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2% 하락한 4만4148.56에서 마감했다.
반면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2% 상승한 6084.19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77%나 급등한 2만34.89를 기록했다.
|
11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대로 상승하면서 시장은 안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7%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2.7%)와 같았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역시 시장 예상치(0.3%)에 부합했다.
시장은 일단 인플레이션이 심각히 악화된 것은 아닌 만큼 연준이 내주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내주 연준이 금리를 25bp 추가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94.7%로 반영하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25bp 인하는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다만 내년에는 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치에 부합한 결과이지만, 한 때 전년동월 대비 2.4% 까지 떨어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최근 두달간 반등하고 있다. CPI상승률은 3월 3.5%를 찍은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9월 2.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0월(2.6%)에 이어 11월(2.7%) 등 두달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내년 금리인하가 25bp씩 두차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1월에 동결된 이후 3월에 추가 25bp 인하 후 동결, 그리고 6월 25bp 인하 이후 계속 동결될 것이라는 확률이 높다.
찰스 슈왑의 리처드 플린 전무이사는 “최근 몇몇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개선 속도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혔고, 11월의 CPI는 이러한 측면에 대한 확신을 제공하지 못했다”며 “연준은 물가 상승 압력이 강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하는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채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 장중 2년물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다 오후 4시기준 전 거래일 대비 0.8bp 오른 4.157%를 기록 중이다. 장기채인 10년물 국채금리는 5bp나 뛴 4.271%에서 움직이고 있다.
기술주들은 대거 최고치를 기록하며 나스닥 지수를 끌어올렸다. 테슬라는 5.93% 오르며 사상 최고치인 424.77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11월4일 종가 기준 최고가인 409.97달러를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테슬라의 시장 가치는 올해 들어 약 70% 상승했으며, 이러한 상승의 대부분은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캠페인에 무려 2억7700만달러를 쏟아부어 선거유세를 지원했고, 최측근으로 오른 그는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자율주행 규제 완화 등 상당한 ‘선물’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메타와 아마존도 이날 각각 2.16%, 2.32% 오르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고, 양자컴퓨팅 개발에 성공했다고 알린 알파벳은 이날도 5.46% 급등했다.
中위안화 약세 허용 가능성에 달러상승…WTI 70달러 돌파
달러도 소폭 강세를 이어갔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8% 오른 106.69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국이 내년에 위안화 약세를 서용할 것이라는 소식에 달러 가치가 올라갔다. 로이터는 중국의 최고 지도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2기에서 무역 관세 인상에 대비해 내년 위안화 약세를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즈호의 외환 전략가인 켄 청은 “위안화 가치 절하가 관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로 사용된다면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달러) 예외주의가 강화되고 지역 통화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 가치가 치솟자 엔화 약세도 지속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0.37% 오른 152.54엔을 기록 중이다.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1.70달러(2.48%) 오른 배럴당 70.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2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33달러(1.84%) 상승한 배럴당 73.52달러에 마감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의 해외 구매자들도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새로운 제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원유를 외국에 수출하는 ‘그림자 함대’ 선박 45척을 제재 대상에 추가할 방침이라고 밝힌 게 유가를 끌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