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규 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두부 외상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흔하게 경험한다. 운동 중에도, 낙상 사고시, 혹은 자동차 사고에서도 두부 외상은 발생할 수 있다. 사고 당시 뇌출혈이 발생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면 의식 소실이나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해 의료기관에서 즉시 적절한 치료를 시행 받게 된다.
| 박창규 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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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부 외상 후 의식은 멀쩡하나 지속적인 두통, 어지럼증이 발생해 병원에서 영상검사(CT, MRI)를 시행하지만 특별히 이상 소견이 없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많다. 이런 경우 환자는 지속적인 불편함으로 답답한 경우가 많고 이때 흔히 ‘뇌진탕’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뇌진탕은 통상적으로 경미한 두부 외상을 지칭하지만, 외상 후 의식장애를 포함한 뇌의 기능 이상을 나타내는 임상적 증후군의 진단명이다. 기전은 갑작스런 두부의 외부 충격에 의해 혹은 심한 움직임으로 인해 두개골 내에 있는 뇌가 크게 흔들린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때 뇌 손상으로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체계에 이상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뇌의 기능적 손상이 유발된다. 그러나 이러한 손상은 CT나 MRI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는다.
뇌진탕 후 발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과 어지럼증이다. 간혹 머리에 안개가 낀 것 같은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고 우울감이나 집중력 저하, 이명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뇌진탕은 영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관찰되지 않아서 대수롭지 않은 질환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환자는 힘들지만 주관적인 증상 이외에 질병을 시사하는 소견이 없기에 심한 경우 꾀병 같다는 얘기를 들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는 뇌의 기능 이상에서 발생하는 분명한 질병이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휴식이다. 손상 받은 뇌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잠시 쉬는 것이다. 이때 TV 시청, 핸드폰 사용, 독서, 글쓰기, 비디오 게임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간혹 운동이나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하고 나서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그 힘든 순간을 참고 지속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회복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러나 증상의 정도가 심해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에 어려움이 따른다면 적절한 약물치료가 도움된다. 일반적인 진통제부터 항우울제, 또는 항뇌전증약제 등이 증상에 도움 줄 수 있다.
뇌진탕은 대부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회복하는 질병이나 자주 반복된다면 만성 외상 뇌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빈번한 낙상의 위험성이 많은 어르신들은 주의가 필요하고, 두부 외상을 경험한 분들은 일정기간 또 다치지 않게 조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