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금융] 15조 해외송금 잡아라‥뜨거운 각축전

인터넷銀, 외국인 고객유치 가능…편의성·낮은 수수료 무기
핀테크 이어 카드회사도 진출·시중은행도 발빠른 대응
시장규모 3년새 10조→15조로 커져
  • 등록 2020-01-08 오전 5:35:00

    수정 2020-01-08 오전 5:35:00

지난해 10월 KB국민은행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KB Star Cup 축구대회’에서 선수로 활약한 캄보디아와 미얀마,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4개국 근로자들이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내 체류 외국인으로 구성된 ‘KB글로벌 축구단’을 창단해 활동을 지원해왔다. (사진=국민은행)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금융권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대상 해외송금시장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기존 강자인 시중은행에 카드회사와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도전장을 내밀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부터 외국인등록증을 제출하면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인터넷은행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비대면 실명확인 가이드라인’을 개편한 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은행은 외국인의 해외송금 시장에 눈독을 들인다. 시중은행들이 주도해온 이 시장에 비대면 실명확인이 가능해지면서 인터넷은행도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를 보면, 국내 해외송금시장 규모는 2015년 87억2000만달러(약 10조1003억원)에서 2018년 134억달러(약 15조5185억원)로 3년 만에 50% 넘게 증가했다. 유학생 송금수요 증가와 함께 체류 외국인의 모국송금 급증이 가장 큰 요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체류 외국인은 2015년 189만9519명에서 2018년 236만7607명으로 24.6% 늘었다. 업계에선 해외송금시장 규모가 수년 안에 2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편리한 접근성과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운다. 인터넷은행 업계 관계자는 “계좌개설과 송금서비스 신청을 지점방문 없이 모바일 앱으로 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해외송금 수수료의 경우 금액에 상관없이 1건당 4000원으로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특히 올해 3월까진 전액면제 이벤트를 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일반계좌송금 수수료가 금액별로 1건당 5000원~1만원이다. 다만 외국인 고객 본격 유치를 위해선 내부시스템 정비 등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시중은행도 손 놓고 당할 수 없다. 발 빠르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은 영업점에서만 거래가 가능했던 ‘KB-웨스턴 유니온 특급송금’ 서비스를 비대면 채널로 확대했다. 외국인 고객은 처음 1번 영업점을 방문해 송금정보를 등록한 뒤 모바일 앱과 인터넷에서 이용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의 ‘페이코(PAYCO) 제휴 해외송금 서비스’는 별도의 은행 앱 없이 페이코 앱에 탑재된 해외송금 메뉴로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81개국에 송금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말까지 최대 5회에 걸쳐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의 해외송금 수수료를 2000원으로 적용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0만명을 훌쩍 넘어버린 외국인을 급여통장 등 주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송금 등 핵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송금시장이 갈수록 커지자 최근에는 카드회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증권회사와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뿐 아니라 카드사도 해외송금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지난 2018년 4월 현대카드가 신한은행 및 핀테크 기업과 함께 시작한 뒤 지난해 12월 롯데카드가 진출했다. 현재 KB국민카드가 해외송금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수수료는 현대카드가 1건당 3000원, 롯데카드가 건당 3000원 또는 5000원(국가별 상이) 등 은행권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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