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키티는 같은 종만의 교배가 가능하다. 젠0과 젠0이 만나면 젠1이 만들어지는 식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지 가장 오래된 젠0이나 젠1의 고양이들이 가치가 높다. 하지만 드래곤은 한참 지난 세대인 젠9이다. 그렇기에 이용자들은 드래곤이 왜 그렇게 비싼 가격에 거래됐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일부에서는 순수한 게임 이용자가 아닌 탈세와 불법 자금, 보이스피싱, 주가 조작, 재산 국외 은닉 등 범죄에 활용된 돈을 자금세탁 등의 목적으로 크립토키티 거래를 이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2020년 9월 국제금융통신망(SWIFT)은 “가상화폐가 자금 세탁에 악용되는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라고 진단했다. 법정통화보다 변수가 많고 더 복잡하기 때문으로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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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화폐 투기의 일환?
첫 번째 NFT를 둘러싼 논쟁은 ‘가상화폐 투기의 일환’이다. 올해 가상화폐 가치가 폭등하면서 투자자들이 NFT 미술품 구매에 뛰어들어 투기 시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NFT 미술 작품을 높은 가격에 사고파는 이들은 대부분 가상화폐 투자자이거나 관련 회사 관계자이다. 그래서 블록체인 업계의 큰 손들이 투기 목적으로 가격을 상승시켰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실제로 4만 2,329이더리움(당시 우리 돈으로 약 785억 원)으로 현존하는 예술가의 작품가 3위를 기록한 비플의 NFT 작품 ‘매일 :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 구매자는 싱가포르 NFT 운용 및 투자사인 메타퍼스의 창업자인 메타코반이다.
그렇기에 현재 NFT 투자를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파동’과 비슷하다는 의견도 다수 있다. 튤립 파동은 1630년대 네덜란드에서 수입된 지 얼마 안 되는 터키 원산의 원예식물인 튤립이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시작됐다. 튤립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사재기 현상까지 벌어지면서 숙련된 장인이 버는 연간 소득의 10배보다 더 비싼 값으로 팔렸다. 그러자 너도나도 튤립을 재배하는 과열 투기 현상으로까지 번지게 된다. 결국엔 튤립 값이 급락하게 되면서 이 사건은 역사상 최초로 투기로 인한 거품 경제 현상으로 기록됐다. NFT 미술품을 사고파는 수단인 가상화폐 자체가 실제 통화로 쓰일 가능성은 적기에 과열된 투기 양상이 지나고 나면 한낱 휴짓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 위작 유통·저작권 탈취의 가능성?
지식재산권 범위 논란도 있다. 통상 패러디 작품은 모작 혹은 아류로 취급받는다. 원작자의 저작권을 침해하지만, 그 이상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NFT로 발행된 패러디 작품은 소유권이 2차 창작자의 것으로 기록된다. 거래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원작자가 아닌 2차 창작자에게 수익이 발생하기에 지식재산권을 침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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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또다시 작가 동의 없이 NFT 시장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올해 2월 패러디된 NFT 페페를 만드는 곳 중 하나인 논펀지블 페페에서도 작가 동의 없이 NFT화된 페페가 만들어졌다. 논란 끝에 논펀지블 페페는 트위터를 통해 “맷 퓨리와 이야기하기 전까지 해당 NFT의 판매를 중단하겠다”라고 밝혔지만, 이미 1,069개의 페페 NFT가 시중에 풀린 이후였다. 이미 유통된 NFT는 막을 방법이 없었다.
사실 위작 유통이나 저작권 탈취는 NFT 미술시장의 문제라기보다는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 사고가 온라인에서도 그래도 반복되는 거로 볼 수 있다. 법과 제도를 만들어도 이를 어기는 이들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와 비슷하다.
◇ 에너지 과소비 플랫폼?
다음으로 에너지 과소비 플랫폼이라는 지적이다. NFT 발행, 거래, 저장 등 모든 단계에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올해 3월 경매회사 크리스티에서 비플의 NFT 작품 거래에는 1년 동안 13가구가 전력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양의 78,597kg의 CO₂를 배출했다. NFT 거래가 이루어지는 블록체인은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모하고 그 결과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이는 거래의 투명성을 보장하려면 전 세계에 연결된 공공거래장부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NFT의 에너지 과소비에 관련해선 앞으로 더 나은 기술 발전을 통해 개선이 가능할 걸로 본다.
◇ NFT는 미술시장과 미술계의 혁신할 수 있을까?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NFT는 소수 특권층의 전유물로 전락한 미술시장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기존 미술시장에선 작품을 유통하는 갤러리나 경매사에 권력이 집중돼 있다. 신진작가들과 영향력이 저조한 작가는 아무리 좋은 작품을 내놓는다고 해도 작품 판매는커녕 입에 풀칠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각종 디지털로 만든 창작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용자들은 분명히 있음에도 창작자들의 수입은 없었다. 이러한 디지털 아트를 자산으로 만들어주는 수단은 NFT만이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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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NFT를 두고 암호화폐 투기의 일환이라는 지적은 피해갈 수 없다. 또한 위작 유통이나 저작권 탈취 같은 문제들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 NFT와 관련된 논쟁들이 사소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잘못된 지점들은 분명히 고쳐야 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다만, NFT 자체에 겁먹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그냥 넘어가는 방관자적인 태도보다는 기술 자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NFT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다. 인류가 NFT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미술시장과 미술계의 혁신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방관자가 될지 참여자가 될지는 각자의 몫이다.
이상미 이상아트 대표는...
2010년 프랑스 정부 산하 문화통신부에서 프랑스 문화재 감정과 문화재 서비스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했다. 전시기획사인 이상아트(주)의 대표이사이자 유럽 문화예술콘텐츠 연구소 소장으로 예술감독, 전시기획자, 칼럼니스트, 강연자 등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