘줄이 관절에 끼일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자칫 염증이 생기는 회전근개염으로 발전한다. 이 증상은 팔을 옆이나 앞으로 들어 올릴 때 어깨에 통증이 심해 제대로 동작을 취할 수 없다.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최서우 원장은 “평소 충분한 스트레칭과 근력 운동으로 부상을 예방하고 스트레칭을 자주 해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상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 [굿클리닉] 보존치료부터 고난도 수술까지... 손목 통증, 원인따라 특화 진료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관절전문 바른세상병원은 개원 초부터 손(수부)과 발(족부)을 진료하는 전문 의료진들로 구성된 수족부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수족부 질환은 정형외과에서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바른세상병원은 무릎과 어깨 등을 치료하는 관절센터 외에 수부와 족부 세부 전문 의료진들로 구성된 수족부 전담팀을 따로 두어 치료하고 있다. 손과 발은 작은 뼈에 인대와 신경, 근육이 복잡하게 얽혀 정교하게 작동하는 부위인 만큼 질환의 치료도 정교하고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손과 발은 생명과 직결되는 부위가 아니라서 심하게 아프지 않으면 가벼운 부상으로 여기며 방치하기 쉬운데, 자칫 치료시기를 놓치면 움직임에 강직이 남거나 일상생활에 각종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저릿저릿한 통증 ‘손목터널 증후군’특히 최근 스마트기기, 컴퓨터 등의 사용으로 손가락 사용이 늘면서 손저림이나 손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손과 손목은 일상생활 속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사용이 많은 만큼 부상이나 질환으로 인해 움직임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손 또는 손목 통증을 유발하는 수부 질환으로 손목터널증후군과 척골충돌증후군이 있으며, 이 외에 노인 및 갱년기 이후 여성들에게는 가벼운 낙상으로 골다공증성 손목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장 김동민 원장(정형외과/수부외과 세부전문의)은 “손과 손목은 하루 중 사용량이 가장 많은 관절이기 때문에 크고 작은 부상에 쉽게 노출된다. 손가락 관절이 뻑뻑하거나 손목을 움직일 때 통증이 생긴 경우, 우선 손 사용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에도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손목중앙 부분 아래의 정중신경이 손목관절의 전방에 위치하는 터널모양의 수근관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주위 구조물에 눌려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표 원인으로는 빨래나 설거지 등 반복적인 가사일을 꼽는데, 최근에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손목터널증후군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방치되기 쉬운데, 증상이 심해지면 엄지, 검지, 중지, 손바닥 부위에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과 손 저림, 손의 힘이 약해져 물건을 떨어뜨리는 등 이상감각이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들은 주로 손목을 굽히고 있을 때 손목이 저리고, 손목을 두드릴 때도 통증이 나타난다고 호소한다. 또 손가락 건초염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부은 것 같은 부종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손목터널증후군 치료의 핵심은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다. 장기간 방치할수록 엄지 쪽 뿌리 근육이 약해져 집거나 쥐는 등의 손 기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치료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 주사 치료 등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 저림 증상이 심하거나 손바닥 쪽 근육 위축 또는 악력이 감소하게 되면 수근관을 넓혀주는 횡수근 인대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 손목 비틀 때 통증 척골충돌증후군 척골충돌증후군은 손목 관절 뼈 중 새끼손가락 쪽에 있는 척골의 뼈가 상대적으로 길어지면서 손목 관절의 척측(새끼손가락 쪽)에 과도한 하중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발병 원인으로 선천적으로 척골의 길이가 길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지만 주부, 요리사 운동선수 등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외상으로 인한 골절로 손목관절에 불안정이 생기면서 손목에 통증이나 부종, 관절 운동 제한, 근력 감소 등의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표 증상으로는 손목을 척측으로 꺾을 때, 손목을 비틀 때, 손을 짚고 일어날 때 등 손목을 회전시킬 때 통증이 발생하는데, 병뚜껑을 돌려 따거나 빨래를 쥐어짜는 등의 자세를 취할 때 통증을 호소한다. 척골충돌증후군이란 병명은 생소할 수 있지만 흔하게 발생하는 손목 질환이다. 