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4년 만에 처음으로 6%를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3월부터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이다.
| (사진=AFP) |
|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지난주 대출 잔액이 64만 7200달러(약 9억원) 이하인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가 전주대비 0.07%포인트 상승한 6.01%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이후 처음이라고 MBA는 설명했다.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대출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모기지론 신청 건수를 측정하는 시장종합지수(MCI)는 지난주 255를 기록하며 전주대비 1.2%, 전년 동기대비 64% 각각 하락했다. 이는 1999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재신청지수 역시 전주대비 4.2%, 전년 동기대비 대비 83.3% 급락했다.
주택 매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 건수는 전주보다는 0.2% 늘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9% 쪼그라들었다. 전주대비 소폭 증가한 것은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에게 저금리로 제공되는 정부 대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 주택 시장도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연준이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을트라스텝(1%포인트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로이터는 “저가 주택의 심각한 부족으로 집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주택 시장이 붕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주택 부문 전반에 걸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7월 신규 주택 판매는 6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택 재판매 및 단독 주택 착공은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