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적자 늪에 빠진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철도 도시철도 면허를 스스로 반납하기로 했다. 운행 편수를 줄여 적자라도 줄이겠다는 고육책이다.
|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 운행 모습.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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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이달 초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도시철도 폐업을 신청했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는 인천공항 1터미널과 용유역을 잇는 6.1㎞ 길이 노선이다. 경전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시범사업으로 2016년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운영권을 갖고 있다.
공사가 도시철도 면허를 스스로 반납하기로 한 것은 자기부상철도가 적자투성이 애물단지 노릇을 하고 있어서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자기부상철도 운영 비용은 앞으로 30년간 5349억원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178억원 꼴이다. 운임을 받지 않는 탓에 수입은 전무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로 공항 이용객이 줄면서 사회적 편익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도시철도 폐업은 적자 폭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도시철도로 등록돼 있으면 승객 수에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주기적으로 열차를 운행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운행 편수를 줄였는데도 공항공사에 정기 운행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철도 소유권을 가진 정부와 폐업 허가권을 쥔 인천시도 이런 상황을 인정해 폐업을 받아들이기로 가닥을 잡았다. 최종 폐업 여부는 이르면 다음 달 결정날 예정이다.
일각에서 거론됐던 철로 철거는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운행 형태를 ‘궤도운송수단’으로 바꿀 예정이다. 도시철도와 달리 궤도운송수단은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열차를 최대한 덜 움직여 적자를 줄이겠다는 게 국토부와 공항공사의 구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열차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운영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운영 형태를 바꾸더라도 미봉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힘들다. 운행 편수를 줄이더라도 운임이 없는 상황에선 적자가 지속해서 누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공항공사, 인천시는 운임 책정에 관해선 아직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사회에선 공항 이용객 편의를 위해 설치한 자기부상철도에 운임을 매기는 데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근본적으론 현행 산업 생태계에선 자기부상철도가 장기간 존속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김경욱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자기부상열차 부품의 내구연한이 20년인데, 부품 조달이 어려워 직접 생산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