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도움으로 노동이슈 방어"…KT가 본 김성태 국감 활동

  • 등록 2019-08-07 오전 10:52:16

    수정 2019-08-07 오전 10:52:16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김성태 의원이 이석채 전 KT 회장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은수미 의원에 맞서고 있다. (사진=KBS)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6일 부정채용 비리에 연루된 이석채 전 KT 회장 등 전직 임원들 공판에서 부정채용 관련 내용이 공개됐다. 2012년 “김성태 의원님 도움으로 노동 이슈가 방어됐다”는 내용의 내부 메일도 등장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KT 전직 임원들은 “김성태 의원 딸을 정규직 채용 전부터 VVIP로 관리했다”, “김 의원 딸 채용을 거부했다가 상급자에게 욕설을 들었다” 등의 진술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김 의원에게 불리한 내부자 진술 외에도 김 의원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활동과 딸 부정채용 연관성을 의심할만한 내용도 등장했다.

이석채 전 회장에게 전달된 KT 대외지원 담당자 메일을 보면, “국회 환노위에서 우려됐던 KT의 노동 관련 이슈는 김성태 의원님 등의 도움으로 원만히 방어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KT의 부정채용 의혹이 있던 2012년 김 의원은 국회 환노위에서 여당(당시 새누리당) 간사로 활동했다.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 등은 KT 노동자들의 잇따른 자살 사태로 노무관리 이슈가 떠오르면서 이석채 당시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이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증인 채택이 결국 무산됐다.

당시 남아있는 국감 영상을 보면 김 의원이 이 전 회장 증인채택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왜 문재인 후보 아들은 증인 채택을 안하느냐”며 반발한다. 또 당시 비례대표 초선이었던 은 의원에게는 “초선이면 초선답게 좀 공손하고 예의도 지킬 줄 알아야지”라며 회의 내용과 무관한 타박까지 한다.

검찰은 당시 환노위에서 김 의원 노력으로 이 전 회장 증인 채택이 무산되면서, KT가 그 대가로 김 의원 딸의 정규직 채용을 제공했다고 판단해 김 의원을 뇌물수수죄 혐의로 기소했다. 딸의 특혜채용을 뇌물로 본 것이다. 검찰은 이날 등장한 KT 내부 문건 역시 이같은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로 봤다.

다만 김 의원은 이같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 의원은 KT 내부 채용 절차의 부적합성을 인정하면서도, 자신과 딸은 그 과정에 개입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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