자가진단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손목을 많이 쓴 후 척골 주변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새끼손가락쪽 손목을 눌렀을 때 통증이 있다면 척골충돌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손을 바깥쪽으로 비틀 때 통증이 더 심해지며 통증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척골충돌증후군은 새끼손가락 쪽의 연골이 파열되는 삼각섬유연골 복합체의 퇴행성 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밀검사를 통해 연골손상 여부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증상초기라면 약물치료 및 주사치료, 보조기 고정 및 운동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뼈의 길이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3~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경미한 충돌증상만 있는 경우는 관절내시경으로 염증 조직제거와 동시에 연골봉합술 등을 고려해볼 수 있겠으며, 충돌이 심하여 관절연골손상과 인대파열이 있는 경우에는 척골의 길이를 짧게 해주는 교정절골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척골충돌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목에 부담이 되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좋고, 손을 턱으로 괴는 행동이나 앉았다 일어설 때 손을 짚는 등 사소한 행동에서부터 걸레를 손으로 짜는 등의 과도한 동작이 좋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낙상 사고 시 가장 취약한 손목 골절우리는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바닥을 손으로 짚게 되는데, 땅을 손으로 짚는 동작을 할 때 손목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골절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층의 경우 사소한 낙상 사고로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보다는 농구나 배구, 테니스 등 고강도 스포츠 중 낙상사고로 골절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골다공증이 진행되고 있는 경우라면 가벼운 낙상사고에도 손목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여성 호르몬의 감소로 골다공증에 취약한 폐경기 이후 50대 이상 여성의 경우 특히 골다공증성 손목 골절의 위험이 높은데, 손목에 이와 같은 골절다공증성 골절이 나타났다면 다른 부위에도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낙상으로 손을 짚고 넘어지면 손목에 체중의 2~10배에 달하는 하중이 가해지면서 손목에 통증과 부종 등이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엄지손가락 쪽에 있는 요골 원위부가 골절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때 신경 손상이 동반된다면 손끝 저림, 감각 이상, 손가락의 운동 장애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무너지지 않은 경미한 손목 골절이 발생한 경우 부목이나 석고 고정 등 보존적치료로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뼈가 여러조각으로 깨지거나 골절 부위가 심하게 어긋나는 경우 손목 모양이 변형되고 손목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이런 경우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손목이 미세하게 골절된 경우, 가벼운 염좌로 생각해 증상을 방치하다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골절의 경우 X-ray만으로도 쉽게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낙상 후 통증이 발생했거나 멍이나 부종 등 이상 징후가 느껴진다면 수부외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동민 원장은 “대다수의 손 및 손목 통증은 과사용 또는 퇴행성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손목에 통증이발생했다면 손목을 과도하게 꺾거나 비트는 등 손목에 무리가 가는 동작을 피하고 손과 손목 사용을 줄이며 증상이 호전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음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다면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손이나 손목 통증으로 인해 움직임에 제한이 있거나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작은 관절의 특성상 고난도의 수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부외과 세부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동민 바른세상병원 수족부센터 원장이 손목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은 환자의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 작가 이슬아, 다정함이 무기…“내 글 더 정치적이길”
- 첫 칼럼집 ‘날씨와 얼굴’을 펴낸 이슬아 작가의 시선은 늘 타인을 향한다. “고유한 개인은 세상에 영향을 주는 힘이 있으며, 서로 연대해야 할 운명의 공동체”라고 말하는 그는 정치는 조금 더 문학적이었으면 좋겠고, 문학은 좀 더 정치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이야기한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기후환경, 소수자, 젠더, 비건(채식주의), 노동이라는 주제를 다룰 때 꼭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갈등’ 내지는 ‘혐오’라는 표현이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민감한 사안들이다. 작가 이슬아(31)는 그럼에도 정치적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 “기후위기 앞에서 모두는 운명공동체”라며 그 뒤편 얼굴을 불러내는 식이다. 사회가 외면해온 수많은 얼굴과 누락한 목소리를 옮겨 적는 일이 작가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책 ‘날씨와 얼굴’(위고)은 이 같은 고민을 묶어낸 그의 첫 칼럼집이다. 