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창동예술촌서 추억만들고, 동리단길에서 커피 한잔

한국관광공사 추천 10월 가볼만한 곳
  • 등록 2017-09-29 오전 6:00:01

    수정 2017-09-29 오전 6:00:01

구도심이 관광객을 부른다. 새롭게 태어난 전국 가볼만한 도시 속 볼거리.(그래픽=이데일리 디자인팀)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도시도 인간의 생애처럼 생로병사(生老病死)를 겪는다. 환경 변화와 세월을 따라 성장하면서 화려해지다가 점차 쇠퇴한다. 늙고 초라한 도심의 공간, 최근 이 곳에서 사람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도심재생사업 덕분이다. 최대 10일간의 연휴가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시작이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너무 가까이 있어서 몰랐던 곳곳의 구(舊)도심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화려하게 변신한 구도심에서 추억을 소생해보고, 다른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도 뜻깊은 일이다.

◇서울 문래창작촌과 성수동 수제화거리= 문래동은 서울에서 한때 서우에서 가장 큰 철강 공단 지대였고, 지금도 1000여 곳이 있다. 최근에는 예술가들이 둥지를 틀면서 ‘문래창작촌’으로 이름을 얻었다. 공장 담벼락과 철문, 거리 곳곳이 예술로 다시 피어나고 있음을 알리는 그림과 조형물이 생기면서 여기를 찾는 젊은이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래동의 도시 재생을 예술가들이 이끌었다면,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앞장섰다. 이들은 지자체와 힘을 합쳐 성수동 일대를 ‘수제화거리’로 만들고 다양한 볼거리와 쇼핑, 체험 공간을 만들었다.

◇강원도 강릉 명주동= 명주동은 강릉대도부 관아가 있었던 곳. 고려 시대부터 행정과 문화의 중심지였다. 한때 강릉시청과 강릉대도호부 관아가 나란히 자리했지만 시청이 이전하고 다른 곳에 번화가가 생기면서 원래 역할은 사라졌다. 그렇게 늙어가던 명주동이 최근 문화공간과 각종 공연 등이 열리면서 활기가 넘치고 있다. 호젓한 골목길을 따라 문화 공간과 객사 터인 강릉대도호부 관아, 등록문화재인 임성동성당 등을 둘러보는 여행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밤이면 풍차에 불이 커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대전 대동하늘공원 전경.
◇대전 대흥동과 소제동= 대전역을 기준으로 대흥동은 서쪽, 소제동은 동쪽에 있어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 대흥동에는 리노베이션한 카페나 오래된 맛집이 많아 연인과 데이트하기 좋고, 소제동에는 1920~1930년대 지은 철도사관촌이 있어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여행으로 좋다. 두 곳 모두 도시가 걸어온 시간을 한층 풍성하고 멋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100년이 넘는 시간을 타박타박 걸으며 만날 수 있는 곳이 여기다.

◇충남 서천 문화예술창작공간= 장항읍은 1930년대 일제가 약 172만 ㎡에 달하는 바닷가를 매립해서 만든 도시다. 일제는 새로 얻은 토지에 항구와 철길 등 물자를 수탈하기 위한 시설을 갖췄다. 전국에서 수탈한 자원과 곡식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도 항구 주변에 지었는데, 그중 하나가 서천군 문화예술창작공간이다. 당시 이곳은 쌀을 보관하는 미곡 창고로 사용됐다. 건축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덕분에 2014년 등록문화재 591호(서천 구 장항미곡창고)로 지정됐다. 서천군 최초의 근대 문화유산인 장항미곡창고는 2015년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후 이곳에는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문화 예술의 향기가 가득하다. 누구나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하고, 아이들과 함께 인형극을 감상하며, 언제든 내 손으로 도자기에 색을 입히거나 모시꽃 만들기 같은 체험에 참가할 수 있다.

◇부산 산복도로= 부산의 진짜 매력이 감춰진 곳이다. 산허리를 이어주는 산복도로는 부산 시민의 삶을 진하게 품고 있는 곳이다. 산동네에 빼곡한 집과 집 사이로 난 골목은 산복도로의 어제를 말해준다. 망양로를 따라 눈부신 부산의 풍광을 즐기고, 지붕 없는 미술관인 감천문화마을에서 친구들과 사진도 찍어볼 수 있다. 산복도로 야경도 빼놓을 수 없다. 캄캄한 밤 하늘을 배경으로 비춰지는 주황색 불빛은 그동안 가슴속에 숨겨놓은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경남 창원 창동예술촌에 그려진 화려한 벽화.
◇마산 창동예술촌= 창동은 한때 경남에서 가장 번성했던 곳이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몰락한 창동은 2011년 도시 재생 사업을 시작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는 중이다. 지역의 예술가들이 빈 점포를 공방과 아틀리에로 꾸미면서 다시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955년 개업한 ‘학문당’, 클래식 다방 ‘만초’, 버터 빵으로 유명한 ‘고려당’, 문 연 지 40년이 넘은 헌책방 ‘영록서점’도 창동의 옛 낭만을 전해준다.

◇인천 송월동= 이천은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개항항 도시. 그 중심이 인천항을 품은 중구다. 개항 당시 미국, 영국, 독일, 청, 일본에 의해 형성된 공동지역인 각국조계(各國租界)에 속한 중구 송월동은 독일인이 주로 거주한 부촌이었다. 번성하던 송월동은 1970년대 들어 쇠락의 길을 걸었다. 낡은 건물과 노인만 남은 송월동에 중구청의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놓었다. 2013년 시작한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은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송월동을 동화마을로 완벽하게 바꿔놓았다. 개항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송월동 동화마을은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

◇광주 동명동= 광주 동구 동명동은 숲길과 오붓한 골목, 카페거리가 공존하는 동네다. 마을을 에워싼 푸른 숲길과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책방, 근현대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골목이 어우러진다. 동명동 카페거리에는 서울의 경리단길에 빗대 ‘동리단길’이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동명동 재생의 핵심은 푸른길로 시민이 주도해 경선선 폐철도를 산책로로 만든 곳이다. 길목에서 만나는 일상과 연계한 건축물 광주폴리 역시 생활의 쉼표가 된다.

경북 영주에 새롭게 단장한 후생시장
◇경북 영주 후생시장= 후생시장은 1955년 영주역 인근에 생겨났다. 처음에는 곡물 시장으로 문을 열었고, 나중에는 전국 단위의 고추 시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영주역이 가까워 기차 소화물로 서울과 철암 등지까지 판매했으며, 1970년대 초까지 영주에서 가장 번화했던 곳이다. 하지만 영주역이 이전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후 2014년부터 시작한 도시 재생 사업으로 부활을 알렸다. 올해가 그 마지막 해로 상가의 기본틀을 유지하면서 정비해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충북 충주 원도심= 충주 원도심인 관아골 일대는 충청감영과 충주시문화회관, 충주예총회관 등이 있어 역사와 문화, 예술의 중심지이자 상가가 많은 상권 중심지였다. 하지만 신시가지를 개발하면서 관아골 일대를 포함한 원도심 상권이 쇠퇴하고, 빈 점포가 늘어났다. 이 일대에 다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관아골에 청년몰 ‘청춘대로’가 문을 열면서다. 청춘대로는 관아골의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카페와 수제맥주, 맞춤한복, 아로마테라피, 기능성 수제 소시지, 3D 프린터 체험 공방, 이벤트 기획 등 청년 상인 점포 20여 개가 입점했다. 현재 청춘대로 건물 옆에는 공터가 있다. 이곳에 충주의 지역성을 살린 수제 맥주와 애플사이다를 선보일 양조장과 브루 펍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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