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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청 1위’ 로보락, 세탁건조기 첫선…“용량으로 차별화”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국 청소가전 전문기업 로보락이 국내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로보락 H1 제품 이미지. (사진=로보락)로보락은 29일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에 위치한 로보락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인원 세탁건조기인 ‘로보락 H1’과 ‘로보락 M1’을 처음 선보였다.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 기업인 로보락이 청소기 외 생활가전을 국내에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로보락 측은 “세탁이 현대인의 일상에 꼭 필요한 가사 노동인 점, 효율성과 편리함이 가장 중요한 카테고리인 점,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좁은 공간에도 활용도 높은 가전제품이 각광받는 점 등에 착안해 세탁과 건조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올인원 세탁건조기를 개발·출시했다”고 설명했다.로보락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실용적인 크기로 차별화했다. 로보락 H1은 세탁 용량 10㎏, 건조 용량 6㎏을 갖춰 1~2인 가구에 적합하다. 로보락 M1은 세탁 용량 1㎏, 건조 용량 0.5㎏의 콤팩트한 사이즈다. 1인 가구나 1인 사업장은 물론 적은 양의 빨래를 자주하거나 영유아 의류, 속옷, 수건, 운동복 세탁 등 특정 용도를 위한 보조 제품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올인원 세탁건조기 2종은 로보락의 ‘제오사이클’ 기술을 탑재해 다양한 의류 유형에 맞게 섬세하면서도 강력한 건조가 가능하다. 제오사이클 기술은 천연 광물인 ‘제올라이트’와 이중 공기 순환 경로를 활용해 젖은 세탁물에서 수분을 포착해 효과적으로 건조한다. 또 지능형 온도 제어 기능으로 NTC 센서가 최적의 온도를 모니터링해 과도한 건조를 방지한다.로보락 M1 제품 이미지. (사진=로보락)로보락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자동 유지관리 시스템과 지능형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모든 기능은 로보락 전용 앱을 통해 간편하게 원격으로 제어하고 휴대폰과 시계를 통해 알림을 받을 수 있다.주요 기능인 ‘린트클리어 자동 세척 시스템’은 별도의 수도관으로 린트 필터에 낀 먼지나 보풀을 자동으로 수집·제거해 수동으로 필터를 청소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 자동 투입 시스템’은 한번 세제를 투여하면 옷의 양과 무게에 따라 자동으로 최적의 양을 사용한다. 매번 세제를 투입하지 않아도 되며 최대 30일간 유지보수가 필요 없는 것도 장점이다.세탁건조기 드럼 안팎을 손쉽게 세척하는 ‘드럼 청소 기능’과 옷 무게에 따라 물의 양과 건조 시간을 자동으로 조절해 에너지와 시간을 절약하는 ‘자동 부하 감지 시스템’도 특징이다. 특수 얼룩 제거 기능을 갖췄으며 세탁 성능과 내구성·지속력을 향상한 DD모터 등이 장착됐다.이외에도 △쾌속 △강력 △살균 △섬세의류 △아기옷 △스포츠의류 △속옷 △침구 등 20여 가지 세탁·건조 프로그램으로 개인 맞춤형 세탁 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세탁 시작 시간 예약은 물론 수온, 헹굼 횟수, 건조 정도, 세제 투입량 등을 원하는 대로 지정할 수 있다.로보락 올인원 세탁건조기 2종은 로보락 공식 브랜드스토어를 비롯한 주요 온라인몰과 전국 로보락 백화점 매장, 하이마트 매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로보락 H1 가격은169만 9000원, 로보락 M1은 74만9000원이다. 제품을 구입하면 전문 설치기사가 고객 집에 방문해 제품 설치부터 앱 연결, 사용 방법 안내 및 구동 테스트를 진행한다. 로보락 올인원 세탁건조기 무상 보증 및 사후관리(AS) 기간은 1년이다. DD모터의 보증 기간은 H1은 10년, M1은 3년이다. 리처드 창 로보락 최고경영자(CEO)는 “신제품 세탁건조기 2종은 기존 올인원 세탁건조기 시장에 없던 용량과 섬세한 세탁·건조 기술력, 편리한 자동 유지관리 기능을 갖춘 제품”이라며 “로보락은 앞으로도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생활가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첨단반도체 미니팹 구축 사업 예타 통과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정부와 기업들이 협력해 첨단반도체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한다. 총사업비 약 4470억원을 내년부터 2031년까지 7년 동안 투자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제8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를 열고, ‘첨단반도체 양산연계형 미니팹 기반구축사업(산업통상자원부)’가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해 시행하기로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수소환원제철, 첨단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등은 예타 대상으로 선정해 조사하기로 했다.(사진=이데일리DB)이번에 예타를 통과한 ‘첨단반도체 양산연계형 미니팹 기반구축사업(산업통상자원부)’은 정부, 수요기업, 소재·부품·장비기업이 협력해 첨단반도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활용하는 사업이다.이번 사업을 통해 수요기업의 부지 내 클린룸에 실제 칩 양산에 활용되는 공정·계측 설비를 구축하고, 기업 개발 제품에 대한 성능 검증, 평가,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 간 상생 모델의 긍정적 선례로 만들고,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목표로 방침이다.위원회는 이날 2개 사업을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다.