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나와라 뚝딱]2차전지·반도체…언제쯤 빨개질까

전문가들 올해 테마로 2차전지 꼽았지만 주가 내림세
우크라 사태發 원가인상 직격탄…수급 완화 확인필요
  • 등록 2022-03-19 오후 3:13:38

    수정 2022-03-19 오후 3:13:38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전 언제쯤 빨개질까요?”

올 들어 주가가 빨간색(상승)으로 물든 날보다 파란색(하락)으로 물든 날이 더 많아지며 이같이 토로하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고점에 진입한 이후 물타기만 하다가 더는 탈 물이 없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아예 지웠다고 합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이 올해의 테마로 꼽았던 2차전지주의 추락에 울분을 토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글로벌 물류대란이 해소되면 다시 상승 고삐를 잡을 거로 예측됐지만, 현재로서는 물류대란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이들 종목은 언제쯤 다시 달릴 수 있을까요?

예측불가 악재 직격탄…터닝 포인트 남았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 11일 30만원대로 내려앉은 이후 40만원대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8일엔 전 거래일보다 1.60% 상승했지만, 여전히 40만을 밑도는 38만2000원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2차전지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는 2월 13만원대가 붕괴된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공모가(10만5000원)까지 터치했습니다. 최근 소폭 상승하며 지난 18일 11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차전지테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시 키워드가 될 거로 전망됐습니다. 지난해엔 ‘2차전지 관련주’라는 수식어만 붙어도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 흥행 보증수표가 됐습니다. 상장 이후 주가도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올해도 이런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인 니켈 가격이 폭등 때문입니다. 세계 니켈 생산량의 10%를 공급하는 러시아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제재를 받게 되면서 공급 우려가 발생한 것입니다. 지난 7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니켈 가격은 1톤당 4만2995달러를 기록하며 불과 한 달 전 대비 +82% 상승했습니다. 이후 8일에는 니켈 가격이 1톤당 10만달러를 넘어가면서 LME는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니켈은 양극재 제조원가의 약 40%를 차지합니다. 배터리 셀 제조원가 내 양극재 비중 또한 약 40%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니켈 가격 변화가 배터리 셀 제조원가에 미치는 영향은 15~20% 수준으로 결코 낮지 않습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측이 어려운 매크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단기간 내 주가 반등 기대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배터리 셀, 소재 업종의 주가 반등을 위해선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정원석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해소에 따른 원자재 가격 안정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완화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 △국내 업체들의 공급 비중이 높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세액공제, 충전 인프라 투자 정책 시행 여부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표=마켓포인트 제공


◇ 반도체 부진…공급망 차질 해소 기대


반도체 관련주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N데믹 상황이 이어지며 공급망 차질에 힘을 못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부진에 따른 재고 조정 가능성과 봉쇄정책 완화에 따른 IT 수요 급감 우려 등으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황입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언택트에서 컨택트로의 전환 과정에서 향후 IT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남았지만, 봉쇄정책 완화 이후 공급망 차질이 해소되면서 원활한 세트 출하와 함께 대기 수요가 소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럴 땐 다른 종목으로 잠시 눈을 돌리는 것도 방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종목의 경우 피해 갈 필요가 있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증가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기 용이한 업종, 대외 리스크와 연관이 적은 국내 내수소비 업종, 낙폭과대 성장주에 관심을 둬볼 만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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