지난 2년간 매체에 기고한 칼럼을 다시 쓰고, 새로 쓴 글을 더해 엮었다. 고통, 차별 부조리를 꼬집은 목소리는 저항의 글로 읽힐 수 있지만, 이 작가의 글은 투쟁과는 결이 다르다. 단호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다정함의 연속이다. 함부로 예단하지 않고, 비관하지 않으며 타인을 통과해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나간다. 이른바 ‘이슬아스러움’, ‘이슬아식 글쓰기’다. 이 작가는 최근 열린 북토크 현장에서 “나 자신도, 타인도 잘 사랑하고 싶다. 부지런히 질문하는 것, 그리고 나 이외에 호기심을 갖는 것이 작가의 사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글쓰기 방식을 이같이 설명했다.이슬아는 요즘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다. 등단 한 경력은 없지만, 지금까지 12권의 책을 펴냈다. 2013년 단편소설 ‘상인들’로 데뷔한 이후 여러 신문과 잡지에 글을 발표해왔다. 대학 시절에는 잡지사 기자, 누드모델, 웹툰 작가 등 독특한 이력도 쌓았다. 그가 작가로 유명세를 떨친 건 2018년 시작한 구독형 메일링 서비스 ‘일간 이슬아’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다. 학자금 대출을 벌고자 구독료 1만원을 받고 한 달에 20회, 편당 500원에 글을 연재했다. 기성 매체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독자를 모아 출판계 새로운 흐름을 주도했다. 일주일에 한번씩 10대들을 가르치는 글쓰기 교사로도 일했다. 2019년엔 헤엄출판사를 직접 차렸다. 독자들은 이 작가의 이런 점에 공감하고 열광한다. 쉬지 않고 부단하게 노력하는 모습에 자신을 동일시하면서도, 유쾌하게 편견을 비틀고 주어를 확장해 나가는 작가의 글쓰기에 위로를 받는다. 이번 칼럼집 역시 작가의 너른 시야를 보여준다. 공장식 사육으로 고통받는 동물,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장애인, 열악한 환경의 택배·청소노동자, 발붙인 땅에서 싸워야 하는 이주여성까지… 그의 마음에 걸렸던 얼굴들을 고루 비춘다. 각종 자료와 법안, 통계, 국회 국정감사 영상까지 꼼꼼히 챙기는 품도 들였다. 그는 “칼럼으로 써야만 하는 이야기가 도처에 있다. 큰소리로 외쳐야 하는 문제들이 대한민국 사회에 많이 있음을 느낀다”며 “인간의 불행이 기질 탓이 아니라 사회 구조 문제라면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왜 나와 상관이 있는지, 우리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신경 써서 글을 쓴다”면서 “내 글이 더 정치적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도 했다.냉소하는 태도는 늘 경계한다고 했다. 이를테면 어느 날 택시를 탔는데 기사와 같이 라디오를 듣다가 낙태죄 이슈로 열띤 토론을 하는 식이다. 이 작가는 “그 와중에 서로의 생각을 물어보고 서로의 배경을 듣고 그 사람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헤아리면서 어느 정도 결론에 도달하는 때가 있다”며 “언제나 타인을 헤아릴 힘을 남겨 놔야 한다”고 말했다.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신념을 잃지 않고 용기를 내야 할 때는 동지를 떠올렸다. “제가 늘 상기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때로 한심하고 게으르다는 거예요. (웃음) 그렇게 생각하면 조금 용기가 나더라고요. 그리고 동지들이 옆에 있는 것도 중요해요. 저 같은 경우는 글쓰기 모임에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지닌 동지들을 만났어요. 함께 싸울 수 있는 친구들이죠.”앞으로도 정치적 글(칼럼)을 계속 쓸 작정이다. “제 첫 장편소설 ‘가녀장의 시대’의 드라마 판권 계약서에 사인만 남겨놓은 직전 상황인데요. 계약을 해도 반 정도는 엎어진다고 하는데, 계약하면 각본을 직접 쓰게 될 확률이 높아요. 그리고 산문집을 한 편 더 낼 예정이고요. 좋은 글을 쓰면서 오래오래 살아가고 싶어요. 할머니가 될 때까지 작가생활을 하는 게 꿈입니다. 나중에 실버 북토크에서 봐요. 꼭. 하하.”
- 한국 골프 선수들이 모두 거쳐가는 ‘퍼팅 일타강사’ 최종환 원장(인터뷰)
- 최종환 퍼팅 아카데미 원장(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2019년 US 여자오픈 우승자인 이정은(27)은 최근 최종환 원장을 찾아 ‘퍼팅 세션’을 진행하며 미국으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퍼팅 세션은 홀에서 60cm, 90cm, 120cm, 150cm 등 30cm 간격으로 마크해 원을 만들고 10분 안에 얼마나 많이 성공하는지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홀에서 90cm 거리의 퍼트에 성공하면 120cm를 시도할 수 있지만, 90cm 퍼트에 실패하면 60cm로 후퇴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10분이라는 시간의 압박감이 주어지기 때문에 투어 선수들도 실수하기 십상이다.최 원장은 “선수에게 압박감을 느끼게 하는 훈련으로, 짧은 시간 동안 선수를 코너에 몰고 뇌를 활성화시켜서 최대한의 기술 발전을 끌어내는 연습법”이라고 설명했다. ‘퍼팅 일타 강사’(1등 스타강사)로 불리는 최 원장만의 퍼팅 연습 비법이다. 뇌 과학에서 셀프 코칭하는 방법에 퍼팅을 접목했다. 최 원장은 “승리욕이 강한 선수들은 이 훈련에 무섭게 몰입한다. 어제는 이소미 선수가 개인 기록을 깨고 기뻐하며 돌아갔다”고 말했다.최 원장은 현재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 약 80%를 지도하고 있다. 이정은, 김아림, 유해란, 김수지, 이소미, 최예림, 이다연 등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선수들이 모두 최 원장에게 퍼팅 레슨을 받는다. 선수들은 과거 동작 교정이 주를 이루던 레슨에서 벗어나, 퍼팅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스킬 효과를 높이는 최 원장의 방식에 만족한다. 최 원장은 투어펏 패턴 테스트를 통해 선수의 기술이 효과적인지를 먼저 확인한다. 