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개발 사업(산업통상자원부)’은 세계 최초로 분광 수소 유동 환원로 기반 30만톤급 수소환원제철을 실증하는 사업이다.수소환원제철 기술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존 공정 대비 탄소 배출량을 95% 이상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우리나라 탄소 다배출 산업 1위가 철강산업인 상황에서 오는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필수 사업임을 인정받아 대상으로 선정됐다.‘범부처 첨단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은 관계부처가 협업해 세계 최초·최고 수준의 첨단 의료기기 개발을 ‘기초·원천연구-임상-인허가-제품화’까지 전주기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글로벌 의료기기 신시장을 선점하고, 우리나라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의료기기의 해외 의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급성과 중요성을 인정받아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정부는 지난해 11월 ‘윤석열 정부 R&D 혁신방안(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원회의)’을 발표하면서 부처에서 파편적으로 추진하는 소규모·단기 사업들을 프로그램 사업으로 규모화하는 것을 결정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미디어 이노베이션 기술개발 사업(과기정통부, 총사업비 1476억원)’ 등 5개 부처의 고유임무형 계속사업을 첫 대상으로 선정해 예타를 시행할 계획이다. 파편화돼 있던 사업을 하나로 통합하고 프로그램형으로 계속 사업화해 R&D 사업의 효율성과 정부 R&D 투자 예측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위원회에서는 반도체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니팹 사업을 예타 통과시키고 국가 현안에 대응하는 시급성 높은 사업과 정부 투자가 필요한 프로그램형 사업을 새로 예타 대상으로 선정했다”며 “대형 사업들이 적기에 추진되도록 신속하게 조사하고 R&D 예타 폐지와 후속제도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금융위, 무궁화신탁에 ‘경영개선명령’…제3자 인수에 무게(종합)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부동산신탁업계 6위 무궁화신탁이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장 높은 단계의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명령을 받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여파로 재무 사정이 악화한 영향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2022년 하반기 이후 이어져 온 부동산 PF 부실 여파와 관련해 처음으로 적기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2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금융위원회는 27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고 무궁화신탁에 대해 유상증자 등 자체 정상화 추진, 제3자 인수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개선명령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경영개선명령은 부실 소지가 있는 금융기관에 금융당국이 내리는 경영개선조치인 적기시정조치 중 가장 높은 단계의 조치다. 이는 무궁화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경영개선명령 기준에 미달한 데 따른 결정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무궁화신탁의 지난 9월 말 기준 NCR은 69%로, 경영개선명령 기준인 100%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궁화신탁이 보고·공시한 NCR 125%에서 자산건전성 재분류, 시장 위험액 과소 계상 부분 등을 시정한 결과다. 권영발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2국장은 NCR 과대 산정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 “NCR를 산정할 때 감독 기준 등에 따라 산정하지만, 각 회사 특성이 있어 특정 항목을 평가할 때 세세한 기준들이 없는 사례도 있어 회사가 자체적인 취지를 담은 기준으로 하게 돼 있다”며 “이 건에 대해 단정적으로 회피적인 성격이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특히 지난해부터는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주기적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관리·감독을 추진해왔다. 무궁화신탁은 가장 취약도가 높은 신탁사로 분류돼 관리·감독이 이뤄졌으나 유동성·건전성 문제 등이 이어지면서 지난 8월 29일부터 금감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궁화신탁은 △유상증자·자회사 정리 등을 통한 자체 정상화 추진 △합병·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 제3자 인수 계획 수립·이행 △영업용순자본 감소행위 제한 등이 반영된 경영개선계획을 내년 1월 24일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경영개선계획이 승인되지 않을 시 무궁화신탁 인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 금융위는 무궁화신탁이 조기에 회사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보고 제3자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무궁화신탁은 재산실사를 위해 회사·대주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한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해 재산 실사 추진 일정을 신속히 마련해 경영개선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대주주가 