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자산 인기 줄었다지만...2040 여전히 '인생 한방' 노린다

전체 투자자 중 82%가 2040세대
"근로소득만으로 자산 형성 어려워"
전문가 "부동산 가격 급등 등...미래에 대한 불안 만연"
  • 등록 2022-05-20 오후 1:08:02

    수정 2022-05-20 오후 1:08:02

[이데일리TV 심영주 기자] 한국산 암호화폐(가상자산)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 사태로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국내에서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558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0명 중 1명은 가상자산 투자자인 셈이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가 2040세대로, 이들의 위험자산 선호 성향이 새삼 눈길을 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원화 마켓과 코인 마켓 등 국내 가상자산 전체 거래소의 실제 이용자는 558만명으로 집계됐다. 실제 이용자는 단일 투자자가 복수의 거래소에 등록된 경우 중복해서 계산하지 않고 1명으로 집계한 것을 뜻한다.

이 가운데 1억원 이상 보유자는 9만4000명으로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이중 10억원 이상 보유자도 4000명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암호화폐 보유자의 상당수가 20~40대라는 점이다. 30대가 174만명(31%)으로 가장 많았고 40대(148만명, 27%), 20대 이하(134만명, 24%)가 그 뒤를 이었다. 2040세대가 전체 보유자의 82%를 차지하고 있는 것.

이들은 근로소득만으로는 내 집 마련은 물론 자산 축적도 어려워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고 입을 모았다. 암호화폐 투자 위험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인 투자자라는 장모(46세)씨는 “자녀들 뒷바라지도 해야 하고 노후 준비도 해야 하는데 근로소득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손실도 많이 겪었지만 그걸 상쇄할 만큼 수익이 많을 때도 있어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준(29세)씨 역시 “주변에서 너도나도 투자하고 있고 큰돈을 버는 걸 보면서 나만 못 버는 것 같아 투자하게 됐다”며 “월급만으로는 돈을 모으는 데 한계를 느끼는데 코인으로 단기간에 큰 수익을 봤다. 이렇게 해야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이 조금은 생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40세대가 위험자산에 몰리는 현상의 원인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자산불평등이 심화되는 등의 상황에서 비롯한 불안한 심리에 있다고 진단한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지금밖에 없고 미래로 갈수록 오히려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있다”며 “이런 조급함 때문에 위험성이 큰 암호화폐 쪽으로 발을 들여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젊은이들의 경제적 자립이나 성취를 돕는 지원 체계가 사회적으로 매우 미흡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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