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스맨’으로 꽉 찬 백악관
닐슨 장관은 원래 존 캘리(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람이다. 캘리의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토안보부 장관 시절 닐슨은 그의 비서실장을 정도로 가까웠다. 자신의 후임에 닐슨을 앉힌 것도 캘리의 작품이었다. 그런 캘리가 백악관 암투에서 밀리며 지난 1월 초 대통령비서실장 직에서 물러나자 닐슨의 자리도 위태롭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국경장벽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닐슨의 역할론을 두고 벌인 캘리와 ‘매파 중의 매파’로 통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간 언성 높인 말다툼은 더는 워싱턴 정가에선 비밀이 아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 곁에 더는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데 있다. 과거 이른바 ‘어른들의 축’으로 불렸던 캘리를 비롯해 렉스 틸러슨(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전 국방장관)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트럼흐 행정부를 떠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만 들면 ‘쫓기듯’ 경질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6 중간선거 이후 이미 매티스, 제프 세션스(전 법무자관), 켈리, 미라 리카델(NSC 부보좌관), 라이언 징키(전 내무장관), 그리고 닐슨에 이어 윌버 로스 상무장관 교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미 CNN방송은 “정책적 문제의 디테일이나 전통적 지식을 무시·혐오하고 직관에 의존하는 트럼프식 통치 스타일과 충돌한 케이스”라고 했다.
|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불법체류자 수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 정책이라고 확신하고 있으며, 올해 1월부터 닐슨에게 이 정책 재개를 압박했다고 NBC방송은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이들 이민자 수용이 향후 공화당 집권의 장애물로 여기고 있다. 범죄율 증가, 일자리 상실 등 다소 극단적인 슬로건까지 내건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멕시코가 향후 1년간 마약과 불법이민자 유입 문제에 대해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멕시코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고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며 국경 즉각 폐쇄 방침을 1년 유예하긴 했다. 정확히 1년 후 대선 정국이 도래할 때 이 문제를 주요 이슈로 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지난 5일에는 론 비티엘로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의 지명을 철회하며 “우리는 더 강력한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밝혀 초강경 이민정책 드라이브를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