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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수위 등에 따르면 경제1분과에 공정경제를 담당할 전문위원으로 박 변호사와 권 교수가 임명됐다. 실무위원으로는 구성림 공정위 지식산업감시과장이 합류했다. 당초 공정위는 국장급 1명, 과장급 1명을 파견하려고 했지만, 국장급 자리에는 외부 위원들이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사시 29회로 판사 생활을 시작한 박 변호사는 공정거래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판사 생활을 끝으로 김앤장으로 옮긴 그는 2006년 공정위 심결지원2팀장, 협력심판담당관을 하면서 공정위와 인연을 맺었다. 스승인 권오승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그를 민간개방형 인사로 발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변호사는 윤석열 캠프 특별위원회에 합류하면서 공정거래 정책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기소할 수 있는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와 관련해서도 ‘제도 유지’로 입장을 정하는 데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변호사는 서울대 법대 81학번으로 윤 당선인보다 2년 후배다. 경제1분과 간사인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과 원희룡 기획위원장보다 1년 선배다. 경제1분과에서 공정경제 관련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상당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은 윤석열 당선인의 ‘민간 중심 경제’ 기조에 발맞춰 공정위 재벌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적으로 거론될 정책으로는 동일인(총수) 및 특수관계인 지정 요건 완화다. 공정위는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을 펼치기 위한 시작점으로 동일인과 특수관계인을 설정한다. 현재는 총수를 중심으로 6촌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의 주식현황 등을 파악해 대기업 범위를 설정한다. 과거 선단식 경영의 폐혜를 막기 위해 1987년에 만든 제도로, 재벌 3~4세로 넘어가면서 이같은 규제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거세진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지배구조가 건전한 IT기업에도 과거 제조업과 똑같은 규제를 적용하면서 본래 법의 취지인 ‘경제력 억제 방지’와 멀어졌다는 평이 많다.
전속고발권 폐지는 일단 `유보`이지만 언제든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는 당장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기보다는 검찰총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고발하면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고발할 수 있는 의무고발 요청제 등 보완적 제도를 잘 운영하고, 그럼에도 부작용이 있다면 추후에 폐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들은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무분별한 고소·고발이 남용돼 기업 활동이 어려워진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법무팀이 약한 중소기업에서는 전속고발권 폐지는 시기상조라고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공정위 내부 출신인 구성림 과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행시 49회로 공정위에서 경쟁정책과 총괄 서기관, 소비자안전정보과장, 지주회사과장 등을 역임한 뒤 현재 지식산업감시과장을 맡고 있다. 정책·사건 등을 두루 경험해 공정위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인물이다. 규제 완화를 외치는 외부출신인 전문위원과 함께 합리적인 제도를 설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인수위에서 김앤장 출신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박 변호사 외 김앤장 출신인 최지현 변호사도 인수위 수석 부대변인으로 합류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부터 함께한 ‘창업멤버’다. 2020년부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한국경영법률학회장과 한국유통법학회장 등을 지낸 최영홍 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아버지다. 동생은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최송현 전 KBS 아나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