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외산 브랜드 무덤 '日'서 영토 확장

현지 SNS 공략한 롬앤, 올해 日 매출 28% 증가 전망
에스트라, 현지 풀필먼트 강화…배송시간 1~3일로 단축
미샤 ‘쿠션 파운데이션’ 일본 브랜드 제치고 판매 1위
가성비 가격+K콘텐츠 시너지…일본 화장품 수입 국가 1위
  • 등록 2022-07-04 오후 4:12:44

    수정 2022-07-05 오전 9:51:37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외산 브랜드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서 K뷰티가 영토를 확대하고 있다. K콘텐츠의 인기에 따른 후광효과뿐만 아니라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앞세운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마케팅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독자 90만명을 보유한 일본의 뷰티 인플루언서 요시다 아카리가 롬앤의 틴트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유튜브 갈무리)
4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아이패밀리에스씨의 ‘롬앤’은 올해 일본 시장 매출액이 37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28% 증가한 수치로 온라인과 일본 현지 편집숍(앳코스메 등) 입점만 통해서 이뤄낸 성과다.

롬앤은 “일본의 유명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유명 인플루언서 가와니시 미키, 요시다 아카리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게재한 롬앤의 쥬시 틴트 제품 영상은 100만명 이상이 시청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2분기에는 디즈니와 협업해 출시한 틴트 제품이 입소문이 돌면서 화제가 됐다.

롬앤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일본 뷰티앱 상반기 결산 어워즈에서 1위를 연이어 차지했다. 롬앤은 회원수 약 600만명의 일본 최대의 국민 뷰티 플랫폼 ‘앳코스메’에서 ‘듀이풀 워터 틴트’ 등 4개 제품이 가장 많은 소비자 추천한 제품에 선정됐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의 메디뷰티 브랜드 ‘에스트라’는 지난 2분기 매출액이 작년 12월 메가할인 당시보다 약 400% 증가했다. 일본 국민 메신저인 라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실시간 피부 타입 상담 등을 제공하는 등 현지화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트라는 ‘아토베리어 365로션’, ‘수딩 크림’ 등 기능성 기초 제품을 주로 판매한다.

에스트라는 지난달 큐텐에서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며 뷰티 카테고리 실시간 2위를 기록했다. 올해 4분기부터는 일본 온라인몰에서 고객 구매 시 10일 이상 걸리던 배송시간을 1~3일로 단축해 즉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현지 풀필먼트 배송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클리오 모델 에스파가 틴트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클리오)
에이블씨엔씨(078520)도 지난 4월 18일부터 5월 15일까지 약 한 달간 일본 내 7000여곳의 드럭스토어 판매데이터를 통합한 결과 쿠션 파운데이션 부문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베이스 메이크업 강국 일본에서 자국 브랜드들을 제치고 일궈낸 성과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

미샤의 ‘M 매직쿠션 파운데이션’은 메이크업 베이스와 파운데이션, 안티에이징 케어 등 2~3단계의 메이크업을 쿠션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간편함으로 일본의 20~40대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현재 미샤는 일본 대형 드럭스토어 및 버라이어티숍 2만3000여 곳에서 판매중이다. 이 회사는 유통망을 지속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색조 브랜드로 유명한 클리오(237880)도 아이돌그룹 에스파를 앞세워 일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쿠션 등 베이스 제품과 프로아이팔레트 등이 판매가 호조세를 띄고 있어 올해 매출액은 전년(355억원) 대비 약 30% 이상 성장한 460억원으로 전망된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약진에 힘입어 작년 한국 화장품은 일본 화장품 수입액 1위 국가에 등극했다. 작년 한국 화장품의 대일 수출액은 약 7억 8660만달러(약 1조 200억원)에 달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MZ세대를 중심으로 ‘K팝’, ‘K무비’ 열풍이 일면서 한국식 화장을 하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화장품이 기능도 좋고 가격까지 저렴해 당분간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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