방향의 성공률, 미스 패턴 등을 분석한 뒤 선수의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면 그 기술 훈련을 돕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최근 경기 화성시의 최종환 퍼팅 아카데미에서 만난 최 원장은 “본인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게 선수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럴 때 필요한 게 패턴 테스트다. 테스트를 통해 어떤 기술이 부족한지를 찾아내면 레슨이 더욱더 효과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이 훈련에 과학적인 테스트와 결과 분석 등이 도입된 것이 최근 골프 레슨계의 흐름이다. 이제는 선수들도 왜 이 연습을 해야 하는지를 납득해야 코치의 말을 따른다는 것이다. 선수를 이해시키기 가장 좋은 방법은 데이터다. 36개 패턴 테스트로 퍼팅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니 선수들의 훈련에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최 원장은 “선수들의 성향도 점차 바뀌고 있다. 요즘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데이터 레슨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지금은 데이터가 없으면 오히려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투어펏 패턴 테스트(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투어펏은 최 원장과 오랜 친구인 김찬기 브로틴 대표가 함께 개발한 퍼팅 시뮬레이터다. 실외에서 레슨을 하던 최 원장은 기후와 잔디 상태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쉬워 실내 스튜디오로 장소를 옮기게 됐다. 그렇게 실내 레슨 장비를 찾다가 해외에서 상용화된 퍼팅 프로그램을 발견했고, 김 대표와 함께 퍼팅 기술을 추가하고 고도화시켜 지금의 패턴 테스트로 발전시켰다. 최 원장은 골프 용품사 테일러메이드와도 협력해 소속 선수들에 적합한 퍼터 모델과 옵션을 고르는 데 도움을 준다. 선수들이 패턴 테스트를 받은 뒤 헤드 디자인, 넥 스타일 등 자신의 성향에 맞는 옵션을 제공받는 것이다. 최 원장은 성공한 선수는 아니었다. 주니어 골프 선수로 활동했지만 IMF로 집안이 어려워지자 레슨을 시작했는데, 의외로 적성에 맞았다고 한다.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레슨을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다. 2014년에는 국내에 전문화된 골프 교습이 없을 때라 해외 교습가들을 초청하고 매해 3개월씩 미국에 나가 전문적으로 레슨을 배웠다. 그때 미국에는 퍼팅 코치가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우리나라에는 전문적인 퍼팅 코치가 없으니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2016년에 퍼팅 코치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이정은이 최 원장을 찾아왔고 이후 김아림, 이소영 등도 최 원장에게 레슨을 받은 뒤 좋은 결과를 내면서 입소문이 났다. 최 원장은 “퍼팅 코치를 시작하고 2년 만에 지난 몇 년간 벌지 못한 돈을 다 번 것 같다”고 떠올렸다.이제는 한국 골프 시장에서 최 원장을 거치지 않은 선수가 거의 없을 정도로 최 원장은 중요한 코치가 됐다. 대한민국 ‘퍼팅 일타강사’인 최 원장에게 퍼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제대로 된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 원장은 “퍼팅이 잘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잘못된 개념에 있다. 제대로 알고 있어야 그걸 바탕으로 필요한 연습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최 원장은 아마추어들에게 퍼팅을 잘하기 위해 기본적인 두 가지를 꼭 지키라고 당부했다. 퍼터 그립을 견고하게 잡는 것과 일자로 스트로크하는 것이다. 최 원장은 “아마추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방향성이다. 가장 많은 실수가 그립을 가볍게 잡는 것인데, 손안에서 클럽이 놀지 않게 그립을 견고하게 잡아야 정타에 맞는다”고 조언했다. 또 “눈으로 클럽 페이스를 통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손의 감각이 중요하다. 퍼터를 잡았을 때 위에 보이는 그립 면을 비틀지 않아야 방향성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퍼팅 세션 시범 보이는 최종환 원장. 이렇게 거리 별로 마크를 놓아 원을 만들고 차례로 쇼트 퍼팅 연습을 진행한다.(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 김주애·김여정 띄우는 北…북한 여성으로 산다는 것
- 책에 등장하는 북한 여성의 모습은 다면적이다. 경제난을 겪으며 국경을 넘는 주체적 삶을 살다가도, 가부장제를 온몸으로 마주하기도 한다. 겉으로 드러난 북한의 ‘여성 파워’는 착시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사진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 김 위원장과 동생 김여정(사진=노동신문/연합뉴스 갈무리).[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2인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으로 알려져 있다. 핵협상 대표도 여성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은 그의 딸 ‘주애’(3남매 중 둘째)를 군사 퍼레이드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현장에 데리고 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김씨 왕조가 그동안 능숙하게 구사해 온 ‘극장 정치’의 반복인 셈이다.여성파워를 과시하는 북한의 행태는 착시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북한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나 고위직 진출은 극히 제한적이다. 