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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서 마켓컬리는 ‘100원딜’과 ‘무료배송’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 모집이 한창이다. 100원딜은 신규 고객이 인기 제품들을 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행사다. 마켓컬리는 최근 대상 상품을 월 6개에서 10개까지 확대했다.
무료배송은 첫 구매 결제 금액에 따라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는 시간이 결정되는 이벤트다. 예를 들어 구매금액이 5만원이면 5만분(34일 17시간 20분), 10만원이면 10만분(69일 10시간 40분)의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료배송 시간은 최소 1만분부터 최대 15만분까지다.
가뜩이나 온라인에 밀려 골치가 아픈 대형마트들은 ‘최저가 보상제’를 통해 온라인보다도 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며 응수했다.
이마트는 라면, 만두, 생수 등 500개 품목에 대해 최저가를 공언했다. 네이버나 쿠팡 등에서 검색할 필요없이 이마트를 가면 가장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도가 숨겨있다. 과거에는 명품을 사려면 백화점에, 중저가품을 사려면 대형마트로 가는 게 당연시됐으나 포털 업체들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런 공식이 깨져버린 게 사실이다.
이에 ‘이마트가 최저가’라는 프레임을 선점해놓고, 이를 반복해서 각인시키려는 전략인 셈이다. 점포 곳곳에 부착된 안내판들이 ‘이마트=최저가’라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전달한다. 고객들은 가격보상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모든 상품을 당일 최저가로 샀음”을 재확인한다. 아니라면 차액을 내놓는 모습에서 신뢰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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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점은 후자에 찍혀 있다. 롯데마트는 행사 대상이라면 자동으로 적립돼 쇼핑 시 매번 가격 비교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고 부연한다. 그러면서 ‘고객이 믿을 수 있는 이상적인 가격정책’, ‘예상 가능한 혜택’이란 화두를 던진다. 엘포인트는 롯데그룹 통합 멤버십 마일리지로 온오프라인 사용처가 147곳에 달한다. 유효기간도 특별 적립 여부와 관계없이 5년이나 된다.
이마트가 차액보상금으로 지급한 e머니(오프라인 이마트 전용 포인트)는 유효기간이 한 달(기존 신세계포인트조차 2년)에 불과하다. 롯데마트는 고객이 제때 사용하지 못해 되돌아오는 낙전 수입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앱을 통한 결제와 포인트 적립을 한번에 하는 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앱 설치를 유도하고, 이를 쓰는 데 친숙게 하려는 학습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힌 순 없으나 앱 다운로드 건수와 신규 회원 가입자 수가 두자릿수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할인 대전은 실제 효과도 나타났다.
이마트에서 행사를 시작한 지난 8일부터 19까지 이마트 앱 전용 쇼핑 포인트 ‘e머니’ 가입자 수는 28만명을 넘어섰다. 최저가 보상제는 하루 평균 250여명의 고객이 혜택을 받았다. 최저가 보상 이후에는 가격 조정에 나서므로 실질적으로 더 많은 고객이 가격혜택을 누리는 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유통업체들이 위기감과 기회를 동시에 맞아 초저가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해석했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는 업체 간 영역을 허물어뜨렸고 모두가 경쟁자인 상황을 맞이했다. 일시적인 출혈이 있을 순 있지만 떠도는 고객을 자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가격 할인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여기에 장기화한 경기 침체가 극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고객들이 소비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추가적인 기회의 요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서도 지난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0.5로 전월 대비 3.1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기준값 100보다 크면 경기 상황을 낙관적으로, 적으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한 유통업체들이 초저가 경쟁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다만 지금의 할인 전쟁은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상시적 현상이라기보다 일시적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