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협력사 사버린 GM…'반값 전기차' 경쟁 가속

GM, 테슬라 '기가캐스팅' 협력업체 TEI 인수
용접 대신 차체 통째로 찍어내 비용 절감
토요타·포드·현대차도 유사한 공정 도입 추진
  • 등록 2023-11-16 오후 2:06:39

    수정 2023-11-16 오후 2:06:3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제너럴모터스(GM)가 테슬라의 차체 제조 비용 절감 공정인 ‘기가캐스팅’ 핵심 협력업체를 인수했다. 자동차업계의 ‘반값 전기차’ 경쟁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은 15일(현지시간) GM이 최근 테슬라 기가캐스팅 핵심 협력사인 툴링이큅먼트인터내셔널(TEI)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기가캐스팅은 여러 금속판을 용접하는 대신 차체를 통째로 찍어내는 테슬라의 공정이다. 전기차 조립 비용과 시간을 대폭 절감할 수 있어 배터리와 함께 반값 전기차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경쟁 자동차업체가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3~4년이 걸리는데, 테슬라는 기가캐스팅을 활용해 이 기간을 18~24개월로 단축했다.

TEI는 산업용 모래와 3차원(3D) 프린터를 활용해 차체가 될 주형을 제작하는 금형업체다. 모래 주형을 3D 프린터로 신속히 인쇄한 다음 최소한의 비용으로 금형 설계를 수정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TEI는 2017년 테슬라가 ‘모델Y’를 개발할 때 협력을 시작해 모델3, 사이버트럭 등의 기가캐스팅 시제품을 만들어 왔다. 2021년에는 내년 출시될 캐딜락 고급 전기 세단 셀레스티크의 언더바디 주조를 GM과 함께 했다.

GM은 TEI 인수 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소식통에 따르면 8000만달러(약 1047억원)를 인수 대금으로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GM은 “혁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고유한 주조 기술에 접근하기 위해 TEI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기가캐스팅 협력업체를 빼앗긴 테슬라는 영국과 독일, 일본의 다른 주조업체들을 찾아 나섰다. 테슬라는 외부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내에 전문 인력 풀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TEI를 인수하면서 자동차업계의 반값 전기차 경쟁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토요타는 오는 2026년 출시하는 전기차부터 기가캐스팅 공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포드와 현대차(005380) 역시 기가캐스팅과 유사한 공정 도입을 추진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 기술 측면에서 다른 경쟁사를 앞서고 있다”며 “GM은 TEI를 인수함으로써 테슬라가 어떻게 기가캐스팅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았는지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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