증자를 해오거나 자신의 돈을 투입하거나 다른 데서 유상증자를 받으면 좋겠지만, 이러한 방안이 어려우면 지분을 팔라는 것”이라며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제3자 인수 쪽으로 무게가 실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 신탁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는 (금융)지주 계열에서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도 언급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부동산신탁사의 고유계정과 신탁재산이 도산절연(투자자 자산을 사업자 도산 위험과 법적으로 분리해 보호하는 것)돼 있어 무궁화신탁의 정상화 과정이 부동산 PF 사업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무궁화신탁이 일부 부동산개발사업 시행사 지위에 있는 만큼 분양계약자 등의 예기치 못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당국은 무궁화신탁 고유계정에 대한 경영정상화와 함께 개별 신탁사업장의 사업성, 공사 진행 상황, 이해관계자 동의, 자금조달 여건 등에 따라 관계기관 합동 대응 방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신탁사업장별로 원활한 사업추진 또는 재구조화·정리와 분양계약자 보호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 경영개선명령에 따른 이번 관계기관 합동 대응이 부동산 PF 연착륙이라는 그간의 일관된 정책 기조의 연장선에서 추진되는 만큼 관계기관 대응반을 통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방안을 이행할 것”이라며 “필요할 시 추가 조치도 과감하게 검토·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옥찬영 루닛 최고의학책임자 "AI 바이오마커 기술로 내년 빅파마 계약 더 늘어날 것"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루닛(328130)과 글로벌 빅파마의 협업 소식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지난 9월 로슈진단(로슈 자회사)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AZ)와의 계약까지 나왔다. 서범석 루닛 대표가 언급한 5개 빅파마 협업 계약이 조금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형 제약사와의 계약은 주로 바이오마커 AI 기술을 통해 나오고 있다. 바이오마커란 암 진단 마지막 단계인 병리 분야에서 질병에 대한 약물의 반응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를 말한다.다음 계약 후보로는 글로벌 1위 의약품 키트루다를 보유한 미국 머크(MSD)가 언급되고 있다. 팜이데일리는 18일 바이오마커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옥찬영 루닛 최고의학책임자(CMO)를 만나 미국 시장 상황과 추가 계약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 루닛 스코프, 바이오마커 분야 혁신...최대 강점은옥찬영 루닛 최고의학책임자는 먼저 AI가 바이오마커를 통해 면역항암제 시장에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는 병리학에서 암세포와 주변 환경을 분석하려면 병리과 의사가 현미경을 통해 조직 슬라이드를 관찰하며 10만 개 이상의 세포를 정성(숫자로 나오지 않는 방식)적으로 판단해야 했다. 이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객관성과 정밀도 면에서 한계가 뚜렷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옥찬영 루닛 최고의학책임자(CMO)가 루닛스코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루닛)하지만 루닛은 이런 병리 단계 항암제 반응성 확인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암 치료 관련 이미징 바이오마커 솔루션 ‘루닛 스코프’를 통해서다. 루닛 스코프의 강점은 명확하다. AI가 직접 병리 슬라이드(이미지)를 통해 종양 내 면역세포의 위치와 밀도를 확인해 항암제 적용 대상자를 선별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항암제에 따른 단백질 발현을 0~3단계로 나누어 대략적으로 평가했지만, 루닛 AI는 이를 0에서 100점 사이의 연속 변수로 표현한다. 옥찬영 최고의학책임자는 “이러한 기술로 항암제의 적합성을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으며, 병리의사의 주관적 한계를 뛰어넘는 객관성과 재현성을 제공한다”며 “이는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문제가 아니라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수준의 정밀 분석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특히 블록버스터급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를 보유한 대형 빅파마와 지속적인 협업 가능성이 높다. 면역항암제는 1회 투여에 최대 1억원(비급여 기준)에 달할 만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약효가 잘 발휘되는 암 환자를 찾기 어려워서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면역항암제 사용 전 바이오마커를 병행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는 “면역항암제의 성공 여부는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상호작용을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AI는 조직 내 세포 분포와 그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치료가 잘 될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선별하는 데 강력한 도구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최근 연구 결과, 기존 바이오마커 대비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을 최대 1.5배 향상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 AZ와 공동 개발 계약, 매출 기대 시점은최근 루닛이 발표한 연구는 이러한 가능성을 입증한다. 