북한 여성 권력의 면면을 보면 김씨 일가이거나 그의 복심 ‘로열패밀리’ 출신이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중 여성도 김여정 부부장이 유일하다. 가족 부양과 국가 경제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북한 여성들은 정당한 지위를 누리지 못한 채 오히려 다양한 형태로 착취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펴낸 북한 여성의 삶을 다룬 두 권의 책은 이런 실태를 드러낸다. 탈북 회고록 ‘런던에서 온 평양여자’(더미라클)와 북한 여성 150명을 심층 인터뷰한 ‘살아남은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창비)이다. 책은 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적 맥락에서 북한 사람, 그중 ‘가장 낮은 서열’인 북한 여성의 삶을 추적한다. 그리고 우리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심리적 거리가 멀어진 이들의 생을 흔들고 비틀었던 상처들을 짚는다. 그 속에서 여전히 식민과 전쟁, 분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 자신을 깨닫는다.‘살아남는 여자들은 세계를 만든다’는 분단 문제를 탐구해 온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쓴 책이다. 책에는 건실 만자 혜원 수련 연길 등 수많은 북한 여성이 등장한다. 북한 매체에서 선전을 목적으로 여성을 활용한 영화, 신문기사, 다큐멘터리와 150명의 북한 여성의 심층 인터뷰, 그동안의 연구 지식을 통해 북한 여성들의 삶을 복원해냈다.책은 ‘이악스럽다’(억척스럽다의 북한말)로 대변되는 북한 여성의 궤적을 꺼내놓는다. 여성의 주체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라는 관습은 그대로 남은 채 노동자라는 새로운 역할까지 감수하게 된 한국전쟁 전후의 북한 여성들이 가졌을 혼란과 두려움 등이 그것이다. 동시에 그들이 사실은 우리의 거울상이라는 것을 역설한다. 김 교수는 “아무쪼록 분단 같은 것은 이제 별 의미 없다고, 북조선은 우리와 별 상관없는 타자라고 외치는 대부분의 남한 사람이 그녀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기울였으면 한다”며 “그녀들의 전쟁과 같은 일상을 통해 여전히 분단에서 자유롭지 못한 남한사회를 한 번쯤 되짚어보는 기회로 삼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정희진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 위원도 추천사를 통해 책은 분단이라는 한반도적 사회구조를 여성의 경험, 인식, 감정의 층위에서 분석한 “북한 연구의 절경”이라며 “지역학, 증언사, 문화 연구, 탈식민의 사유가 교직된 질적 연구의 모델”이라고 썼다. 외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부인 오혜선 씨(사진=AFP/연합뉴스).책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는 북한 고위직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부인 오혜선 씨의 탈북 회고록이다. 북한 최고 금수저 ‘항일 빨치산’ 가문 출신인 저자는 두 아이를 위해 탈북을 감행했다. 그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살아왔지만 늘 불안했다고 고백한다. “신적 존재인 김일성에게 충성하는 것이 평생의 운명인 줄 알았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온 가족과 함께 사라지는 친구들을 보며, 이제껏 누리던 안락함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흔히 다뤄지지 않은 북한 고위층의 삶과 북한 인민의 실상을 털어놓는다. 탈북을 결심한 계기, 한국에 건너온 뒤 느낀 자유와 그에 대한 대가, 그리고 남편 태영호 국회의원의 정계 진출 과정에 대한 생각도 솔직하게 담았다. 오 씨는 남편이 국회의원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망신당할 거라고 말렸다”면서도 “해외(외교관)에 나가자고 한 것도, 북한을 떠난 것도, 다 남편의 의지였다. 그런 남편을 남들은 다 믿는데 내가 왜 못 믿지 싶었다. 이후 응원하게 됐다”고 했다.2016년 탈북해 한국에 들어온 뒤 오씨는 2021년 이화여대 북한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북한의 대남 비난 행태를 분석한 논문에서 오씨는 김 위원장에 대해 ‘선친들을 능가하는 독재자’라고 평가했다. 북한 사회에서 아내와 엄마로서 살아온 치열한 삶도 그렸다. 북한과 같은 나라가 존재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호소가 인상적이다.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조선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을 맞아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야간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열병식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와 부인 이설주 여사가 함께 참석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 업비트, 지난해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액 25억원 환급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업비트가 지난해 보이스피싱(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자에게 약 25억 원을 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대표 이석우)는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자 72명에게 총 25억 5,751만원을 환급했다고 3일 밝혔다.회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통신사기피해환급법) 시행령 개정 전부터 디지털 자산 관련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 왔다. 