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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금융권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대상 해외송금시장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기존 강자인 시중은행에 카드회사와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도전장을 내밀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부터 외국인등록증을 제출하면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인터넷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을 개편한 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은행은 외국인의 해외송금 시장에 눈독을 들인다. 시중은행들이 주도해온 이 시장에 비대면 실명확인이 가능해지면서 인터넷은행도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은 편리한 접근성과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운다. 인터넷은행 업계 관계자는 “계좌개설과 송금서비스 신청을 지점방문 없이 모바일 앱으로 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해외송금 수수료의 경우 금액에 상관없이 1건당 4000원으로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특히 올해 3월까진 전액면제 이벤트를 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일반계좌송금 수수료가 금액별로 1건당 5000원~1만원이다. 다만 외국인 고객 본격 유치를 위해선 내부시스템 정비 등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0만명을 훌쩍 넘어버린 외국인을 급여통장 등 주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송금 등 핵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송금시장이 갈수록 커지자 최근에는 카드회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증권회사와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뿐 아니라 카드사도 해외송금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지난 2018년 4월 현대카드가 신한은행 및 핀테크 기업과 함께 시작한 뒤 지난해 12월 롯데카드가 진출했다. 현재 KB국민카드가 해외송금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수수료는 현대카드가 1건당 3000원, 롯데카드가 건당 3000원 또는 5000원(국가별 상이) 등 은행권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