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시리’ 뛰어넘는 삼성의 ‘AI 혁신’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완제품 사업 R&D(연구개발)를 총괄하는 삼성리서치 산하 AI센터와 IM(IT 모바일)부문 무선개발실이 협업해 빅스비 기반 ‘서버형 End-to-End neural TTS(Text to Speech·음성합성)’와 ‘온디바이스 End-to-End ASR(Automatic Speech Recognition·자동음성인식) 기술 등의 스마트폰 상용화에 성공했다. ‘End-to-End’ 음성인식이란 입력된 단어를 분리해 인식하지 않고 한 번에 인식하는 방식이다. 여러 명이 함께 대화하는 상황에서도 정확히 개별 음성 인식이 가능하다. 새로 상용화한 두 개 기술을 적용하면 스마트폰 AI가 스스로 사용자의 목소리를 합성, 한국어를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로 통역한 음성으로 내보낸다. 또 현재는 10분에 불과한 녹음한 음성의 텍스트 변환도 앞으로는 네트워크 연결이 필요없는 내장형 AI가 속기사가 받아치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시간 제한없이 가능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2011년 ‘아이폰4S’에 ‘시리(Siri)’를 탑재해 AI 비서 시대를 열었다면, 삼성전자는 AI로 통역사와 속기사를 모두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선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성과는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인 AI 분야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높은 관심과 투자가 결실로 이어진 사례다. 삼성전자는 2017년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완제품 분야 선행연구를 담당하던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해 삼성리서치로 확대 재편했다. 또 CE(소비자 가전)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이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을 겸직하며 사장급 조직(기존 부사장급)으로 격상시켰다. 김 사장은 삼성리서치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 “2020년까지 AI 엔지니어 1000명 이상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이번 TTS와 ASR 기술 등도 외부 영입 AI 연구진이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직접 유럽과 북미 등을 돌며 글로벌 AI센터의 인재 영입 및 지역 확대 행보를 이어갔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현재 전 세계 5개국에 7개 글로벌 AI센터를 운영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AI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고동진 IM부문장(사장)도 지난달 5일 삼성전자 서울R&D센터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9’에서 “기존 AI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스스로 학습·판단·결정하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사람과 같은 일반 인공 지능) 기술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복합적 지능을 갖춘 AGI 기술이 다양한 기기들과 융합되면 더욱 획기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향후 사업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