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식로드]소변으로 익힌 계란...`동자란`<10>

극한의 상황에서 식수대용 섭취하는 소변
탈수 부추기고 독소 쌓여 역효과 주장 맞서지만
中 남자아이 오줌으로 삶은 동자란 보양식으로 즐겨
인도에서는 소오줌이 우유보다 비싼 약으로 팔려
  • 등록 2020-09-26 오전 9:00:00

    수정 2020-09-26 오전 9:00:00

[음식은 문화입니다. 문화는 상대적입니다. 평가 대상이 아니죠. 이런 터에 괴상한 음식(괴식·怪食)은 단어 자체로서 모순일 겁니다. 모순이 비롯한 배경을 함께 짚어보시지요. 모순에 빠지지 않도록요. <편집자주>
‘디스커버리 서바이벌’의 프로그램 ‘Man vs Wild’에 등장한 생존 전문가 베어그릴스.(사진=유튜부 캡쳐)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식수를 구하지 못하면 소변을 마시라,고 생존전문가 베어 그릴스는 권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나 택할 법한 생존법니다. 탈수 증상을 막으려는 몸부림이니 맛을 따질 게 아니나, 영 견디기 어려운 모양이다. 디스커비리채널 맨 대 와일드에 나온 그는 자기 소변을 마시고서, “미지근하고, 짜서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변을 극한의 상황에서 마셔도 되는지는 의견이 갈리는 편이다. 아웃도어 등 야외용품 전문기업 미국의 써머레스트 (Therm a Rest)사(社)는 `비상 상황에서 여러분의 소변을 마시도록 권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소변이 탈수를 막지 못하고 더 빨리 진행시키는 때문이다. 그러면서 소변은 체내 용해성 독소를 제거해 걸러내는 용액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런 터에 독소가 포함될 수밖에 없다. 이를 다시 마시는 것은 `오염물질이 체내로 다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고, 몸 안에 독소가 쌓이게 된다`고 한다. `바닷물을 마시면 위험한 이유가 같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요료법(Urine therapy) 애찬론자들은 반대로 말한다. 소변을 체내에 흡수(음용 혹은 바름)해 영양분을 획득하고 병을 고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브라질 출신 종합격투기 선수 료투 카르발류 마치다(Lyoto Carvalho Machida)는 소변을 마셔 신체를 단련했다고 한다. 중국 당나라 현종의 후궁 양귀비가 어린 남자 아이의 소변을 피부에 발라 미모를 유지했다는 구전은 유명하다.

실제로 중국 저장성 동양시는 어린 아이의 오줌을 삶은 계란이나 오리알 동자단(童子蛋)을 즐겨 먹는다. 역겨운 음식같지만 일반 계란보다 값이 곱절은 더 나간다. 보신용으로 각광을 받는다. 동양시는 이 음식을 문화유산으로 정하기도 했다.

흰두교 나라 인도에서는 소의 오줌을 만능치료제로 친다. 소변뿐 아니라 대변까지 약으로 만들어 파는데,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소의 오줌이 소의 우유보다 비싸게 팔린다. 코로나 19가 창궐하자 이를 극복하려는 이들이 소 오줌으로 파티를 열어 건강을 기원했다는 보도는 화제가 됐다. 다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

오줌을 섭취하는 이유는 하나다. 소변에 함유된 영양분을 섭취해 건강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소변에는 체내의 잉여 영양소와 노폐물이 함께 들어 있는데,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취사해 섭취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소변이 아닌 음식에서도 영양소는 충분하다. 그런데도 굳이 소변을 마셔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주장은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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