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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전화를 건 한 남성은 “재해예방 신고가 가능한가요”라고 물으며, 이어 “미호천 교량 공사를 하고 있는데 기존 둑을 허물고 교각 공사를 했다. 교각 공사 밑에 임시로 흙을 성토해 놨는데, 차수막이나 이런 것을 안 대 놨다. 지금 건너오다 보니까 지금 강물이 불어서 그 성토 안 밑단을 지나고 있더라”고 말했다.
그는 “거기가 허물어지면 여기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것 같다”며 “상류에서 지금 비가 안 오면 괜찮아도, 비가 오면 그럴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위험 상황을 알림에도 119 상황실 근무자는 “그렇게 되면은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할 거 같다”면서도 “청주 뿐만 아니라 전국에 우기가 심하게 와 출동 인력들이 다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남성이 “어디다가 신고할 지를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한다”고 하자 119 상황실 근무자는 “뭐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해 보시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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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이 파악한 결과, 119 상황실 근무자는 신고를 받은 뒤 지자체에 직접 연락하지도, 이러한 내용을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받은 후 적극적인 예방 조치가 있었다면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사망, 10명이 부상 당하는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렇다 보니 인재(人災)라는 비판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태원 참사 유족들도 오송 침수 참사에 대해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은 27일 오전 오송 지하차도 참사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한 뒤 “충분히 예방하고 희생을 막을 수 있었는데 무책임한 행정기관의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불행한 사태가 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기관장들의 책임 의식이 전혀 없고, 희생자들이나 유가족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위로가 없다는 점에서 오송 참사는 이태원 참사와 판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향후에 재발 방지는 요원하다”며 어떤 기관의 수장들도 참사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