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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외환, 채권 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310원대를 돌파했다. 환율은 전일 8.20원 오른 1308.50원에 시작한 뒤 1311.0원까지 올랐다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 등에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고 6.0원 오른 1306.3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가, 종가 기준 모두 2009년 7월 13일 기록한 1315.0원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이 1310원대를 뚫은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인 탓이다.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현지시간 이날 오전 2시 50분께 전일 대비 0.05포인트 내린 106.46을 기록, 2002년 11월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러시아가 이달 중순부터 유로존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일본에 대한 석유·가스 공급 중단 가능성까지 들고 나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경기침체 전조 가능성을 나타내는 국채금리 장단기 역전 현상도 이어졌다. 미 국채 금리는 2.8%대에서 장기 금리인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 연 수익률보다 낮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채권 금리는 장단기 지표 금리까진 아니지만 2년물과 3년물 금리가 각각 3.269%, 3.239%로 역전 현상을 보였다.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의 단기 고점을 1350원 이상까지도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가 이날 국내 증권, 선물회사 4곳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평균적으로 환율의 다음 단기 고점은 1350원대 수준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환율의 고점 시기는 올해 연말에서 물가, 경기 등의 상황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도 늦춰질 수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그림을 예상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 경기침체 우려가 나타나는 초입 국면임에도 환율이 1310원대를 뚫고 올랐으나 부동산 폭락 등 최악의 상황은 아직 더 남아 있어 1400원대까지도 튈 수 있다”고 말했다.
당국이 시장 개입 메시지를 내고 실제 조치도 이어가는 데도, 환율의 기조적인 상승 흐름이나 속도를 제어하기 벅찬 모습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한미간 상설 수준에 준하는 통화스와프 체결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만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팬데믹 위기 등 실제 경제위기가 닥치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될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은행권의 한 외환 연구원은 “정부에서도 통화 스와프 이야기를 띄우고 환율도 계속 오르면서 한미 간 상성 스와프 체결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 같으나 실제로 연준이 이를 체결해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서 “경기 위기 상황도 아니고 원화 이외에 유로화나 엔화 등 타국통화 가치도 모두 떨어지는 상황에서 정당한 명분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환율이 1310원을 넘었음에도 달러 조달 시장인 외화스왑시장은 견고한 편이다. 스와프 베이시스는 통화스와프(CRS)와 이자율스와프(IRS)의 금리 차이인 스와프 베이시스폭은 1년 구간이 전날 85.50bp에서 80.50bp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