이상 거래 감지 시스템(FDS)을 고도화하고 입출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보이스피싱 사기 방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업비트는 은행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신고 건에 즉각적인 조치를 하고, 경찰의 수사 요청에 협조하고 있다. 신고가 없더라도 24시간 이상 거래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 계정에 선제적 조치를 취한 후 이를 은행과 수사기관에 공유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피해 상담을 전담하는 24시간 콜센터(1533~1111)도 운영 중이다.업비트는 치밀해진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비한 7대 예방 수칙을 공개하며 이용자의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 회사가 공개한 예방 수칙은 ▲모르는 문자, 클릭 절대 금지/설치하라는 앱, 절대 설치하지 않기 ▲‘3GO’(일단 의심하고, 전화끊고, 확인하고) 명심하기 ▲SOS(도움요청)는 악성 앱 설치 등 보이스피싱 위험에 노출되지 않은 안전한 전화로 하기 ▲경찰, 검찰, 금융감독원 등 직원 사칭한 연락에 계좌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기 ▲가족, 친지와 함께 보이스피싱 대응 연습하고 대처 요령 숙지하기 ▲보이스피싱 의심되면, 은행과 업비트에 지체 없이 알리기 ▲업비트 앱 내정보 > 앱잠금 > 앱 잠금 설정에서 앱 잠금 기능 활성화하기다.업비트 관계자는 “이용자가 악의적인 전자금융사기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24시간 입출금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금융 사기 사례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예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누구나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최선의 환경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금융분야 보이스피싱 대책 발표’를 통해 가상자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피해구제를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VASP) 및 가상자산에도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 로봇카페 비트, 유통상권 공략 강화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다날(064260) 자회사 비트코퍼레이션의 AI 로봇커피 ‘비트’가 백화점, 아울렛 등 유통 상권 공략 강화를 위해 비트가 있는 쇼핑몰의 임직원 및 입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할인 혜택 제공을 시작했다고 3일 발표했다. 비트가 있는 쇼핑몰의 임직원 및 해당 몰에 입점한 패션, 잡화, 식당 등 모든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쇼핑몰 내 비트 이용 시 특별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해당 직원들은 비트 모바일 앱을 통해 인증을 받은 후 커피, 주스 등 비트 전 메뉴를 1000원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서비스 로봇이 점차 사람들의 일상에 익숙해진 트렌드에 힘입어 유통 상권 비트 매장들의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비트의 내부 매출 집계 시스템으로 추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백화점, 아울렛 등 주요 쇼핑몰들을 포함한 유통 상권 내 비트의 커피 판매량은 전년대비 약 50% 증가했다.급증한 쇼핑몰 방문객들이 자연스레 비트 커피 수요 증가로 이어진 가운데, 매일 고정적으로 비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다수가 쇼핑몰 근무자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비트는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동시에, 이들을 고정적인 비트 모바일 앱 이용자로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할인 혜택을 기획했다.대상 쇼핑몰은 가든파이브, 엔터식스 왕십리역점,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롯데백화점 수원점, 현대아울렛 송도점이며 각 쇼핑몰 당 100~200여개의 다양한 매장들이 입점해 있어 한 쇼핑몰당 수백명에서 1000여명 이상의 직원들이 근무한다. 이와 함께 홈플러스 대전탄방점, 중앙대도서관에도 비트가 설치되어 있으며 두 곳 임직원들 역시 동일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양승현 비트코퍼레이션 세일즈마케팅 본부장은 “감사한 충성 고객분들께 사은 혜택을 드림과 동시에 모바일 앱 이용자 증대를 위해 쇼핑몰 임직원 특별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며 “유통 상권 비즈니스 성장이 눈에 띄게 보이고 있는 만큼 플랫폼 비즈니스 시너지로 연결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 업비트 "법 규제 미비해도 선제적 내부통제·이용자 최우선 경영"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1위’. 업비트에 따라붙는 수식이다. 압도적인 거래량과 매출액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말이다. 하지만, 업비트가 진짜 원하는 수식어는 따로 있다. 바로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표준 디지털 자산 거래소’다. 설립 초창기에 ‘대한민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라 했던 것을 제외하면, 계속 사용해온 캐치프레이즈다. 