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그랬지]수입산과는 다르다… 토종 자생 기념일 ‘빼빼로데이’

빼빼로데이, 경남 지역 여중고생들 문화에서 유래
2000년부터 본격 마케팅 시작… 아직까지 이어져
유사 데이 마케팅 줄이었으나 실패
  • 등록 2020-11-07 오전 11:00:00

    수정 2020-11-07 오전 11:00:00

빼빼로 디자인 변화(사진=롯데제과 공식홈페이지)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제과 업계의 대목이라 불리는 빼빼로 데이가 다가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예전만큼 성과를 내긴 어렵다는 전망이지만 1년 빼빼로 판매량의 절반에 달하는 만큼 관련 마케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빼빼로 데이처럼 특정한 날에 특정 상품을 소비하자고 홍보하는 마케팅이 바로 ‘데이 마케팅’이다. 빼빼로 데이는 국내 제과 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데이 마케팅의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빼빼로 데이의 성공 이후 제과 업계에서는 ‘에이스 데이’ 등 비슷한 컨셉의 데이 마케팅을 전개했으나 크게 성공하지 못한 채 사라졌다.

데이 마케팅의 역사는 18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월 14일 초콜릿을 주고받는 밸런타인 데이는 원래 기독교의 축일로 가족, 지인들 간 선물을 주고 받는 기념일이었다. 그러나 1861년에 영국의 리처드 캐드버리가 초콜릿을 주는 마케팅을 도입해 대성공을 거뒀고 이것이 일본에서 변형돼 여자가 남자에게 고백을 하며 초콜릿을 주는 기념일로 바뀌었다.

화이트 데이는 밸런타인 데이 마케팅의 성공을 목격한 일본 제과업계가 만들어낸 기념일이다. 1980년대 일본의 전국사탕과자공업협동조합가 매출 증진과 재고 처리를 위해 ‘화이트 데이’를 알리기 시작했다. 초콜릿을 여성들의 보상심리와 초콜릿을 받은 남성들의 부채의식을 이용한 고도의 마케팅은 엄청난 성공을 거둬 지금까지 문화로 자리잡았다.

반면 빼빼로 데이는 빼빼로 제조사인 롯데제과가 억지로 만들어 낸 기념일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만들어 낸 자생적 기념일이다. 1990년대 초반 경남 지역의 롯데제과 영업소는 11월 초만 되면 빼빼로 판매량이 급증하는 기현상을 보고 본사에 보고를 올렸다.

롯데제과 본사의 조사 결과 해당 지역 여중고생들을 중심으로 11월 11일에 빼빼로를 주고받는 문화가 퍼진 것을 확인했다. 당시 여중고생들은 빼빼로처럼 ‘빼빼’ 마르자는, 다이어트 성공을 서로 격려하는 차원에서 빼빼로를 주고받고 있었다.

롯데제과는 해당 문화가 일시적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2000년대에도 빼빼로를 주고받는 풍습이 이어졌고 지역신문에서도 11월에 빼빼로 매출이 늘어난다는 소식이 싣자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기 시작했다. 빼빼로 데이가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데이’ 문화된 이유다.

빼빼로 데이의 대성공에 자극을 받은 제과, 유통업체들은 앞다투어 ‘데이 마케팅’에 나섰다. 이후 다이어리 데이, 블랙 데이, 로즈 데이, 실버 데이, 와인 데이 등이 우후죽순 등장했지만 아직 빼빼로 데이만큼 유명세를 탄 예는 없다. 11월 11일이 농업인의 날이란 이유로 ‘가래떡 데이’를 밀었던 적도 있지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빼빼로는 롯데제과가 주도한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만든 문화가 맞으며, 해당 이야기가 사원들 사이에 일종의 전설처럼 내려온다”라면서 “아무리 마케팅을 강하게 했다하더라도 제과업체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상업적 기념일이었다면 소비자들이 외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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