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고 바움가르텐 ‘무제’(사진=갤러리J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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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낯설지 않은 녹색의 교각, 그 뒤로 늘어선 자동차 행렬, 더 멀리로 어슴푸레 여백을 채운 회색의 콘크리트까지, 친숙하다. 연이 있다면 단숨에 간파했을 저곳은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어디쯤에 놓인 ‘대교’의 한 부분이다. 이 철덩어리의 삭막한 풍광에서 작가 잉고 바움가르텐(57)은 어떤 미학을 봤던 건가.
독일 출신 이 작가의 붓길을 따라나서면 도시가 보인다. 그이의 도시는 거대하고 거창하며 화려하고 휘황한 곳이 아니다. 그저 늘 봐왔던, 어느 집 발코니나 계단, 건축물의 모퉁이 같은, 지나치게 평범해서 섭섭하기까지 한 곳이다.
그런데 이들 속에서 작가는 사회문화적 현상과 분위기를 뽑아내고 주목받지 못한 채 배경으로만 남았던 이질적 부조화를 그럴듯하게 형상화하는 거다. ‘무제’란 타이틀 연작으로 내놓은 ‘서울 신도림 녹색다리’(Green Bridges, Shindorim, Seoul·2020)도 다르지 않을 터.
단출한 묘사지만 차갑지 않은 서정성을 얹은 기하학적 리듬, 밀도 있는 색채의 탐구는 작가의 장기다. 2009년부터 홍익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독일 작가의 작품에 서울 속 공간 묘사가 적잖았던 이유다.
7월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논현로 갤러리JJ서 여는 개인전 ‘저스트 페인팅’(Just Painting)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90×60㎝. 작가 소장. 갤러리JJ 제공.
| 잉고 바움가르텐 ‘무제’(서울 하얏트호텔·2021), 캔버스에 오일, 60×50㎝(사진=갤러리JJ)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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