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의 ''민심의 흐름''에 대한 생각

기존 입장서 한발 물러서..후퇴는 아닌듯
최측근 전진배치.. 기존 정책노선 고수
  • 등록 2006-06-01 오후 1:58:09

    수정 2006-06-01 오후 1:58:09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끝난 5.31 지방선거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민심의 흐름으로 받아들인다."

너무나 간결한 입장 표명이다. 야당과 여론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해 정권심판 결과로 몰아붙이고 있다. 나아가 민심은 여당의 선거참패의 책임을 묻는 설문조사에 40%가 노 대통령에게 있다고 답하고 있다.

이런 민심에도 불구, 노 대통령은 그간 이런 평가를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이런 생각은 지난 2월26일 출입기자들과의 북악산 산행에서 말한 것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노 대통령은 "중간선거는 여러 변수가 끼어 있어 그걸 평가로서 보기가 좀 그렇다"라며 "이를 중간 평가라고 하는데 결국 이미지 평가가 아니냐"며 지방선거를 '정권심판'이나 '국정평가'로 보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노 대통령이 미리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 결과를 예상하고, '중간평가'라는 데 담을 쌓았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노 대통령 자신만이 '중간평가가 아닌 이미지평가'라고 우길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후보의 평균 득표률이 한나라당 후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데, 이를 마냥 부정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결국 여당의 참패에 대해 '민심'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다만 노 대통령은 여기에 '흐름'이란 조건을 붙였다. 항상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으며, 지금의 민심은 흘러가는 역사 속에 `한 단면`이 아니겠느냐는 생각을 전달한 것이란 해석이다.

그래서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게도 "(일희일비하지 말고) 멀리 보고 준비하며 인내할 줄 아는 지혜와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행동하면 국민들이 그 진정성을 받아들여줄 것이고, 민심도 바꿀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 스스로가 원칙에 입각해 소신 있게 정치를 펼쳐왔고, 그 결과가 지금에 이른 만큼, 당도 흔들리지 말고 가라는 주문이다. 당장 민심이 이반했다고 해서 꼼수를 부리면 더 큰 화에 직면할 것이란 경고도 녹아들어있는 셈이다.

반면 노 대통령은 이번 선거결과를 자신이 받아들여할 '민심'으로 보지는 않는 것 같다. 민심 내지 민심의 흐름으로 봤다면 참여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보완이나 수정에 관한 언급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최선을 다해 이행하겠다"고만 했다. 남은 임기에 기존 정책을 꾸준히 수행해 나간다면 '그 민심이 변화되지 않겠느냐, 변화시킬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자신감도 내포돼 있는 듯하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노 대통령은 정치권이 다시 급격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거나, 경제가 엄청난 위기에 봉착하지 않은 한, 기존의 정책 노선을 그대로 유지할 의도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임기 후반들어 청와대와 부처에 전면 배치되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될 수 있다. 민심이 바꿀지, 노 대통령이 바꿀지 두고 볼 일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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