루닛은 미국 머크의 글로벌 1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치료를 받은 희귀암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AI가 치료 효과가 높은 환자를 선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실제 루닛은 최근 미국 1위 암 전문 병원 MD앤더슨과 종양 내 면역세포의 밀집도를 나타내는 ‘종양침윤림프구밀도(iTIL)’와 전체 조직 중 암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인 ‘종양 분율(TC)’을 측정했다. 키트루다 사용 시 두 지표 모두 반응을 보인 환자는 질병 진행 위험이 68%, 사망 위험이 72% 감소했다. 옥찬영 최고의학책임자는 ”희귀암은 면역항암제 연구에서 특히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환자 수가 적어 대규모 임상시험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루닛은 편평세포 피부암, 부신피질암, 음경암, 고환암 등 10종의 희귀암에서 성과를 냈고 이를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특히 키트루다는 담도암 외 다른 희귀암으로 승인된 사례는 많지 않아 협업 가능성이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TIC 논문에 표기된 루닛스코프가 키트루다로 테스트한 10가지 희귀 암종 (데이터=STIC 논문 갈무리)그는 ADC(항체-약물 접합체)와 같은 새로운 항암제에서도 루닛의 바이오마커가 활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옥찬영 CMO는 ”과거에는 특정 단백질 발현이 높아야만 치료가 가능했지만, ADC는 단백질 발현이 낮아도 치료 효과를 보인다“며 ”하지만 이와 같은 미묘한 기준을 설정하려면 정량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이 필수적이다. AI는 이를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고, 새로운 약물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AZ)와의 공동 개발 계약도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부터 매출이 기대되는 협업이다. 루닛은 17일 AZ와 면역항암제 타그리소의 EGFR 변이를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타그리소는 전 세계 70만 명이 사용하는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85%를 차지하며, 절반은 EGFR 변이로 발생한다. 이처럼 시장성이 큰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환자군을 기반으로 돌연변이 예측 기술이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옥 CMO는 “기존 NGS 검사는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지만, 루닛의 AI 기술은 5분 만에 결과를 제공하며 정확도도 높다”며 “루닛의 인공지능은 대형 병원과의 협업으로 지속적인 ‘자가 학습(딥러닝)’을 하고 있고 학습할수록 대형 제약사와의 계약은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AI 바이오마커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자가 있지만 기술적으로 견줄만하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그는 “미국의 패스AI(PathAI)와 유럽의 오킨(Okin), 뉴클리아 등 여러 회사가 유사한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하지만 루닛은 단순히 병리 이미지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레디올로지(영상의학)와 병리를 통합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통합적인 접근법으로, 다른 경쟁사와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다른 루닛 관계자도 “내년 루닛 스코프의 미국 사업 확대를 통해 의미 있는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옥찬영 최고의학책임자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전공의, 임상강사를 거쳐 테라젠이텍스(066700) 바이오연구소 이사, 메드팩토 임상시험본부장(CMO)을 지냈다. 루닛에 합류하기 전까지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일한 바 있다.
- SK케미칼·국순당, 전통주 업계 최초 재활용 용기 상업화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SK케미칼과 국순당이 순환 재활용 소재를 기반으로 주류 용기를 개발, 상용화했다.SK케미칼은 국순당의 프리미엄 전통주 용기에 순환 재활용 페트(CR-PET, Circular Recycle PET)를 적용했다고 25일 밝혔다.해중합 기술 기반 순환 재활용 페트(PET) 소재가 전통주 용기에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SK케미칼과 국순당은 전통주 용기에 사용하던 석유화학 기반 페트(PET) 소재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7월 MOU를 맺고 순환 재활용 페트(PET)소재를 적용한 용기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양사는 전통주 용기 개발을 위해 순환 재활용 플라스틱인 ‘스카이펫(SKYPET) CR’를 소재로 선정하고 사출 성형성, 내열성, 내충격성 등 주류 용기의 제조와 유통에 필요한 품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 유통은 물론 해외 수출시 적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도 용기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고 전통주의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용기를 개발해냈다.