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CJ의 세계 모든 만두 공장이 이곳의 생산공정과 품질관리 방법을 적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K-만두’의 성공이 시작된 헤드쿼터인 셈이죠.”
인천의 랜드마크 월미도와 인천항을 잇는 서해대로를 달리면 ‘CJ제일제당’ 간판이 붙은 거대한 공장 단지가 나온다. ‘냉동만두의 메카’ CJ제일제당(097950) 인천 냉동식품 공장이다. 올해 국내 시장 규모가 5조원대로 예상되며 급성장 중인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만두는 가장 대표적인 메뉴다. 집에서 요리로, 간식으로 친숙한 ‘냉동 만두’는 이제 우리만의 음식이 아니다. 특히 CJ ‘비비고’ 만두는 내수 규모가 막대한 중국을 제외하고 현재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판매 1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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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CJ제일제당(097950) 인천 냉동식품공장을 찾았다. 출입증 교부를 위해 공장 정문 안내소 앞에 잠시 차를 세워뒀더니 정문을 통과하려는 냉동탑차 대열이 클랙슨을 울렸다. 식자재를 실은 트럭이 쉴 새 없이 들락거리며 입장 전부터 생산 규모를 짐작케 했다. 주력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420g)’ 기준, 이곳에서만 연간 4만2000t, 하루 150t(약 36만봉)의 제품이 생산된다. 대지면적은 2만8755㎡, 연면적은 2만3221㎡로 생산량, 규모 모두 국내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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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검사를 마친 냉동 고기는 전자레인지 원리와 같은 마이크로웨이브 장치를 통해 영하 4도로 온도를 낮춘 후 썰린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지만 약 0.7㎜ 크기로 네모 모양의 ‘깍둑썰기’를 한다고. 생산 공정을 담당하는 오병화 스페셜리스트는 “매우 미세한 크기지만 고기의 식감이 네모 모양이 가장 좋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기와 부추 등 야채가 혼합돼 비로소 만두소가 만들어졌다.
한편에서는 밀가루 반죽을 만드는 라인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만죽을 만두성형기에 걸어 놓으면 두 개의 원통으로 얇게 펴는 ‘롤링’ 공정이 이어진다. 만두피가 ‘몰드’ 장치에 들어가면 앞서 만든 만두소가 자동으로 놓이고 자동으로 접혀 만두 모양새가 금세 갖춰졌다. 만두 성형 공정에는 사람이 한 명도 투입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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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모양새를 갖춘 만두는 쪄서 숙성시키는 ‘증숙’ 과정을 거쳐 영하 40도의 급속 동결 장치로 들어간다. 최초 재료 투입부터 동결 직전까지 걸린 시간은 총 30분.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약 36만봉이라는 막대한 생산량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한 치의 오차 없이 라인이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24시간 3교대로 직원들이 근무하지만 수요가 폭증할 때에는 CJ제일제당 진천·남원공장의 설비를 빌리기도 한다. 인천공장의 연매출은 2013년 400억원에서 작년 기준 211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인천공장은 만두를 비롯해 HMR 상품의 글로벌 성공의 초석을 다진 곳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중국·독일·러시아·베트남 등 국가에서 15개 사업장, 30개 생산라인을 통해 만두를 생산 중인데 모두 인천공장의 공정에 따라 구축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2019년 글로벌만두기술센터(GMTC) 조직도 신설했다.
오 스페셜리스트는 “해외에 공장을 짓게 되면 바로 이곳 인천공장 엔지니어들이 현지에 파견돼 설비 안정화와 현지인 교육 등 최적화 작업을 한다”며 “인천공장은 ‘전 세계 만두의 헤드쿼터’, ‘글로벌 시장 개척 발상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