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확산에 부양 카드 재등장…美·中 출구전략 멈칫

美경제성장률 2분기 정점찍고 하반기 하락
미국 국채금리 하락…긴축 스케줄 영향주나
中 2분기 성장률 발표 맞춰 지준율 전격 인하
  • 등록 2021-07-11 오후 6:21:10

    수정 2021-07-11 오후 9:01:57

사진=AFP
[뉴욕·베이징=이데일리 김정남 신정은 특파원] ‘주요 2개국(G2) 성장 정점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중추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2분기 정점을 찍고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릴 조짐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출구전략이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전격적으로 인하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 75명을 대상으로 자체 집계한 설문을 보면, 올해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9.0%(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확정치(6.4%)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다만 3분기와 4분기의 경우 각각 7.1% 5.1%로 나왔다. 올해 하반기 역시 잠재성장률을 한참 상회하는 고성장을 이어가겠지만, 2분기보다는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의미다. 소비 증가율은 2분기 10.4%까지 치솟은 후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6.2%, 4.8%를 기록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광범위한 백신 접종과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 코로나19 규체 철폐 등으로 2분기 경제는 폭발할 것”이라면서도 “어느 시점부터는 지속가능한 속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 파트너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CNBC에 나와 “경기 성장세가 고점에 이르렀다”며 “(경기 고점 우려에 초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매수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 국채금리 하락 ‘미스터리’를 성장 정점론에서 찾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올해 2월 이후 가장 낮은 장중 1.250%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성장세 둔화를 미리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24% 상승하는데 그쳤다. 직전주 대비 상승률이 하락했다. 미국 성장 정점론에 증시 변동성이 커진다면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등 긴축 스케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일단 오는 13일 나오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시하고 있다. 월가 금융사 한 인사는 “CPI 상승률이 예상을 밑돌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한다는 관측이 퍼지면 증시는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되는 15일 금융기관의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다시 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내 든 건 최근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제조업 분야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이후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도 다시 확산되고 있다.

다만 인민은행은 “향후 계속 온건한 통화 정책을 펴는 가운데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 유동성이 합리적으로 충족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지난해처럼 다시 슈퍼 부양책을 펼치진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18.3%를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는 한자릿 수로 줄어들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2분기 중국 GPD 성장률을 8%로 예측했고, 닛케이는 이보단 낮은 7.7%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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