보도사진 순환 재활용 페트(CR PET)를 적용한 국순당 ‘옛날 막걸리 古’ 이미지전통 발효기법으로 만들어지는 전통주는 생산 후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전까지 전통주 특유의 맛, 향, 색상 등의 품질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유지되어야 되기 때문에 등 기존 석유화학 소재와 동등한 수준의 물성 구현이 필요하다.SK케미칼의 순환 재활용 페트 ‘스카이펫CR’는 폐플라스틱을 분자 단위로 분해해 다시 원료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재로,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하지만 석유 기반 PET 소재와 동일한 품질과 물성을 구현할 수 있다.또 해중합 방식의 순환 재활용 기술은 폐플라스틱을 분해한 원료로 다시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어 플라스틱을 지속적으로 반복 사용이 가능하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재활용 사용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나갈 것으로 알려져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 개발은 해외 수출을 위한 필수적 과제로 평가되고 있다. SK케미칼과 국순당이 함께 개발한 용기는 프리미엄 전통주 ‘옛날 막걸리 古’ 제품에 적용됐다. 국순당은 이번에 양산하게 된 국내 전통주 용기 적용을 시작으로 수출 제품군 용기에도 ‘스카이펫(SKYPET) CR’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국순당 관계자는 “유럽연합 등 선진국에서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리사이클링 플라스틱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며 “순환 재활용 소재 용기를 개발하고 분리 배출이 용이한 라벨을 적용하는 등 플라스틱 저감 노력은 환경 문제 해결과 해외 진출을 위한 필수적 과제”라고 밝혔다.SK케미칼은 지난 22년 세계 최초로 해중합 기반 순환 재활용 기술을 개발, 상업 생산을 시작한 이후 화장품, 식품, 음료, 패션,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상업화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김현석 SK케미칼 사업개발본부장은 “국순당과의 협력을 통해 소스, 생수, 음료 용기부터 주류 용기까지 식음료 시장에서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됐다”며 “각 산업군이 필요로 하는 물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다양한 산업계 제조사와 적극적 협력을 리사이클 소재 사용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텔 Out"…미래운용, '나스닥 AI반도체 지수' 추종 ETF 세계 최초 출시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인공지능(AI) 주도로 바뀐 시장 환경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ASOX’ 지수를 활용해 전 세계 최초로 상장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 AI반도체나스닥 상장지수펀드(ETF)’를 AI 반도체 산업에 대한 최종 투자 솔루션으로 제시하고 싶습니다”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본부 본부장은 22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앞으로 AI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본부 본부장은 22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 열린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새로운 AI 반도체 ETF인 ‘TIGER 미국필라델피아 AI반도체나스닥’ ETF를 오는 26일 출시한다. 변화하고 있는 AI 반도체 시대 흐름을 반영해,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등 기존 레거시 반도체 기업은 덜어내고, AI 산업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들만 새롭게 골라냈다. 해당 ETF는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1993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인 SOX 지수 이후 30년 만에 선보인 새로운 AI 반도체 지수 ASOX 지수를 추종한다. ASOX 지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성장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종합반도체(IDM) 기업 등을 제외했다. 대신 반도체 설계자산(IP), 반도체 설계자동화(EDA) 기업 등을 새로 편입하거나 비중을 늘렸다.해당 지수의 구성비는 엔비디아가 22.2%, TSMC가 18.9%, 브로드컴이 15.6%, ASML이 8.6%, AMD 7.0%, 퀄컴 5.4% 등이다. 지수를 개발한 나스닥이 지난 5년을 기준으로 자체 백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ASOX는 580% 오른 것으로 집계됐지만, SOX는 274% 상승한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를 기초지수로 꾸린 이번 ‘TIGER 미국필라델피아 AI 반도체 나스닥 ETF는 구성 종목 18개로 먼저 구성하고, 개별 기업당 최대 비중을 20%까지 늘렸다. 승자 독식 경향이 강한 최근의 성장 산업 경향을 반영하기 위함이다. 