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맞춤형 화장품 구독’ 어떠세요…스킨케어 겨냥한 아트랩

엄태웅 아트랩 대표 인터뷰
얼굴 찍으면 피부 분석…한 달에 두 번 배송
의학 데이터까지 확보해 화장품-피부 매칭
“화장품 업계 넷플릭스 되겠다”
  • 등록 2021-08-01 오후 1:28:49

    수정 2021-08-01 오후 9:14:50

아트랩 매니폴드 홈페이지 갈무리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찾아 떠도는 ‘화장품 유목민’들이 혹할만한 서비스가 있다. 인공지능(AI) 스킨케어 스타트업 아트랩(ARTLab)이 내놓은 ‘매니폴드(manifold)’다. 한 달에 두 번 맞춤형 화장품을 배송해준다. 지난 2019년 창업해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맥스와 손잡고 빠르게 베타 서비스까지 내놨다. 오는 10월께면 피부 분석 기능을 더욱 강화한 AI 진단 기능을 추가한다.

엄태웅 아트랩 대표(38)를 최근 서울시 광진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엄 대표는 AI와 로봇을 10여년 연구하다 창업으로 눈을 돌린 인물이다.

AI를 적용할 혁신 분야를 찾다 스킨케어를 점찍었다. 화장품 업계가 빅데이터 기반 고객분석에 매달릴 때 제조 단계부터 AI를 도입,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품은 것이다. 현재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플래닛에서 사무실과 멘토링 등을 제공 중이다. 네이버 D2SF와 코스맥스가 시드투자했다.

엄태웅 아트랩 대표 (사진=아트랩 제공)


엄 대표는 “연구자일 때 대기업들이 가진 데이터로 AI를 만들어달라 했지만, 대부분 목적성 없이 기록된 데이터만 남아있더라”면서 “이제 기획부터 들어가 데이터를 어떻게 흐르게 할 것인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차원에서 데이터를 순환하도록 만들어야겠다 해서 시작한 기업”이라고 취지를 알렸다.

화장품 데이터 확보는 크게 3가지 경로가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외 웹상에 공개된 피부와 후기 데이터 등을 참조한다. 국가사업인 디지털 뉴딜에 참여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과 함께 피부진단 AI를 개발하고 의학 관련 데이터도 활용한다. 물론 모든 데이터는 개인 비식별 처리를 거친다. 화장품 업계가 가진 빅데이터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여기에 AI피부진단 시스템인 스킨로그와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하는 매니폴드 서비스에서 확보하는 자체 데이터도 있다. 이용자들이 화장품을 배송받고 관련 후기를 남기면 맞춤형 분석을 더욱 고도화한다. 얼굴 피부를 사진으로 찍으면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와 조합해 보고서를 보낸다. 정확한 사진 분석을 위해 조명과 색감 등을 자동 조정하는 기술도 적용했다. 이용자가 유료 멤버십을 선택하면 한 달에 두 번 화장품을 배송한다.

엄 대표는 “처음 배송된 화장품이 잘 안 맞더라도 앱에서 응급 소통이 바로 가능하고 교체형 제품을 배송한다”며 “다음 제품, 또 다음 제품에서 데이터를 축적해 점점 더 맞는 제품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멤버십은 한 달 기준 3만9000원이다. 화장품에 크게 관심이 없는 이용자라면 접근이 쉽지 않은 가격대다. 그러나 회사 측은 원료 자체를 코스맥스를 대표하는 화장품으로 엄선했고 마케팅 비용 거품이 빠져 같은 가격의 일반 화장품 대비 더욱 고품질이라는 설명이다.

엄 대표는 “화장품 유통 가격은 마케팅과 외적인 부분이 90%를 차지하고 그 중 제조사가 10%를 가진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매니폴드 멤버십은 마케팅과 유통 과정의 거품을 뺀 가격”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스킨케어는 매달 AI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화장품과 피부를 매칭해 화장품 업계의 넷플릭스가 될 생각”이라며 포부도 밝혔다.

현재 회사 인력은 2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연구인력과 개발자 등 위주로 구성돼 있다. 엄 대표는 “스타트업 업계에선 흔한 게 돈이고 귀한 게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며 “입사 지원은 언제라도 열려 있다. AI 분야 최고 인재를 원한다. 최고 대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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