업비트는 “법적 규제가 미비한 상황에서도 선제적인 내부통제 정책과 이용자 최우선 경영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가장 신뢰받는 거래소’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쓸 자격을 내세우고 있다.27일 업비트에 따르면 회사는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고객 서비스(CS) △자금세탁방지(AML) △보안 등 다방면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실제 업비트는 ‘탈법적 재산 은닉 수단’이라는 오명을 쓴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정보보호 관리체계인증(ISMS) 취득, 거래지원 사기 제보 채널 운영,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출범 등이 대표적이다.(이미지=업비트)업비트는 지난 2019년부터 보유한 가상자산 및 예금 현황을 외부 감사(회계법인) 후 공개하고 있다. 이용자에게 지급할 자산이 충분하다는 목적의 실사 보고를 통해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금전(원화)과 가상자산을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을 환기하고 있는 셈이다.윤리경영을 위해 강도 높은 내부통제 시스템도 시행 중이다. 유가증권 시장과 달리 가격 제한폭이 없는 가상자산 시장은 임직원의 불공정 거래 방지 행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임직원의 자사 서비스 이용 제한 정책을 시행하며 불공정 거래를 예방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에도 일정 부분 제한을 가하고 있다. 임직원은 타 거래소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시, 비트코인 등 시가총액 상위 12개 종목만 매매할 수 있고, 거래 금액은 매수 원금 기준 연간 1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분기별 거래내역도 보고해야 한다. 지난해 8월, 지속 가능한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내부통제 기준을 임직원 가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업비트는 AML 관련 인력을 업계 최다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실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AML 전담 인력은 총 112명으로, 이 중 업비트가 45명으로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업비트 운영서 두나무 관계자는 “임직원의 다른 거래소 거래를 제한하거나 가족의 업비트 거래소 이용을 제한하는 등 선제적으로 강화된 내부 통제 규정을 마련해 지키고 있다”며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표준 디지털 자산 거래소라는 명성에 걸맞게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학계나 업계에서는 업비트의 선제적인 내부통제 정책이 시장 신뢰도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는 “두나무의 임직원 가족 거래제한 조치는 시장 신뢰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인 조치”라고 말했다.한편, 여론조사기관 데이터앤리서치(DNR)에 따르면 업비트는 뉴스, 인스타그램 등 12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가장 높은 언급량을 보인 거래소로 나타났다. 데이터앤리서치가 총 23만개 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업비트는 총 73만478건이 언급되며 국내 6개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후오비, 고팍스)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보였다.데이터앤리서치 관계자는 “(가상자산 투자) 활황기였던 2021년과 비교해 (가상자산 거래 관련) 포스팅 수가 10%~20% 정도밖에 감소하지 않았다”며 “잠재적 투자 대기 수요가 여전함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韓 가상자산 거래소, 글로벌 경쟁력 높이자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이후 한때 글로벌 투자자금이 모이는 허브 역할을 담당했던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그 지위를 상실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가 마련한 민당정 간담회에 한 말이다. 실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업비트, 빗썸은 바이낸스와 글로벌 1위 거래소 자리를 놓고 경쟁할 만큼 거래량이 커졌다. 코인원도 10위권 안에서 들었다. 하지만 2021년 개정 특정금융정보법 도입 후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각종 규제가 도입되면서 국내 거래소의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 세계 1위 자리를 꿰찬 바이낸스의 일거래량 지난 24일 기준 26조2000억원으로, 국내 1위 거래소 업비트의 7배에 이른다.5대 거래소가 한목소리로 요청하는 제도 개선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외국인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투자 허용, 두 번째는 법인의 시장 참여다. 세 번째는 자산운용사와 같은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것이다.국내 거래소들은 지난 2~3년간 관련 규제를 준수하면서 자금세탁방지(AML), 이상거래탐지(FDS), 내부 통제, 고객자금 보호 등에서 세계 여타 거래소보다 높은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외칠 수 있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업비트 “자타공인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표준 디지털 자산 거래소”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2018년 업비트개발자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두나무)업비트는 “법적 규제가 미비한 상황에서도 선제적인 내부통제 정책과 이용자 최우선 경영”을 자부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2019년부터 보유한 가상자산 및 예금 현황을 외부 감사(회계법인) 후 공개하고 있다. 