이 본부장은 “변하고 있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존 투자 시각에서 벗어나 일반 레거시 반도체 기업을 제외하고, AI로 순수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반도체 ETF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내년 임기가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부에서도 AI 반도체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본부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이 AI 리더십 강화를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이번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모음집인 ‘아젠다 47’에서 바이든 정부의 AI 규제 행정명령 철회를 주장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에 출시한 TIGER 미국필라델피아 AI반도체나스닥 ETF가 기존 동사의 상품인 ‘TIGER 필라델피아 반도체 ETF’의 투자 매력도를 깎아내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 본부장은 “SOX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잘되고 있긴 하지만, AI 때문에 바뀌고 있는 시장 환경을 알고도 상품을 내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며 “구성 방식이 달라 반도체 시장 전반에 투자하고 싶다면 SOX지수에, 혁신성장 산업인 AI 반도체에 집중하고 싶다면 ASOX지수 ETF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부문 대표는 “AI는 큰 파도이자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작”이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으로도 TIGER ETF만의 노하우를 통해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 등 혁신 성장 상품들을 개발해 장기 투자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티카로스, ‘Switchable CAR-T’ 기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게재
-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티카로스는 최경호 CTO/CEO(서울의대교수)가 ‘Switchable CAR-T’ 기술에 관한 논문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이번 논문에는 정준호 서울의대 교수, 정상전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도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차세대 CAR-T치료제를 개발하는 티카로스는 이번 연구성과를 조속히 상용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는 과학연구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국제 학술지로서 주로 과학 기술의 발전과 혁신을 이끌 최신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고 있다.이번에 게재된 논문은 ‘전환형 어댑터를 통해 간접적으로 항원을 표적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 세포의 개선된 안전성(Improved Safety of 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s Indirectly Targeting Antigens via Switchable Adaptors)’이라는 제목의 연구다. 기존 CAR-T 세포가 직접적으로 종양에 결합하는데 반해 Switchable CAR-T는 종양항원 결합 중간체(adaptor)를 경유해 간접적으로 종양에 결합한다. 이를 통해 세포독성 조절이 가능한 CAR-T 플랫폼이다.Switchable CAR-T 세포의 개념(A) 및 Switchable CAR-T 세포의 정상세포 독성 회피기전(B). (사진=티카로스)연구진은 기존 CAR-T 형태로 개발 시 독성을 보일 수 있는 항원을 중간체 형태로 간접적으로 표적하는 Switchable CAR-T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중간체 용량 조절을 통해 정상세포에의 독성을 회피하면서 종양살상이 가능함을 확인했다.이는 현재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CAR-T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큰 문제점인 CAR-T의 정상세포에의 독성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실험적으로 보여준 결과로, 현재까지 ‘On target-off tumor’ 독성으로 인해 개발이 중단됐던 많은 고형암 표적 CAR-T 개발에 있어서 Switchable CAR-T가 하나의 좋은 대안임을 제시해 준다.아울러 연구진은 항원을 표적하는 중간체 대신 자살용 약물(suicidal switch) 투여를 통해 체내 잔존 Switchable CAR-T의 제거도 가능함을 보임으로써, 체내 잔존하는 CAR-T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추가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Switchable CAR-T의 안전성을 더욱 확장시켰다.국가신약개발사업단은 일찍부터 티카로스의 Switchable CAR-T 기술 개발을 지원했고, 이번에 좋은 성과를 거두게 됐다.티카로스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특허를 출원했고, 이번 논문 공개를 통해 기술 독창성과 우수성을 증명했다”며 “최근, 노보홀딩스, 블랙스톤 등이 Switchable CAR-T 기술을 가진 아벤셀에 1억1200만달러를 투자한 사례를 보더라도, Switchable CAR-T의 응용범위는 넓어 보인다”고 말했다.이밖에도 티카로스는 세포의 면역시냅스를 강화해 종양살상능을 향상시킨 CLIP CAR backbone, T세포 자체의 면역활성을 강화하고 이 T세포가 종양에만 작용하게 하는 Converter CAR-T 등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현재 호주의 CAR-NK 개발기업 ‘카테릭스’(Cartherics)는 티카로스와 공동연구를 통해 CAR-NK에도 티카로스 CLIP-CAR Backbone이 적용가능한지를 테스트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급 연구소도 자체개발 CAR-T에 티카로스의 CLIP 기술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티카로스는 지난 7월 존슨앤드존슨(Johnson&Johnson) 이노베이션이 운영하는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플랫폼 ‘제이랩스’(JLABS) 멤버로 선정된 바 있다. 한편, 티카로스의 CLIP CAR 기술이 적용된 TC011 임상1상 시험이 ‘재발성 또는 불응성의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 페인트 조색도 인공지능으로 [생활속산업이야기]
