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하차…美대선 '트럼프 Vs 바이든'(종합)

샌더스 "경선 승리 불가능"…코로나19도 영향 미쳐
바이든, 샌더스 측 지지층 '껴안기' 최대 관건
트럼프 "버니의 사람들, 공화당으로" 분열 도모
  • 등록 2020-04-09 오전 2:11:28

    수정 2020-04-09 오전 2:13:55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야당인 민주당의 대권 경선후보였던 버니 샌더스(사진 오른쪽) 상원의원(버몬트)이 8일(현지시간) 레이스에서 전격 하차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선후보는 사실상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으로 확정됐다. 오는 11월3일 미 대선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바이든 전 부통령 간 ‘1:1 대결’로 이뤄지게 된 셈이다.

CNN방송·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샌더스는 이날 캠프 참모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결정을 발표했다고 캠프 측이 전했다. 지난 2월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민주당 경선 레이스가 이어진 지 정확히 65일 만이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경선승리를 향한 길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민주당 후보 지명을 위한 이번 싸움이 성공적이지 못할 거라고 결론 냈다”고 했다. 샌더스 경선 초반 선두로 치고 나서며 ‘돌풍’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지난 2월 말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부터 바이든에게 밀리기 시작한 뒤, 3월3일 슈퍼화요일에서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이후 반전의 모멘텀을 잡지 못했던 샌더스는 당 안팎에서 ‘경선 포기’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실제 지금까지 바이든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1215명으로, 샌더스(910명)를 압도한다. 매직넘버(1991명)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샌더스가 남은 23개 주에서 역전할 가능성은 산술적으로 희박하다는 게 미 정치권의 관측이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국면으로 향후 민주당 경선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어려워진 현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샌더스는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국민을 보호해야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나는 양심상 이길 수 없는 선거운동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다만, 샌더스는 “캠페인은 끝났지만, 정의를 위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는 물론 정치개혁 등의 과제를 위한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바이든으로선 샌더스 측 지지층을 어떻게 껴안느냐가 최대 과제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 지지층과 샌더스 측 지지층 간 분열이 재현될 경우 또다시 패배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버니 샌더스가 빠졌다. 엘리자베스 워런 덕분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버니가 슈퍼화요일 당시 거의 모든 주에서 이겼을 것”이라며 이번 샌더스의 포기를 비슷한 진보성향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뒤늦은 하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꼭 원하던 대로 끝났다. 사기꾼 힐러리의 낭패와도 비슷하다”며 “버니의 사람들은 공화당에 와야 한다”고 민주당 내 분열을 도모하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을 대선후보로 지명할 민주당 전당대회는 애초 7월 13~16일 위스콘신주(州) 밀워키에서 예정됐다가, 코로나19 여파로 8월17~20일로 연기된 바 있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화상 전대’로 이뤄질 공산도 있다. 전날(8일) 경선 일정을 강행했던 위스콘신주를 포함한 나머지 23개 주의 경선 일정이 계속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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