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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최근 들어 사극의 선정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자결, 목욕신 등 자극적인 소재들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MBC 새 월화드라마 ‘선덕여왕’은 지난 25일 첫 회에 화랑들의 자결을 일컫는 이른바 ‘낭장결의’라는 의식을 방송했다. 이날 장면은 신라시대 화랑의 여성 우두머리(원화) 미실(고현정 분)이 진지왕(임호 분)을 권좌에서 밀어내기 위해 화랑들을 동원해 자결로 자신들의 뜻을 밝힌다는 내용.
물론 ‘낭장결의’는 극의 극적인 흐름을 위해 필요한 장면일 순 있다. 하지만 이 장면은 낭장결의를 한 화랑들이 일본 사무라이들의 할복처럼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자결을 택한다는 점 등이 방송 직후 왜색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동시에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시간대에 피가 낭자한 자결 장면을 보호 화면 처리 없이 내보냈다는 점 등도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소식으로 우울한 때 방송됐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욱 부각됐다.
사극 1, 2회에 목욕신 등의 자극적인 소재들이 등장하는 일은 이제 다반사다. ‘선덕여왕’에 앞서 방영된 SBS ‘자명고’는 주인공 정려원과 박민영의 목욕신을 언론에 공개했다. 또 MBC '돌아온 일지매'는 정혜영의 목욕 장면과 윤진서가 상의를 벗고 누워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물론 옛날이라고 해서 목욕이나 키스를 하지 않았던 건 아니겠지만 마치 ‘사극의 공식’처럼 나오는 이런 장면들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생뚱맞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동시에 이런 선정적인 장면은 극의 개연성보다는 시청률 선점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시청률이 외주 드라마의 차기 편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실제 몇몇 제작사들은 노출 사진 등을 홍보 자료로 활용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관심을 불러일으켜 시청자들로 하여금 채널을 고정시키게 하는 효과도 거뒀다. 하지만 개연성은 무시한 채 단순히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만으로 시청자를 현혹시키는 이 같은 행위는 의미 없는 자극성의 확대 재생산만을 낳을 뿐이다.
하지만 드라마는 영화와 달리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장르다. 그런 만큼 제작에 좀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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