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8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이같은 ‘가상자산 규율체계 정립’, ‘금융산업의 미래 준비 및 금융혁신 지원’ 방안을 각각 보고했다. 이번 전체회의는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첫 정무위 회의다.
우선 정부는 미국의 가상자산 법제화 논의에 맞춰 국내 가상자산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미국 정부가)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가상자산 검토 결과를 금년 4분기(10~12월) 공개할 예정”이라며 “국제 논의 동향을 반영해 글로벌 규제 정합성을 확보하고,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등 규율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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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만든 루나 코인은 5월 초 10만원대에 거래됐다가 현재는 1원도 안 되는 ‘휴지 조각’이 됐다. 지난 5월에 52조원을 기록한 루나의 시가 총액은 바닥을 찍었다. 이후 국내에서만 28만명의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투자자 신뢰를 토대로 책임 있게 성장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가칭)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는 가상자산업법 제정안 7개,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 4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특금법) 2개 등 관련 13개 법안이 계류돼 있다.
금융위는 가상자산을 증권형·비증권형으로 나눠 각각 다른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증권형은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된 자본시장법 규율 체계에 따라 발행될 수 있도록 시장여건 조성 및 규율체계를 확립하겠다”며 “비증권형은 국회 계류 중인 법안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해 발행·상장·불공정거래 방지 등을 제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법 이전에는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 방지 등을 위해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FIU) 검사·감독을 강화하고, 시장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법무부, 검찰·경찰, 금감원 등과 긴밀히 협조해 가상자산을 활용한 사기, 탈세 등 불법거래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국제감독기구 및 해외감독 당국과의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금감원은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산하 가상자산 및 디파이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잠재 리스크를 점검하고, 투자자보호·내부통제 등 시장의 자율규제가 확립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원장은 7조534억원(53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이상 외환 거래’ 관련해서는 “최근 발생한 국내은행의 이상 외화송금과 관련해서는 현재 현장검사와 전 은행권 대상 자체점검을 진행 중”이라며 “향후 확인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필요한 후속 조치를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가상자산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정무위 윤창현 의원은 “코인은 금융자산, 실물자산이 아닌 제3의 자산인 ‘디지털자산’으로 정체성을 분류해야 한다”며 “시큐리티 토큰(증권형 토큰)은 증권처럼 감독하고 (정체성이) 애매한 것은 제3의 감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3의 감독기관으로) 디지털자산위원회를 만들어 진흥·육성·규율을 동시에 해야 한다”며 “이같은 내용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