이용자에게 지급할 자산이 충분하다는 목적의 실사 보고를 통해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금전(원화)과 가상자산을 수령할 수 있다’는 점을 환기하고 있는 셈이다.윤리경영을 위해 고강도 내부통제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유가증권 시장과 달리 가격 제한폭이 없는 가상자산 시장은 임직원의 불공정 거래 방지 행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임직원의 자사 서비스 이용 제한 정책을 시행하며 불공정 거래를 예방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에도 일정 부분 제한을 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업비트 임직원은 타 거래소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 시, 비트코인 등 시가총액 상위 12개 종목만 매매할 수 있고, 거래 금액은 매수 원금 기준 연간 1억원 이하로 제한된다. 분기별 거래내역도 보고해야 한다. 업비트는 지난해 8월 지속 가능한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내부통제 기준을 임직원 가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AML 관련 인력도 업계 최다 수준이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AML 전담 인력은 총 112명으로, 이 중 업비트가 45명으로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업비트 관계자는 “임직원의 다른 거래소 거래를 제한하거나 가족의 업비트 거래소 이용을 제한하는 등 선제로 강화된 내부 통제 규정을 마련해 지키고 있다”며 “가장 신뢰받는 글로벌 표준 디지털 자산 거래소라는 명성에 걸맞게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코인원 “AML부터 FDS, 보안까지 거래소 전반의 품질 높인다”코인원 임직원들이 본사에 게시된 생활 보안 777캠페인 포스터를 보고 있다.(사진=코인원)코인원은 올해 경영 키워드를 ‘제품 고도화 넘어 거래소 전반의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잡았다. 제품의 기능 편의성 강화는 물론 AML, FDS, 보안까지 모두 포함하는 목표다.특히 거래소 시스템의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신설한 이용자보호센터를 중심으로 FDS 시스템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접수된 피해 신고 내용을 토대로 금융사고 패턴을 분석해 모니터링에 적용하고 있다. 사고 발생 시 대응 공백을 없애기 위한 야간 신고 접수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 결과, 코인원은 작년 8건, 총 금액 6억2500여만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도 1억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시도를 한 차례 막아냈다.최근 높아지고 있는 AML 강화 요구 및 조직 규모 확대에 대응해 올 초 AML센터를 기존 2배 규모의 사무실로 이전했다. 여기에 외국계 은행에서 30년 이상 자금세탁방지, 컴플라이언스, 내부통제 업무 경력을 쌓아온 정수훤 AML실장을 영입함으로써 경험과 노하우를 더했다. 이밖에 작년부터 실행 중인 사내 캠페인 ‘생활보안 777’은 내부 임직원의 보안의식 강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생활보안 777은 ‘매일 오후 7시 퇴근 전, 7가지 보안 항목을 점검하고 매월 7일 검토하기’라는 의미를 담는다. 코인원 관계자는 “임직원의 탄탄한 보안의식은 코인원이 설립 이후 9년 연속 보안 무사고라는 대기록을 이어올 수 있는 근간”이라고 강조했다.◇코빗 “리서치센터 운영으로 투자 정보 비대칭 해소…내부통제 국제 인증 획득”(이미지=코빗)코빗은 2021년 11월부터 코빗 리서치센터를 운영하며 가상자산 투자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금법 시행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가 리서치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코빗이 최초다. 코빗 리서치는 특정 가상자산의 단순한 가격 전망보다는 가상자산업계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큰 이슈였던 테라·루나 폭락 사태, FTX 거래소 파산 신청 때도 발빠르게 관련 내용을 분석해 가상자산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코빗은 기업 정보 공개 측면에서도 국내 타사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FTX 사태로 어수선했던 지난해 11월 코빗은 국내 최초로 거래소가 보유한 가상자산 내역 전반을 전격 공개하기 시작했다. 보유 수량뿐만 아니라 지갑 주소까지 공개했기 때문에 고객들은 코빗의 가상자산 거래 내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회사의 재무 상태가 대중들에게 공개되는 상황에서도 거래소 투명성 제고를 통해 투자자 보호에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을 위해 외국인과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코빗은 이달 초 업계 최초로 글로벌 기준에 따른 고객사 재무보고 관련 내부통제에 대한 인증인 SOC 1의 1단계 절차를 완료했다. 코빗 관계자는 “SOC 1 인증은 고객사 재무 보고 관련 내부통제의 국제 표준이나 다름없다”며 “코빗을 이용하는 법인의 회계감사인이 거래소의 재무 또는 회계 관련 내부통제사항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거래소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