- “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침구, 종이, 페인트, 유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김준혁 KCC 중앙연구소 어플리케이션앤 프로세스 프로] 나비효과.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토네이도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이론으로, 작은 일이 생각지도 못했던 큰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상학자의 발표에서 사용된 이 개념은 현재 기상학뿐만 아니라 과학을 비롯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활용되는 이론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 이론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여기저기 사용하게 만든 건 2004년 개봉했던 영화 ‘나비효과’가 아닐까 싶다.KCC 중앙연구소에서 AI기반 무도장 조색시스템을 이용해 비접촉 방식으로 액상 도료를 측색하고 있다. (사진=KCC)후회스러운 과거를 바꿀 수 있는 시간 여행을 모티브로 나비효과를 그려낸 당시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나 역시도 영화를 보고 나오며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도, 내가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도 이 나비효과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적용되고 있지 않을까? 최근 나비의 날갯짓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신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기술이 아니다 보니 일반 소비자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연구원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며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최근 선보이고 있는 신기술들은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날갯짓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AI기반 무도장 조색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무(無) 도장, 즉 페인트칠을 하지 않고, 조색(원하는 색을 만드는 것)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뜻이다. 페인트에 대해서는 생소한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자면, 페인트 공장에서는 고객이 주문한 색상을 만들기 위해 색깔을 내는 안료를 섞어 조색을 진행한다. 이때 주문받은 색상과 조색한 색상의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테스트로 페인트를 칠해서 건조시킨 후 측색기(색을 측정하는 기구)로 측정을 해봐야 한다. 만약 아쉽게도 일치하지 않으면, 다시 조색하고 칠해서 건조 후 확인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최종적으로 일치하는 색깔을 만들어 낸다. 이는 도료 색상이 액상일 때(Wet corlor)와 건조된 상태일 때(Dry color) 미세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으로, 그동안 업계에서는 오랜 기간 조색하고 칠하고 말리고 측정하는 방식을 지속해 왔다. 하지만 빅데이터와 AI기술을 통해 도료를 건조시키지 않은 상태, 즉 액상일 때 측색을 해도 건조 후 색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으니 그것이 바로 AI기반 무도장 조색시스템이다.KCC 도장로봇 SMART CANVAS가 KCC 안성공장 바닥면을 로봇전용 에폭시 도료로 도장하고 있다.(사진=KCC)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설명하다 보니 아주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이 시스템은 생각보다 매우 복잡한 연산 작용과 빅데이터와 AI기술이 적용됐다. 수년간 Wet corlor와 Dry color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액상도료의 색상값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Wet color measurement 기법과 도장 후 건조된 도막 상태의 색상값을 예측하는 AI 기반의 컬러 매칭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KCC는 이 기술로 올해 특허등록을 완료할 정도로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기존 조색->도장->건조->측색(확인) 과정에서 도장/건조 단계를 줄여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조색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른 작업 시간의 편차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이 시스템을 활용해 내부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평균 약 10시간 소요됐던 조색 공정이 2.8시간으로 72%나 단축됐다. 조색 시스템만 예로 들었지만 KCC는 최근 수평면 도장 작업을 자동화한 자율주행 도장 로봇 ‘SMART CANVAS(스마트 캔버스)’도 개발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세상에는 수많은 기술이 개발됐다가 그때의 상황에 따라 흥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개발된 모든 기술이 세상을 뒤흔들 만큼의 영향력을 끼칠 수는 없다. 다만 돌풍으로 발현될 그날을 꿈꾸며 나비의 날갯짓은 지속되고 있다. 이 날갯짓이 우리 회사와 동료와 나와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긍정적인 나비효과로 나타나길 손모아 기도하며, 오늘도 나비는 날개를 가다듬어 본다.(그래픽=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