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1조 유니콘으로 키운다…“文정부와 차별화”

조명희 국민의힘 ICT정책추진본부장 인터뷰
시행령 바꿔 가상자산업을 벤처기업으로 지정
두나무·빗썸 이어 1조 이상 유니콘 만들 계획
디지털 자산 시장 육성하고 일자리 창출 효과
  • 등록 2022-03-10 오후 3:50:32

    수정 2022-03-10 오후 8:25:35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가상자산(코인)거래소를 벤처 기업으로 지정해 육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키워 디지털 자산 시장을 활성화 하고 일자리도 늘리는 효과가 예상된다.

국민의힘 ICT정책추진본부장 및 가상자산특위위원을 맡고 있는 조명희 의원. (사진=조명희 의원실)


국민의힘 ICT정책추진본부장 및 가상자산특위위원을 맡은 조명희 의원은 최근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인 가상자산거래소를 벤처기업으로 지정하도록 인수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 의원은 벤처기업을 창업한 CEO 출신으로, 21대 국회 과학기술정보 분야 유일한 여성 비례대표다. 그는 “차기정부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을 양성화하고 산업으로 발전시켜 여러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는 2018년 10월에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벤처기업 제외 업종으로 지정했다. 가상자산거래소를 유흥 주점업, 사행시설 관리·운영업, 무도장 운영업처럼 사행사업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개정으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 등이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도 최종 취소됐다. 이에 따라 현재 가상자산거래소는 공공 조달 우선 구매, 벤처 기업 육성 목적의 자금 지원 등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들이 제도권에 편입됐다. 29개 가상자산사업자는 작년 12월에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심사를 통과했다.

조 의원은 “부동산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국내 코인 투자자만 1000만명이 넘었다”며 “이제는 코인거래소를 벤처로 인정해주고 시장 현실에 맞게 양성화할 때”라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에서는 문재인정부와 차별화된 진흥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FIU에 따르면 코인 거래소 이용자는 1525만명(작년 말일 등록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일평균 국내 코인 거래액은 11조원을 넘기며 코스피의 70% 수준에 달했다.

벤처기업 지정은 시행령 개정 사항이라 정부가 결정하면 즉각 적용될 수 있다. 가상자산거래소가 벤처기업 지원을 받으면 유니콘 기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기부가 지난달 발표한 국내 유니콘 기업 18곳 중 가상자산사업자는 2곳(두나무·빗썸코리아)이었다.

조 의원은 “이렇게 행정이 바뀌려면 공무원들이 가상자산, 블록체인 등 최근 IT 분야를 배울 수 있는 분위기부터 조성돼야 한다”며 “‘코인 관련 정책을 잘못하면 감사 처분을 받는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시행령 개정과 함께 현행 감사 제도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2일 29개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F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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