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백팔수(百八手)] 49. 공감에 인색하지 말라

  • 등록 2018-09-20 오전 6:00:00

    수정 2018-09-20 오전 6:00:00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위기와 관련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가장 큰 원칙 중 하나는 ‘공감’이다. ‘공감’이라 하면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등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것이라는 의미다. 친구와 가족과 연인과 ‘같은 느낌’을 공유하는 이미지가 그려진다.

그러나 기업에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업 스스로 그런 수준의 ‘공감’을 발휘하기란 매우 어렵다. 자칫 법적 책임을 우려하기도 한다. 이해관계자와의 공감에 무조건적 부담을 가지기도 한다. 왜 우리가 그런 반대 또는 부정적인 주장에 공감해야 하는가 하는 이야기도 내부에서 나온다. 일부는 공감한다는 것은 기업 스스로 나약해지는 것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우려와 걱정 그리고 이미지 때문에 기업은 스스로 공감하는 데 인색하게 된다. 때때로 어색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성공을 위해서는 공감이 필수라 하니 골치가 아파진다. 공감이라는 것은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공감’은 해당 위기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의미의 공감은 그 위기를 바라보고 있는 더 다양한 주변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다고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명의 아픈 사람이 있고, 그 주변에 그 아픈 사람을 바라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기업 차원에서의 공감은 그 아픈 사람 본인과의 공감도 중요하지만, 그 아픈 사람을 바라보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공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아픈 사람을 보고 ‘정말 많이 아프겠구나. 빨리 쾌차해야 할 텐데…’하는 생각을 한다면, 기업은 그와 같은 공감 정도를 해 보라는 이야기다. 기업이 그런 공감을 할 수만 있다면, 많은 사람들은 저 기업도 우리와 같은 생각과 느낌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동질감을 가지게 된다. 그래야 그 후 진행되는 중요한 위기관리 메시지가 함께 공감 받게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을 이해시킬 수 있게 된다.

사람은 일단 상대방으로부터 공감 받아야 그 후 이해하려 한다는 말이 있다. 반대로 상대를 이해시키려면 먼저 공감해 주어야 한다는 의미다. 공감 없이는 이해도 없다. 따라서 기업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공감을 빼면, 그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는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인간적이지 못한 것이다. 기업이 인간화되어야 한다는 위기관리 원칙에 반해, 기업이 비인간적으로 비칠 가능성까지 생기니 더 큰 문제다.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들의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를 보면, 항상 맨 앞부분은 공감으로 채워진다. 충분한 공감 메시지를 담아 그 뒤에 있는 메시지들을 더 많이 이해시키고자 하는 전략이 숨어 있다. 사과하거나, 해명하거나, 심지어 반박할 때도 모두 공감을 나타내는 메시지는 앞장을 선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사과를 드립니다.’ 이 말은 기업 스스로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다는 공감을 표현을 하는 것이다. ‘이번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무엇보다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라는 말은 논란이 발생해 그와 관련 한 많은 걱정과 염려를 한 국민들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고 있다. ‘고객 여러분들께 이번 문제로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이 메시지 또한 혼란으로 어려움을 겪은 고객과의 인간적 공감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메시지를 듣는 사람들은 이내 ‘아! 이 기업이 우리의 마음을 알고 있구나,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그렇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할 것인가?’와 같은 궁금증을 보이게 된다. 그 이후 기업의 메시지가 적절하다면 많은 사람들은 해당 기업의 위기관리 전반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고 이어 신뢰를 주게 된다.

반면, 앞에서 아무런 공감을 표현하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은 OOO-OOOO번으로 연락하셔서 치료비를 받아가십시오’와 같은 투의 직접적이고 사무적인 로보트 같은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공감에 인색한 기업은 인간적이지 못한 기업이다. 위기는 인간이 발생시키지만, 그 위기를 푸는 것도 인간이다. 기업이 인간의 모습을 갖추어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도 된다. 그 메시지를 듣는 것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공감처럼 효과적인 것이 없다. 이를 전략적으로 노리는 노력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공감 전략이다. 공감에 대해 좀 더 익숙해지자.

필자 정용민은 누구

정용민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 스트래티지샐러드의 대표 컨설턴트다. 200여 이상의 국내 대기업 및 유명 중견기업 클라이언트들에게 지난 20년간 위기관리 컨설팅과 코칭,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기업 위기관리 전문서적 ‘소셜미디어시대의 위기관리’, ‘기업위기, 시스템으로 이겨라’, ‘1%, 원퍼센트’, ‘기업의 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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