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는 MBTI 성격검사를 비롯하여 각종 심리 테스트가 유행한 것은 이같은 현상의 하나라는 분석이다.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한 심리 테스트의 공통점은 바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타인의 시선을 빌려 자기 탐구를 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내가 보는 나, 남이 보는 나', '너BTI' 같은 테스트가 그 예다.
'내가 보는 나, 남이 보는 나'는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타인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는 테스트다. 이 테스트는 지난 10월 MZ세대 트렌드 레터 '캐릿'에서 '이번주 떡상 아이템'으로 소개됐고, 트위터에서 실시간 트렌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화제가 됐다.
특히 이 테스트는 다른 테스트와는 달리 참여하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자기 탐구 놀이를 더 재밌게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외에도 지인이 나의 평소 모습을 생각하며 MBTI 테스트를 해주는 '너BTI'도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3월에 나온 이 테스트는 11월인 현재 57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MZ세대의 자기 탐구 놀이 문화는 심리 테스트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싸이월드가 유행하던 시절 많이 볼 수 있던 문답이 이제 개인 블로그에서 다시 유행하고 있다. 기본 정보부터 인생의 목표, 나는 몰랐지만 다른 사람이 말해줘서 알게 된 특징, 자신을 2가지 단어로 표현하기 등 문답을 하는 과정도 자기 탐구 놀이 문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자기 탐구 놀이는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다른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MZ세대의 자기 탐구 놀이 문화는 현재 MZ세대가 외적 성취를 하기 힘든 환경에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경제, 취업, 주거 환경 등 외적 환경이 어려워지다보니 내부적인 것에 관심을 갖게된 것"이라며 "자기 탐구 놀이 문화는 MZ세대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임 교수는 "과거에 비해 진로 상담도 훨씬 활발해졌는데 이것도 결국 MBTI 등 자신을 탐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며 "자신이 어떤 직업에 적합한지 알아보는 것도 결국 본인의 가치와 내면을 탐구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그렇다고 MZ세대가 자기 탐구 놀이를 통해 얻는 결과를 맹신하는 것은 아니고 본인의 다양한 특성을 알고 싶어 하는 MZ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놀이 문화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