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본격화한 가운데 오늘부터 전국적인 설 연휴 인구이동이 시작된다. 방역 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의 우세종화로 코로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일주일 새 두 배로 늘어났다. 그제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 1만 3012명에 이르더니 어제 1만 4518명으로 급증 추세를 이었다. 방역 당국은 다음 달 중 3만명까지 늘어난 뒤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0만명을 넘을 수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한다. 설 연휴가 확진자 폭증의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국민은 불안하다. 코로나 1~4차 대유행보다 규모가 큰 5차 대유행이 닥쳤는데 정부의 방역 정책과 행정이 영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유행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어서 정부가 대비할 시간이 있었다. 다른 여러 나라에 비해 오미크론 확산이 늦게 시작된 덕분에 대비에 참고할 해외 선례도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뭘 했는지 여러 측면에서 우왕좌왕하는 등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역 체계의 ‘오미크론 대응 단계’ 전환부터 그랬다. 확진자가 “하루라도 7천명을 넘으면” 전환하겠다더니 “추세적으로 하루 평균 7천명을 넘으면” 전환한다고 말을 바꿨다. 실제 전환 시점도 설 연휴 이후로 잡았다가 급히 연휴 첫날인 내일로 앞당겼다. 하지만 동네 병·의원도 코로나 진찰·검사·치료를 하게 하는 조치는 다음달 3일부터나 실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조치도 준비 부족으로 실행 초기 의료 현장에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동네 병·의원을 24시간 방역 체계에 동원하려면 인근 병·의원 간 연계를 통한 순환당직제 도입이 필요하다. 코로나 환자와 비코로나 환자의 동선 분리를 위한 시설 개조도 요구된다. 동네 병·의원의 영세한 현실에 비추어 정부의 관여와 지원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그동안 동네 병·의원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당장 동네 병·의원 다수가 문을 닫을 설 연휴의 의료 공백이 걱정된다. 어디에서 누구든 코로나 의심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으면 신속하게 검사,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비상 의료대응망을 갖춰야 한다. 갈팡질팡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