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우시스·롯데, 한샘 인수전 나선 이유 "단숨에 선두권"

LX하우시스, '토털 인테리어 사업' 핵심 전략…시너지 노려
롯데, 현대百·신세계 등 경쟁사처럼 포트폴리오 확장 구상
인테리어·건자재 1위 인수 시 위험 줄이고 빠른 성장 기대
  • 등록 2021-09-07 오전 11:27:15

    수정 2021-09-07 오후 10:08:54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LX하우시스(108670)와 롯데 등이 한샘(009240) 인수전에 참여할 뜻을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LX하우시스는 차기 주력 사업인 ‘토털 인테리어’ 분야에서 한샘을 넘어 업계 1위 자리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롯데는 현대백화점의 현대리바트, 신세계의 신세계까사(옛 까사미아) 등 경쟁사들과 같이 가구와 건자재 등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구상 중이다.

이들의 셈법은 미묘하게 다르지만, 인테리어·건자재 업계 1위인 한샘을 인수할 경우 신사업 추진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고 단숨에 관련 업계 선두권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점을 공통으로 인식하는 모습이다.

한샘 사옥(사진=한샘)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전날(6일) 이사회를 열어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할 예정인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에 전략적 투자자로서 참여를 타진하기로 했다. 투자 금액은 3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5.83% 규모다.

앞서 롯데그룹 역시 한샘 인수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IMM PE와 투자 방식과 규모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 주체인 IMM PE 측에서 아직 한샘 공동 인수를 위한 전략적 투자자를 결정하기 전이라 최종 참여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한샘이 이들 업체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인테리어·건자재 분야에서 확보한 경쟁력이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바로 사업을 이어간다 해도 위험 부담을 안지 않고 당장 업계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한샘은 리모델링·부엌, 가구·생활용품, 건설사 수주·자재 판매, 시공 서비스, 수입 인테리어 가구 유통 등 다양한 방면의 사업을 영위한다. 실적도 급성장 중이다. 지난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조121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9%, 영업이익은 527억원으로 32.7% 늘어났다.

LX하우시스는 이번 한샘 인수전 참여를 통해 양 사간 시너지 효과를 높여 인테리어 업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국내 토털 인테리어 시장에서 한샘의 다양한 가구와 소품부터 LX하우시스의 건자재까지 전체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지도를 쌓은 두 개 브랜드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 한샘·LX하우시스라는 브랜드 결합은 소비자들의 선호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 노후주택 증가로 개보수 시장의 성장이 지속하면서 인테리어 고객들의 제품 품질 및 서비스에 대한 요구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롯데의 인수전 참여는 유통 경쟁사들의 행보와 연관이 깊다는 평가다.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리바트를,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까사를 통해 리빙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노림수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뿐만이 아니다. 롯데는 롯데하이마트·롯데쇼핑 소비자들을 일선에서 만나는 유통 계열사들도 함께 운영인만큼 이들과 한샘 제품을 연계한 다양한 구상도 가능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샘 사업의 영속성과 시너지 측면을 고려할 때 유통회사보다는 동종 업종에서 경쟁력을 쌓아 온 LX하우시스가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샘이 지분 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후계자가 없어서이고, IMM PE를 선택한 이유도 기업의 영속성을 지켜주기로 했기 때문”이라며 “이를 고려한다면 한샘 입장에서 시너지가 크지 않을 유통회사나 온라인 회사보다 창호·단열재 등 건자재 제품 라인에 강점이 있는 LX하우시스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샘은 창업자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과 특수관계자 지분(30.21%) 등에 경영권을 얹어 매각을 결정했다. 금액은 1조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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