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임시국회에서 단연스타는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이 나서 반대한 이슬람채권(수쿠크) 법 개정안은 논의가 무산되는가 하면 2년 동안 묵혀있던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은 도이치증권 거래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회통과가 임박했다.
이슬람채권 세금감면안은 기독교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강하게 표출되면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표심에 직결된다는 분위기에 일부 국회의원들은 조세소위까지 통과한 법안에 대해 폐기까지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는 이혜훈 의원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의원은 종교적 신념이 아닌 이슬람채권에 부여된 지나친 혜택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기독교계를 대변한다는 세간의 시선에 확실한 선을 긋고 있다.
결국 재정위는 이슬람채권 세금감면방안에 대해 일반 국민이 배제된 채 비공개 공청회를 여는 방식으로 국회 논의를 대신했다.
반면 증권거래세법 개정안은 부활했다. 이 법안은 이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2009년 국회 재정위를 통과해 2년 넘게 법사위에 묵혀 있었다.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던 법안이 새롭게 조명 받고,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 직전까지 간 데는 지난해 11월 도이치증권의 옵션거래 쇼크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반발로 국회 본회의에는 상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의 반발을 뚫고 법안이 시행 초읽기에 들어간 데는 이 의원의 역할이 컸다는 게 국회 안팎의 분석이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국회 일각에선 개별 의원의 활발한 입법 활동이란 긍정적 시각과 함께 의원의 주장이 지나치게 반영돼 법 개정안의 방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곱지 않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부 관계자는 "여야 합의가 이뤄져도 개별 의원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은 게 요즘 상황"이라며 "입법권이 행정부에서 국회로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고 하지만,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한 법안을 하나하나 제동을 것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