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 손님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하고 광고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에 솔깃했지만,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사이니지라는 신기술 도입을 위해선 안전행정부의 ‘옥외광고물관리법’, 문화체육관광부의 ‘저작권법’, 방송통신위원회의 ‘전파법’ 등 여러 부처의 각종 규제를 피해가야 하는 상황. 김씨는 “편법을 감행하지 않고는 도저히 도입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아예 접는 게 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정부의 ‘암덩어리 규제’는 1조6000억 달러에 달하는 각종 미래산업을 꽃피우기도 전에 사장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단순한 광고판이 아닌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을 이용할 경우 쌍방향 통신도 할 수 있는 등 각종 이점 때문에 미래창조과학부와 문화부는 TV, 인터넷, 모바일을 잇는 ‘제4의 미디어’로 보고 중점 육성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의 아이콘인 창조경제는 아직 걸음마단계다. 부처간 이견으로 법·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고 있어서다.
이데일리와 산업연구원이 공동으로 선정한 12개 미래산업의 규모는 6579억 달러. 이를 집중 육성하면 오는 2020년에는 1조 5590억 달러 규모의 성장이 예상된다. 한해 국내총생산(GDP)을 뛰어 넘는 규모다.
하지만 미래산업인 만큼 아직 이름도 생소하고 관련 규정도 없거나 허술해 성장세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윤희 산업연구원 미래산업연구실장은 “미래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산업화로 이어지는 예는 극히 드물다.기존 산업 공급자들의 저항도 적지 않다”며 “R&D 공급 확대를 위한 투자와 함께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